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기다리는 동안 / 황지우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에
내가 미리 가 너를 기다리는 동안
다가오는 모든 발자국은
내 가슴에 쿵쿵거린다
바스락거리는 나뭇잎 하나도 다 내게 온다
기다려본 적이 있는 사람은 안다
세상에서 기다리는 일처럼 가슴 애리는 일 있을까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 내가 미리 와 있는 이곳에서
문을 열고 들어오는 모든 사람이
너였다가
너였다가, 너일 것이다가
다시 문이 닫힌다
사랑하는 이여
오지 않는 너를 기다리며
마침내 나는 너에게 가고
아주 먼데서 나는 너에게 가고
아주 오랜 세월을 다하여 너는 지금 오고 있다
아주 먼데서 지금도 천천히 오고 있는 너를
너를 기다리는 동안 나도 가고 있다
남들이 열고 들어오는 문을 통해
내 가슴에 쿵쿵거리는 모든 발자국 따라
너를 기다리는 동안 나는 너에게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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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어디선가 본 시....
좋다고만 생각하고 지나쳤는데 양귀자의 '천년의 사랑'을 읽다
책 속에서(하편) 다시 접하게 되었다.
두근거리며 누군가를 기다려 본 사람은 안다. 이 시인의 마음을...
'어린왕자'에서도 길들임과 기다림에 관한 문구가 나온다.
다음과 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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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령 네가 오후 네 시에 온다면 나는 세 시부터 벌써 행복하기 시작할거야.
시간이 지날수록 나는 점점 더 행복을 느낄 거구.
네 시가 되면 벌써 안절 부절을 못하고 걱정이 되고 말 거야.
행복이 얼마나 값있다는 걸 알아낼 거란 말이지. -어린왕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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