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늙다'의 품사? | |
| 작성자 : 조진숙 | |
| 안녕하세요? 저는 고등학교 국어교사입니다. 오늘 학생이 문제를 풀다가 '늙다'의 품사가 왜 동사인지 질문을 해와서 설명을 해주는 도중 의문이 생겨서 이렇게 문의를 하게 되었습니다. 대부분의 언중들은 '늙다'의 반대말을 '젊다'나 '어리다'로 알고 있고, '늙다'의 반대말로 쓰이는 이 두 단어는 형용사로 쓰이고 있습니다. 물론 품사를 구분할 때 단순하게 의미로만 구분하지 않고 기능이나 활용 유무로도 품사를 구분한다는 것은 저도 잘 알고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언중들이 '늙다'의 반대말을 '어리다'나 '젊다'로 알고 있고( 마치 '있다'의 반대말을 '없다'로 알고 있듯이요) 사실 '어리다'나 '젊다'라는 말이 쓰인 문장에 '늙다'라는 단어를 넣어도 문법적으로 전혀 어색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있다'는 동사와 형용사로 쓰이고 있는데 반해, '늙다'는 왜 굳이 동사로만 규정하여 혼란을 주는지 사실 이해하기가 힘이 듭니다.'늙다' 역시 '있다'처럼 형용사적 쓰임을 가지는 경우가 많은데 말이죠. '늙은 사람'은 '늙는 사람'이랑 완전히 그 의미가 다르게 여겨집니다. 전자의 '늙은 사람'은 사람의 현 상태를 나타낸 것이지 '늙는 사람'의 과거형으로 보기 어려워 보입니다. '늙다'를 동사로만 볼 경우, 전자의 '늙은'은 '늙는'의 과거로 봐야 한다는 말인데 좀 억지스럽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늙다'의 경우 기본형이 형재형으로 쓰이지 못한다거나('그녀는 예쁘다'는 말이 되나 '그녀는 늙다'와 같이 말이죠) 감탄형 어미가 '늙는구나'가 결합되어 동사로만 쓰인다고 할 수 있으나('있다'이 경우에는 '있구나' '있는구나' 둘다가 가능하여 형용사로도 동사로도 볼 수 있지요), 사실 '늙자'나 '늙어라'와 청유형이나 감탄형 어미가 결합되는 것은 또한 자연스럽지 않으므로 형용사적 쓰임도 무시할 수 없을 듯하거든요. 물론 이를 두고 상태동사들이 보이는 불완전동사의 한 형태라고 할 수 있겠지요. 하지만 반의어나 문장 내 쓰임을 볼 때 형용사적 쓰임을 무시할 수 없을 듯한데.....동사로만 규정을 해 놓은 것이 아무리 봐도 지나치게 단어의 의미를 제한적으로 묶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동사와 형용사 둘 다 쓰일 수 있는 것으로 보는 게 학교 문법을 가르치는 교사로서는 아이들에게 품사를 지도하는데 도움이 될 듯 싶어 질문을 드려봅니다. 시원한 답변 부탁드립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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