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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소설][스승시리즈] 마작

작성자빛빔|작성시간26.06.18|조회수26 목록 댓글 0

 

출처 : https://m.blog.naver.com/qordb6712/120160420877

스승은 마작을 잘 못한다.

물론 마작 스승은 아니다.

영감이 이상하게 강한 대학 선배로 오컬트를 좋아하는 나는 그와 옆에서보면 기분 나쁠 것 같은 사제 관계를 맺고 있다.

그런 스승이지만 2, 3회 대국해봤는데도 그 실력을 알 수 있었다.

나는 고등학생 때부터 친구들과 열심히 쳐와서 대학 데뷔조와는 수준이 다른 신입생으로서 동아리의 선배들한테 완전히 주목받고 있었다.

스승을 이길 수 있는 게 있다는 게 기뻐서 자주 마작을 치자고 꼬셨지만 그다지 상대해주지 않았다.

약점을 보여주고 싶지 않은 것 같았다.

1학년 여름, 동아리실에서 스승과 같은 학년인 선배와 둘이서 있게 되었다.

우연히 스승의 이야기를 하게 되어 내가 스승이 마작을 잘 못 친다는 이야기를 하니까 선배는 '마작은 잘 모르겠지만' 이라며 말을 꺼내 뜻밖의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그 옛날 스승이 대학에 들어온지 얼마 안 된 무렵, 활발한 남학생들이 어느 누구 할 것 없이 마작에 손을 대었는데 동아리 마작 데뷔전에서 역만(마작으로 최고 득점 역)을 올려버렸다는 것이다.

그리고 가끔 스승은 역만을 올려 마작 동료를 위축시켰다고 한다.

"난 그런 이야기를 들어서 감탄했었는데 그 녀석 잘 못쳤던 건가."

"있어요. 역만만 노리는 사람. 역만을 올리는 게 다른 사람들보다 많아도 대체로 약해요."

내가 그런 말을 하자 그 선배는 이런 말을 했다.

"듣자하니 나면 죽는 역만을 계속 내고 있었던 것 같아."

"네?"

머릿속에 구련보등(주롄빠오떵)이라는 단어가 떠오른다.
한 가지 색으로 1112345678999같은 형태를 만들어내는 마작에서 최고로 아름답다는 역이다.

그건 만드는 어려움도 물론이거니와 '나면 죽는다.' 고 마작 치는 사람들 사이에서 전해지는 사연이 깊은 역만이다.

물론 나도 나기는커녕 바랐던 적도 없다.
좀 오싹해졌다.

"마작 패를 몇 번이나 태우기도 한 것 같아."

확실히 구련보등이 난 패는 태워 다시는 사용하지 않는다고 들었다.

나는 정체모를 스승의 내면을 들여다본 것 같아 겁먹었지만 동시에 팟하고 떠오르는 게 있었다.

역만을 올리는 것이 사람들보다 많아도 대체로 약하다.
조금 전의 자신이 한 말이었다.

즉 스승은 데뷔전에서 우연히 내버린 구련보등에 재미를 붙여 그후로도 오로지 구련보등을 노렸던 것이다.

좀처럼 낼 수 있는 역은 아니기 때문에 평상시는 계속 지는 거고.

그러나 극히 드물게 성공해 버려 그때 패를 태우고 마는 것이다.

나는 그 추리를 선배에게 말했다.

"내면 죽는다니 그 사람이 좋아할 것 같은 이야기죠?"

그러나 내 이야기를 듣고 있던 선배는 고개를 갸웃했다.

"그렇지만... 구련보등 같은 이름이었던가... 그 이름."

그리고 으음 하고 신음한다.

"무슨 그, 일격필살 같은 느낌의 천주같은..."

거기까지 말하고 선배는 무릎을 쳤다.

"생각해냈다. 천화(텐허)다."

천화.

나는 굳어졌다.
듣고보니 분명히 천화도 나면 죽는다고 하는 말이 있다.

그러나 노리면 적어도 만들어볼 수라도 있는 구련보등과 달리 천화는 최초의 패가 배부된 시점에서 난다.

완벽하게 운이 지배하는 역만이다.

노리지 않아도 매회 동일하게 찬스가 오는 데도 불구하고 나면 죽는다고 말해질 정도 어려운 역이다.

그 어려움은 구련보등을 뛰어넘는다.

그 천화를 계속 내고 있었다니...

나는 스승의 끝을 알 수 없는 속을 들여다 본 것 같아 등골이 떨렸다.

"나면 죽는다니 그 녀석이 좋아할 것 같은 이야기야."

선배는 순진하게 웃었지만 나는 웃을 수 없었다.

그후로 한 번도 스승과는 마작을 두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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