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명씩
100명씩 모이라 해놓고
장정만 5천 명을 먹인 예수는
손바닥에 그물을 달고나 있었을까
손안에 방앗간이나 차리고 있었을까
먹고 남은 떡, 물고기가
열두 광주리나 되었다는데
허튼 조화를 부린 건 아니었을 거라
예수는 그 자리 사람들 누구나
보리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내놓은 어린아이처럼
제가 가진 것 모두
나누어 먹기 위해 내놓을 수 있는
그런 사랑을 만들었을 뿐일 거라
시린 손으로 표를 주었던 우리 구 국회의원은
망년회나 열심히 다닌다는 세밑
찬바람 헤치고 홍제천
천변의 휴지를 줍는다, 영세민
취로사업도 그 사람 덕이었겠지만
하루 일당을 쥔들
어느 구석이 만족스러우랴
이 돈도 어차피 우리가 낸 세금
어쩌면 뻔한 생색이나 내주는 일일 텐데
찬바람 일어 그치지 않는 들판
예수는 없지만 우리는 말없어도 10명씩
5명씩 모여 찬 도시락을 깐다
시커먼 얼굴에 간간이 보이는
서로 흰 이가 아름답다
두툼하게 껴입은 옷 품안엔
아직 더운 기운 살아 있어
이 기운 고루 나누어
우리는 우리의 품을 만들자
품안에 자라는
꿈이나, 사랑이나, 목숨이나......
[밀물 드는 가을 저녁 무렵],문학동네,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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