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s://m.blog.naver.com/qordb6712/120160421148
대학교 1학년 겨울.
대학생이 되고 나서 약 1년, 대학 선배이며 오컬트 스승이기도 한 사람과 온갖 심령 스팟을 다녔지만 역시 추워지니까 외출하기 싫어진다.
정월 휴일에 드물게 스승이 내 하숙집에 놀러왔다.
특별히 할 일도 없었기 때문에 코타츠 안에서 꾸물거리며 나는 게임 보이를 스승은 텔레비전을 보고 있었다.
갑자기 스승이 '어?' 라고 말해서 고개를 들어보니 텔레비전에서 다이버가 바다에서 해저 탐사를 하고 있었다.
"이 석상, 아, 사라졌다."
화면이 바뀌었지만 잠깐 보였다.
지중해 이집트 바다에서 해저에 헬레니즘 시대 유적이 발견되었다고 아나운서가 말하고 있다.
해저에 가라앉은 석조의 고대 건축물이 다이버의 수중 카메라에 의해 비추어지고 있다.
그 영상 속에서 무너진 돌기둥에 깔린 석상이 보였던 것이다. 그건 무슨 신이었던 걸까.
진흙이 뿌연 바닥에서 괴로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처음부터 그런 표정인 것 같지 않은 기묘한 분위기가 느껴졌다.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다음 뉴스가 흘러나온다.
"이런 일이 있을까요?"
스승은 복잡한 얼굴로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폐불훼석이라는 거 알아?"
스승의 전공은 불교미술이다.
일본에서 비슷한 예가 있다고 한다.
에도에서 메이지로 넘어오는 신불습합 시대부터, 불교에 있어 수난이라고 할 수 있는 신도일당 시대로 변했을 때가 있었다.
많은 사원이 파괴되고 불구, 불상 등이 불탔다.
신사도 불교색이 강했던 무렵에는 불상들이 많이 세워졌지만 그것들도 대부분 처분되었다.
"그 중에서도 밀교 탄압이 심했어."
요시노 긴푸센사가 파괴되고 주변 사원도 차례차례 습격당하고 있었는데 그 절 중 하나에 이상한 일이 있었다고 한다.
승려가 신관 일당에 습경당해 부동명왕 등 밀교계 불상을 모두 절 뜰에 묻어버리고 후에 그 절은 폐사되었다.
그리고 탄압 기색이 시들기 시작하자 귀중한 불상이 묻혀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채굴 업자가 그것을 파내려고 했다.
그런데 흙 속에서 나온 불상은 모두 진노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고 한다.
원래부터 화난 얼굴인 부동명왕은 차치하더라도 온화했던 다른 불상까지도 모조리 화난 얼굴이었다.
지옥의 귀신도 이만큼은 아니라고 할 정도로 엄청난 얼굴을 하고 있었다고 한다.
그 분노를 두려워한 남자는 파낸 불상을 태웠다.
묵제의 불상은 6일간(!) 계속 타올라 '오-옹, 오-옹' 하는 신음 비슷한 소리를 계속 내었다고 한다.
너무 엄청난 이야기에 나는 깨닫고 보니 정좌를 하고있었다.
"몇 년 전에 인간 문화재로 되어 있는 불사가 외국 방송 인터뷰를 받은 기사를 읽었던 적이 있어. 기자가 어째서 이렇게 깊게 우러나오는 아르카익 스마일(Archaic smile)을 표현할 수 있는 걸까요 라고 묻자 불사는 이렇게 대답했지.
'조각하는 것이 아니다. 웃는 거다.'
이걸 들었을 때 짜릿했지..."
드물게 스승이 남을 칭찬하고 있다.
나는 생명이 없는 상이 감정을 드러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래그래. 내가 예전에 하던 최면술을 사용해 재미있는 일을 했던 적이 있어."
뭘 말하고 싶은건지 조금 불안해졌다.
"평범한 석상에게 속삭였지. '너는 돌로 된 인간이야' 라고."
무셔.
이 사람은 정말 무슨 생각을 하는 걸까.
그 다음에는 어떻게 되었는지 굳이 묻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