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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소설][스승시리즈] 항아리

작성자빛빔|작성시간26.06.18|조회수64 목록 댓글 1

 

출처 : https://m.blog.naver.com/qordb6712/120160420357

이것은 내가 겪었던 일 중에서도 가장 무서웠던 이야기다.

대학교 1학년 가을, 내 오컬트 스승은 슬럼프에 빠져있었다.

의욕이 없다고 해야할지 감이 떨어졌다고 해야할지 내가 "심령 스팟에라도 데려가 주세요~" 라고 말해도 들은 척도 하지 않고 가끔 주머니에서 1엔을 4개 정도 내어서 손등 위에 올렸다가

"안 돼. 기가 나쁘다." 라며 투덜투덜 말하고 뒹굴었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손금을 보여줘." 하며 손을 잡아 왔다.

"이거 안 좋네. 너무 안 좋아서 나는 모르겠다. 신경쓰이지? 그렇지?"

제멋대로 말한다.

"자 가자가자."

억지로 끌려가긴 했지만 모처럼 스승이 의욕을 낸 것은 기뻤다.

어디에 간다고 말해주지 않았지만 나는 스승을 따라 전철을 탔다.

도착한 곳은 근처 현의 중심 도시의 역이었다.
역을 나와 역앞 아케이드 거리를 성큼성큼 걸어갔다.

상가의 한 구석에 '손금' 이라고 하는 손글씨 종이를 탁자 위에 올려놓고 앉아있는 아저씨가 있었다.

스승은 친한 척하며 '내 친척' 이라고 말한다.
슈호(宗芳)라고 자기소개한 그 사람은 "그것을 보러 왔군." 이라고 하며 불쾌한 얼굴을 했다.

슈호 씨는 현지에서 이름난 사람으로 아사노 하치로와 비슷한 일을 하는 것 같다.

나는 잘 모르는 채 우선 손금을 보여주었지만 여난의 상이 나오고 있다는 일 이외는 특별히 나쁜 말을 듣지 않았다.

금성환이라고 검지와 중지 사이부터 새끼 손가락까지 펴지는 반원이 강하게 나와 있어서 기뻤다.

예술가의 상이라나.

"선배는 안 봐요?"

그렇게 말하니 슈호 씨는 스승을 노려보며 말했다.

"보지 않아도 알아. 죽을 상이야."

스승은 헤헤헤 웃을 뿐이었다.

밤에 폐점까지 기다린 후 슈호 씨가 집에 갔다.
큰 일본 가옥이었다.
손금 보는 건 취미로 하는 것 같았다.

저녁밥을 같이 먹고 자고 가라는 말을 들었으므로 나는 목욕탕에 들어갔다.

목욕탕에서 나오니 스승이 와서 "따라와라." 라고 말했다.

부지 뒤쪽에 있는 광에서 슈호 씨가 기다리고 있었다.

"확실히 네게는 볼 권리가 있지만 너도 참 지독하군."

스승은 딱딱하게 굴지 말라며 광에 들어갔다.
광 안 쪽에는 아래로 이어지는 계단이 있어 우리들은 거기로 내려갔다.

이게 이번 스승의 목적인 것 같다.
나는 두근거렸다.
스승의 눈이 빛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때는 반드시 위험한 것이 나온다.

생각했던 것보다 길었는데 꼬박 지하 2층 정도 까지 내려오니 다다미를 깐 지하실이 있었다.

노란 램프등이 천장에 걸려 있다.
6첩 다다미 정도의 넓이에 벽은 흙이 발라져 있고 다다미 바로 아래도 흙이었다.

원래는 자가제의 방공호였다고 나중에 들었다.

방 구석에 이상한 것이 있었다.
그것은 커다란 항아리였다.
내 가슴 정도 되는 크기에 안지도 못할 정도로 가로폭이 크다.

게다가 흔히 볼 수 있는 자기나 도기도 아니고 새끼줄이 붙은 초벌구이 항아리다.

"이것은 죠몽토기 아닌가요?"

슈호 씨가 고개를 저었다.

"아니 야요이식 토기야. 곡물을 저장하기 위한 항아리지."

그런게 왜 어째서 여기에 있지?
자연스럽게 그런 의문이 들었다.
스승은 항아리에 가까이 가서 물끄러미 바라보기 시작했다.

"이것은 할아버지가 전쟁 때 혼잡한 와중에 슬쩍한 거야."

슈호 씨는 나도 알고 있는 유적의 이름을 가르쳐주었다.
그때 스승이 입을 열었다.

"이게 곡물을 저장하고 있었다고?"

웃고 있던 것 같다.
노란 등불 아래에서도 항아리는 생기 없는 것 같은 어두운 색을 하고 있었다.

슈호 씨가 신음소리를 냈다.

"할아버지는 이 항아리에 인골을 넣고 있었다고 해."

"보인다더라. 항아리의 입구를 들여다보면 죽은 자들의 얼굴이."

나는 몸을 떨었다.
가을이라고 해도 아직 초가을이다.
추위가 벌써 올리도 없는데 한기에 습격당했다.

"가끔 항아리로부터 죽은 자가 기어온다고 해. 죽은 자는 방에 가득 차고 광 안에 가득 메워 밖에서 빗장을 걸어잠그면 온 마을에 우는 소리를 낸다더라."

나는 머리를 맞은 것 같은 충격을 받았다.
어질어질한다.
머릿속에 파리 떼가 날아다니고 있는 것 같다.
코를 찌르는 냄새가 감돌기 시작했다.
위험하다.
이 항아리는 위험하다.
심령 체험은 이래 봬도 꽤 해봤다.
그 경험이 경고하고 있는 것이다.

스승은 항아리의 입구를 엿보고 있었다.

"왔어. 기어오고 있어. 기어와라. 기어와라."

눈앞이 반짝반짝 빛난다.
귀울림이다.
벌레떼가 있는 것처럼 귀울림이 들린다.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한 엄청난 귀울림이 일어나고 있었다.

파지직 소리가 나면서 등불이 사라졌다.
사라지는 순간 창백한 도깨비불이 항아리로부터 나오는 것을 똑똑히 보았다.

"위험해. 밖으로 나가자."

슈호 씨가 당황하며 말했다.

"봐라! 이 녀석들 2천 년이 지나도 아직 이 안에 있어!"

슈호 씨가 아우성치는 스승을 붙잡았다.

"이 녀석들은 인간을 먹었어! 이것이 우리의 원죄다!"

나는 넋을 잃은 것 같았다.

"여기로 와. 내 제자라면 봐. 들여다 봐. 이 어둠을 봐라. 차안(此岸)의 어둠은 밑바닥도 없어. 저 세상 같은 곳은 구제가 없어. 식인이며 동족상잔의 업이야! 난 이걸 볼 때마다 확신한다! 인간은 뼛속부터 살아있을 자격이 없는 쓰레기라고!"

나는 마구 사다리를 올라가 도망쳤다.
슈호 씨는 스승을 잡아 끌어내서 광을 닫고 오늘은 이만 자고 내일 돌아가라고 했다.

그 날 밤, 계속 강한 바람이 불어와서 나는 귀를 틀어막고 잠들었다.

그 사건 뒤 스승은 건강과 의욕을 되찾았지만 난 복잡한 기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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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이쁜보경 | 작성시간 26.06.23 new 점점..미쳐가는 스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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