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비야 고마웠어 >
2026년 6월 8일 오후 2시 45분
2016년 10월 내게 온 나비는 10년을 채우며 내 품에서 조용히 떠났다.
동공이 풀리고 큰숨 몇번을 쉬고 마지막까지 잔숨이 3시간가량 아주 얕게 이어졌다. 기다리며 많은 고민을 했지만, 내가 알고 있는데 혼자 가게 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나비를 조심히 데리고 밥셔틀을 다니며 수시로 확인했다.
나비는 몸부림 한 번 없이, 마치 깊은 잠에 빠져들 듯 조용히 떠났기에 담담하게 보낼 수 있었다.
이별의 시간을 알려주는 만성병은 어찌 보면 고마운 병이다. 급작스럽게 맞는 이별보다 마음의 준비를 하고, 충분히 사랑을 전할 시간을 주기 때문이다.
돌이켜보면 나비는 있는 듯 없는 듯 너무나 얌전하고 씩씩하게 잘 지냈다. 먹는 것만 확인했지, 이가 거의 다 빠질 때까지도 몰랐었다.
지금 생각하면 그 부분이 가장 미안해서 눈물이 난다.
손을 완전히 탄 아이도 아니었기에 대부분은 조금 거리를 두고 지켜보았다. 아픈 아이들이 너무 많았고, 더 살펴볼 여유도 없었다.
마지막 몇 달을 직접 케어하며 함께 지내는 동안 나비는 완전한 애교쟁이, 엄마쟁이가 되었다. 그래서 그 시간이 조금은 위로가 된다.
사실 처음에는 나비라는 이름조차 마음 편히 부르지 못했다.
원래 돌보던 칼국수집 언니가 책임지지 않으려 했기에 내가 맡게 되었고, 그 마음이 오래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나비를 미워한 적은 없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더 살펴볼 여유도 없었다.
지나고 보니 내가 억울하다고 생각했던 마음 때문에 혹시 나도 모르게 소홀했던 것은 아닌지 몇 번이고 되새기게 된다.
그럼에도 조건 없이 사랑을 주었던 나비에게 말해주고 싶다.
다음 생에는 정신없이 바쁜 엄마가 아니라 여유 있는 엄마로 다시 만나자고.
그리고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이, 훨씬 더 끔찍이 사랑하자고.
너를 만난 것은 내 행운이었다.
이제는 진심으로 칼국수집 언니에게도 나비를 포기해주셔서 감사했다고 전하고 싶다.
덕분에 나는 나비를 만났고, 나비는 내 가족이 되어주었으니까.
나비야, 너무나 고마웠어.
오늘은 조금만 울께
따뜻했던 네 눈빛을 엄마는 잊지 않을게.
우리, 다시 만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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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히 사라져가고 있는 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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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일지 모를 나비와 공원 데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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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3월 길냥이 나비와 세모 모자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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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2월 나비와 세모 입양공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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