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USMCA 협정 개정 때 '중국산 차부품 배제' 목표"
미국이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 재협상 과정에서 멕시코산 자동차의 역내 부품 비율(RVC)을 현행 75%에서 80% 이상으로 높이고, 미국산 부품 비율을 50%까지 요구하는 것은 중국산 부품 사용을 줄이기 위한 것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완성차가 미국·멕시코·캐나다 3국의 자유무역협정인 USMCA에 따른 무관세 혜택을 받으려면 전자부품을 포함한 더 많은 자동차 부품을 북미 지역에서 조달해야 한다는 입장을 협상에서 제시하고 있다.
전자부품은 통상 중국에서 수입되는 비중이 큰 분야로 꼽힌다.
FT는 이번 제안이 중국 공급망 의존을 줄이려는 미국의 대중국 디커플링 전략과 맞물려 있다고 설명했다.
핵심 쟁점은 자동차 원산지 규정이다.
FT에 따르면 미국은 매우 높은 수준의 역내 부품 비율을 요구하는 '핵심'(core) 범주에 더 많은 자동차 부품을 포함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현행 USMCA는 역내 생산 자동차가 관세 혜택을 받으려면 가치 기준으로 부품·소재의 75%가 북미산이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FT는 미국이 이 비중을 80% 이상으로 높이려 한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입장이 이번 협상에서 바로 반영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USMCA 갱신 협상 시한이 올해 7월 1일로 시일이 촉박한 것이 첫 번째 이유다.
또 현지에서 중국산을 배제하고 해당 조건을 충족할 공급망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까지 시일이 걸린다는 점이다.
미국의 입장이 현실이 될 경우 한국 자동차 부품 업계에는 단기적 교란 요인이자 장기적 반사이익의 기회가 될 전망이다.
미국과 멕시코 현지에 이미 생산 기지를 구축한 한국 부품사들에게는 커다란 기회가 될 수 있지만, 멕시코 진출 과정에서 중국산 원자재나 기초 부품 의존도가 높았던 기업들에게는 공급망 재편이 숙제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우선 한국 자동차 부품업계에 중국산을 대체할 기회를 제공한단느 점이다.
미국은 이번 협상에서 특히 중국산 의존도가 높은 자동차 전자장치(전장 부품)를 핵심 타깃으로 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글로벌 최고 수준의 전장 및 배터리 부품 공급망을 가지고 있어, 멕시코 내 완성차 업체(글로벌 완성차 및 현대차·기아)들이 중국산 부품을 대체해야 할 때 가장 유력한 대안이 될 수 있다.
특히 멕시코(몬테레이 등)나 미국 현지에 공장을 가동 중인 한국 주요 부품사(현대모비스, HL만도, 한온시스템 및 중견 협력사들)의 제품은 고스란히 '역내산'으로 인정받아 수혜를 입을 수 있다.
하지만 멕시코에 진출한 한국 부품사라 할지라도, 제품을 만드는 데 들어가는 기초 원자재(희토류, 알루미늄, 영구자석 등)나 하위 소형 부품을 중국에서 수입해 조립해왔다면 규제 대상이 될 수 있다.
게다가 트럼프 행정부가 요구하는 조건 중 "자동차 한 대당 미국산 부품을 50% 이상 쓰라"는 조항이 그대로 관철된다면, 멕시코 현지에만 공장을 둔 한국 부품사는 멕시코산(역내산)으로는 인정받아도 '미국산' 지위는 얻지 못해 오히려 현지 경쟁에서 미국 본토 부품사들에 밀릴 위험도 배제할 수 없다.
출처 : 주간무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