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 공감 놀이터

성탄제 - 김종길 (눈내리는 밤 붉은 산수유 열매와 父情)

작성자운영자(김경희)|작성시간20.11.22|조회수1,339 목록 댓글 2

 

 

성탄제   

 

                               -    김종길

 

어두운 방안엔

바알간 숯불이 피고,

외로이 늙으신 할머니가

애처로이 잦아드는 어린 목숨을 지키고 계시었다.

이윽고 눈 속을

아버지가 약을 가지고 돌아오시었다.

아, 아버지가 눈을 헤치고 따 오신

그 붉은 산수유 열매-

나는 한 마리 어린 짐승,

젊은 아버지의 서느런 옷자락에

열로 상기한 볼을 말없이 부비는 것이었다

이따금 뒷문을 눈이 치고 있었다.

그 날 밤이 어쩌면 성탄제의 밤이었을지도 모른다.

어느새 나도

그 때의 아버지만큼 나이를 먹었다

옛 것이란 거의 찾아볼 길 없는

성탄제 가까운 도시에는

이제 반가운 그 옛날의 것이 내리는데

서러운 서른 살, 나의 이마에

불현듯 아버지의 서느런 옷자락을 느끼는 것은,

눈 속에 따 오신 산수유 붉은 알알이

아직도 내 혈액 속에 녹아 흐르는 까닭일까.

 

 

 

 

 

봄에 산수유꽃이 한참 이쁠 때 갔었던 심학산 둘레길을

가을에서 겨울로 들어서려는 길목에서 다시 가 봤습니다. 

이른 아침까지도 내렸을 비 덕분에 보이는 모든 것은 촉촉하고 봄에 봤던 노란 산수유꽃 자리를 붉은 열매가 대신합니다. 

사실 저 시는 아주 아주 오래 전 산수유 열매가 어떤 것인지도 모를 때 처음 만났는데 붉은 산수유 열매를 볼 때면 저 시가 떠오르곤 합니다.

그리곤 마음이 짠하니 따뜻해집니다.

빗물을 머금고 있는 산수유 열매를 보고 있노라니 그 따스함 함께 하고 싶어 올려봅니다.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운영자(장윤석) | 작성시간 20.11.23 저도 빨갛게 익은 산수유를 보면 이 시가 생각나곤 했습니다.
    저 또한 학창시절에는 산수유가 어떻게 생긴지 모를때라 산수유가 늘~ 궁금했었죠^^
    빨간~ 산수유 사진과 시 잘 읽고 갑니다~~
  • 답댓글 작성자운영자(김경희)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0.11.23 저랑 비슷할 때 저 시를 알게 되셨군요.
댓글 전체보기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