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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소설][스승시리즈] 바람의 행방 후편

작성자빛빔|작성시간26.06.20|조회수54 목록 댓글 0

 

출처 : https://m.blog.naver.com/qordb6712/120174120918

그로부터 우리는 스승이 느끼는 바람이 향하는 방향을 쫓아갔다.

그건 말그대로 눈에 보이지 않는 미로였다.
'여기', '저기' 라고 스승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자전거 핸들을 꺾었으나 역앞 대로를 지났다고 생각하는 순간 갑자기 번화가를 나와서 주택가 안을 빙글빙글 돌기도 하고 강가를 빠져나와 국도에 들어갔다가 하는 등 법칙따윈 없고 그 앞에 끝이 있는지도 의심이 되었다.

그리고 다시 바람에 덮쳐진 채로 번화가에 돌아와서 슬슬 숨이 막혀진 내가 좀 쉬자고 말하려고 할때 스승이 짧게 '멈춰'라고 말했다.

그리고 자전거에서 내려 혼자서 걷기 시작했다.
대로부터 한 블록 떨어진 벽돌로 포장된 상점가의 일각이었다.

스승의 등뒤를 눈으로 쫓으니 그 어깨 너머로 두 사람의 모습이 보였다.

여성이었다.
두 사람 모두 교복을 입고 있다.
시계를 보니 하교 시간이 지나있었다.
두 사람은 나란히 서서 스승을 지그시 보고 있다.
두 사람 모두 꽤 키가 크고 눈에 띄는 풍모였다.
스승이 '여' 하고 친근한 기색으로 말을 걸자 머리가 긴 쪽이 입을 열었다.

"안녕하세요."

조금 망설이는 기색이었다.
거기에 개의치 않고 스승은 반가운 듯 말을 걸었다.

"그날 밤 이후인가. 야, 한 번 만난 적 있었지. 잘 지내?"

"네. 뭐."

짧게 대답하며 곤란한 얼굴을 했다.
나도 그쪽으로 다가갔다.

"이 길에 있다는 건 너도 눈치챘다는 거구나."

스승의 말에 그 애는 놀란 표정을 지었다.

"위험하니까 어린애는 집에서 공부하고 있어."

부드럽게 타이르는 말이었지만 척 봐도 기가 세보이는 눈매를 한 그 여학생은 고분고분하게 돌아갈 것 같지 않았다.

그리고 그 애가 입을 열었을 때 "누구야?" 하고 줄곧 듣고 있었던 머리가 짧은 애가 한 걸음 앞으로 나왔다.

그것은 한순간 머리가 긴 애를 보호하려는 모습으로 보였다.

희미하게 웃음을 머금고 있는 눈이 평가하듯이 스승을 향했다.

스승이 뭔가 말하려다가 갑자기 입을 다물었다.
그리고 뭔가 눈치챈 얼굴을 했다가 곧 다시 웃었다.
그 때 강한 바람이 불어서 모두의 머리카락이 날렸다.
머리가 짧은 애가 그 머리카락을 누르면서 불안한듯 미간을 찌푸렸다.

"이야, 그때 엿보고 있던 악마잖아! 빙의당했다고 생각했는데 친한 사이였냐?"

혼자서 웃는 스승을 보며 여자애들의 분위기가 얼어붙었다.

"무슨 말을 하는 거야."

머리가 짧은 애가 냉담하게 말을 잘랐다.

"무슨 말이라니. 시치미 떼지 말라고. 할퀴어 버릴테니까."

손끝을 구부려 고양이같은 동작을 보이는 스승의 말에 그녀는 의아스런 얼굴을 했다.

스승도 곧 그녀의 얼굴을 응시하더니 어라? 하는 표정을 지었다.

"야. 그런 연결방법을 사용하고 무사히 끝날 리가 없잖아. 눈은 아무렇지도 않은 거야?"

말을 들은 쪽은 자신의 눈을 슬쩍 만졌다.
가늘고 기다란 손가락이었다.

"무슨 말을 하는 건지 모르겠어."

"노시보 효과*를 회피한 건가? 아니면 너..."
(*역자 : 어떤 것이 해롭다는 암시나 믿음이 약의 효과를 떨어뜨리는 현상)

머리가 긴 애는 동행과 스승의 말다툼에 당혹한 모습으로 입을 다물지 못했다.

"너 과거를 본 거야?"

스승의 눈이 가늘어진다.
특이한 기색이 그 장소에 맴돌고 있는 분위기가 느껴졌다.

"그렇다면 미안하구만. 초면이었네. 그럼 안녕."

놀리듯이 스승은 고개를 까닥했다.

머리가 짧은 애가 차가운 눈초리로 그 모습을 노려보았다.

"그만 가죠."

견디기 어려운 분위기에 나는 스승의 재킷을 잡아당겼다.

"뭐 됐어. 일단 집에 돌아가. 알았어? 새끼고양이들."

바이바이 손을 흔드는 스승은 겨우 두 사람으로부터 멀어졌다.

멈춰져 있는 두 명에게서 돌아서서 나는 스승에게 물었다.

"저 애들은 누구입니까?"

"글쎄다. 이름도 몰라. 단지 같은 녀석을 쫓고 있었던 것 같아."

머리카락이 바람에 날려가는 곳 말인가.
이런 터무니없는 일을 하는 것은 나와 스승뿐이라고 생각했는데.

"저 애송이가."

갑자기 스승이 티셔츠의 자락을 문질렀다.
조금 더러워져 있어서 문지르니 얼룩이 번지는 것이 보였다.

빨간 얼룩.
마치 피처럼 보였다.

"그건 뭡니까?"

"장난이야."

애송이 주제에.
스승은 그렇게 중얼거리고 셔츠를 둘둘 말아올려서 옆구리에 묶은 뒤 내 어깨에 손을 얹었다.

"자, 가자. 날이 저물겠다."

그렇게 재촉받았지만 나는 스승의 배꼽 근처가 신경 쓰였다.

그 후 아까 전 두 사람이 쫓아오는 모습도 안 보이고 다시 마을 속을 빙글빙글 자전거로 돌아다녔다.

확실히 같은 장소는 지나가지 않았지만 바람의 길이 정말로 확실한 길인지 불안해졌다.

길이 어디까지 이어져있는지 꼬리를 문 우로보로스 같이 순환을 반복하고 있을 뿐이었다.

그리고 어떤 빌딩 바로 아래에 도착했을 때 스승 은 분한듯이 '젠장' 이라고 소리쳤다.

빌딩을 올려다보니 10층 정도의 크기의 위용이 서있었다.
바람은 수직으로 올라가고 있었다.
빌딩 벽을 타고 바로 위로.
이래서는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계속 페달을 밟던 다리가 아파와 나는 한숨을 토해냈다.

벽을 타고 상승한 바람의 흐름은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스승은 '잠깐 기다려' 라고 말하고 가까운 장난감 가게로 뛰어들어갔다.

그리고 나왔을 때 풍선을 가지고 나왔다.
두둥실 풍선이 떠있다.
헬륨이 들어있을 것이다.

"봐봐."

스승은 한순간 크게 불어오는 바람에 맞춰 풍선을 놓았다.

풍선은 순식간에 바람을 타고 상승하여 빌딩 벽을 타고 올라갔다.

그리고 5층 창문 근처에서 크게 오른쪽으로 돌아 그대로 빌딩 벽면을 빠져나왔다.

벽 너머로 돌아간 것 같았다.
나와 스승은 그걸 올려다보면서 쫓아가서 풍선이 가는 방향을 놓치지 않기 위해 숨을 집어삼켰다.

그러나 풍선은 빌딩 벽 끝을 돌아간 뒤에 바람의 튜브에 빨아들여지는 것 같은 날카로운 움직임을 멈추고 그 다음에는 두둥실 자신의 가벼움에 몸을 맡기듯이 천천히 하늘로 올라갔다.

"아뿔사."

스승은 분한듯이 혀를 찼다.
그런가. 바람이 상승한다는 말은 풍선도 그 공기의 흐름을 타고 상승한다는 말이지만 하강하기 시작하면 풍선은 가벼워서 밑으로 내려가는 공기의 흐름을 타지 않고
한순간 내려가더라도 결국 그 흐름에서 벗어나 멋대로 상승해버리는 것이다.

아마도 몇 번을 해봐도 똑같을 것이다.
날아가는 풍선을 바라보면서 우리는 그 장소에서 멍하니 서있었다.

이걸로 길을 찾는 방법은 없어졌다.
정신을 차려보니 해가 저물어서 어두워졌다.

"이제 어떻게 합니까?"

내가 조바심을 내며 말하자 스승이 난처한 얼굴을 했다.

이제 영세흥신소에 맡겨진 작은 의뢰가 아니다.
아닐 거라고 생각하지만 일어날 최악의 사태를 가정했을 때 이 마을에 방문할지도 모르는 최악의 미래는 참혹했다.

상상하고 내 얼굴을 손바닥으로 덮었다.

바람이 도달한 장소에서 커다란 입을 벌리고 그 모든 것을 집어삼키려는 괴물.

그 괴물이 자신의 입에 날아오는 무수히 많은 사람들의 머리카락을 모아서 어떤 일을 하려고 한다.

탕.
강철로 만든 망치의 소리가 머릿속에 울렸다.
무심코 고개를 들어 환청이라는걸 다시 확인했다.

거짓말이겠지.
그런 일이 실제로 일어날까.
거짓말이야.
도움을 요청하듯이 스승 쪽을 바라보았지만 평소와는 다르게 창백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가스다."

"네?"

"색깔있는 가스. 그걸 흘리면 바람의 길이 보여."

그거다. 흥분해서 스승의 손을 잡았다.

"그거에요. 그거라면 볼 수 있어요."

하지만 스승은 들뜨지 않았다.
확실히 색깔이 있는 가스라면 어디서 구할 수 있는지 모른다.

그래도 아는 사람에게 부탁하거나 아니면 마을에 있는 밀리터리 상점에서 팔고 있을지도 모른다.

아니면 막과자 가게에서 팔고 있을지도 모른다.
적어도 여기서 빌딩을 올려다보는 것보다는 나을 것이다.
그러나 스승은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내 시계를 가리켰다.

"시간이 없어."

"왜입니까?"

"벌써 날이 저물었어. 무슨 일이 벌어진다면 밤에 일어날 거야. 확실히 어제부터 바람이 불었지만 분명히 오늘이
되고 나서 강해졌어. 오늘 밤 그것이 일어날지도 몰라. 여기까지 걸린 시간을 생각해봐. 우리는 시작점이 어딘지도 모르잖아. 앞으로 얼마나 바람의 길이 이어질지도."

나는 입을 다물었다.
하지만 뱃속에서 끓어오르는 초조함이 입을 열게 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합니까?"

어디까지 막다른 곳에 몰려도 이 사람은 그 때마다 상식을 초월한 해답을 냈다.

정답, 정확한 답이 아니라 그저 복잡해지기 시작한 사상을 단번에 끊어버리는 해답이었다.

그럴 때 그녀의 주위에는 엄청난 죽음과 삶의 기색이 불길하게 떨리듯이 붐비어 나는 거기에도 말할 수 없는 황홀함을 느낀다.

"가자."

나는 '어디로'가 아니라 '네'라고 말했다.

빌딩 옥상은 바람이 강했다.
언제나 그런지 아니면 오늘만 그런건지 알 수 없었다.
시간은 자정을 조금 넘겼다.
전망대로 개방된 곳이 아니다.
단지 슬그머니 들어왔을 뿐이다.
높은 장소에서 내려다보는 야경은 꽤 장관이었다.
주변에서 가장 높은 빌딩에서 그 주위에 자그만 빌딩이 달빛에 비춰지는 모습이 잘 보였다.

그리고 그 아래 밤의 바다에 떠다니는 배같은 불빛들도.
스승은 추락 방지 펜스를 넘어서 깎아진 절벽같은 옥상의 끝에 허리를 걸치고 발을 벽면에 대고 흔들었다.
한쪽 손으로 곧 옆의 펜스를 붙잡고 있지만 강한 바람 속에서 그러고 있으면 진짜 위험하다.

"......"

가지고 온 휴대용 라지오에서 뉴스가 흘러나오고 있다.

"속보 안 하는 구만."

스승이 중얼거린다.
아까 흘러나온 로컬 뉴스는 나도 들었다.
시내 중심지에서 독가스 살포가 있다는 것이다.
노란 가스가 빌딩 주변을 돌아 주위는 떠들썩했다.
곧 그 가스는 단지 색깔을 넣은 무해한 가스라는 걸 알고 엄계태세는 곧 풀렸지만 이런 평화로운 마을에서 그런 사건이 일어나는 자체가 이상한 일이었다.

범인은 아직 모른다.
하지만 그 누군가는 스승과 똑같은 걸 생각하고 있는 게 틀림없다.

소동이 있었던 장소는 우리가 도착한 빌딩 앞과 떨어져 있었다.

하지만 그런 트릭같은 장소를 하나로 한정할 수 없다.
우리보다 꽤 먼저 손을 쓴 건지 아니면 계속 앞으로 나간건지 알 수 없다.

"누굴까요."

그렇게 물으니 스승은 '글쎄다' 라고 말하며 라디오의 주파수를 바꾸었다.

"그 애들은 아닌 것 같아. 뭐, 이 마을에도 이런 이변을 눈치챈 녀석들이 몇 명 있다는 말이겠지."

그 가스를 사용한 누군가는 바람이 도착한 곳어 도착한 것일까.

그렇지 않으면 출구가 없는 우로보로스의 바퀴어 갇혀버린 걸까.

나는 오늘 하루 서쪽으로 동쪽으로 돌아다닌 마을을 감개무량하게 보았다.

이 높이에서 밤의 바닥을 내려다보고 있으면 지상의 모든 것이 모형같이 보인다.

현실감이 없다.
아까까지 그곳을 쫓아 돌아다녔는데.
갑자기 바뀐 시점에서 머릿속 어딘가가 당황한 건지도 모른다.

"그래서 이후에는 어떻게 할 겁니까?"

어떤 것도 해결되지 않았다.
그런데도 여기서 단지 이러고 있을 뿐이었다.
이제 나는 모든 걸 스승에게 맡기고 있었다.
그 후 우리는 빌딩으로부터 벗어나 스승의 비밀기지로 향했다.

물구덩이 근처에 세워진 값싼 임대 창고다.
방에 두지 못하는 괴이한 수집품들은 거기에 숨겨두고 있는 것 같다.

셔터를 누르니 곰팡내가 코를 찔렀다.
그리고 느낄 수 있는 사람에게는 느껴지는 엄청난 위압감이 거기서 발산되고 있었다.

그 공기 속에서 콧노래를 부르면서 발을 디딘 스승은 잠시 부스럭거리다가 상자 하나를 가지고 창고 밖으로 나왔다.

역시 그거구나.
그리고 어떤 말을 중얼거리고 상자를 묶고 있는 가는 노끈의 매듭을 풀었다.

중얼거린 것은 짧은 저주의 단어였다.
상자 속에서 나온 것은 가면이었다.
귀신같은 얼굴을 한 낡은 가면이었지만 어딘가가 밋밋했다.

그러나 그 때 나는 좀 더 터무니없는 것이 나왔다고 생각했다.

무서움, 분함, 무력감, 분노 그리고 탄식.
그런 것들이 응축된 것.
재해같은 걸 일으키는 것.
몸이 경직되어 움직이지 않은 나를 곁눈질하며 스승은 그 가면의 머리부분을 손을 대어 거기에 자라난 머리카락을 한올 뽑았다.

그렇다. 그 가면에는 머리카락이 있었다.
아니, 머리카락이라기보다 그 부분의 피부가 가면에 달라붙어서 떼냈을 때 살점같은 것이 떨어질 것 같았다.

머리카락은 가면의 뒷면에 붙어있는 검붉은 피부에서 나오고 있었다.

이걸로 됐어.
스승은 그렇게 말하며 다시 가면을 상자에 넣고 뽑아낸 털만 손수건으로 싸서 가자고 말했다.

그로부터 스승은 다시 도심지로 돌아와 강한 바람이 불고 있는 장소에 서서 히죽 웃었다.

날은 저물고 거리에는 인공 빛이 켜지고 있다.
깊게 눌러쓴 모자 아래의 눈이 이상하게 빛났다.
어떻게 할테냐.
그 말을 하고 손수건에서 꺼낸 그 머리카락을 렸다. 그것은 바람을 타고 순식간에 사라져버렸다.
바람이 부는 소리가 귀에 달라붙어 남아있는 것 같았다.

"그 가면은 뭐였습니까?"

바람이 떠도는 심야 빌딩의 옥상에서 펜스에 걸터앉아 나는 불쑥 물었다.

들으면 오싹해지는 이야기인 건 틀림없다.
하지만 물어보지 않을 수 도없었다.

"그 가면?"

드러낸 다리를 옥상에서 뻗으며 앞뒤로 흔들흔들 움직이며 스승은 가르쳐 주었다.

"콘바루(⾦春)류라고 들어보았어?"

이른즉 노(能)의 류파 중 하나로 주로 모모야마 시대에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비호를 받아 전성기를 맞고 한 시대를 주름잡았던 가문이라고 한다.

현대에도 이어지는 그 콘바루류는 계승이라기보다 쇼토쿠 태자의 브레인이기도 했던 이방인의 성씨를 가진 한 사람이 전한 거라고 해서 이상하게 오래된 역사를 가지고 있다.

그 쇼토쿠 태자가 신통력을 가지고 하늘에서 내려온 콘바루류에 받은 것이 '천지면(天之⾯)'이라고 불리는 가면이다.

그 후 그 가면은 콘바루가의 수호신으로 대대로 소중하게 모셔져 상자에 담아 금줄로 묶어 콘바루가의 광에 보관하고 있었다고 한다.

천지면은 무서운 힘을 가져서 여러가지 천변지이를 일으킨다고 전해진다.

사람들은 그 힘을 경외해서 엄중히 봉해 '타유라고 해도 보면 안된다고' 말해질 정도였다.

교호연간의 '콘바루타유서(⾦春太夫書状)'를 보면 '세계에 무서운 궁이라는 가면'이라고 적혀있다.

또한 '노에 쓰이는 가면으로 어좌를 없애는 때'에 기록된 대로 노의 대가의 수호신을 본뜬 가면에도 불구하고 노를 펼칠 때 쓰는 일이 없이 그저 비전인 '옹(翁)'의 재능을 전수받은 타유가 한대에 한 번 보는 게 허락되었다.

그건 '귀신'의 가면이라고도 '옹'의 가면이라고도 말해지지만 정체는 수수께끼였다.

시대가 지난 현대에는 야마토 다케타(⼤和 ⽵⽥)의 멘즈카에 보관하고 있다고 말해지지만 그 소재는 분명하지않다.

그 '무서운 궁'이라고 불리는 가면인가.
'타유라고 해도 보는 것'만 허락된 가면이...

"잠깐 기다려주세요."

마침내 입을 열었다.
스승은 내 눈을 바라보았다.

"그 가면에는 그, 살점이 붙어 있었어요."

노에 쓰이는 가면이 아니라고 말해지는데 명백히 누군가가 썼던 흔적이 있었다.

아니, 그 이전에 그 정도로 낡은 가면이라면 이미 살점이 썩어버렸어야 하지 않을까.

"인간의 살이라면 말이지."

스승은 자그만 미소를 띄웠다.
아니, 애당초 그런 가면을 스승이 왜 가지고 있는 건가.

"이야기하면 길어지는데. 뭐 간단히 말하면 어떤 사람에게 받았어."

"누구입니까?"

"모르는 편이 나아."

쌀쌀맞은 어조로 시선을 돌렸다.
뭔가가 무섭다.
무서워졌다.
그 가면뿐만이 아니다.
자기자신이 그걸 본 순간에 '재해같은 걸' 직감한 걸 떠올렸다.

그리고 다음에 스승이 그 가면에 달라붙은 살점에서 떼낸 머리카락을 바람 속에 날려보냈을 때 광경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그 때 바람이 우는 소리도.
오싹오싹 한기가 밀려오는 상상이 머릿속에서 맴돌았다.

머리카락은 바람을 타고 집을 맴돌아 마을 안으로 계속 날아갔다.

마치 거대한 무언가가 들이마시는 숨에 끌려가듯이.
그리고 머리카락은 누군가의 손에 도착한다.
그리고 인간을 본뜬 모형 속 깊숙이 집어넣어진다.
그걸 해치는 것으로 그 머리카락을 가진 주인을 해하는 어두운 의사가 맴돈다.

그리고......
20분인가.
30분인가.
침묵의 시간이 지났다.
심야 라디오의 소리와 윙윙거리는 바람소리만이 울리는 높은 빌딩 옥상에서 나는 갑자기 그 비명을 들었다.

h ──────────... ... ... ... ... ...

목소리가 되지 못한 목소리가 야경 속에 가득차서 그리고 튀어나갔다.

단말마 같았다.
그 여운이 사라졌을 떄 조심조심 마을을 내려보니 아득한 지상에는 아무것도 없었다는 듯이 차의 헤드라이트가 줄줄이 이어졌다.

분명히 그 외침이 비명이 들린 것은 이 마을에도 극비인 인간이었을 것이다.

그 사람들이 오후 태양 아래에서도 어두운 밤 속에서도 거주하는 생물들이다.

자신과 스승처럼.

"결국 소가 뭐시기였던가 다른 누군가인지 모르게 되었네. 흑마술인지 음양도인지 주금도인지 모르겠지만 대단한 놈이었어."

그 밤의 옆에서 스승이 말을 자아낸다.

"그렇지만"

상대가 안좋았어.
어쨌든 국보급에게 재앙을 받은 놈이다.
중얼중얼 혼자서 속삭인다.
나는 그 옆얼굴을 철망 너머로 보고 있었다.
떨어지면 살 수 없는 높이에서 허리를 걸쳐 다리를 흔들고 있는 그 사람을.

그 왼쪽 눈 아래에서 언제부터인가 빛의 비가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 비는 높은 빌딩의 옥상에서 바다처럼 어두운 밤의 바닥에 소리없이 천천히 잠겼다.

이 세상의 것이라고 생각되지 않는 아름다운 환상이었다.

나도 모르게 나는 그 광경에 겹쳐지고 있었다.
본 적도 없는 매의 눈물을.
아니면 야행성 조류의 눈물....
예를 들어 올빼미가 흘리는 그것을.
어느덧 바람은 멈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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