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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질환에 대해서

문맥 혈전증

작성자클로버 ♣|작성시간22.01.28|조회수130 목록 댓글 0

문맥 혈전증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내과학교실 / 김 도 영

 

문맥 혈전증(portal vein thrombosis, 이하 PVT)은 간경변증에서 드물지 않게 동반되기 때문에 간질환 환자를 진료하는 의사들에게는 낯설지 않은 용어이다. 그러나, 간경변에서 뿐만 아니라 여러 종류의 급, 만성 질환에서 문맥 혈전증이 나타날 수 있고 아직까지 잘 고안된 연구를 통해 제시된 치료 지침이 부족하기 때문에 임상의들에게 쉽지 않은 질환이다. 아래에서는 간경변증에 동반된(또는 간경변증 없이 발생하는) 문맥 혈전증의 종류와 병태기전, 진단, 치료 등에 관한 연구 결과를 정리하고, 양성 문맥 혈전(bland PVT)와 간세포암으로 인한 문맥 종양혈전(portal vein tumor thrombus)의 영상학적 감별점에 대해 기술하고자 한다.

 

분류, 유병률, 원인
시간 경과에 따라 증상 발현 60일을 기준으로 급성과 만성으로 구분하고, 혈전으로 인한 주문맥의 폐쇄 정도에 따라 완전과 부분으로 구분한다. 혈전은 주문맥에 발생해서 좌, 우측 간내 문맥 또는 상장간막 정맥(superior mesenteric vein, SMV)이나 비장 정맥(splenic vein)으로까지 파급될 수 있다. 문맥 혈전의 발생 원인으로 국소적 혹은 전신적 인자가 단독으로 또는 복합적으로 작용하게 되는데, 간경변증이 가장 중요한 위험요인이 된다. 그 이유는 인체에서 정맥 혈전의 발생에 관여하는 세가지 주요 인자인 혈류 속도 감소, 혈관 내피세포 손상, 과응고상태(Virchow’s triad)가 간경변증에서도 해당되기 때문이다. 흔히 간경변증 환자에서 응고인자 합성의 부족으로 출혈 경향이 있다고 알려져 있으나, 실제 항응고인자의 합성도 부족하기 때문에 출혈-혈전 경향은 균형을 이루고 있다. 프로트롬빈 시간 측정의 단위인 INR (international normalized ratio)은 항응고인자의 부족을 고려하지 않기 때문에 간경변 환자의 출혈 위험을 과도하게 평가하게 된다. 진단 방법이나 대상 환자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대상성 간경변증에서 문맥 혈전증의 유병률은 0.6-16%로 보고된다. 간경변이 없는 환자에서의 문맥 혈전증 유병률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으나 서양에서는 대체로 문맥 고혈압의 5-10%를 차지하고, 동양에서는 전체 문맥 고혈압의 1/3이 문맥 혈전으로 인한 것으로 보고되었다. 동양에서는 특히, 소아에서 제대 정맥 감염이나 염증으로 인한 문맥 혈전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문맥 혈전을 가진 환자의 70%에서 전신적인 위험인자를 발견할 수 있고, 30%에서는 국소적인 요인을 발견할 수 있는데, 간경변, 감염, 염증, 복강 내 악성 종양이 문맥 혈전 발생의 중요한 국소 요인이 된다. 이 중에서 간경변과 문맥을 침범하지 않는 상복부 악성 종양이 가장 흔한 원인이다(Table 1). 

전신적인 요인은 다시 유전적(inherited) 소인과 후천적인(acquired) 것으로 나눌 수 있다. 가령 임신이나 경구 피임약 복용과 관련된 문맥 혈전은 후천적인 위험인자가 된다. 반면, Factor V Leiden의 유전적 다형성이나 prothrombin 20210 유전자의 변이는 유전적 소인으로 인해 혈액의 과응고 경향을 갖게 되는 것이다. 임상의사들이 간경변증이 없는 문맥 혈전 환자를 보게 될때 주의해야 할 점은 후천적 요인 중에 진성 적혈구증다증(polycythemia vera), 본태성 혈소판증다증(essential thrombocytemia), 원발성 골수 섬유화증(myelofibrosis with myeloid metaplasia)와 같은 만성 골수증식성 질환(chronic myeloproliferative disease)가 있다는 것이다. 이 혈액종양 질환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던 과거에는 동반된 문맥 혈전을 특발성(idiopathic)이라고 취급하였다. 혈액 질환에 동반된 문맥 혈전증으로 인한 문맥압 항진증, 비장종대나 정맥류 출혈로 인한 철결핍성 빈혈로 인해 본래의 혈액 이상 소견(적혈구 증가, 혈소판 증가, 백혈구 감소 등)이 가리워지기 쉽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최근에 tyrosin-protein kinase의 일종인 Janus Kinase 2를 코딩하는 유전자의 돌연변이가 만성 골수증식성 질환의 특이적 표지자임이 알려짐으로써, sequencing이나 PCR방법으로 쉽게 이 돌연변이 여부를 검사하는 것이 기존의 골수생검을 대신하게 되었고, 실제로 명확한 골수 증식의 발현이 없는 문맥 혈전증 환자의 30%에서 이 돌연변이가 양성으로 확인되었다.
항응고인자의 유전적 결핍을 확인하는 것은 간단하지 않다. 왜냐하면, 급성 문맥 혈전증에서 동반된 염증 자체로 인해 항응고인자의 혈중 농도가 감소되기도 하고 만성 문맥 혈전증에서도 간기능이 정상임에도 비특이적인 응고 또는 항응고인자의 생성이 감소되기 때문이다. 특히, 간경변증 환자에서는 단백합성 기능의 장애로 인해 항응고인자 생성이 감소되어 있으므로 낮은 혈중 농도가 간경변으로 인한 것인지, 아니면 유전적인 결핍으로 인한 것인지를 구별하기 어렵다. 따라서, 간경변증에 동반한 문맥 혈전증에서는 일반적으로 유전적 소인을 찾기 위한 검사를 하지 않는다. 대신, 간경변증 환자에서 처음으로 문맥 혈전증이 발견되면 간세포암이 병발하지 않았는지 꼭 확인이 필요하다. Table 2는 전신적인 위험인자를 정리한 것이다.

임상 양상
1. 급성 문맥 혈전증
급성 문맥 혈전증에서는 임상적, 영상학적, 또는 내시경적으로 문맥 고혈압이나 측부 혈행(collateral circulation)을 관찰할 수 없고 간기능도 일반적으로 정상이다. 급성의 문맥 폐색은 복통, 발열, 오심을 동반하지만 많은 수에서 증상이 없거나 비특이적이다. 혈전이 장간막 정맥으로까지 확대되면, 하부 위장관의 허혈과 경색이 나타나게 되고 심하면 복막염과 함께 패혈증, 다장기 부전으로 사망할 위험이 높아지게 된다. 세균감염을 동반하는 패혈성 정맥염 (pylephlebitis)에서는 고열, 오한과 함께 간부위의 통증, 저혈압이 나타난다. 혈액 배양에서 Bacteroides가 자주 동정되고 간내에 크기가 작은 여러 개의 농양이 관찰될 때도 있다. 이 경우, 항생제를 적절히 투여하면 문맥 내의 감염된 혈전은 완전히 사라지게 된다.

 

2. 만성 문맥 혈전증
시간 경과에 따라 문맥 내의 혈전은 섬유화되고, 폐쇄된 문맥을 위회하는 많은 측부 혈행이 발달하게 되어 영상검사에서 마치 종괴처럼 보이게 되어 이것을 ‘portal carvenoma’ 또는 ‘carvenous transformation of portal vein’으로 부르게 된다(Fig. 1). 이 단계에서는 문맥 고혈압이 생기게 되어 위/식도 정맥류나 복수, 비장 종대를 볼 수 있다. 문맥성 담도병증(portal choangiopathy) 역시 같은 기전에 인한 것인데, 총수담관의 표면으로 발달한 많은 측부 혈행으로 인해 담관이 기계적으로 눌리는 것이다. 무증상이기도 하지만, 황달이나 담관염, 복통이 생길 수 있다.


진단
급, 만성의 문맥 혈전증 진단에는 도플러를 이용한 초음파 검사와 CT, MRI 등 영상검사가 주축이 된다. 복부 초음파는 가장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 방법으로, 문맥 내의 고에코성 병변을 확인하고, 도플러를 이용한 혈류 방향을 통해 검사하여 98%의 음성 예측율로 문맥 혈전을 진단할 수 있다. 조영제를 이용한 contrast CT로 조영되지 않는 문맥 내의 충만 결손(filling defect)를 통해 쉽게 진단할 수 있고, 혈전의 파급 부위를 파악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특히, 만성 문맥 혈전증에서는 간 입구(porta hepatis)에 분포한 portal carvenoma를 관찰할 수 있다 (Fig. 1). MRI 역시 문맥의 혈전 진단에 민감도가 높다. 총수담관 주변 또는 췌장 두부에 발달한 portal carvenoma는 췌장암이나 담도암으로 오인될 수 있으므로 유의해야 한다. 이런 경우, MR 조영술이나 췌담도 조영술이 감별 진단에 도움이 된다.

치료
1. 급성으로 간경변증이 없는 경우

급성 문맥 혈전증의 치료 목적은 막힌 혈관을 재개통(recanalization)시켜주어 문맥 혈류를 정상화시켜 측부 혈행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고, 장간막 정맥이나 분지까지로의 혈전의 파급을 방지함으로써 치명적인 장경색(bowel infarction)과 괴사를 예방하기 위한 것이다. Unfractionated heparin이나 low-molecular weight heparin을 초기에 투여하고 이어서 쿠마딘을 유지하는 항응고요법이 치료의 중심이 된다. 쿠마딘 유지요법시에 INR을 어느 수준으로 유지해야 하는지, 언제까지 사용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체계적으로 연구된 바 없으나 심부정맥 혈전증과 유사하게 INR을 2-3 정도로 유지하고 6개월 정도 치료하되 명백한 위험인자가 있는 경우에는 평생 복용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후향적 연구 결과를 보면, 6개월 항응고 치료 후 문맥의 완전 재개통율은 50%, 부분 개통은 40%에서 관찰되었고, 10%에서는 효과가 없었다. 6개월 치료에서 부분 개통을 보일 때, 항응고 치료의 연장이 완전 개통을 유도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모른다. 급성 문맥 혈전증에서는 전신염증반응증후군(systemic inflammatory response syndrome)과 함께 장내 세균, 특히 Bacteroides의 감염이 흔히 동반되므로 적절한 항생제 치료가 필요하다. 장간막 정맥으로의 혈전 파급으로 인한 장 경색이 의심되면 응급 개복술로 장 절제가 필요하나 수술 사망률이 70%에 이른다. 급성 문맥 혈전증에서 혈전용해요법이나 혈전제거술, 또는 TIPS와 같은 경피적 치료 효과에 대해서는 적은 수로만 보고되어 있다. 카데터를 통한 혈전용해요법에서 20명 환자 중 3명에서만 완전 개통이 되었고, 12명에서는 부분 개통되었다. 그러나, 시술과 관련된 중대한 합병증이 60%에서 발생하고 사망률도 5%였다.  개복 후 혈전을 제거하는 치료는 일반적으로 장 경색이 동반되어 장을 절제할 때에만 사용된다. 적은 수의 환자로 TIPS를 통한 효과적인 급성 문맥 혈전의 치료가 보고되었으나, 많은 수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 전향적인 연구 결과는 없다. 급성 문맥 혈전증의 예후는 장 경색이 발생하기 전 치료를 시작하는지가 좌우하며 과거 30%의 사망률에서 최근에는 10%로 감소하였다.


2. 만성으로 간경변증이 없는 경우
간경변증이 없이 만성 문맥 혈전증이 있을 때, 치료의 목표는 위-식도 정맥류의 예방과 치료, 혈전의 파급을 방지하는 것이다. 약 85-90%의 환자에서 식도 정맥류가 관찰되고, 30%에서는 식도 정맥류가 있으나, 문맥 혈전으로 인한 정맥류 형성의 방지에 관해 연구된 바는 없다. 현재로서는 간경변증에 동반된 위-식도 정맥류 출혈의 치료 또는 재출혈 방지에 관한 지침을 그대로 적용하여 비선택적 베타차단제를 투여하거나 내시경적 정맥류 결찰술을 시행하는 것이 만성 문맥 혈전증에 따른 정맥류 출혈의 치료와 예방의 방법이 된다. 실제 임상 의사들이 고민하는 것은 혈전의 파급 방지를 위해 항응고요법을 시행해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일 것이다. 위나 식도 정맥류가 있는 경우, 항응고제 투여에 따른 출혈의 위험을 부담스러워 하기 때문인데 정맥류가 없으면 항응고제를 사용하는 것이 좋겠지만 정맥류가 있는 경우에는 환자별로 항응고 치료여부를 결정해야 할 것이다. 소수의 후향 연구에서 정맥류가 있더라도 항응고 치료가 안전하고 효과적이라는 보고를 하였으나, 아직 권장할 만한 대규모 연구결과는 없다. 단락 수술(shunt surgery)나 비장 절제술-혈관 차단술, TIPS의 효과에 대해서도 아직 근거가 부족하다.


3. 간경변증이 있는 경우
간이식이 필요한 비대상성 간경변증에서 문맥 혈전증이 잘 동반되는데, 유병률은 8-25%로 알려져 있다. 전술한 바와 같이, 간경변증에서는 응고인자 뿐 아니라 항응고인자도 비특이적으로 합성이 저하되어 있기 때문에 급, 만성의 문맥 혈전증이 발생할 때 항응고인자 결핍을 위한 factor assay나 유전 검사는 권장되지 않는다.
치료 역시, 환자별로 항응고요법 시행 여부를 판단해야 하는데 가령, 급성 문맥 혈전증이 심하여 장 경색이 우려되는 경우나 만성이라도 점차 장간막 정맥으로 파급되는 경우, 또는 명확한 혈전 성향을 가지고 있는 경우에는 항응고요법을 시행하는 것이 좋겠다.


소아에서의 간외 문맥 폐색(extrahepatic portal vein obstruction)
소아에서 발생하는 간외 문맥의 폐색의 원인으로 혈전증이 가장 유력하나, 선천적인 요인이 관여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도 논란이 있다. 대부분의 연구에서 이환된 소아에서의 혈전 형성 경향이 높은 것을 보고하였으나, protein C, protein S, antithrombin과 같은 항응고인자의 일차 결핍 빈도가 실제보다 높게 보고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잠복되어 있는 만성 골수증식성 질환이나 신생아기의 제대 도관, 제대 감염, 복부 감염 등이 흔히 소아기 간외 문맥 폐색과 연관되어 있다. 정맥류 출혈 예방이나 치료에 내시경적 밴드결찰술이 가장 효과적이고, 장간막 정맥(또는 비장 정맥)과 좌간 문맥의 단락술이 혈전의 재발을 방지하는데 유효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소아에서는 항응고요법을 시행하지 않는다.


악성과 양성 문맥 혈전증의 감별진단
간경변증과 같은 만성 간질환이 있는 환자에서, 문맥 혈전이 관찰될 때, 양성(bland thrombosis)와 악성(portal vein tumor thrombosis, PVTT)을 구별하는 것은 임상의사에게 매우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간실질 내에 간세포암과 같은 종양이 있고 이 종양이 직접 문맥을 침습하는 양상이면 쉽게 구분할 수 있으나, 단지 인접해 있거나 떨어져 있으면 dynamic CT, MRI이나 도플러 초음파 등의 영상진단으로 구별해야 한다. 정립된 구별 방법은 없지만, 보통 문맥의 확대 여부, 문맥 내부의 전반적인 조영증강 여부, 문맥 내의 신생혈관(neovascularity) 여부 등을 종합하여 판단하게 된다. 한 연구에서는 악성과 양성의 혈전증에서 문맥 평균 직경이 각각 23.4 mm와 16 mm이었음을 보고하였다.

급, 만성의 문맥 혈전증에 관해서는 임상적으로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는 분야이면서도 원인이나 치료, 자연경과, 예후에 관해 체계적으로 분석된 바가 적어서 향후 전향적인 연구가 필요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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