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집에 살고 한 침대에서 잔다고
같은 꿈을 꾸는 거 아니더라
손잡고 걸어간다고
같은 곳에 도착한다는 보장은 없더라
조금 닮았고
많이 달라서
나란히 앉아서 일하고 점심 먹는다고
저녁 풍경이 비슷하지는 않더라
거리에서 함께 손 높이 든다고
언제까지고 나란히 갈 수는 없는 노릇이더라
갑자기 낯설어진 옆 사람을 발견하고
그런 사람인 줄 몰랐다며
상대를 탓하고
자신을 반성하지만
오해는 반복되고
그리하여 우리는 멸종하지 않는다
- 우리는 멸종하지 않는다, 창비,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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