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유쾌방

[이야기][네이트판]여자친구가 조금 무서워요.

작성자발밤발밤.|작성시간17.05.22|조회수13,216 목록 댓글 98

 

곰곰이 생각해보다 잘 이해가 가지 않아 조언을 좀 구합니다.
생각나는 대로 막 쓸 거라 편하게 좀 쓸게요.

 

 

 

여친이 있음. 예쁘고 배려심 많고 아무튼 엄청 소중함. 많이 사랑함. 한데 그거랑은 별개로 이상한 면모가 있음.

 

내 여친은 개인주의가 엄청 심함. 연락하는 거 귀찮아하고 카톡, 문자, 전화 딱 필요 용건 제외 아무것도 안 하려고 함. 더 넘어가면 스트레스 받아함.

 

여친이랑 4년 넘게 친구로 지냈고 연인이 된 지는 반년이 좀 넘었음. 나는 이러한 여친의 성향을 잘 알고 있었고 그래서 연락 문제는 좀 서운하긴 했지만 그러려니 했음.

 

뭐, 이건 다 사족이고 중요한 건 이게 아님.

 

 

 

여친은 말을 엄청 중요시함. 어딜 가도 예의 바르고 잘 웃음. 한데 자기 기준치를 딱 넘어서면 그때부터 사람이 확 변함.

 

일례로 둘이 고깃집을 간 적이 있음. 갈비를 구워먹었는데 보통 양념이 범벅되어 나오지 않음? 아주머니가 고기를 깔아주다 불판에 떨어트렸는데 여친 옷에 와다다 튀었음. 그날 하필 여친이 분홍색 원피스를 새로 사 입은 날이라 한창 자랑했었음. 거기다 자국은 크지 않은데 여기저기 묻어서 티가 확 났음.

 

아주머니가 놀라서 죄송합니다, 죄송해요, 몇 번이나 사과함. 내가 식탁 구조상 좀 떨어져 있는데도 자국이 훤히 보여서 좀 걱정했는데 여친은 그냥 괜찮다 함.

 

나중에 아주머니가 물티슈를 챙겨오며 다시 죄송하다 하니까 여친은 웃으면서 그냥 세탁기 돌리면 돼요, 괜찮아요, 이러고 넘김. 성격 진짜 괜찮다 싶었음.

 

근데 얼마 후에 같이 오리고기를 먹으러 감. 원래 오리가 기름이 많잖음? 그때도 아주머니가 와서 접시에 있는 고기를 한꺼번에 불판에 올리다 여친 옷에 후다닥 튀었음. 그날은 그냥 여친 집 근처에서 먹는 날이라 편하게 입고 나왔음.

 

아주머니 당황해하다 어째, 어째, 그러다 고기를 구움. 여친 티슈로 자국 닦다가 아주머니 빤히 쳐다봄. 표정이 굳어 있어서 잠시 눈치만 살폈음. 그러다 대충 다 올렸는지 아주머니가 돌아가려 하니까 입을 염. 어딜 가냐고, 왜 사과도 안 하시냐고. 아주머니가 딱 봐도 안절부절 못 하는게 보였음. 근데도 계속 쏘아붙임.

 

원래 얘 성격상 욕은 절대 안함 언성도 안 높임. 옷 버려두고 왜 혼자 그냥 가냐니까 아주머니도 나중엔 좀 빨면 될 걸 뭐라 하심.

 

그날 결국 사장님인지 지배인인지 암튼 모르겠지만 말싸움 일어나고 여친 세탁비까지 받고 일어남.

 

집에 가는 길에 물어봤음. 도저히 이해가 안 가서. 왜 그때는 그렇게 넘기고 오늘은 이리 굴었냐고. 여친 하는 말이 첫 마디가 사과였다면 당연히 넘길 거라 했음. 근데 아무렇지 않게 넘기는데 내가 그걸 왜 봐줘야 하냐 물음. 사실 이해가 잘 안갔지만 싸우기 싫어 넘어갔음.

 

 

 

또 생각나는 건 둘이 카페에 가서 벽 근처 앉아있었음. 창밖 바라보는데 우연히 봤음. 어떤 뚱뚱? 뚱뚱도 애교인 비대한 남자가 걸어오는데 땀이 주룩주룩 흐르고 있었음. 와, 저렇게 살면 힘들겠다. 살 좀 빼지 보기 싫네. 이러는데 여친이 갑자기 정색함.

 

그러더니 특유의 어조로 조곤조곤 설명함. 자기 기분 상하면 항상 내뱉는 톤이 있음.

 

내가 네 사상까지 고치고 싶지도 않고 그럴 이유도 없다. 하지만 적어도 실망하게는 하지 말아달라. 저 사람 아냐고 알아도 그런 말 함부로 못 한다고. 그런 생각 들면 혼자 속으로 하지 자기 앞에서는 하지 말아달라 함.

 

아니 내가 욕을 했음 뭘 했음? 근데 어차피 말다툼해봤자 밀릴 거 앎. 말 진짜 잘함.

 

 

 

뭐, 대부분 이런 경우가 빈번하긴 했는데 문제는 오늘이라 그거 때문에 고민하다 글 남김.

 

오늘 밖에서 산책코스 유명한 데서 데이트를 했음. 둘이 아이스크림도 사먹고 즐거웠음. 근데 갑자기 코너길에서 애가 우다다 달려들어서 여친과 부딪침. 여친이 치마를 입었는데 하필 걔가 아이스크림을 들고 있어서 다 묻음.

 

여친이 아이들 싫어함. 동물은 또 엄청 좋아하는데 애들을 싫다 함. 그냥 관심이 없음. 막 있으면 보기 싫어 이건 아니라 그냥 데면데면 함.

 

애가 넘어져서 막 우니까 여친이 슬쩍 제 옷 보더니 다가가서 달램. 천 원짜리 지폐 하나 쥐어주고 다시 아이스크림 사먹으라고 위험하니까 이런 데서 뛰는 거 아니라 함.

 

근데 갑자기 코너에서 불쑥 부부가 나타남. 애는 울고 넘어져서 흙이 묻었고 하니까 뭐냐 묻더니 화를 냄. 앞도 안 보고 뭐 하냐고.

 

여친 자초지종 설명함. 항상 이럼. 화내는 사람 앞에서 무슨 할 말이 그리 많은지 조곤조곤 내용 설명함. 먹힐 리가 있음? 당연히 그쪽 부부는 화를 내지. 또 말다툼 나고 결국 여친 제 옷값 세탁비 받아옴.

 

진짜 진저리가 나서 내가 왜 그러냐고 물음. 애한테는 돈도 쥐어줬지 않냐, 왜 그 돈을 받으려 하냐 하니까 애는 애라서 모를 수도 있다고. 그런데 내막 다 안 부모가 저러면 안 된다고. 죄송합니다, 그 말 한 마디만 했어도 안 이런다고.

 

님들은 이해가 감? 아니, 그래 틀린 말은 없다고 치지만 세상 사는 게 다 그렇게 뜻대로 안 굴러가는데. 세상 별별 사람들 다 많은데 그때마다 이럴까 싶고 그러다 큰 일 날까 무섭기도 하고 눈에 쌍심지 켠 모습도 짜증나고. 왜 굳이 감정소비하고 의견 내세우고 일일이 득달같이 달려들까. 하, 진짜 답답해 죽을 거 같음.

 

죄송하다 말 한 마디 안 들으면 그리 화가 날까. 도대체 그게 뭐라고 감정 소비할까. 나나 여친이나 돈같은 건 별로 스트레스 없음. 둘 다 벌만큼 범.

 

진짜 좋아하고 사랑하고 멋진 여자인데 이럴 때마다 회의가 듦. 조만간 프러포즈도 할 건데 결혼하고 나서도 이러면 피곤하겠다 싶기도 함.

 

딱 자기 기준 내세워두고 왜 타인을 판단하고 그걸 넘어가면 불같이 화를 냄? 같이 살아도 괜찮은 건가 싶음. 얼마나 들들 볶을까 생각만 하면 머리 아파 미치겠는데 또 사랑은 하니까 결혼은 하고 싶고.

 

님들 같으면 어떻게 하겠음? 제 도덕 기준 확고한 사람 배우자로서 어떰? 내가 섬을 지고 불구덩이 들어가는 거임? 지금 눈에 콩깍지가 제대로 달라붙어서 상황 파악 못하는 거임? 미쳐버리겠음, 진짜.

 

출처:네이트판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자유한국당 | 작성시간 17.05.23 계속 더있겠지 보는데 이상없이 지극히 좋음
  • 작성자행복한세상백화점 | 작성시간 17.05.23 주작같애요...ㅋㅋㅋㅋㅋㅋ아무리봐도 남혐할라고 주작한거같네요..믿고 거르는 네이트판ㅠ
  • 작성자내꺼예요 | 작성시간 17.05.23 사람마다 자기기준의 선이 있음..
    그선만 않넘으면 아주 선량하고, 사람좋음..
    그런데, 그 선넘은면 아주 확고하게 사람 달라짐..
    그런거 같네요..
  • 작성자amphe | 작성시간 17.05.25 주작 아니고 사실이라면 저 남자와 헤어지길
  • 답댓글 작성자불타는미친사랑 | 작성시간 17.05.26 222....여자분을 위해서
댓글 전체보기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