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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소설][스승시리즈] 비

작성자빛빔|작성시간26.06.18|조회수58 목록 댓글 0

 

출처 : https://m.blog.naver.com/qordb6712/120160421048

대학교 1학년 여름.

쿄스케 씨라고 하는 오컬트 넷 동료 선배에게 이상한 이야기를 들었다.

시내에 있는 고등학교에서 한밤중 한 곳에서만 비가 내리는 현상이 있다고 한다.

쿄스케 씨는 그 지역 사람이면서 그 학교 졸업생이었다.
'쿄스케'라는 건 닉네임으로, 나보다 키가 크지만 분명히 여자다.

"거짓말 같아."

이렇게 말하는 나를 노려보고는, 그럼 와보라며 데리고 갔다.

한밤 중에 여고에 잠입하는 건 꺼림칙했지만 건물 안에 들어가는 건 아니어서 보안이 무르다는 쿄스케 씨의 말만 믿고 따라갔다.

장소는 학교 그늘에 가려진 곳으로 밑에는 소각로가 있었던 것 같지만 지금은 접근하는 사람도 거의 없다고 한다.

"어째서 비가 내리나요?"

쿄스케 씨에게 소곤소곤 물어보았다.

"옛날 학교 옥상에서 여기로 뛰어내린 학생이 있었다고 해. 그때 튄 피를 씻기 위해 비가 내렸다는데."

"요컨대 일곱가지 불가사의군요. 역시 거짓말 아녜요?"

쿄스케 씨가 발끈해서 멈추었다.

"도착했어. 저기야."

학교 벽과 건물에 둘러싸인 담 사이에 있는 빈 공간이었다.

어두워서 잘 안 보인다.

가까이 가자 쿄스케 씨가 '오.'라고 소리를 내었다.

"봐. 땅이 젖어 있잖아."

만져보니 확실히 사방으로 1미터 정도 되는 땅이 축축해져 있었다.

하늘을 올려다보았지만 달은 중천에 떠올라 있고 구름은 없었다.

"비가 내린 흔적이야."

쿄스케 씨의 말에 뭔가 석연치 않았다.

"정말 비에요? 누가 물을 부은 게 아니라?"

"왜 이런 곳에 물을 붓겠어."

고개를 갸우뚱했지만 떠오르지 않았다.
주위를 둘러봐도 아무것도 없었다.
건물 구석에 특히 여기에 용무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 소문을 만들기 위한 장난이라든지."

애당초 이렇게 좁은 곳만 비가 내릴 리가 없다.

"내가 1학년 때 3학년 선배에게 들었다. '1학년 때 3학년 선배에게 들었다'고."

즉 훨씬 전부터 있는 소문이라는 것이다.

눈을 감고 여기에 추적추적 비가 내리는 것을 상상해본다.

달이 있는 하늘에서 지상에 단 한 곳만 노려서 내리는 비.

무섭다기보다는 환상적이어서 역시 현실감은 없다.

"오랫동안 계속되고 있다는 건 즉 범인이 학생이 아니라 교사라는 말도 되지 않나요?"

"어떻게 해서든지 인위적인 탓으로 돌릴 셈이냐."

"하지만 비를 내리는 걸 보여주면 모를까 이래서는...예를 들어 잔업 중이던 선생이 야식으로 라면을 먹을 때 사용하고 남은 물을 창밖에 버린 걸 수도 있잖아요."

그렇게 말하면서 위를 올려다보니 검디검은 학교 벽은 밋밋해서 창문 하나 없는 걸 깨달았다.

학교 중에서도 가장 끝에 있어서 창문이 없는 것 같았다.

비. 비. 비.

중얼중얼 말해본다.
어떻게든 수수께끼를 풀고 싶다.
떨어지는 물.
떨어지는 물.
그 땅에 젖은 부분은 학교 벽으로부터 1미터 정도 밖에 떨어지지 않았다.

또 올려다보았다.
역시 학교 어딘가로부터 떨어져 내린게 아닐까.

"이 위는 옥상인가요?"

"그래. 하지만 누가 물을 떨어뜨리겠어."

올려다보면 옥상 가장자리는 낙하 방지를 위해 난간 같은 것이 쳐져 있었다.

자세히 살펴보니 한 곳, 난간이 끊겨져 있었다.
바로 이 위다.

"아, 저기만 왠지 옛날부터 난간이 없었어. 그러니까 저기에서 뛰어내린다는 거야."

그것을 듣고 팟하고 떠오르는 게 있었다.

"옥상은 청소를 하나요?"

"청소? 음, 하고 있었나? 반들반들한 바닥이 상당히 깨끗했던 것 같은데."

나는 마음 속으로 V자를 그렸다.

"옥상 청소를 본 적이 없는 것은 다른 업계에 부탁하고 있었던 게 아닌가요?"

몇 년에 걸쳐 한달에 한 번 정도 방과후 학생들이 돌아간 후 파견되는 환경미화원.

마루 바닥에 사용한 물을 귀찮아서 옥상에서 버리려고 했다.

그 물이 자연히 난간이 없는 곳으로 흐르고,

"그리고 다음 날 젖은 땅을 보고 소문을 퍼뜨리기 좋아하는 학생이 말하겠죠. 여기에만 비가 내리고 있다고."

나는 자신있게 내 생각을 말했다.
유령의 정체 따위 알고 보면 시시한 것이다.

"너 오컬트 좋아하는 주제에 낭만을 모르는 녀석이네."

뭐라고 떠들어도 상관없다.

"그렇지만 그건 아니야."

쿄스케 씨는 나직이 말했다.

"물에 젖은 땅을 봐. 좁은 곳에서 내리는 비의 소문이 났다는 전제가 잘못된거야."

쿄스케 씨의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나 내리는 거 봤거든."

나는 생각하는 것을 그만두었다.
그런 건 좀 미리 말하지.

"오컬트 소녀로서 그런 소문을 들으면 가지 않을 수 없었지."

고등학교 2학년 때 지금처럼 한밤 중에 잠입했다고 한다.

그리고 눈앞에서 폭포처럼 쏟아지는 비를 보았다고 한다.
수돗물 냄새라면 바로 눈치챘을 거라고 쿄스케 씨는 말했다.

"피 같은 건 벌써 씻겨 내려갔을 텐데."

나는 무릎을 덜덜 떨면서 말했다.

"자, 그럼 어째서 비가 내렸다고 생각해?"

모르겠다.
쿄스케 씨는 목을 기울이면서 웃었다.

"씻어도 씻어도 떨어지지 않는 피의 감각은 남자들은 모르겠지."

그 아이는 겁탈당했기 때문에 자신을 지우고 싶었던 거야.

내 눈을 바라보며 그렇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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