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해는 기필코 여행을 가겠다 별렀다.
큰 맘 먹고 외국 여행도 가보고 계절별 아름답다는 국내도 돌아다녀 보겠다 작심을 했는데.
꽃피는 예쁜 계절엔 모든 꽃향기에 죽을 것 같은 향알러지가 말썽이고,
모냥염이 시작되는 여름은 옮기는 피부병으로 오해받을 정도로 심한 피부 트러블 때문에 바깥 출입이 어렵고,
볕좋고 바람 시원한 가을은 면역력이 약해 많은 사람들 틈에서 버티지 못해 힘들고,
그나마 겨울이 가장 좋은 계절인데 볼게 없어 못 움직이겠다.
그 중 가장 치명적인 단점은 내가 살인면허 소지자이고 남이 운전해주는 모든 차에 차멀미가 심해 운신이 어렵다는 것이다.
결핍은 아주 집요한 집착을 부른다.
아마도 내가 풍경 사진에 미친듯이 반응하는 것은 내가 직접 가 볼수 없다는 제약과 결핍에서 오는 집착이 아닌가 싶다.
그래서 나는 풍경 사진을 캡처해 저장을 하면서 부러 풍경 소재지를 알아보지 않는다.
에라 모르겠다 저질러 버리고 감당치 못 할 뒷감당을 얼마만큼 하게 될지 몰라서 말이다.
오늘도 나는 다른 사람들이 올려준 기가 막히게 아름다운 풍경들을 보면서 슬프게 대리만족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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