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PG(Table Talk Role Playing Game)란 무엇?
TRPG는 규칙에 따라 판정을 중재하고 시나리오를 만드는 게임 마스터(Game Master)혹은 던전 마스터(Dungeon Master)와, 역할연기를 통해 게임을 즐기는 다수의 참가자(대략 3~5명)들이 모여 스스로 이야기를 만들어 나가는 게임이다. 게임기나 PC등의 어떠한 전자 장비도 사용하지 않으며, 각 참가자들은 RPG라는 뜻 그대로 어떠한 인물을 설정해 놓고 그 인물이 된 것처럼 말하며 행동하는 게임 마스터가 준비한 시나리오를 따라 게임을 즐기게 된다. 알기 쉽게 설명하자면, 대본 없이 인물만을 가지고 연극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게임 마스터가 제시한 기본 컨셉, 즉 상황과 배경 속에서 당신의 인물의 행동과 반응에 따라 게임 마스터는 새로운 상황을 연출하고 또 당신은 그것에 반응하게 되면서 이야기가 만들어져 나가는 것이다. 플레이어들의 진행에 따라 한편의 짧은 이야기를 가볍게 만들수도, 혹은 기나긴 대 영웅 서사시를 만들 수도 있다.
주1 : 현재 RPG의 대명사가 된 Computer RPG와 구분하여, 미국에서는 Paper & Pen RPG, 일본에서는 Table-Talk Role-Playing Game이라는 용어를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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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BEM(Play by E-mail)
E-mail을 통하여 게임 마스터에게 자신의 행동을 선언하고 여러 참가자의 선언을 종합하여 결과를 통보하는 형식의 게임으로, 쉽게 말하자면 편지를 이용한 TRPG이다.
이 PBEM이라 불리는 녀석은 TRPG의 치명적인 단점이라 할 수 있는 장소적, 공간적, 시간적 제한 덕분에 탄생하게 되었다. 미국과 같이 먹고 죽을래야 다 못 먹을 만큼 넓은 나라에서는 통신에서 만난 사람, 혹은 마음이 통하는 사람들끼리 모여 RPG를 한다는 것이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생각해 보라. 우리나라 같으면 아무리 멀어야 서울에서 부산, 매주 야간 기차를 타고 이동한다면 어떻게든 된다. 하지만 미국은 자국 내에서도 시차가 생기는 나라이다. 플로리다에 사는 사람이 TRPG를 하려고 맨하탄으로 날아갈 수는 없지 않은가....
이런 공간과 시간적 그리고 장소적 문제에서 벗어나기 위해 다양한 방식들이 개발되었고 그 중 대표적인 하나가 PBEM인 것이다.
조금 더 자세한 사항을 알고 싶다면 한국판으로 번역된 RPG을 구입하여 보거나 유명 통신 동호회에는 거의 다 있는 RPG(혹은 TRPG)동호회를 찾아가 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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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 여신전생 RPG
진 여신전쟁 TRPG는 소설에서 시작하여 게임기용 RPG로 다수 제작된 진 여신 전생 시리즈를 기본으로 하여 제작된 TRPG 시스템이다.
현재 가장 최근에 발매된 규칙책은 "진 여신전생 2 RPG : 각성편"으로 근미래, 멸망과 관련된 묵시록 전쟁의 징후가 나타나는 어두운 세상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각성편'에서 플레이어 캐릭터(Player Chracter)들은 성장에 따라 자신의 전생을 기억해나가 특정 신족으로서의 자신을 되찾고 세상의 종말을 결정하는 묵시록 전쟁에 참여하거나, 윤회의 굴레 속에 자신의 몸을 묶어 인간으로서 도달할 수 있는 한계를 뛰어넘은 초인이 되거나 한다.
진 여신전생만의 어두우면서도 천박하지 않은 독특한 세기말적 세계관은 좋았지만, 그 매니악함 때문에 일반인들에게 그다지 인기 있는 작품은 아니었다. 그러나 비디오 게임의 진 여신전생 시리즈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체크해 둘 만 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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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E 그룹의 RPG들
소드월드(Sword World)
Group SNE에서 출판된 일본에서 가장 많이 팔린 RPG로, 너무나도 유명한 FF와 아루스란 전기의 일러스트르르 그린, '아마노요시타카'의 사치스럽고 값비싼 일러스트가 들어있는 것이 특징인 RPG이다(국내판은 일러스트가 빠져있다).
일본의 50만(추정) TRPG 인구 대부분이 소드 월드를 즐긴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일본을 대표하는 TRPG라고 할수 있는데, 미즈노 료의 유명한 소설 '로도스도 전기'에서 나오는 대륙이 바로 소드 월드의 배경이 되는 아레크라스트 대륙을 말하는 것이며, 로도스와 비슷한 세계관을 가지고 있는 세계를 배경으로 하는 게임이다. 또한 그 인기에 걸맞게 슈퍼 패미컴용 게임으로도 만들어진 바 있다.
전통적인 D&D 식의 레벨 개념이 아닌 기능 레벨이라는 참신한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으나 게임 밸런스에 약간은 문제가 있는 듯 하다. 국내에는 2번째로 번역되어 나온 TRPG로, 기본 규칙책과 시나리오집 2권이 발매되엇으나 현재는 모두 절판되었다.
크리스타니아 RPG
SNE 그룹에서 출판한 RPG로 국내에 번역되어 출판된 2번째 일본 RPG이다. 소설과 만화로도 만들어져서 한 번쯤 보셨으리라 생각되는 RPG로 로도스 섬을 떠난 아슈람이 신수의 땅 크리스타니아에 도착하여 정착하는 것으로부터 게임의 배경이 시작되는 RPG이다.
처음 볼 떄 아마노 요시타카의 사치스런 일러스트가 없음으로 실망하게되고, 책을 읽다보면 독특하지만 재미없는 배경에 실망하게되고, 게임을 하다보면 엉성하고 밸런스가 맞지 않는 시스템으로 실망하게 되어, 결국에는 책장에 고이 모셔지는 RPG이다.
로도스도 전기 RPG
너무나도 유명한 소설 '로도스도 전기'를 원작으로 만들어진 RPG로 제작진들께서 소설 '로도스도 전기'를 너무나도 완벽하게 재현한 바람에 다른 것을 할 여지가 별로 없는 RPG가 되어 버렸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로도스를 연출하기에는 가장 좋은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소드 월드나 크리스타니아가 TRPG적인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면, 로도스 RPG는 대단히 CRPG적인 시스템을 가지고 있어 캐릭터의 성장이 확실히 느껴지는 반면, 다분히 비현실적이고 시스템이 이야기의 진행을 방해하다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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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라만상 RPG
한마디로「하이퍼 동양풍 TRPG」라 할수 있겠다. 요괴와 거대 로봇, 로미계 미소녀로 편성된 일러스트로 가득 채워진 '천라만상'의 규칙책을 언뜻 보면, 화려한 일러스트에 빈약한 구성을 한 전형적인 3류 TRPG가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 그러나 그 배경 세계와 게임 규칙을 보게되면 일러스트만큼이나 훌륭한 시스템과 뛰어난 배경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게 된다.
「천라만상」의 무대가 되는 세계는 400년 이상에 걸쳐서 전란이 계속되는 일본 전국 시대풍의 세계(만화 카제와 비슷한 느낌)로, '음양도 테크놀로지'라고 하는 발상을 베이스로 매드 사이언티스트적인 음양사나, 거대 로보트, 개조 인간, 육체에 직접 박은 음양도의 '식'의 힘으로 초인적 능력을 발휘하는 전사 등이 활약하는, 매력적인 오리지널 세계이다. 배경만큼이나 매력적인 천라만상의 게임 규칙에는 참가자들간의 대화와 캐릭터간의 관계가 몹시 중요하게 작용하는데, 인연, 숙명, 기합, 등의 독특한 수치는 스토리를 극적으로 이끄는데 큰 도움을 준다. 사실은 필자도 이 겜임만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어서(하고 싶어!!) 설명하기가 몹시 까다롭지만 보기만 한것으로는 대단히 만족스러운 RPG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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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혈 전용!! RPG
"열혈은 이해하는 것이 아니다. 느끼는 것이다!!"
'번장학원'과 함께 국내에 잘 알려진 2대 열혈 TPRG중의 하나. 이 게임은 단 한마디로 간단하게 정의내릴 수 있다. 그것은 바로 '정의'. '정의는 승리한다' 라는 일본 열혈 만화의 기본 개념으로 제작된 RPG인 것이다.
참가자들은 1명의 히어로(예:도몬), 1명의 히로인(예:레인) 그리고 그의 동료들인 펠로우(예:셔플동맹, 아렌비)로 구성하여 게임을 진행한다. 히어로에게는 HP와 같은 개념이 없다. Why? 당연히 히어로는 죽지 않기 때문이다!! 그의 동료들 또한 좀무래기들과의 싸움에서 절대 지지 않는다. 그리고 언제나 모든 시나리오의 마지막은 세션의 최종 보스인 다크 사이드 히어로(예:마스터 윙, 마스터 아시아)와 히어로 사이의 대결에서 히어로의 승리로 끝이 난다. 그렇다면 '언제나 이기는 게임이 뭐가 재미있을까? 뻔한 결말인데?'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그렇기 때문에 재미있는 것이다(그래도 계속하면 재미없다).
'그 뻔한 장명을 얼마나 더 멋지게, 열혈하게, 감동적으로, 코믹하게 연출하는가?'가 이 게임의 즐거움이다. 일반적 RPG에서 주어지는 캐릭터의 성장과 어떠한 목적을 성취함으로서 얻어지는 성취감과는 다른 순간 순간의 장명과 그에 따르는 미학을 즐기는 것에 중점을 둔 RPG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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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즈 블레이드(WARES BLADE)
'워즈 블레이드'는 1980년대에 출판되어 최근까지 꾸준히 추가 룰북들이 발매된 RPG이다. 중세 유럽풍 판타지 세계를 기본으로 조병이라 불리는 마법 로봇이 등장하는데, 그 세계관을 알기 쉽게 예를 들어 설명하자면, 애니메이션 '에스카플로네'와 상당히 비슷하다 하겠다.
여기에 등장하는 조병은 성각이 박혀잇는 특수한 가면으로 컨트롤하는데 '워즈 블레이드'의 핵심인 조병 관련 설정 전반에는 많은 수수께끼들이 있다. 과연 '조병(워즈 블레이드에 등장하는 마법 메카)은 누가 만들었는가?', '조병을 조종하는 힘이 담겨잇는 성각은 도대체 무엇인가?' 그리고 '신은 어떤 존재인가?'등 다양한 미스테리가 산재해 있다. 이런 많은 미스테리들은 게임 마스터에게 생각할 거리를 주고 자신만의 오리지널 설정을 부여할 기회를 주는 요소가 된다. 기본 세트가 발매된 이후 워즈 블레이드는 일본 자국 내에서 상당한 인기를 끌어 많은 추가 룰북이 나왔고 워즈 블레이드를 원작으로 한 소설 시리즈도 출판되었지만 원작의 룰과 설정을 무시했다는 이유로 팬들로부터 외면을 받았다(그러나 수많은 리뷰를 본 결과 팔리긴 많이 팔린것 같다). 한때 국내에서도 TRPG를 즐기는 많은 사람들이 흥미를 가지고 도전해 보았으나, 워즈 블레이드는 일본 내에서만 볼 수 있는 서적으로 해외에서 주문이 불가능하다는 원초적인 난관에 봉착하여 결국 대부분의 사람들이 포기하고 말았다. 본인도 1997년 FSS에 빠져잇던 시절, 'FSS와 유사한 분위기를 내는 RPG를 해볼 수 있어!' 라는 생각으로 책(운이 좋아서 '빌릴' 수 있었다. 혹자들은 '약탈'이라고 말하기도 하지만.)을 잡았으나 중국 책인지 일본 책인지 도무지 알 수 없는 한자 러시로 결국 포기하고 말았던 기억이 있다.
여러분도 책표지로 만족하자. 이제는 절판되어서 일본에서도 프리미엄을 주어야 구할 수 있는 책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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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라문 RPG (Sailor Moon RPG)
미국에서 만들어진 몹시 위험한 RPG이다. 미국인들도 이런 것을 만들 수 있다는 것에 감탄을 금치 못했던 작품으로 국내에도 규칙책의 디자인이 예쁘다는 이유로 구입한 사람은 많으나 플레이해봤다는 사람은 아직까지 등장하고 있지 않은 RPG이다.
약간의 응용으로 세라문 뿐만 아니라 여러 다른 변신 소녀물 RPG로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다. 어둠에 세계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가고 싶다면 이것을 구입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참고로 C. MacKinnon이라는 사람이 만들었다(어떻게 생긴 사람인지 한 번 만나 보고 싶군).
(세라문 RPG의 '위험한' 플레이 예상도)
참가자 A : "저 요마에게 스페셜 어택을 걸겠어요!"
게임 마스터 : "좋아요. 하세요."
참가자 A : "에? 진짜 해야 하는 거야?"
게임 마스터 : "당연하지. 어서 해."
참가자 A : (손을 치켜올리며) "알았어... 문~ 티아라~ 어택~!!"
참가자 B : "오늘 여기 아무도 없지?" (소근소근)
참가자 C : "응 부모님은 여행가서 아무도 우리 소릴 들을 수 없어."
(보통 RPG는 매우 그레이스하게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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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리트 파이터 RPG
본인이 가장 아끼는 TRPG 룰북 중 하나로, 알려진 바로는 국내에 단 두 권밖에 없는 휘귀한 TRPG 룰북이다. 이 또한 미국에서 TRPG로, World Of Darkness 시리즈로 유명한 화이트 울프(대표적으로는 최근에 CRPG로도 만들어진 Vampire : the Masquerade Darknes가 있다)라는 유명 RPG 제작사가, 무명 시절에 만들었던 룰북이다. (참고로 이 룰북은 화이트다.)
표지로 보나 제작사의 반응으로 보나 뭐로 봐도 구입할 가치가 없는 이 규칙책이 사실은 엄청난 명작이라는 사실을 당신은 아는가? 우선 모든 걸 제쳐두고 이 게임의 최대의 장점이라 할 수 있는 것은 스트리트 파이터 2의 완벽한 재현에 있다(물론 재미도 있다).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RPG에 보드 게임적인 요소를 조금 섞은 듯 한 게임인데, 일단 한번 해보고 나면 스트리트 파이터 2를 TRPG로 이렇게까지 완벽하게 재현할 수 있다는 것에 감탄할 수밖에 없다. 콤보와 디즈(머리 위에 병아리가 도는 것), 가드, 넉다운은 물란이고, 각 캐릭터들간의 필살기들에 심지어는 약, 중, 강 펀치와 킥 구성 까지 재현한 것이다. 물론 여기서 끝이 아니다. 제작자의 돋보이는 재치로 류의 파동권은 동양의 신비, 가일의 소닉붐은 초음속 비행을 많이 해서, 브랑카의 전기는 전기 뱀장어가 있는 연못에서 목욕을 해서 그렇다는 등등 동양인으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서양적인 취미까지 가미되어(이것은 표지만 봐도 알 수 있다) 완벽한 완성도를 자랑하는 TRPG가 되어 있다.
완벽한 이식에 엽기적 센스와 탁월한 재미가 삼박자가 착착 맞아떨어지는 이 RPG야 말로 실로 100년에 한번 나올까 말까한 불후의 명작이라 할 수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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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장학원!! RPG
이 게임은 수치심을 가지고 플레이 하는 것은 금지되어 있습니다.'
코믹 학원물의 대명사처럼 알려진 '번장학원'은 장엄하고 열혈하며 탄탄한(?) 배경 세계를 바탕으로 악의 고교생 집단(?)인 '호암제국'에게서 일반 생도들을 보호하는 정의로운 번장 학생들의 모험을 그린 RPG이다. 그러나 이것을 단순한 학원물이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중부를 지배하는 19세의 '카소 토모에'. 하지만 그녀에게는 왠지 모를 13세의 딸이 있으며 '토모에 마님'이라 불린다. 이에 더해, 자칭 미소녀 군사 '제갈궁명', 불의 7일간으로 불리는 싸움에서 큰부상을 입고 'Dr. 번장'에게 개조 수술을 받아 다시 태어난 '로보 번장', 1년만에 16세로 자라난 음치인어 '세이렌' 등등이 등장하는 번장학원은, 질서 정연한 질서 정연한 논리적 사고로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그런 세계인 것이다.
호암제국 : 호암고교의 번장은 힘과 카리스마에 모여들어 결성된 "호암연합"이 P.T.A와의 대동한 이후 교육계 재건을 위해 '번장에 의한 일반학생의 지배' 방식을 택하고, 호암연합은 "호암제국"으로, 호암은 스스로를 "호암 황제"라 칭한다.
P.T.A(교육 전문 위원회, Professional Teaching Assembly) : 전 고교 교육자 조직. 호암연합과의 전쟁을 끝으로 괴멸한다.
번장(蕃長) : 일반생도, 고교난민에게 없는 특수능력을 지니고, 동료들과 함께 소중한 사람이나 신념을 위해 싸우는 고교생 무투집단과의 싸움에서 일부 고교생들의 몸에 변화가 일어나 생겨난 존재. [참고] 옛날에는 비행소녀들의 리더를 뜻했다.
번장학원 : 호암에서 도망쳐 나온 고교 난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도쿄만의 섬 위에 건설된 학생수 15만의 요새. 정식 명칭은 '국립 번장 학원 고등학교(國立 蕃長 學院 高等學橋)'.
TRPG는 규칙에 따라 판정을 중재하고 시나리오를 만드는 게임 마스터(Game Master)혹은 던전 마스터(Dungeon Master)와, 역할연기를 통해 게임을 즐기는 다수의 참가자(대략 3~5명)들이 모여 스스로 이야기를 만들어 나가는 게임이다. 게임기나 PC등의 어떠한 전자 장비도 사용하지 않으며, 각 참가자들은 RPG라는 뜻 그대로 어떠한 인물을 설정해 놓고 그 인물이 된 것처럼 말하며 행동하는 게임 마스터가 준비한 시나리오를 따라 게임을 즐기게 된다. 알기 쉽게 설명하자면, 대본 없이 인물만을 가지고 연극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게임 마스터가 제시한 기본 컨셉, 즉 상황과 배경 속에서 당신의 인물의 행동과 반응에 따라 게임 마스터는 새로운 상황을 연출하고 또 당신은 그것에 반응하게 되면서 이야기가 만들어져 나가는 것이다. 플레이어들의 진행에 따라 한편의 짧은 이야기를 가볍게 만들수도, 혹은 기나긴 대 영웅 서사시를 만들 수도 있다.
주1 : 현재 RPG의 대명사가 된 Computer RPG와 구분하여, 미국에서는 Paper & Pen RPG, 일본에서는 Table-Talk Role-Playing Game이라는 용어를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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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BEM(Play by E-mail)
E-mail을 통하여 게임 마스터에게 자신의 행동을 선언하고 여러 참가자의 선언을 종합하여 결과를 통보하는 형식의 게임으로, 쉽게 말하자면 편지를 이용한 TRPG이다.
이 PBEM이라 불리는 녀석은 TRPG의 치명적인 단점이라 할 수 있는 장소적, 공간적, 시간적 제한 덕분에 탄생하게 되었다. 미국과 같이 먹고 죽을래야 다 못 먹을 만큼 넓은 나라에서는 통신에서 만난 사람, 혹은 마음이 통하는 사람들끼리 모여 RPG를 한다는 것이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생각해 보라. 우리나라 같으면 아무리 멀어야 서울에서 부산, 매주 야간 기차를 타고 이동한다면 어떻게든 된다. 하지만 미국은 자국 내에서도 시차가 생기는 나라이다. 플로리다에 사는 사람이 TRPG를 하려고 맨하탄으로 날아갈 수는 없지 않은가....
이런 공간과 시간적 그리고 장소적 문제에서 벗어나기 위해 다양한 방식들이 개발되었고 그 중 대표적인 하나가 PBEM인 것이다.
조금 더 자세한 사항을 알고 싶다면 한국판으로 번역된 RPG을 구입하여 보거나 유명 통신 동호회에는 거의 다 있는 RPG(혹은 TRPG)동호회를 찾아가 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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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 여신전생 RPG
진 여신전쟁 TRPG는 소설에서 시작하여 게임기용 RPG로 다수 제작된 진 여신 전생 시리즈를 기본으로 하여 제작된 TRPG 시스템이다.
현재 가장 최근에 발매된 규칙책은 "진 여신전생 2 RPG : 각성편"으로 근미래, 멸망과 관련된 묵시록 전쟁의 징후가 나타나는 어두운 세상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각성편'에서 플레이어 캐릭터(Player Chracter)들은 성장에 따라 자신의 전생을 기억해나가 특정 신족으로서의 자신을 되찾고 세상의 종말을 결정하는 묵시록 전쟁에 참여하거나, 윤회의 굴레 속에 자신의 몸을 묶어 인간으로서 도달할 수 있는 한계를 뛰어넘은 초인이 되거나 한다.
진 여신전생만의 어두우면서도 천박하지 않은 독특한 세기말적 세계관은 좋았지만, 그 매니악함 때문에 일반인들에게 그다지 인기 있는 작품은 아니었다. 그러나 비디오 게임의 진 여신전생 시리즈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체크해 둘 만 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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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E 그룹의 RPG들
소드월드(Sword World)
Group SNE에서 출판된 일본에서 가장 많이 팔린 RPG로, 너무나도 유명한 FF와 아루스란 전기의 일러스트르르 그린, '아마노요시타카'의 사치스럽고 값비싼 일러스트가 들어있는 것이 특징인 RPG이다(국내판은 일러스트가 빠져있다).
일본의 50만(추정) TRPG 인구 대부분이 소드 월드를 즐긴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일본을 대표하는 TRPG라고 할수 있는데, 미즈노 료의 유명한 소설 '로도스도 전기'에서 나오는 대륙이 바로 소드 월드의 배경이 되는 아레크라스트 대륙을 말하는 것이며, 로도스와 비슷한 세계관을 가지고 있는 세계를 배경으로 하는 게임이다. 또한 그 인기에 걸맞게 슈퍼 패미컴용 게임으로도 만들어진 바 있다.
전통적인 D&D 식의 레벨 개념이 아닌 기능 레벨이라는 참신한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으나 게임 밸런스에 약간은 문제가 있는 듯 하다. 국내에는 2번째로 번역되어 나온 TRPG로, 기본 규칙책과 시나리오집 2권이 발매되엇으나 현재는 모두 절판되었다.
크리스타니아 RPG
SNE 그룹에서 출판한 RPG로 국내에 번역되어 출판된 2번째 일본 RPG이다. 소설과 만화로도 만들어져서 한 번쯤 보셨으리라 생각되는 RPG로 로도스 섬을 떠난 아슈람이 신수의 땅 크리스타니아에 도착하여 정착하는 것으로부터 게임의 배경이 시작되는 RPG이다.
처음 볼 떄 아마노 요시타카의 사치스런 일러스트가 없음으로 실망하게되고, 책을 읽다보면 독특하지만 재미없는 배경에 실망하게되고, 게임을 하다보면 엉성하고 밸런스가 맞지 않는 시스템으로 실망하게 되어, 결국에는 책장에 고이 모셔지는 RPG이다.
로도스도 전기 RPG
너무나도 유명한 소설 '로도스도 전기'를 원작으로 만들어진 RPG로 제작진들께서 소설 '로도스도 전기'를 너무나도 완벽하게 재현한 바람에 다른 것을 할 여지가 별로 없는 RPG가 되어 버렸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로도스를 연출하기에는 가장 좋은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소드 월드나 크리스타니아가 TRPG적인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면, 로도스 RPG는 대단히 CRPG적인 시스템을 가지고 있어 캐릭터의 성장이 확실히 느껴지는 반면, 다분히 비현실적이고 시스템이 이야기의 진행을 방해하다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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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라만상 RPG
한마디로「하이퍼 동양풍 TRPG」라 할수 있겠다. 요괴와 거대 로봇, 로미계 미소녀로 편성된 일러스트로 가득 채워진 '천라만상'의 규칙책을 언뜻 보면, 화려한 일러스트에 빈약한 구성을 한 전형적인 3류 TRPG가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 그러나 그 배경 세계와 게임 규칙을 보게되면 일러스트만큼이나 훌륭한 시스템과 뛰어난 배경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게 된다.
「천라만상」의 무대가 되는 세계는 400년 이상에 걸쳐서 전란이 계속되는 일본 전국 시대풍의 세계(만화 카제와 비슷한 느낌)로, '음양도 테크놀로지'라고 하는 발상을 베이스로 매드 사이언티스트적인 음양사나, 거대 로보트, 개조 인간, 육체에 직접 박은 음양도의 '식'의 힘으로 초인적 능력을 발휘하는 전사 등이 활약하는, 매력적인 오리지널 세계이다. 배경만큼이나 매력적인 천라만상의 게임 규칙에는 참가자들간의 대화와 캐릭터간의 관계가 몹시 중요하게 작용하는데, 인연, 숙명, 기합, 등의 독특한 수치는 스토리를 극적으로 이끄는데 큰 도움을 준다. 사실은 필자도 이 겜임만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어서(하고 싶어!!) 설명하기가 몹시 까다롭지만 보기만 한것으로는 대단히 만족스러운 RPG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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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혈 전용!! RPG
"열혈은 이해하는 것이 아니다. 느끼는 것이다!!"
'번장학원'과 함께 국내에 잘 알려진 2대 열혈 TPRG중의 하나. 이 게임은 단 한마디로 간단하게 정의내릴 수 있다. 그것은 바로 '정의'. '정의는 승리한다' 라는 일본 열혈 만화의 기본 개념으로 제작된 RPG인 것이다.
참가자들은 1명의 히어로(예:도몬), 1명의 히로인(예:레인) 그리고 그의 동료들인 펠로우(예:셔플동맹, 아렌비)로 구성하여 게임을 진행한다. 히어로에게는 HP와 같은 개념이 없다. Why? 당연히 히어로는 죽지 않기 때문이다!! 그의 동료들 또한 좀무래기들과의 싸움에서 절대 지지 않는다. 그리고 언제나 모든 시나리오의 마지막은 세션의 최종 보스인 다크 사이드 히어로(예:마스터 윙, 마스터 아시아)와 히어로 사이의 대결에서 히어로의 승리로 끝이 난다. 그렇다면 '언제나 이기는 게임이 뭐가 재미있을까? 뻔한 결말인데?'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그렇기 때문에 재미있는 것이다(그래도 계속하면 재미없다).
'그 뻔한 장명을 얼마나 더 멋지게, 열혈하게, 감동적으로, 코믹하게 연출하는가?'가 이 게임의 즐거움이다. 일반적 RPG에서 주어지는 캐릭터의 성장과 어떠한 목적을 성취함으로서 얻어지는 성취감과는 다른 순간 순간의 장명과 그에 따르는 미학을 즐기는 것에 중점을 둔 RPG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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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즈 블레이드(WARES BLADE)
'워즈 블레이드'는 1980년대에 출판되어 최근까지 꾸준히 추가 룰북들이 발매된 RPG이다. 중세 유럽풍 판타지 세계를 기본으로 조병이라 불리는 마법 로봇이 등장하는데, 그 세계관을 알기 쉽게 예를 들어 설명하자면, 애니메이션 '에스카플로네'와 상당히 비슷하다 하겠다.
여기에 등장하는 조병은 성각이 박혀잇는 특수한 가면으로 컨트롤하는데 '워즈 블레이드'의 핵심인 조병 관련 설정 전반에는 많은 수수께끼들이 있다. 과연 '조병(워즈 블레이드에 등장하는 마법 메카)은 누가 만들었는가?', '조병을 조종하는 힘이 담겨잇는 성각은 도대체 무엇인가?' 그리고 '신은 어떤 존재인가?'등 다양한 미스테리가 산재해 있다. 이런 많은 미스테리들은 게임 마스터에게 생각할 거리를 주고 자신만의 오리지널 설정을 부여할 기회를 주는 요소가 된다. 기본 세트가 발매된 이후 워즈 블레이드는 일본 자국 내에서 상당한 인기를 끌어 많은 추가 룰북이 나왔고 워즈 블레이드를 원작으로 한 소설 시리즈도 출판되었지만 원작의 룰과 설정을 무시했다는 이유로 팬들로부터 외면을 받았다(그러나 수많은 리뷰를 본 결과 팔리긴 많이 팔린것 같다). 한때 국내에서도 TRPG를 즐기는 많은 사람들이 흥미를 가지고 도전해 보았으나, 워즈 블레이드는 일본 내에서만 볼 수 있는 서적으로 해외에서 주문이 불가능하다는 원초적인 난관에 봉착하여 결국 대부분의 사람들이 포기하고 말았다. 본인도 1997년 FSS에 빠져잇던 시절, 'FSS와 유사한 분위기를 내는 RPG를 해볼 수 있어!' 라는 생각으로 책(운이 좋아서 '빌릴' 수 있었다. 혹자들은 '약탈'이라고 말하기도 하지만.)을 잡았으나 중국 책인지 일본 책인지 도무지 알 수 없는 한자 러시로 결국 포기하고 말았던 기억이 있다.
여러분도 책표지로 만족하자. 이제는 절판되어서 일본에서도 프리미엄을 주어야 구할 수 있는 책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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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라문 RPG (Sailor Moon RPG)
미국에서 만들어진 몹시 위험한 RPG이다. 미국인들도 이런 것을 만들 수 있다는 것에 감탄을 금치 못했던 작품으로 국내에도 규칙책의 디자인이 예쁘다는 이유로 구입한 사람은 많으나 플레이해봤다는 사람은 아직까지 등장하고 있지 않은 RPG이다.
약간의 응용으로 세라문 뿐만 아니라 여러 다른 변신 소녀물 RPG로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다. 어둠에 세계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가고 싶다면 이것을 구입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참고로 C. MacKinnon이라는 사람이 만들었다(어떻게 생긴 사람인지 한 번 만나 보고 싶군).
(세라문 RPG의 '위험한' 플레이 예상도)
참가자 A : "저 요마에게 스페셜 어택을 걸겠어요!"
게임 마스터 : "좋아요. 하세요."
참가자 A : "에? 진짜 해야 하는 거야?"
게임 마스터 : "당연하지. 어서 해."
참가자 A : (손을 치켜올리며) "알았어... 문~ 티아라~ 어택~!!"
참가자 B : "오늘 여기 아무도 없지?" (소근소근)
참가자 C : "응 부모님은 여행가서 아무도 우리 소릴 들을 수 없어."
(보통 RPG는 매우 그레이스하게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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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리트 파이터 RPG
본인이 가장 아끼는 TRPG 룰북 중 하나로, 알려진 바로는 국내에 단 두 권밖에 없는 휘귀한 TRPG 룰북이다. 이 또한 미국에서 TRPG로, World Of Darkness 시리즈로 유명한 화이트 울프(대표적으로는 최근에 CRPG로도 만들어진 Vampire : the Masquerade Darknes가 있다)라는 유명 RPG 제작사가, 무명 시절에 만들었던 룰북이다. (참고로 이 룰북은 화이트다.)
표지로 보나 제작사의 반응으로 보나 뭐로 봐도 구입할 가치가 없는 이 규칙책이 사실은 엄청난 명작이라는 사실을 당신은 아는가? 우선 모든 걸 제쳐두고 이 게임의 최대의 장점이라 할 수 있는 것은 스트리트 파이터 2의 완벽한 재현에 있다(물론 재미도 있다).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RPG에 보드 게임적인 요소를 조금 섞은 듯 한 게임인데, 일단 한번 해보고 나면 스트리트 파이터 2를 TRPG로 이렇게까지 완벽하게 재현할 수 있다는 것에 감탄할 수밖에 없다. 콤보와 디즈(머리 위에 병아리가 도는 것), 가드, 넉다운은 물란이고, 각 캐릭터들간의 필살기들에 심지어는 약, 중, 강 펀치와 킥 구성 까지 재현한 것이다. 물론 여기서 끝이 아니다. 제작자의 돋보이는 재치로 류의 파동권은 동양의 신비, 가일의 소닉붐은 초음속 비행을 많이 해서, 브랑카의 전기는 전기 뱀장어가 있는 연못에서 목욕을 해서 그렇다는 등등 동양인으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서양적인 취미까지 가미되어(이것은 표지만 봐도 알 수 있다) 완벽한 완성도를 자랑하는 TRPG가 되어 있다.
완벽한 이식에 엽기적 센스와 탁월한 재미가 삼박자가 착착 맞아떨어지는 이 RPG야 말로 실로 100년에 한번 나올까 말까한 불후의 명작이라 할 수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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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장학원!! RPG
이 게임은 수치심을 가지고 플레이 하는 것은 금지되어 있습니다.'
코믹 학원물의 대명사처럼 알려진 '번장학원'은 장엄하고 열혈하며 탄탄한(?) 배경 세계를 바탕으로 악의 고교생 집단(?)인 '호암제국'에게서 일반 생도들을 보호하는 정의로운 번장 학생들의 모험을 그린 RPG이다. 그러나 이것을 단순한 학원물이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중부를 지배하는 19세의 '카소 토모에'. 하지만 그녀에게는 왠지 모를 13세의 딸이 있으며 '토모에 마님'이라 불린다. 이에 더해, 자칭 미소녀 군사 '제갈궁명', 불의 7일간으로 불리는 싸움에서 큰부상을 입고 'Dr. 번장'에게 개조 수술을 받아 다시 태어난 '로보 번장', 1년만에 16세로 자라난 음치인어 '세이렌' 등등이 등장하는 번장학원은, 질서 정연한 질서 정연한 논리적 사고로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그런 세계인 것이다.
호암제국 : 호암고교의 번장은 힘과 카리스마에 모여들어 결성된 "호암연합"이 P.T.A와의 대동한 이후 교육계 재건을 위해 '번장에 의한 일반학생의 지배' 방식을 택하고, 호암연합은 "호암제국"으로, 호암은 스스로를 "호암 황제"라 칭한다.
P.T.A(교육 전문 위원회, Professional Teaching Assembly) : 전 고교 교육자 조직. 호암연합과의 전쟁을 끝으로 괴멸한다.
번장(蕃長) : 일반생도, 고교난민에게 없는 특수능력을 지니고, 동료들과 함께 소중한 사람이나 신념을 위해 싸우는 고교생 무투집단과의 싸움에서 일부 고교생들의 몸에 변화가 일어나 생겨난 존재. [참고] 옛날에는 비행소녀들의 리더를 뜻했다.
번장학원 : 호암에서 도망쳐 나온 고교 난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도쿄만의 섬 위에 건설된 학생수 15만의 요새. 정식 명칭은 '국립 번장 학원 고등학교(國立 蕃長 學院 高等學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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