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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강원방

묘지명(墓誌銘) / 장석남

작성자세인|작성시간26.06.05|조회수52 목록 댓글 1


장미



오월 중순 장미들이 껑충 피었는데

한 가지를 꺾어다가 흰 호리병에 꽂아두고는

겹겹 싸인 내전(內殿)을 엿보는데

어디서 온 내력들을

뷹디붉은 문장들로 새겨두었다

나는 글 배운 바 없어 읽을 수는 없어서

보며 웃을 뿐이었다



공의 성은 장씨이고 휘는 미이며

허공이 고향이다 글 읽기를 좋아하고 전고(典故)에 대한

지식이 많으며

질문이 있으면 척척 응답하여 의문이 없었다

세상 소인들이 횡행하니 스스로 가시를 내어

멀리하였다



눈 펄펄 날리는 날

이러한 묘지명을 받으러

어느 얼어붙은 빙벽을 방문할 것이다

서너뼘 유리창에 머리를 들이받으면서

벌 몇 마리가 잉잉댄다





[내가 사랑한 거짓말],창비,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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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푸른 열정 | 작성시간 26.06.06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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