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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충청방

꿈이 긴 팔을 뻗어 / 변혜지

작성자세인|작성시간26.06.07|조회수51 목록 댓글 4



중턱에서 만나자.



그렇게 말하고

길을 떠난 사람들이 많았다.



검은 나무와 검은 풀들이

아름다운 들판이었고



아직도 얼굴을 잃지 않고

나 혼자만 가지고 있다는 것이 부끄러웠다.



모두가 함께할 수 있는 놀이를 하자.

모든 것을 주고 받으며 오늘을 기억하자.



그래서

나는 뛰기 시작했다.



부끄러워하는 나의 얼굴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둥글게 앉아



다정하게 주고 받았다.



등 뒤에 놓인 나의 얼굴을

두 팔로 감싸 안고



언제까지나

끝나지 않을 것처럼 달려주었다. 그러나



꿈이 긴 팔을 뻗어

나에게 얼굴을 돌려주었고



나를 사랑했던 사람들과

정중하게 악수를 나눈다.



중턱에서 만나자.



그렇게 말하고

아무도 길을 떠나지 않았다.





- 멸망한 세계에서 살아남는 법, 문학과지성사, 2023







* 이 지구는 이억명만 살아야 풍요를 누릴 수 있는데

현재 팔십이억명이 바글바글 모여 살고 있다.

팔십억명이 지구를 떠나야 한다는 말은 아니다.

개그맨 김병조는 '지구를 떠나거라!'라고 했지만

떠날 수는 없는 일이다.

이미 포화상태로 발 디딜 곳이 없어졌다.

누가 옆구리를 툭 치면 금방이라도 핵폭탄을 누르겠다고

협박하는, 그런 지구에서 살고 있다.

단추를 누르고 누르고 또 누르면 이억명만 살아남아 떵떵거리며

잘 살게 될까?



멸망하지 않는 세계를 만들기 위해 둥글게 둘러앉아 다정함을 나누고

사랑했던 사람들과 정중하게 악수를 나누며 이 지구를 지키는 것이

살아남는 법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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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동천해 | 작성시간 26.06.08 참 심오한 글을 올려주셨네요~
    동천해 처럼 지식이 얕은 사람은
    이해 못하고 막연함만 쌓이네요~ㅋㅋ
  • 답댓글 작성자세인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6.06.08 뭘 또 그렇게까지... ㅎ
    심오할 게 뭐 있겠어요.
    말만 요란한 거죠~^^
  • 작성자푸른 열정 | 작성시간 26.06.08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 답댓글 작성자세인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6.06.08
    영정님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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