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여성시대 진돌고돌아
꿈의 시작은 어린아이인 내 시점으로 시작 돼!
나는 모르는 할머니의 손을 꼭 잡고 마을을 걸었어
그 할머니는 흰머리가 하나도 없는 검은 머리를
비녀로 곱네 쪽지고 있었고
무채색의 한복을 입고계셨던거같아
다 기울어져 가는 집만 빼곡한 마을의 흙길을 걷는데
이상하리만큼 크고 담이 높은,
딱 봐도 비싸보이는 집이 혼자 덩그라니 있었어
할머니는 그 집앞에서 멈춰서시더니
"아가 들어가야겠다"라고 하시고
난 아무것도 모른채 웅냥냥 따라들어가
(어케 들어간건진 모르겠음ㅋㅋㅋㅋ)
그 집을 들어서자마자 풀이고 나무고 빼곡했어
그 사이로 좁고 경사 높은 길이 나있었고
그 길 끝엔 한쪽 면이 유리로 된 주택이 한 채 있었어
좁은 길과 집 외에는 전부다 풀과 나무였어
조경이 잘된 마당보다는 방치된 숲이란 표현이 어울릴듯
할머니를 따라 주택 가까이에 갔고
그 크고 넓은 주택 앞에 섰을때 안이 훤히 보였어
그 집 안에는 예쁜 언니가 있었는데
머리는 산발에 옷은 다 줘 뜯겨있었어
그러고는 초점이 없는 눈으로 맨바닥에 주저앉아
뭐라 중얼거리더라고
할머니가 태연하게 그 집에 들어가시는데
밖에 혼자 남아있기 무서워서 쫓아 들어감
가까이 갈수록 그언니가 하는 말이 또렷히 들리는데
"그만해.. 제발 그만해.. 그만..."
이 말만 정신나간 사람처럼 반복하고 있었고
할머니는 그언니를 빤히 쳐다보다가는
홀연히 주택 밖으로 나가시더라구
그리고는 풀숲을 헤집고 들어가시더니
그 풀숲 한가운데에 그 언니랑 똑닮은 언니가 있는거야
다만 옷이고 머리고 깔끔했어
풀숲을 헤집고 온 할머니는 옷자락에 풀이 붙어있는데
그 언니는 옷에 구김하나 없었어
그리고는 환히 웃으며 "어떻게 오셨어요?"하는거야
할머니는 그 단정한 언니를 보자마자
혀를 끌끌 차면서 그냥 집밖으로 나가버리셨어
난 영문도 모른채로 할머니를 쫓아 나왔는데
집안에 있던 언니가 자꾸 마음이 쓰이는거야
아픈사람이면 도와줘야한다고 생각했나봐
그래서 할머니한테 그언니 아파? 하고 물었는데
할머니는 "아니 딴년이 아파"라고 하셨어
할머니의 대답을 기점으로
하루 이틀정도? 시간이 휘리릭 지났다는걸 느끼면서
다시 그 집안에 있는 나로 장면이 전환돼
나는 여전히 할머니 손을 꼭 잡고 있고
집 밖으로는 폴리스라인이 쳐져있어
통유리 너머로 보이는 집에는 피가 여기저기 튀어있고
집안엔 경찰들이 분주해
집안에 있던 언니는 목에 비녀가 꽂힌채로 죽어있어
할머니는 혀를 끌끌 차시더니
"결국엔 잡아 먹혔구나"라고 하셔
할머니의 시선을 쫓아 고개를 돌렸는데
그때 풀숲 한가운데 있던 언니가 있어
그때 그 복장 그대로, 무미건조한 표정으로
나한테 천천히 다가오더니 내 앞에 쪼그려 앉아
"동생은 상자가 열려 때가 되어서 간거야. 그렇지?"
하고서는 씩 웃으면서 꿈에서 깼어
내가 꿈을 꿔도 잘 잊어버리는 편인데
꼭 이런 꿈은 이상하게 선명히 기억나더라고
아침에 머리감는데 꿈의 마지막 장면이 자꾸 생각나서
기분나쁘고 찝찝한겨
글서 울 아이유 언니 노래 들으면서 출근함
아 그리고 이 꿈은 8분만에 꾼 꿈이야
내가 6시 20분, 28분에 한번씩 알람이 울리거든
근데 나랑 줄곧 같이 있던 할머니는 대체 누구였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