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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사랑게시판

초보 학원 선생님들을 위한 소소한 팁!!(++내용 추가)

작성자스칼렛|작성시간17.02.23|조회수27,368 목록 댓글 192


안녕하세요. 고등부 학원 경력 4년차, 임용은 올해까지 합쳐 3번 치른 스물일곱 수험생입니다*.* 지금은 임고에 질려서ㅋㅋㅋㅋ다른 길에 발을 들여놓기 시작했구요.


2월이 한창 학원 구인시기라 학원 강사에 대한 글도 많이 올라오는 것 같아요. 저도 아직 한참 어리숙한 강사고, 제가 드릴 말씀이 백프로 맞는 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한참 혼자 헤매고 다닌 제 왕초보 시절ㅠ이 생각나 약간의 도움이라도 드리고자 선생님들께 말씀 올립니다.


1. 학원 구인 시기와 구인 방법

: 학원가는 중간/기말/방학이 끝나는 시점에 구인이 활발히 이루어집니다. 4월말에서 5월초, 6월말에서 7월초, 8월 중순에서 9월초, 11월 말에서 12월. 1월말에서 2월 중순. 이 중에서 가장 활발한 시즌은 겨울방학이 시작되는 11월 말에서 12월입니다. 지금도 끝물이지만 구인 시기라고 볼 수 있지요. 학원 생각있으신 선생님들은 지금 바로 자리 알아보셔야 해요!! 안그래도 별로 없는 국어 강사 자리는 새학기가 시작되면 씨가 마른답니다ㅜㅜ

 

 구인 방법은 제가 서울에 살아서 수도권 기준으로 말씀드릴게요. 다음에 '학원 강사 모여라', 일명 '학강모'라고 불리는 카페가 있구요. '훈장마을'이라는 사이트가 있습니다. 이 두 곳이 가장 구인 공고가 많이 올라와요. 서울/경기 선생님들은 주로 학강모와 훈장마을에서 구인하시는 게 편하실 겁니다! 학강모와 훈장마을에도 지방 구인 공고가 간혹 올라오긴 하지만 수가 많지 않아요. 그래서 지방 근무하시는 선생님들은 '잡코리아', '사람인' 사이트 혹은 벼룩시장, 교차로 등에서도 많이 찾으시더라구요.


2. 학원 페이

: 역시 가장 중요한 게 페이인데요. 기간제나 시간 강사에 비해 학원 강사가 그나마 뭐가 낫냐고 물으신다면, 1순위는 단연 페이일 겁니다. 이틀만 출근해도 수험생의 생활비 정도는 해결할 수 있으니까요. 제가 면접을 다녀 본 수도권 기준으로 말씀드릴게요. 중등부 주 2회 70~90만원, 고등부 주 2회 80~120만원 이상으로 받으셔야 적정 페이입니다. 5일 전임을 하신다면 중고등부 관계 없이 최소 200 이상은 부르셔야 합니다. 다시 말해 아무리 경력이 없으셔도 주 2회 기준 중등부 70, 고등부 80은 받으셔야 해요. 중고등부를 같이 해야 한다면 물론 80이상 요구하셔야 합니다. 보통 1타임 50분으로 계산하면 주 12타임 정도 나오구요. 시급으로 계산하면 최소!!! 1타임당 만오천원 이상 받으시는게 맞습니다. 경력이 1년이라도 있으시다면 중등부 80, 고등부 90 이하로는 받지 않겠다고 상냥하게 말씀해 주세요. 우리의 원장님들은 알뜰하셔서 언제나 만원이라도 덜 주고 싶어하시기 때문에, 지원자의 태도에 따라 급여를 시시각각 바꾸시거든요.


 여기서 간과하시면 안되는 것이, 학원가는 매 시험 기간마다 4주간 주말 보강+직보라고 해서 아이들 시험 전날 직전 보강을 해주는 것이 관행으로 굳어져 있습니다. 그리고 이 시험이라는 것이 한달이나 보강을 해주기 때문에 생각보다 자주 돌아옵니다. 게다가 우리의 원장님들께서는 마치 평소 급여에 보강비가 포함된 양, 시험 기간에 무한 보강을 해주기를 원하시고요. 그러니 면접에서 반드시 시험 보강 일정은 어떤지, 보강비는 지급하는지 물어보셔야 해요. 보강비를 주는 학원은 보통 10~20만원 가량 지급하는데, 이것조차 안 주는 학원이 태반입니다. 물론 말한다고 순순히 주실 양반들은 아니지만...말씀이라도 꺼내 보시는게 속시원하고 나아요. 그러니 시험 기간에는 주 2회 출근이 주 3 출근이 된다고 가정하고 페이를 계산해 보세요 꼭이요!! 


3. 학원 경력

: 학원은 학벌, 나이, 성별보다 경력을 1순위로 쳐줍니다. 무경력자는 학원에서 매우 기피하고, 경력란을 비워놓고 이력서를 제출했을 때 일반적인 학원이라면 연락이 오지 않습니다. 연락이 오는 학원은 무경력자를 후려쳐서 싼 값에 부려먹을 생각을 할 가능성이 9할 이상입니다. 그러니 정말 경력이 없으셔도 경력란을 비워두지 마세요! 대학교 때 과외 하나, 교육봉사 한 학기, 교육실습 한 달 하신 거라도 꼭꼭 채워 적으시는 것이 개미 눈물만큼이라도 낫습니다. 물론 과외 경력만 있다고 기재하시면 '과외 수업이랑 학원 수업이랑은 달라~'라는 후려치기를 당하게 되실 확률도 8할 이상입니다. 아무튼 있는 경험 없는 경험(?)까지 다 끌어내서 경력란을 채우시고, 면접과 시강에서 절대 쫄지 마세요!! '비록 경력은 없지만 내가 이 학원의 일타 강사다.'라는 자세로 임하셔야 원장들도 선생님의 임금을 덜 깎으려 들 것입니다ㅠㅠ

 덧붙이자면 학벌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봅니다. 물론 상위권 대학을 졸업했다면 좋아라 하십니다. 애들한테 홍보할 거리가 하나라도 더 생기는 거니까요. 제 주관으로는 학벌보다 나이를 은근히 따지는 것 같아요. 저는 지금까지 나이가 어려서 염려된다는 말을 제일 많이 들었습니다. 스물다섯까지는 가는 학원마다 들었고, 스물여섯인 작년에도 꽤 들었네요. 스물일곱인 올해는 아마도 덜 듣겠지요. 일반적으로 경력도 어느 정도 있으면서 애들을 잘 다룰 것 같은 삼십대 초반의 강사를 제일 선호하는 것 같아요. 그리고 일반 취업 시장과 달리 학원가는 같은 조건이라면 여성을 더 선호합니다. 일단 여자 선생님이 좀더 섬세하고 꼼꼼할 것 같아서, 또는 사춘기 여학생이 있으면 남자 선생님과는 소통이 어려울 것 같아서-. 제가 생각할 때는 편견같습니다만....대형학원 제외한 중소형 학원 원장님들 생각은 대부분 저렇습니다. 


4. 시강

: 일반적인 학원은 시강을 꼭 봅니다. 시강은 보통 10분 내외로 준비해 가시면 됩니다. 어렵지 않아요! 수업 연습한다고 생각하시면 편해요. 보통 중등부는 문학 중에서 현대시 한 편, 고등부는 문법이나 비문학 기출 한 지문 정도 하시면 원장님들도 만족하고 시강 시간도 딱 맞더라고요. 적당한 동네 보습 학원은 국어 선생님이 한두 분이라 대부분 국어를 모르는 선생님들이 들어와 시강을 보시는데요. 그만큼 내용 자체는 크게 중요하지 않고, 판서와 목소리, 시선 처리 위주로 시강을 봅니다. 2차 시연 연습하듯이 밝게 웃으시면서 큰 목소리로 전달력있게 수업하시면 돼요. 판서는 왼쪽 끝부터 줄을 잘 맞춰서 적당한 크기의 글씨를 적는 것이 중요하구요. 중간중간 애들이 있는 것처럼 질문도 던져 주시고요. 가끔 시강할 내용을 즉석에서 주는 고등부 학원이 있는데 거의 모의고사 기출 문제입니다. 편하게 문제 푸시고 판서 구조도 정도만 구상해서 수업하세요.


 시강도 하면 할수록 늘고 집에서 두세번 연습해 가시면 점점 자연스럽게 수업하실 수 있게 됩니다. 저는 처음에 너무 긴장을 하는 바람에 덜덜 떨면서 시강을 몇 번 망쳤거든요. 나중에는 처음부터 끝까지 15분 분량 대본을 만들어서 시강지에 살짝 끼워놓고 시강했어요. 질문 하나, 농담 하나까지 다 세세히 대본에 적어서 연습해갔어요. 막상 시강하면 볼 틈이 없는데도, 컨닝할(?) 구석이 남아있다는 생각만으로 안심이 되는 효과가 있더라구요.


 ++이건 저도 딱 한 곳에서만 겪은 경험인데요. 다른 선생님들도 간혹 겪어보셨더라구요. 아이들 앞에서 시강시키는 학원 가지 마세요. 아이들한테 니들이 평가해보라고 던져주는 건데, 이건 원장님이 수업을 평가할 능력도 줏대도 없다는 뜻입니다. 이런 학원 들어가시면 아이들 한마디 한마디에 원장이 사사건건 선생님께 시비를 걸게 됩니다. 그러다 보면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도리어 서운한 마음이 들거나 아이들 눈치를 보는 최악의 상황이 벌어집니다. 아마 웬만하면 없을 거라 생각하지만, 세상이 넓고 학원은 많다 보니^^;;


5. 면접

: 면접에서는 이력서 한 통을 놓고 선생님에 대한 온갖 신상털이가 시작됩니다. 가족 관계, 나의 대학 생활, 애인 유무(?), 나의 인생 진로에서부터 원장님의 강사 생활과 별로 알고 싶지 않은 인생 역경까지. 우리 원장님들은 그만큼 참 궁금하신 게 많으세요. 원장님이 원할 것 같은 대답을 사근사근하게 해주시고, 선생님들이 필요한 질문을 꼭 하셔야 해요.


 우선적으로 페이와 페이 지급 날짜를 확실히 못박으셔야 하고요. 두번째는 시험 보강 일정과 보강비 그리고 퇴직금 유무입니다. 참 안타까운 게 저는 보강비 주는 학원은 봤어도 퇴직금 주는 학원은 못 본 것 같아요. 학강모에서도 퇴직금 가지고 자주 난상토론이 벌어지는데, 당연히 받아야 하는 돈을 가지고 토론을 한다는 사실 자체가 참 슬픈 것 같아요. 요즘은 노동부에 하도 신고가 많이 들어가서 조금 나아졌다고는 하는데...여전히 퇴직금 가지고 장난치는 학원이 대다수입니다.


 세번째는 아이들 학교 수와 교과서 종류 수인데요. 이게 학원 결정을 좌지우지할 정도로 중요합니다. 별 생각 없이 중고등부를 한꺼번에 맡았는데, 알고보니 각 학년마다 학교가 서너개씩 있다면 시험 기간에 그야말로 헬게이트가 열리거든요. 저는 최대 11종 교과서를 한번에 맡은 적이 있었는데, 진지하게 시험 기간 도중에 도망갈까 고민했습니다. 한달 동안 임용 공부 따윈 1도 할 수 없어요. 하루종일 보강, 질문, 보강, 질문하다 집에 오면 쓰러져 자고 다음날 다시 보강가는 스케쥴이 한달 내내 반복됩니다. 그리고 임용 시험날이 아이들 기말고사 기간과 겹치거든요. 아무리 맘 속으로 이것도 내 공부다, 내 공부다 염불을 외워도 성불하지 못하는 자신을 발견하실 수 있으실 겁니다. 교과서가 한자리수를 넘어가는 학원은 무조건 피하시구요. 최대한 출판사를 한두곳으로 몰아놓은 학원을 선택하셨으면 해요.


 그리고 국어교육과를 졸업했거나 국어 교사 자격증이 있다고 기재하시면 거의 100%의 확률로 임용 준비하냐는 질문을 받게 되실 겁니다. 일반적인 학원은 임용 수험생을 매우 싫어합니다. 대놓고 공고에 수험생은 절대 지원하지 말라는 학원들도 꽤 있습니다. 장기 근무를 안하고 강사 구인하기 힘든 10월, 11월에 때려치고 나간다고 생각하거든요.

 참고로 저는 면접에서 임용 준비를 한다고 말씀드린 적이 한 번도 없습니다. 강사 혹은 대학원같은 여러 가지 진로를 모색하고 있으며 임용은 볼지 안 볼지 잘 모르겠다(?)고 애매하게 말씀드렸지요. 저는 애초에 중간에 그만둘 생각이 없어서 저렇게 당당히 말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사실 하반기에 무책임하게 도망가지만 않으면 임용 준비와 학원 일은 아무 상관이 없거든요...저도 합격하지 못한 덕분에 본의 아니게 장기 근무를 해왔구요 흑흑. 그래도 솔직하게 말하시고픈 선생님께서는 '임용 준비를 하지만 내 공부를 하듯이 학생들 공부도 잘 봐줄 것이며, 절대 하반기에 그냥 나가버리지 않겠다'고 강조하시는 게 좋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선생님이 맘에 들어서 채용을 할 경우, 원장님은 그 자리에서 바로 채용이 확정되었고 언제부터 나오세요~라고 말하실겁니다. 만일 '나중에 연락드릴게요~내일 안에 전화드릴게요~'라는 말을 하고 선생님을 정중히 내치신다면, 면접 연습 했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ㅜㅜㅜㅜ사실상 맘에 안 든다는 걸 돌려 말하는 뜻이거든요. 8할 이상의 학원은 선생님이 맘에 들면 어디 못 도망가게 당일 채용합니다. 저도 내일 연락주겠다는 말을 철석같이 믿고 오지않는 원장님의 전화를 하염없이 기다리던 때가 있었지요. 정말 애틋한 마음으로 기다린 것 같아요. 사랑에 빠진 사람처럼.....?

 그리고 이건 종종 있는 일인데 채용 확정해 놓고 일방적으로 파기해 버리는 학원이 있습니다. 분명 아프셔서 퇴사하셨다던 전임 선생님이 하루 아침에 불로초라도 드셨는지 계속 일하게 되었다는 신박한 핑계를 댑니다. 하필 면접 예정이었던 학원들에 채용이 되어 못 간다는 연락을 드린 후에....저랑 전생에 원수가 지셨나요.....? 아무튼 그렇게 오도가도 못하는 신세가 되실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출근 당일까지는 한시도 긴장을 늦추지 마시고, 준비성 철저하신 우리 선생님들께서는 모든 면접에 꼭꼭 참석하시기 바랍니다^.^   


6. 학원 생활

: 일단 초수이신 선생님들께는 학원을 권해드리지 않아요. 읽어보셔서 아시겠지만 시간을 생각보다 많이 까먹는 일이라서요. 과외 정도는 하셔도 괜찮을 것 같아요! 제 친구들은 주로 인맥 통해서 구하거나, '김과외' , '과외왕' 어플을 많이 이용하더라고요.(저는 이 어플들과 전혀 관련이 없습니다)

 

 재수 이상이신 선생님들은 기분도 전환할 겸 주 2~3회 파트 정도는 할 만하다고 생각해요. 학원은 제 의도대로 수업을 구성하기가 쉬워서 임용 공부에 도움도 되고, 아이들을 보며 동기 부여도 되더라구요. 저는 학원 생활하면서 가르치는 일이 참 적성에 맞는다는 걸 절실히 느꼈어요. 분명히 시험 전날까지 하나하나 가르쳐줬는데, 시험지에는 비가 내리는 아이들을 보면서 샤우팅을 하지만요. 아이들이 힘들게 하지만, 그만큼 아이들이 비타민이 되어주는 것 같아요.


 첫수업에서는 무조건 카리스마를 보여주세요. 내가 일타 국어 강사다!라는 마인드로요. 제가 아이들을 파악하듯이 아이들도 저라는 사람을 간(?)을 봅니다. 고등부라면 최근 수능 국어 출제 경향과 영어 절대평가로 인한 국어 과목의 중요도 상승, 그에 따른 국어 공부 방법을 강력하게 설파해 주시고요. 수시에 중점을 둔 아이들에게는 생활기록부의 독서 기록과 자소서가 매우 중요하며, 그에 따라 너희는 국어 선생인 나를 잘 따라야 내가 자소서 한 줄이라도 봐줄 것임을 어필하세요. 그 다음은 대다수 아이들이 어려워하는 비문학이나 문법 기출을 가져다 선생님만의 기술로 간결하고도 명료하게 풀어주시고요.


 학원 경력 없는 선생님들께는 웬만하면 처음에 고등부를 맡기지 않는데요. 고등학생들이 비록 본인들 공부는 징글징글하게 안하지만 선생님의 연륜은 기막히게 파악하거든요. 중학생들은 좋은게 좋은거지~마인드를 갖고 있어서 재미있는 이야기 많이 해주고 귀여워해주면 잘 따르는데, 고등학생들은 마음이 급하다 보니 자신한테 조금이라도 안 맞는다 싶으면 바로바로 수업을 갈아타요. 그 기준점이 보통 첫수업이고요. 저도 예전에 워낙 잘하시던 선생님 반을 물려 받았는데, 첫수업 하자마자 무려 절반을 깨먹은 쓰라린 경험이 있답니다ㅎ_ㅎ 그리고 원장님들도 첫수업 후 아이들의 반응을 무조건 살펴보시기 때문에 첫수업은 매우매우 중요해요. 아이들이 제 편이 되면 학원 생활이 백배 편해집니다. 


 다만 전임 강사는 삶이 고달프더군요. 보통 학원 전임들은 수목금토일 5일 체제로 빡빡하게 굴러가기 때문에 제 공부할 시간도 거의 없고, 주말이 없으니 동네 친구 한번 만나기도 어려웠어요. 저는 처음에 단순히 심심해서 학원일을 시작한 경우였어요. 매일 임용 서적만 들여다보는 일상이 지루하기 짝이 없었거든요. 애들이라도 가르치면서 삶의 활력소를 얻자는 마음으로 파트를 시작했고, 시간이 지나니 자연스레 전임을 맡게 되었고, 혼자서는 벌어본 적 없는 큰 돈과 부쩍 친해진 아이들을 보면서 이것도 나쁘지 않다고 합리화했습니다. 그렇게 4년이 지나니 어느새 학원 생활에 매몰되어 초심을 잊은 제가 있더라고요. 그렇게 학원 업무가 제 일상이 되고, 임용이 후순위로 밀려버렸습니다. 학원일이 밤늦게 끝나다 보니 밤낮이 바뀌어서 생활 패턴이나 건강도 많이 망가졌구요. 특히 고등부 전임은 정말 신중하게 결정하셔야 할 것 같아요. 수업 준비도 중등부보다 훨씬 시간을 많이 투자하는 공을 들여야 하고요. 고3까지 맡아 버리면 수능까지 책임지고 끌고 가야 하는데, 저는 많이 미숙해서 모의고사 때마다 아이들 스트레스를 제가 다 받아버렸습니다. 아닌게 아니라 학원 생활을 쭉 해보니 파트 선생님들은 임용을 많이들 붙으시는데, 전임 선생님들은 해가 갈수록 임용을 포기하는 비율이 늘어나더라고요. 학원과 임용을 병행하려면 무엇이 주이고 무엇이 객인지 항상 자문하면서 하루하루 보내야 할 것 같아요.


7. 이런 학원은 최대한 피해가시길

: 일단! 모든 선생님이 아시리라 생각하지만 국어 강사는 자리가 거의 없답니다. 아이들 수가 줄어서 해가 갈수록 학원 수도 감소하고 있구요. 학강모 구인 게시판이나 훈장마을 어플을 1분만 보셔도, 영수에 비해 국어가 정말 자리가 없다는 걸 아실 수 있어요. 그래서인지 예전의 저를 비롯해서 많은 선생님들이 채용만 되면 무조건 가서 착취를 당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한푼이 급한 수험생이니까 열악한 학원에 재직하는 건 어쩔 수 없더라도, 우리가 받아야 할 최소한의 대우에 대해서는 아셨으면 좋겠어요! 그러니 이 부분을 특히 주의깊게 읽어주셨으면 합니다*.*


1) 시급 9천원, 만원으로 계산해서 주는 곳 - 주로 알바헤븐같은 사이트에 널린 학원들이지요. 위에 말씀드린 무경력 선생님들이 처음에 빠져드는 학원이기도 하고요. 저도 멋모르던 시절, 주 3일에 70받고 일했던 경험이 있네요. 이런 학원들은 인건비를 아끼기 위해 아무나 쓰자! 대학생이건 수험생이건 너따위는 그냥 지나가는 알바일 뿐이다!...라는 생각을 갖고 있어서 시급을 짜게 주고, 그만큼 강사를 막 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학원가에서는 일단 강사를 시급으로 부린다는 것 자체가 질이 매우 좋지 않은 학원이라는 뜻입니다. 이런 학원에 들어가면 원장의 잔심부름은 물론이요 화장실 청소까지 떠맡을 수도 있습니다. 나중에는 내가 강사로 들어온 건지 원장님 비서로 들어온 건지 잘 구분이 안됩니다.


2) 퇴직금을 급여에서 쪼개서 준다는 곳 - 원래 급여가 100만원이라면, 여기서 13분의 1을 적립해서 퇴직할 때 주겠다는 학원이 적지 않습니다. 너무 아무렇지 않게 이런 조건을 말씀하시는 원장님들이 참 많더라고요. 말이 퇴직금이지 얼마 되지도 않는 급여 쪼개서 강사가 못 도망가게 볼모(?)로 잡고 있겠다는 계산인데요. 퇴직금을 아예 안 받으면 안 받지 이런 조건 내세우는 학원은 안 가시는게 좋습니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돈 가지고 장난치는 학원은 보통 부당한 처우가 딸려오더라고요.


3) 가족같은 분위기를 유독 강조하는 곳 - 학원 강사들 사이에서는 '가족같은 분위기'에서 '가'를 빼면 딱 맞다는 속된 명언이 있습니다. 이런 유형의 원장님들이 있는 학원으로 가시면 아래 3,4번이 섞인 학원 생활을 맛보실 수 있습니다. 이 유형은 사실 채용 공고에서부터 걸러내기 쉽습니다. 첫째, 유난히 본인 학원이 잘났음을 강조합니다. 마치 지역 전체를 이 학원이 석권한 듯한 착각을 줍니다. 둘째, 우리 학원은 그만큼 잘났으니까 아무나 지원하지 마라, 알바 사절, 비젼을 제시할테니 진짜 강사로 커나가실 분~~블라블라 써놓습니다. 마치 아이들 학원이 아니라 최고의 강사 양성소인 것처럼...? 강사들이 갓난아이도 아니고 키워주긴 뭘 키워줍니까. 물론 다 뻥입니다. 세번째로 가족같은 열정은 무지하게 강조해놓고 페이는 형편없거나, 페이에 대해 문의하면 말을 슬슬 돌리며 면접 와서 협상하자고 합니다. 여기서 대충 감이 잡힙니다.

 다음은 면접에서 미리 파악하실 수 있습니다. 첫째, 아직 면접 시간도 아닌데 의심증 걸린 사람처럼 오고 있냐고 문자, 전화가 계속 옵니다. 저는 가는 중에 이런 전화를 받으면 오늘도 교통비와 시간을 낭비하겠구나....하고 마음을 비웁니다. 둘째, 전혀 궁금하지 않은 전임 선생님 욕을 그렇게 해댑니다. 재미도 없고 감동도 없는 뒷담을 꾸역꾸역 듣고 있자면 혼이 빠져나가는 기분이 들지요. 정말 가족인줄 아시나 봅니다. '우리 김땡땡 선생님은 안 그러시겠지요? 내가 강사들한테 당한게 너무 많아ㅜㅜㅜ'이런 식으로 나를 띄워주는 척하면서 강사들에 대한 불신을 여지없이 드러냅니다. 설사 전임 강사가 잘못을 했더라도 후임 강사한테 욕을 하는 건 상식 이하의 원장이라는 뜻입니다. 이런 분들이 뒤돌아서면 내 욕을 다른 사람한테 이렇게 하겠구나 생각하시면 됩니다. 절대 가지 마세요. 셋째, 저를 언제 보셨는지 처음부터 말을 슬슬 놓습니다. 나중에는 내 아들딸같다며 거의 반말로 대화합니다. 자신은 돈 벌려고 이 짓 하는 게 아니라는 거짓말은 덤으로 딸려옵니다. 생전 처음 본 강사를 이렇게 대한다면 시간이 흐른 후에는 안 봐도 뻔합니다.


4) 월권을 행사하는 곳 - 강사는 자신만의 수업이 있고, 적어도 그 영역 안에서는 선생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가끔씩 학원도 내 꺼니까 강사도 내 비서정도로 생각하시는 원장님이 많으시더라고요. 수업할 때 갑자기 벌컥벌컥 문을 열고 들어 오신다거나, 아예 문을 열어 놓고 수업하라거나, 출근일이 아닌 날에도 수시로 문자&전화를 하시거나, 아이나 학부모의 한마디를 부풀릴대로 부풀려서 강사에게 퍼붓는다거나, 급여 하루 이틀 밀리는 건 기본이라거나, 퇴사할 때는 반드시 3개월 전에 통보해야 한다고 협박하거나 등등. 질릴대로 질려서 퇴사 통보를 하면, 절대 못 나간다고 붙잡다가 안 되니 고소미를 먹여 주시겠다는 막무가내 원장님까지.

 이 말씀은 꼭 드리고 싶은데, 후임이 안 구해졌다고 원장님이 아무리 붙잡아도 단호하게 뿌리치고 나오셔야 해요. 가끔 후임 구하는 공고 비용을 내라거나 직접 후임을 구해오라고 지시하는 막돼먹으신 원장님들이 있더군요. 후임 구하는 건 원장의 일이지 선생님의 몫이 절대 아닙니다!!! 선생님은 예의상 한 달 전에만 그만 둔다고 말씀드리면 그걸로 됩니다. 근로기준법상 선생님이 사표 제출을 하시면 한 달이 지났을 때 사표는 자동 수리됩니다. 후임 여부와 상관없이요. 그러니 선생님이 후임 문제 때문에 스트레스 받으실 필요가 전혀 없어요!!!!


5) 과도한 잡무를 맡기는 곳 - 가끔 2시, 2시 반 출근시키는 학원이 있습니다. 보통 중등부는 5시, 고등부는 6시 수업 시작합니다. 일반적인 학원들은 4시~5시 출근이 많지요. 3시 반도 빠른 겁니다. 그런데 아예 2시부터 강사를 불러놓는다? '나는 네가 집에서 퍼자는 꼴이 매우 보기 싫으니 학원에 나와서 뭐라도 해라!'라는 의미입니다. 대개 2시부터 출근하게 되면 두세시간 동안 회의(라고 쓰고 영양가없는 원장님의 넋두리와 한탄)를 하거나 대청소(!)를 시키거나 (곧 파쇄기로 들어갈 예정인)서류 작업을 시키거나 (원장님 입으로 들어갈)커피를 타오라고 주문합니다. 이외에도 학원 잡무의 영역은 선생님들의 상상을 뛰어넘는 무궁무진한 영역으로 발전합니다. 앞에서 나열한 업무들은 물론, 시험 기간이 다가오면 국어 강사인 저에게 한문이나 도덕(오타가 아니에요)도 가르치라는 요청도 가끔 들어옵니다. '국어교육이랑 윤리교육은 다른 과인데요...?'라고 말씀드리면 '우리 때는 혼자 열두 과목도 가르쳤다. 국어나 도덕이나 그게 그거 아니냐? 30분만 봐줘, 30분만!'같은 방어할 수 없는 주문이 날아옵니다. 지나친 잡무 요구는 꼭 쳐내시고, 청소나 타 과목 수업까지 요구할 경우, 진지하게 퇴사를 권해 드립니다. 강사에 대한 예의도 배려도 없는 곳에 헌신하실 필요가 없어요. 우리는 오직 국어를 가르칠 선생님으로 들어간 거니까요.


6) 구인 공고를 자주 내는 곳(★★★★★)- 이건....굉장히 주관적이고 예민한거지만 그래도 쓰겠습니다. 구인 공고를 자주 낸다는 건 그만큼 강사가 자주 교체되거나 공고를 내도 강사를 못 구한다는 뜻인데, 전자든 후자든 학원에 문제가 있을 확률이 9할 이상입니다. 좋은 조건의 학원이 강사를 못 구할 리가 없거든요. 학강모나 훈장마을에서도 유심히 지켜보시면 유독 자주 공고를 올리는 학원들이 있어요. 저도 그 중 한 곳에 다닌 경험이 있는데, 이유 없이 공고가 자주 올라오는 게 아니더라고요. 마침 참사랑 구인 게시판에도 있더군요. 구인 공고를 유독 자주 내는 모 학원이.....읍읍!!! 저는 여기까지 쓰겠습니다. 그이상은 저희집 고양이가 쓴 것으로.....


7) (여러 학원중 선택하실 수 있다면)국어전문학원 - 이 경우는 어디까지나 선생님께서 '국어전문학원'과 '종합(보습)학원' 두 학원을 놓고 선택하실 수 있을 때 해당됩니다^.^ 국어전문이니 종합보다는 임고에 더 도움되겠지?라는 생각에 택하시는 선생님들이 많으실 것 같아요. 의외로....전혀 아닙니다!

 제가 생각하는 첫번째 이유로, 국어전문학원은 보통 토일 주말에 수업을 깝니다. 아이들이 평일에는 영수학원을 가야 하거든요.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지옥의 텐텐 근무라고들 하지요. 세시간짜리 수업들이 계속 몰아칩니다. 이렇게 이틀 연속 수업하면 토일은 물론이고 평일에도 체력에 큰 부담을 느끼실 겁니다. 특히 처음 학원 근무하시는 선생님들은 목이 나갈 가능성이 커요. 목이 아프기 시작하면 몸살을 비롯한 여러 질병에 매우 취약한 상태로 전락한답니다ㅜㅜㅜ주말을 통째로 뺏기기 때문에 인간관계에 지장이 가는 등 삶의 복지가 하락하는 것은 물론입니다. 수험생으로 살다보면 평소엔 체감을 잘 못하는데, 주말이 없어지는 건 생각보다 어마어마하게~큰!!! 단점이랍니다.  

 두번째는 이렇게 빡빡한 근무를 하면 페이라도 많아야 할텐데 그것도 아닙니다. 총합 24시간 근무인데 140 이상 주면 많이 주는 거고요. 보통 120 아래로 줍니다. 평일 시간대로 환산하면 무려 4일치 근무를 몰아서 하는건데, 이틀 근무한다는 이유로 페이는 쥐꼬리만하죠? 이틀에 120이라니 얼핏 많이 주는 것 같지만 시급으로 환산하면 정말 몇 푼 안됩니다.

 세번째는 국어전문은 잡무가 많습니다. 교재도 직접 제작해야 하고, 회의도 많고, 일대일 클리닉도 진행해야 하고, 출근 시간조차 2시~3시로 빠릅니다. 저 교재 제작이라는 게 손이 많이 가서 엄~청 귀찮아요.....국어는 지문이 길어서 하다 보면 복붙+복붙의 연속인데 이럴거면 왜 제작을 하고 있나? 이런 회의감이 밀려듭니다. 너무 당연한 말이지만 난다긴다하는 집필진이 참여하는 시중 교재에 비해 퀄리티가 좋은 것도 아니고요.

 마지막으로 국어전문은 오로지 국어 하나만으로 승부해야 하므로 강의력과 아이들 관리에 대한 스트레스도 지속적으로 받으실 수 있습니다. 아이들이 단과인 국어전문까지 찾아온다는 건 그만큼 노련한 강의력을 원하기 때문입니다. 국어 선생님에 대한 기대치가 상당히 높아요. 머릿속 지식과 실제 판서 수업은 전혀 다른 문제기 때문에, 초보 선생님들은 이런 상황을 맞닥뜨리면 버거우실 수 있어요. 상술했듯이 고등학생 정도면 아무리 못하는 아이들이라도 강사의 숙련도를 정확히 파악해냅니다.

 하지만 종합학원은 아이들이 한 학원에서 전과목을 몰아 들으려는 심리가 있기 때문에, 선생님의 강의력이 썩 마음에 차지 않아도 그럭저럭 다닙니다. 국어전문과 달리 수업도 제 나름대로 커리를 짜서 구성할 수 있다는 엄청난 장점이 있고요. 거의 평일에 수업이 깔리기 때문에 주말에 쉬는 시간도 확보할 수 있답니다.               

 아무튼 위와 같은 이유로 저는 국어전문학원을 웬만하면 지원하지 않습니다. 물론 연차가 쌓이면 급여도 비율제로 바뀌고 강의력도 상승하면서 처음보다는 안정된 삶을 누릴 순 있지요. 그런데 저는 정말이지 주말 낀 텐텐 수업만은 못하겠더라고요....서로 다른 학원을 놓고 고민하신다면 제가 말씀드린 사항들을 꼭 고려하셨으면 해요!


 소소하게 쓴다고 한 것이 생각보다 길어졌네요. 제가 강사 경력은 길지 않은데 서울, 인천, 경기 곳곳을 면접 보러 다녀서 그런가봐요. 어떻게 하면 학원과 임용을 병행하면서 합격할 수 있을까-하며 안 돌아가는 머리를 열심히 굴려서 수십 곳 면접을 본 결과물인 것 같아요. 결과적으로 최종 합격을 못했으니 실패했다고 할 수 있겠네요. 그래도 아이들 가르치는 일이 적성에 맞음을 가장 절실히 느낀 시기였던 것 같아요. 저는 비록 올해부터는 중등 임용을 떠나 아이들을 가르칠 수 있는 다른 길을 모색하지만, 모든 선생님들의 합격을 기원합니다. 그리고 개인 정보를 제외하면 비밀댓글은 없었으면 해요 선생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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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댕온 | 작성시간 20.03.19 단비 같은 글 감사합니다! 주2회를 하면 보통 12타임이고, 1타임에 50분이라고 하셨으니 하루에 5시간이네요. 그렇다면 보통 "학원에 일주일에 2번 나간다"라고만 하면, 5시~10시에 근무하는 걸 상정하는 말이 맞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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