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s://m.blog.naver.com/qordb6712/120174076030
초등학생 시절 해안에 있는 청소년의 집에서 합숙을 한 적이 있었다.
가까운 신사까지 왕복하는 담력시험을 한 뒤 자야 할 시간이 다가왔다.
무서운 경험을 한 직후 이상하게 들뜬 탓인지 우리 여덟 명은 건물 1층 안쪽에 있는 담화실에 모였다.
소등 직후였기에 아직 선생님이 순찰하러 올 가능성이 있지만 들켜도 그때가서 생각하자고 뻔뻔하게 모임을 강행했다.
왜냐하면 우리 중에 괴담을 잘하는 녀석이 한 명 있었기 때문이다.
평상시에는 눈에 띄지 않는데 뜻밖의 재능이라고 해야 할지 그가 들려주는 무서운 이야기는 그 어눌한 말투와 함께 기묘한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우리는 열심히 그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아니, 그 자리를 뜰 수 없었다.
다다미가 깔린 담화실에 키가 작은 책장이 벽쪽에 늘어서 있었고 그 책장 앞에 빙 둘러 앉은 우리 그림자가 하늘하늘 흔들리고 있었다.
원 안에 그가 양초를 켜둔 것이다.
언제나 체육 수업도 매번 빠지고, 창백한 얼굴으로 교실 구석에서 조용히 있는 모습이 어울리는 그가 그때는 우리를 지배하고 있었다.
아무도 그만 자자는 말은 꺼내지 않았다.
혼자서 방까지 돌아가는 것이 무서웠던 것이다.
담담하게 이야기는 진행되었고 여자애들의 얼굴이 점점 굳어졌다.
남자애들도 짐짓 아무렇지도 않은 척 다음 이야기를 재촉했지만 그것도 공포심을 호기심으로 바꾸기 위해 자신을 속이고 있는 게 틀림없었다.
문득 이야기가 중단되고 방안에 정적이 찾아왔다.
그는 좀 쉬자는 듯이 손을 들어올린 뒤 들고 있던 물통에 입을 대고 물을 마셨다.
킁 하고 누가 코를 훌쩍이자 잇달아 킁킁 하는 소리가 조용해진 담화실 안에 들린다.
그런 분위기를 참지 못하고 남자애 중 한 명이 애써 밝은 어조로 말했다.
"이런 게임 어때?"
모두 눈을 감고 지금 유령이 있을 것 같은 곳을 동시에 가리키는 거야.
그 아이가 그런 말을 하자 너나 할 것 없이 당황했지만 "재미있을 것 같네." 라고 그가 말하자 왠지 해야만 할 것 같은 분위기가 되었다.
"그럼 눈을 감자."
말을 꺼낸 아이가 그렇게 말해 나도 마지못해 눈을 감았다.
갑자기 자신의 심장 소리가 커진다.
"다 가리켰어?"
그런 목소리가 들렸기에 당황해서 아무데나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있을 것 같은 곳을 느낀 것이 아니다.
어쩐지 그걸 느끼려고 하지 않는 편이 좋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눈을 떠."
목소리가 들려 조심스레 눈을 뜬다.
꺄악 짧은 비명이 들렸다.
대부분 다른 장소를 가리키고 있었지만 여자애 두 명이 거의 같은 방향을 가리켰던 것이다.
"싫다, 얘." 라고 말하며 웃어넘기려는 듯 했지만 목소리가 떨리고 있었다.
"다음 이야기 할게."
그가 말하면서 몸을 앞으로 내민다.
우리도 촛불에 얼굴을 가까이 갖다댔다.
원이 작아진다.
또 그의 오싹한 이야기가 시작되고 왠지 이상한 여운이 퍼지는 가운데 끝났다.
숨을 내쉬는 소리가 곳곳에서 들린다.
"또 유령이 있어 보이는 곳을 가리키자."
아까 전에 그 말을 한 남자애가 말했다.
"응, 좋아"
허세를 부리며 다른 아이가 눈을 감는다.
다른 아이들도 눈을 감는다.
적어도 나는 혼자서 눈을 뜨고 있는 것이 무서웠다.
"자, 눈 떠."
그 말을 듣고 눈을 뜨니 이번에는 남녀 한 쌍이 같은 방향을 가리키고 있었다.
나는 저도 모르게 그 흰 벽에서 눈을 돌렸다.
뭔가 보일 것만 같아서.
그 후에도 그가 이야기를 하나 할 때마다 이 영감 실험 같은 게임을 했다.
게임을 말한 본인도 핏기가 싹 가신 얼굴을 하고 있다.
하지만 아무도 그만두자고 말하지 않는다.
모두가 빠져나갈 수 없는 쳇바퀴 속에 갇혀 버린 것 같았다.
그리고 이윽고 눈치채기 시작했다.
손가락을 가리키는 방향이 점점 비슷해지기 시작했다는 것을.
눈을 뜰 때마다 숨을 삼키는 소리가 나서 모두의 시선이 그쪽으로 향했다.
이번은 네 명이 거의 같은 방향에 있는 창문을 가리키고 있었다.
두꺼운 커튼이 쳐져 있어 밖은 볼 수 없었다.
밖에서도 작은 촛불은 안 보일 것이다.
에헤헤 누가 겸연쩍은 듯 웃었다.
아무도 창밖 커튼 너머를 확인하려고 하지 않는다.
모두 어색하게 시선을 돌릴 뿐이었다.
"다음 이야기."
또 그가 나직이 말했다.
그런 그가 이야기를 시작하자마자 그 얘기가 여태까지 했던 괴담과는 다르다는 걸 깨달았다.
한밤 중에 아이들이 모여 유령이 있는 장소를 가리키는 게임을 하는 이야기였다.
마치 우리 같다.
1번,2번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점점 손가락은 똑같은 곳을 가리키기 시작한다.
두 명, 세 명, 네 명, 다섯 명...
그리고 마지막 이야기가 끝났을 때 모두가 같은 장소를 가리킨다...
거기서 그는 이야기를 끝냈다.
끝났는데 아무도 숨을 내쉬지 않는다.
지금부터 그 다음 게임이 시작된다.
"눈을 감아."
그가 말했다.
아무도 거스를 수 없었다.
내 앞에는 초가 어둠 속에서 아지랑이처럼 흔들리고 있었다.
우리들이 가라앉듯이 둥글게 앉아 있는 담화실이 꿈틀꿈틀 움직이는 것 같았다.
어디를 가리켜도 매우 불길한 장소를 가리켜 버릴 것 같았다.
떨리면서 손을 움직였다.
"눈을 떠."
어둠 속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우리는 모두가 같은 방향을 가리키고 있는 것을 보았다.
대학교 1학년 봄이었다.
나는 대학에 들어가 순식간에 친해진 선배와 둘이서 심령 스팟을 방문했다.
그 사람은 괴담을 좋아하는 내가 도저히 상대할 수 없을 만큼 괴이한 지식을 가지고 있는 괴인으로 나는 그를 스승이라고 부르며 가는 곳마다 따라다녔다.
"이 세상에는 설명할 수 없는 것이 있어."
멧비둘기 소리가 저 너머에서 들리는 어두운 곳에서 작은 램프가 우리 얼굴을 비추고 있었다.
내 비장의 체험담을 듣고 스승은 나직이 한 마디 내뱉더니 고개를 끄덕인 후 움직이지 않았다.
아무것도 말해주지 않으면 두려움이 배가 된다.
지금 우리가 있는 이곳은 마을을 벗어나 산길을 구불구불 올라서 간신히 도착한 곳에 있는 방치된 프리패브 오두막이었다.
다양한 자재들이 흩어져 있어서 엉망진창이었지만 안은 넓다.
블루 시트에 쌓인 먼지를 털고 그 위에 앉았다.
아무것도 없는 공간이 몸에 달라붙어서 공연히 차갑다.
심령 스팟에 눌러 앉아 괴담을 이야기하는 터무니 없는 일을 잘도 하는구나 싶었다.
이야기하고 있는 도중부터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여기에는 우리 둘밖에 없을 텐데 좀 더 많은 기척이 귀를 기울이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고 있었다.
"그 가리키는 게임은 처음이었지?"
겨우 스승이 입을 열었다.
"그래요. 아마도 모두 처음 했을 거예요. 그게 왜요?"
스승은 눈웃음을 지으며 입가를 느슨하게 풀었다.
"마지막에 모두가 어디를 가리켰는지 맞춰볼까?"
놀랐다.
그리고 동시에 그 담화실 안을 자세히 묘사하지 않았기 때문에 알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네 이야기만으로도 알 수 있어."
스승은 식은 죽 먹기라는 듯이 단언했다.
나는 조금 긴장했다.
알 수 있을 리 없다.
하지만 기분 나쁜 분위기가 감도는 밤의 프리패브 오두막 안에서 그 확신이 흔들린다.
램프 주변을 날아다니는 작은 날벌레 소리를 들으면서 어두운 곳에 떠오르는 얼굴을 응시했다.
"모두 그 괴담을 이야기한 '그' 를 가리켰다."
그렇게 말하면서 스승은 내 미간 근처를 가리킨 다음 그 손가락을 감추듯이 다른 손으로 잡았다.
"라고 말하고 싶지만 아니야.
왜냐하면 넌 한 번도 그 게임을 진지하게 하려고 하지 않았으니까. 유령의 기척을 찾는 게 무서웠겠지.
오히려 자기 손가락이 그런 장소를 가리키는 것을 두려워했어. 다른 사람과 같은 방향을 가리켜버리면 정말로 거기에 유령이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한 거야.
그래서 반대로 아무것도 없는 장소를 가리켜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혔겠지. 그리고 게임이 진행되면서 그 자리에 있던 다른 애들도 똑같이 생각했을 거야."
스승의 말은 흔들림 없는 묘한 자신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처음에 여자애 두 명이 같은 방향을 가리킨 후 아마 모두 이렇게 생각했겠지.
한 번 더 같은 방향을 가리키는 것은 너무 무섭다고. 그러니까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그 방향을 피했을 거야.
그리고 아마 그 방향에서 멀리 떨어진 곳, 예를 들어 반대 방향을 우연히 남자애와 여자애가 똑같이 가리켰겠지.
그럼 이번에는 모두 이렇게 생각해. 저기도 가리키면 안 된다고. 또 손가락을 가리키는 곳이 줄어들고 말아. 자연스레 다음에 똑같은 곳을 가리킬 확률이 올라가지. 반복하면 반복할수록 계속."
슥슥 글자를 쓰듯이 손가락으로 허공을 저으며 스승은 프리패브 오두막 안을 둘러보았다.
"그리고 '그'가 지금 자신들이 놓인 상황과 꼭 닮은 괴담을 시작해. 이건 반칙이야. 아무리 무서워도 어차피 지어낸 이야기라는 필터가 벗겨지고 괴담이 현실을 침식하기 시작해 버리니까.
아이들의 마음은 틀림없이 공포로 가득 찼을 거야. 그리고 다음에는 절대로 다른 사람과 같은 방향을 가리켜서는 안 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히겠지. 특히 그가 말한 괴담의 결말처럼 절대로 모두가 같은 장소를 가리켜서는 안 돼."
스승은 손가락을 내리고 그대로 고개를 숙였다.
"그러니 모두 눈을 감은 채로 생각했겠지. 절대로 다른 사람이 가리키지 않는 장소. 그런 곳에 유령이 있을 리가 없는 장소. 있다고 생각할 리 없는 장소..."
오싹해졌다.
설마 스승은 알아낸 건가?
"거기는, 그 담화실은 1층에 있었지? 그러니까..."
스승은 고개를 들고 오른손을 쑥 내밀더니 손가락을 천천히 아래로 내렸다.
"모두 아래를 가리켰을 거야."
그 말을 듣는 순간 머릿속에 선명한 기억이 떠오른다.
여자애들의 비명.
남자애들의 비명.
우당탕 도망치는 발소리.
모두의 손가락이 아래를 향했을 때 나는 정체를 알 수 없는 높은 소리를 들은 것 같았다.
등에 무겁고 차가운 액체가 들어온 것 같다.
그 자리에서 일어서려다 누군가와 부딪쳤다.
넘어진 내 눈에 양초 앞에서 경악한 얼굴로 굳어버린 그가 들어왔다.
이윽고 담화실에서 아우성치면서 몇 명이 튀어나오고 그 소란을 들은 선생님이 잠옷 차림으로 달려왔다.
우리는 몹시 심하게 혼났고 한 대씩 뺨을 맞았다.
특히 초를 가져온 그는 선생님 방으로 끌려갔다.
그는 괴담을 이야기할 때 보여준 침착한 태도는 온데간데 없고 "죄송해요, 죄송해요" 라고 사과하며 엉엉 울었다.
"잘도 알았네요."
그렇게 말할 수밖에 없었다.
새삼 이 사람은 굉장하다고 감탄했다.
"아마 모두의 손가락은 엄밀하게는 완전히 같은 곳을 가리키지는 않았을 거야. 자기 바로 밑이나 다다미 위를 가리키는 등 제각각이었겠지. 적어도 그전에 두 명 이상이 같은 곳을 가리켰을 때만큼 정확하지는 않았을 터.
그렇지만 눈을 뜨고 다른 애들 손가락이 가리키는 방향을 본 순간 모두 자신과 똑같이 '아래' 를 가리켰다고 인지했겠지."
그렇게 지적받고 처음으로 깨달았다.
확실히 손가락은 정확히 같은 방향을 가리키지 않았다.
그런데도 가리켰다고 착각하고 있었다.
"착각이 심한 애들에겐 그 게임은 가혹했겠네."
스승은 미소 지었다.
나는 왼팔을 문지르면서 어깨를 움츠렸다.
그 공포 체험에 그런 심리 트릭이 숨어 있었다니...
문득 머릿속에 희미한 위화감을 떠올린다.
어? 그럼 이상하다.
"이 세상에는 설명할 수 없는 것이 있다고 말하지 않았나요?"
내 이야기를 들은 뒤 스승은 분명히 그렇게 말했다.
그러나 바로 다음에 그는 구체적인 이유를 설명해주었다.
그때 그 의미심장한 말은 뭐란 말인가?
"누가 여기서 끝이래?"
스승이 천천히 말을 토해내었다.
램프의 불빛이 비추는 가운데 스승은 목을 돌려서 거미집이 연기처럼 덮고 있는 오두막 네 귀퉁이를 쳐다보았다.
"여기는 도산한 토목 회사 자재 창고였나 봐. 그곳이 왜 심령 스팟이 되었는지 아직 말하지 않았구나. 뭐 딱 터놓고 이야기하면 사장이 여기서 목을 매었어. 거기 있는 기둥에 넥타이를 감아서 말이지."
램프를 그쪽으로 비춘다.
무서운 거라도 본 것처럼 나는 무심코 몸을 움츠렸다.
"그 후 한밤중에 오두막 앞을 지나면 창 안쪽에 누가 서있는 게 보인다는 소문이 퍼졌지. 그 창 너머에 있는 실루엣은 비정상적으로 목이 길다고 하더군. 죽은 사장이 지박령이 되어 지금도 이 프리패브 오두막 안을 방황하고 있다는 거야."
그런데. 스승이 한 박자 쉬었다.
"사장이 목을 맨 이유를 조사해 보니 흥미로운 소문이 나왔어."
탁, 램프를 놓고 일어섰다.
그리고 땅 위를 원을 그리듯이 걷기 시작한다.
"토목 회사가 도산한 것은 자금융통이 악화되어 부도가 났기 때문이야. 하지만 그 자금융통 악화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던 건 엉터리로 설계된 현지 자치단체 공공 공사를 최저 제한 가격으로 낙찰해 버린 거였지.
설계대로 실시하려고 하니 공사 기간은 계속 늦어지고, 자치단체 담당과는 걸핏하면 다투었으며, 현금 유통이 눈에 띌수록 정체되었어.
어떻게든 공사를 끝내고 자치체에게도 돈을 받았지만 이미 그 무렵 토목 회사는 휘청거릴 데로 휘청거리게 되었지.
그리고 그 1년 후에 결국 도산하게 된 셈인데... 실은 그 공공 공사 중 어떤 사건이 일어났거든."
스승이 딱 걸음을 멈추었다.
"기초공사를 하기 위해서 땅을 파내고 있었을 때였어. 현장 감독과 작업원 몇 명이 흙 밑에서 유물을 찾아냈지.
보통 패총이나 고대인의 유적지 같은 유물을 찾아내면 교육위원회에 보고해야 할 의무가 있어.
그러나 이건 공사를 하는 회사에겐 대단히 성가시기 짝이 없는데 보통 조사가 끝날 때까지는 공사를 중단할 수밖에 없고 경우에 따라서는 공사 그 자체가 중지되는 일도 있거든.
힘이 없는 중소 토목 회사에겐 사활이 걸린 문제야. 그래서 현장 감독한테서 그 보고를 받은 사장은 유물을 발견한 사실을 숨기도록 지시하고 그 개간한 유물은 몰래 다른 곳에 옮겨 묻도록 했어. 물론 그곳은 그 토목 회사 사유지였지.
얼마 후 그 땅 위에 비밀을 덮어버리려는 듯이 프리패브 오두막을 세웠어. 자재 창고로 사용되다가 이윽고 토목 회사가 도산을 당하자 사장은 거기서 목을 매달아 죽었지.... 그게 바로 여기야."
스승은 조용하게 말했다.
공기 흐름이 살짝 바뀌었는지 오두막 구석에 쌓아둔 짚더미에서 곰팡이 냄새가 풍겨온다.
오싹오싹 한기가 발밑에서 기어오는 것 같았다.
"대체 뭘 파낸 건지 그건 몰라. 이 소문 자체가 공사 기기를 다루던 작업원에게 전해들은 걸로 전 토목 회사 직원들 사이에서 몰래 나돌았어.
다만 회사 부도도 사장의 죽음도 그 유물의 저주 때문이 아닐까 소문이 돌고 있었지. 찾아내서는 안 되는 것을 찾아내 버린데다 그걸 한 번 더 묻어버리는 터무니 없는 짓을 했으니까.
사장이 목을 맨 것이 본사나 다른 시설도 아니고 이 산속에 자재 창고라니 그것만으로도 뭔가 신빙성이 있어 보이지 않냐?"
스승은 기둥 곁에 서서 그것을 어루만졌다.
사장이 넥타이를 감았다는 기둥이다.
"그리고 그 사장 유령이 아직도 여기에 붙잡혀 있다는 것도 끝을 알 수 없는 어두운 중력을 느끼게 해."
아까부터 귀울림이 멀어지거나 가까워지는 것을 반복한다.
나는 귀를 막고 소리치고 싶은 것을 필사적으로 견디면서 스승의 입가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뭔가가 피어오르고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무언가가.
"너는 이 프리패브 오두막에 관련된 소문을 전혀 듣지 않은 상태에서 딱히 주제도 정하지 않고 괴담을 이야기하는데 일부러 그 초등학교 무렵 체험담을 골랐어. 그러니까 말했잖아. 이 세상에는 설명할 수 없는 것이 있다고."
스승은 발소리도 내지 않고 내 앞에 다시 앉았다.
자, 눈을 감고 손가락으로 가리켜 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