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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소설][스승시리즈] 의뢰

작성자빛빔|작성시간26.06.18|조회수90 목록 댓글 0

 

출처 : https://m.blog.naver.com/qordb6712/120174072951

스승에게 들은 이야기다.

대학교 1학년 가을이었다.

나는 카나코 씨라는 오컬트 스승 집으로 갔다.
딱히 용무는 없지만 근처까지 왔기에 들르고 싶었다.

교차점에서 신호를 기다리고 있으니 도로를 끼고 건너편에 그 스승이 보인다.

거리가 제법 떨어져 있고 드물게도 차가 쌩쌩 지나고 있어서 불러도 이쪽을 보지 않는다.

뭐 하는가 싶어서 자세히 보니 전봇대 근처에 뭔가 떨어져 있고 스승은 그걸 내려다보고 있었다.

아무래도 비닐봉지에 든 과자빵 같았다.

스승은 이윽고 두리번두리번 주변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설마 싶어서 보고 있으니 스윽 주저앉아서 그 빵을 주워올리더니 품에 넣고는 얼른 떠나버렸다.

주워먹는 거냐고.
내가 다 부끄러워진다.

보행자용 신호가 파란불로 바뀌어서 나는 스승 뒤를 쫓았다.

아무리 그래도 이건 한 마디 해야겠다.

모퉁이를 돌아도 보이지 않는다.
도망치는 게 너무 빠르지 않나?

스승의 집으로 가면서 그녀가 최근 돈이 부족해 보였다는 걸 떠올렸다.

스승은 끈덕지게 알바를 하는 모습은 본 적이 없었고 대학 게시판에 붙어 있는 단발 알바 모집을 쳐다보는 걸 몇 번 목격한 적이 있었다.

늘 돈에 쪼달리고 얻어먹다가 갑자기 어디서 그렇게 돈을 번 건지 씀씀이가 좋아지고 이상한 걸 마구 산다.

그러다가 또 빈궁해져서 집 안에 틀어박히는 걸 반복하는 것이다.

옆에서 보고 있으면 매우 재밌지만 돈을 뜯기는 건 실로 민폐였다.

스승 집에 도착한 후 나는 거칠게 문을 두드렸다.
응답이 있었기에 인사를 하고 들어갔다.
나는 바로 방 안을 관찰했지만 빵 봉지는 안 보인다.

"아까 빵 주웠지요?"

명백히 동요한다.

"안 주웠어."

"봤어요. 벌써 먹은 거예요?"

"안 주웠어."

계속 심문했지만 결코 사실을 인정하지 않았다.
나는 결국 백기를 들었다.

"알았어요. 이제 됐어요."

"떨어지는 걸 주워먹을 정도로 썩지는 않았어. 넌 정말로 무례하구나. 게다가 그거 유통기한 지난 거라고."

됐어요.
제가 잘못했어요.

묘하게 마음에 걸렸지만 더 이상 쓸데없는 대화를 할 생각도 없었다.

그렇다고 해서 실속 있는 화제도 딱히 없고 얼굴도 봤으니 돌아가려고 일어섰다.

"뭐 먹을 거 좀 사와."

스승이 내게 명령한다.

"아, 그렇지. 점심 안 먹었지? 내가 만든 요리 먹게 해줄 테니까 재료를 사오렴."

말하는 방식은 바뀌었지만 돈 뜯어내는 건 변함없다.
한숨을 쉬며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근처 슈퍼로 갔다.

지시한 걸 사서 추위에 떨며 주택가를 걷고 있으니 완전히 그녀의 술수에 놀아난 걸 깨달았다.

그리고 의외로 그건 썩 기분 나쁘지 않았다.

"돌아왔어요."

문을 열고 비닐봉지를 발밑에 두었다.
마침 스승이 전화를 끊던 참이었다.

"예정 변경하자."

"어?"

"밥줄이 생겼어."

그렇게 말하면서 스승은 외출할 채비를 한다.

"그러고 보니 넌 아직 데리고 가지 않았구나."

"무슨 알바인데요."

"알바라고 하면 알바지. 재밌다구. 따라와."

요리 재료를 냉장고 안에 넣고 따라나갔다.

스승이 경차를 타려다가 멈추었다.

"아, 기름 떨어졌지. 자전거로 가자."

스승의 자전거에 둘이 타고 목적지로 갔다.
물론 페달을 밟는 건 나다.
어디로 가냐고 물어도 "좋은 곳." 이라고 얼버무린다.
나는 스승이 지시하는 대로 핸들을 꺾었다.

이윽고 자전거는 시내 중심지에서 조금 떨어진 일각으로 들어가서 복합빌딩 사이를 누볐다.

"여기야."

스승이 어깨를 탁 쳤다.
거기는 3층짜리 초라한 빌딩으로 1층에는 찻집과 입구가 있었다.

거기로 들어가는가 싶더니 스승은 그 입구 옆에 있는 계단을 올라갔다.

위층을 올려다보니 2층에 소비자 금융이라는 간판이 걸려 있다.

뭐야.
혹시 내게 빚지게 할 셈인가.
절로 의심이 든다.
두근거리면서 좁고 어두운 계단을 따라올라갔다.

스승의 등을 올려다보니 그녀는 2층 문을 지나쳐서 위층으로 올라가고 있었다.

3층?
무슨 가게가 들어 있었지?
빌딩 밖에서 봐도 거의 인상이 남아 있지 않았다.

계단을 다 올라가니 스승이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엄지를 세워서 그 문에 적힌 글자를 가리킨다.

'오가와 조사 사무소'

수수한 글자와 크기였다.

"안뇽하세요~"

스승은 문을 두드리더니 손잡이를 돌려서 문을 열었다.
순간 커피 냄새가 코를 찌른다.
살풍경한 실내에는 책상 몇 개와 알록달록한 파일이 꽂혀 있는 스틸 선반이 안쪽에 보였다.

그리고 입구나 책상 옆에 관엽식물이 있다.
제일 안쪽 책상에 다리를 올리고 서류를 넘기던 남자가 "오." 하고 소리를 낸다.

여기에 있는 건 그 사람뿐인 것 같다.

"의뢰인은?"

스승이 다가간다.

"아직이야. 최근 얼굴 보기 힘들다?"

남성이 서류를 책상에 내던지고 의자에서 일어섰다.

"일도 없는데 왜 여기에 오겠어."

"섭섭하구만... 커피 마실래?"

커피 메이커로 다가가면서 남성은 나를 보았다.

"너는 누구니?"

당신이야말로 누군가요.

여기는 혹시 흥신소인 걸까.

"조수야. 방해는 안 할 거야."

"호. 콤비를 바꾼 건가. 나츠오에서."

남성은 커피를 내 앞에 내밀었다.

"너도 보이는구나."

안경 안쪽에 있는 눈이 감정을 하듯이 가늘어졌다.

"보여. 그건 보증할게."

멋대로 스승이 보증해도 곤란하지만 아무래도 영감을 말하는 건 알 수 있었다.

각자 손에 든 커피 컵이 비어지는 동안 나는 설명을 들었다.

눈앞에 있는 남성은 오가와 조사 사무소 소장 오가와 씨.

유일한 직원이다.

"보다시피 영세 흥신소야. 하청의 하청 같은 일만 돌아오는 사회 쓰레기장이지."

스승과 긴밀한 관계를 가지고 있을 거라고 추측되는 쿠로야라는 대학 선배가 있다.

이 오가와 씨는 그 쿠로야와 친척 관계라고 한다.

그 쿠로야가 오가와 조사 사무소에 들어오는 일 중에서도 성가신 일을 때때로 도와주었는데 어느 날부터 쿠로야에게 소개를 받은 스승이 그 알바에 가담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성가신 일이요?"

그렇게 물으니 둘 다 웃었다.

"요괴야."

오가와 씨가 컵을 근처 책상에 두고 손수건으로 입 주변을 닦았다.

흥신소 일은 주로 신용 조사.
법인 재산이나 운영 상태를 조사하거나 개인 소행 조사나 불륜 조사.

그리고 경찰이 찾아내지 못하는 사람 찾기.

나는 결혼상대나 그 친척이 어떤 사람인지 근처를 돌아다니면서 물어보는 코트 입은 남성이 제일 먼저 떠올랐다.

다양한 의뢰가 반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굴러들어오고 있는 가운데 당연히 중범죄와 관련된 의뢰는 받지 않고 (만일을 위해서 거듭 확인하니 오가와 씨가 귀찮은 듯이 "응. 경범죄도 안 돼." 라고 말했다.
이 부분은 영세 흥신소의 비애인지도 모른다.) 사진을 보여주고 "이 고양이가 우리 화단을 어지럽히니까 어떻게 좀 해 줘." 라는 하찮은 일도 기본적으로는 안 받는다.

흥신소를 신뢰하지 않고 최저한의 정보밖에 안 주는 의뢰인도 많다.

개중에는 연락처조차 안 알려주는 의뢰인도 있다고 한다.

"필요하다면 이쪽이 연락을 하지."

그렇게 말하면서. 그럴 때는 정중히 돌려보낼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의뢰 내용이 불가사의한 경우."

오가와 씨는 항복하는 시늉을 하면서 가슴 주머니를 뒤졌다.

"5년 전에 죽은 아버지가 생전 친한 친구들 앞에 나타나서 돈 달라고 조르던데 왜 딸인 제겐 안 오나요? 아버지랑 한 번 더 만나고 싶어. 찾아주세요.... 내가 알겠냐! 호적 초본을 떼서 '틀림없이 죽었으니 기대하신 결과를 가져오지 못해 죄송합니다.' 라고 말하고 기본요금만 받으면 업무 끝나. 하루도 채 걸리지 않는 일이지. 편하지만 성미와 맞지 않아."

담배에 불을 붙이면서 깊이 숨을 내쉰다.

"그걸 어떻게든 부녀가 만나게끔 해주고 죽은 아버지가 왜 돈을 달라고 하는지, 왜 현세를 아직도 떠도는지 설명하는 게 이 녀석 임무지."

스승은 태연자약한 얼굴로 커피를 마셨다.

"이런 불가사의한 경우는 성공 보수까지 얻어낼 수 있으니까 특수한 능력이라고밖에 할 수 없구만."

이윽고 그러한 비상식적인 의뢰가 대기업 흥신소를 돌고 돌아 오가와 조사 사무소까지 흘러들어오는 경우가 많아졌다.

지금은 '요괴라면 거기' 라며 근처 업계에서 은근히 소문이 퍼진 모양이다.

'요괴' 는 그런 불가사의한 의뢰를 가리키는 은어이다.

"그래도 이 빈곤 사무소에는 일이 들어오는 것만으로도 감지덕지지."

"그치만 최근에는 감감무소식이던데."

스승이 불만스럽게 말한다.
거기서 얻는 알바비로 연명하고 있으니까 그런 생활고를 겪고 있었던 건가.

"나는 평범한 의뢰만 들어와서 안심했지만. 그런 의뢰만 들어오면 간판 내릴 거야. 그리고 사무소 양도한 뒤 은퇴할 생각이지."

그렇게 말하며 스승을 가리킨다.

스승은 관심없다는 얼굴로 빈 컵을 들고 싱크대가 있는 것 같은 옆방으로 사라졌다.

전화가 울린다.
오가와 씨가 자기 책상으로 돌아가서 받는다.
다른 책상 전화기는 울리지 않았다.
그냥 장식으로 놔둔 모양이다.
뭐, 다른 책상이라고 해도 직원인 소장 1명이라면 필요 없을 테니 의뢰인에게 잘 보이려고 놔둔 게 아닐까.

오가와 씨는 상당히 굽신거리는 어조로 대응하고 머리를 조아리며 사죄한 뒤에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내 시선을 눈치채고 소리는 내지 않고 입술만 움직여 말한다.

야. 쿠. 자.

그렇게 말한 것 같다.
어쩌면 날 놀리는 건지도 모른다.

"의뢰인은?"

돌아온 스승이 묻자 오가와 씨는 손목시계를 바라보았다.

"이제 슬슬 약속시간이야."

"그럼 넥타이 좀 제대로 매."

스승이 오가와 씨의 쭈글쭈글한 넥타이를 가리키며 말했다.

10분 후, 사무소 문이 열렸다.

"타카야 종합 리서치에서 듣고 왔는데요."

그 여성이 말한 순간 그녀의 발 틈새로 뭔가 자그만 것이 미끄러지듯이 들어오는 걸 보았다.

고양이다.
방문자는 내버려두고 방 구석을 두리번거렸지만 어디에 숨은 건지 보이지 않는다.

"앉으시죠."

오가와 씨는 접객용 의자를 가리키고 스승에게 눈짓을 해서 둘이서 맞은편 의자에 앉는다.

나는 비어 있는 책상에서 일을 하는 척을 하면서 곁눈질로 그 모습을 살폈다.

"왜 이런 곳까지 먼 걸음 하게 한 건지 설명해."

의뢰 내용을 말하기 전에 여성이 짜증난다는 말투로 그렇게 말했다.

"의뢰 내용에 따라서 움직일 수 있는 인원이 우연히 없는 경우가 있습니다."

오가와 씨가 그녀가 여기 오기까지 번번이 의뢰를 거절했을 다른 흥신소를 위해 저자세로 변호한다.

"이제 됐어."

요코야마라고 하는 그 의뢰인은 그렇게 내뱉더니 무릎 위에 놓아둔 자기 가방을 뒤진다.

나는 의뢰인의 옆얼굴을 보고 형언할 수 없는 기묘함을 느꼈다.

30대 후반으로 보이는 그녀는 입고 있는 옷은 수수한 정장이었지만 그 화장기 옅은 얼굴은 묘하게 창백해서 히스테릭한 분위기가 강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뒤로 묶은 머리카락 일부가 한 가닥만 얼굴에 흘러내려서 뺨에 달라붙어 있는 게 더욱 기묘하다.

단순히 머리 정돈 문제가 아니다.
뻔히 보일 텐데도 달라붙은 머리카락을 떼어내려고 하지 않는 그녀의 심리 상태가 문제인 것이다.

내심 귀찮은 게 왔다 불평할 만도 한데 그걸 전혀 내색하지 않는 오가와 씨는 역시 프로인 모양이다.

"이거야."

의뢰인은 가방에서 천을 꺼내어 테이블에 두었다.
아기옷 같았다.

"사귀는 남자 차에서 이게 있었어."

"그래서요?"

"둔하네. 왜 모르는 거야."

의뢰인은 그렇게 쏘아붙이더니 가방을 거칠게 닫았다.

"그 사람 내겐 독신이니 미혼이니 떠벌린 주제에 애가 있었다고. 용서할 수 없잖아."

"아, 네. 이건 그 분에게 빌린 건가요."

"그럴 리가 없잖아!"

몰래 훔쳐온 셈이다.
대충 사정은 알았지만 이래서야 설령 조사 의뢰를 받는다고 해도 그녀가 그런 의혹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상대에게 다 들통날 가능성이 높다.

나는 아마추어지만 그녀가 그런 경솔한 행동을 한 시점에서 의뢰를 거절 당한 이유를 충분히 알 것 같다.

"그래서, 어떻게 하고 싶으십니까."

의뢰인은 오가와 씨를 노려보더니 그 남성과 아이의 관계를 확인하라고 말했다.

의뢰라기보다는 완전 명령이다.
나는 오가와 씨가 언제 벌컥 화를 내며 이 여자를 사무소 밖으로 쫓아낼지 조마조마했다.

갑자기 뭔가 움직인 것 같아서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러고 보니 고양이는 어디 갔지?
나는 눈에 띄지 않도록 자연스럽게 자리에서 일어나 고양이를 찾았다.

책상 밑으로 숙여서 들여다보니 어둠 속에 눈동자 두 개가 빛나고 있었다.

있다.

하지만 지금 잡으려고 하면 시끄러워질 것 같아서 전혀 맞물리지 않는 대화가 끝날 때까지 기다리기로 했다.

"당 사무소 규정으로는 요금이 이렇게 되는데 하루당 기본요금은 이쪽이며..."

오가와 씨가 내민 요금표를 여자가 노려보았다.

"비싸. 어차피 여기에 필요경비라고 해서 찻집 커피값도 들어가는 거지?"

그러고 보니 의뢰인에게 차도 내오지 않았다.
스승이 상석했기에 차 내오는 건 내 역할이었구나 후회하고 있으니 의뢰인이 "이 요금으로 됐어." 하고 요금표를 탕 쳤다.

그때 기분 나쁜 감각이 들었다.
바로 옆에서 들리는 대화가 멀어지는 느낌.
공허하고 알멩이가 없는 느낌.

이건 대체 뭐지?

내 숨소리만 크게 들린다.
뻐끔뻐끔 의뢰인의 입이 움직인다.
말이 잘 안 들린다.
이럴 때는 뭔가 빠뜨린 경우가 많다.
어서 깨달아야 한다.

머리를 굴렸다.
알아냈다.
스승이 불린 이유가 없다.
의뢰인은 별난 사람이지만 의뢰 내용 자체는 흔해빠진 거니까.

이래서야 '요괴' 전문인 카나코 씨에게 일이 돌아온 의미가 없다.

"언제까지 결과 낼 수 있어?"

의뢰인이 이미 계약이 완료한 것마냥 말한다.

"이쪽 스케줄을 확인해 보겠습니다만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지는..."

그렇게 말하는 오가와 씨 소매를 스승이 잡아당기는 게 보였다.

"잠시 기다려 주십시오."

둘이서 일어난다.
제일 떨어진 책상으로 가서 어떤 파일을 꺼내 둘이서 본다.

펼쳐진 파일을 안 보고 있는 건 눈 움직이는 걸 보면 알 수 있다.

나도 다가갔다.
스승이 목소리를 낮춘다.

"안 받는 게 좋아."

"왜?"

"저 여자 거짓말 하고 있으니까."

"무슨 거짓말?"

"아기옷에 피를 닦아낸 흔적이 있어."

오싹해졌다.

"그리고 나 봤어."

"뭐가?"

"아기옷 내용물. 여기에 와 있어. 그 여자가 데리고 온 거야."

스승이 내 얼굴을 보았다.
그건 고양이가 아니었던 건가.

"무슨 속셈인지는 몰라도 제3자가 발견하게 만들 심산일지도 몰라. 아무튼 엮이지 않는 게 좋아."

오가와 씨는 스승의 옆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알았어, 나머지는 맡겨."

오가와 씨는 의자에 앉아 있는 의뢰인에게 홀로 돌아갔다.

의뢰인이 욕지거리를 퍼부으면서 돌아간 후 겨우 조용해진 사무소에서 우리는 한숨 돌렸다.

"경찰에 신고할 거야?"

스승이 책상 위에 걸터앉았다.

"나중에 익명으로 해두지."

오가와 씨가 지친 듯이 말한다.
그리고 담배에 불을 붙이면서 물었다.

"아기는? 아직 있어?"

스승이 나를 바라본다.

"따라갔어요. 한순간밖에 못 봤지만 아마도."

후, 연기를 토해내며 오가와 씨는 십자를 긋는 시늉을 한다.

의뢰인에게 여기를 소개해준 타카야 종합 리서치라는 흥신소는 원래 오가와 씨가 소속된 곳인 듯 자주 이런 일을 넘겨준다고 한다.

그 타카야 종합 리서치에서 전화가 왔다.
오가와 씨가 쾌활한 목소리로 대화를 나눈 뒤 수화기를 놓는다.

"요괴답지 않은 의뢰지만 이치하라 여사의 제육감이 발동한 모양이야."

이치하라(市原) 씨라는 명물 사무원이 있는 모양이다.
들어보니 오지랖 넓은 아줌마 같았다.

"이치하라 씨 나이스 플레이네."

스승이 웃으며 말했다.

오가와 씨가 지갑을 꺼내서 천 엔짜리 몇 장을 스승에게 떠넘겼다.

"오늘은 수고했어. 자, 교통비. 안색 안 좋다. 제대로 챙겨먹어."

"생큐."

스승이 대충 주머니에 돈을 쑤셔넣었다.

"알바할 생각이라면 명함 만들어둘게."

완전히 부정기 알바지만.
그렇게 말하면서 오가와 씨는 의외로 진지한 얼굴로 내게 악수를 청해왔다.

나는 그 손을 잡았다.

"하청의 하청의 알바의 조수구만."

옆에서 스승이 손을 치면서 유난히 떠들었던 게 기억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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