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어디가서 무식하다든지, 맹하다는 말을 듣는 사람이 아니다.
하지만 아는 것만 알고 관심이 없거나 주의를 끄는 것이 아니라면 딱히 알려고 들지 않아 상식적으로 알만 한 것인데도
모를 때가 많다.
석류라는 열매 과일은 안다.
하지만 석류나무를 직접 본 적은 한 번도 없고 아무 나무나 가르키며 이것이 석류나무다 해도 그런가 보다 할 것이다.
매실도 안다.
하지만 매실이 매화나무 열매라는 걸 깨달은 건 몇 해가 안 된다.
수악한 도시 촌놈이라 자연에 대해 아는 것이 없어서라고 생각해 주면 좋겠지만 새 순이 돋고 꽃이 피고 꽃이 진후 열매가
맺는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매실은 매실이고 매화나무는 매화꽃이 피는 나무다라고 별개로 생각해 왔던 것이다.
석류꽃도 그렇게 처음 보았다.
열매가 붉다 못해 검붉은 색을 안팎으로 하고 있는 것 처럼 꽃도 다홍빛 빨간색으로 곱다.
보이는 것 만큼 알고, 알 만큼 생각하고, 생각한 만큼 느낀다는데 세상만물 어느 것 하나도 그저 생겨난 것은 없다는 생각이
든다.
분명 세상에 존재하는 것은 존재의 목적과 이유가 있다.
석류꽃이 내게 그렇게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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