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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감동]예쁘장하게 생긴 부랄친구랑 동반입대하면 생기는 일

작성자스테들러|작성시간20.12.08|조회수7,968 목록 댓글 11

혹시 주변에 여성스러운 성향을 지닌 남자, 친구 있어?
내 측근에는 7년간 우정의 탑을 쌓은 부랄친구 한 명이 있음.
생긴 것도 기생처럼 곱상해서 고딩때 별명이 황진이였어.
체형도 여린데, 키까지 아담하게 작아서 얼핏 보면 진짜 소녀?처럼 보였거든.
아, 당연히 나는 여자가 아니라 남자임.

부랄친구를 계속 부랄이라고 부를 수는 없으니까, 대충 성진(가명)이라고 부를게.
성진이는 나랑 고등학교 때부터 군대까지 동반 입대로 간 난생 부랄친구임.
보통 동반 입대는 반반이라고 하잖아. 더 친해지던지, 절교하던지.

다행히 나랑 성진이는 합이 잘 맞아서 다툼은 물론, 말싸움조차 한 적 없었어.
애초에 성진이 성격이 지나치게 동그래서 군대에서 불리던 별명이 미카엘이었음.
후임이 실수하거나 잘못을 해도 크게 야단치지 않고 조용히 불러내서 오히려 격려해줬거든.
그렇다 보니까 후임, 동기, 선임들까지 성진이를 다 좋아했지.

나랑 성진이 둘 다 보직이 자주포 병 포수였는데, 같은 포반은 아니었음.
성진이는 삼포반이었고, 나는 넷포반이었음. 그래봤자 똑같은 포수 아니냐 할 수도 있는데,
삼포는 포대의 기준포라서 다른 포반보다 더 많이 빡셌어.
주특기, 내무생활, 카리스마. 세 가지 모두 다른 포반보다 우위에 서야 한다는 강박증이 있었으니까.

게다가 당시 삼포반 간부도 호랑이 같은 짬 중사였고, 삼포 분대장도 부조리가 심했음.
다른 포반 선임들이 성진이한테 포반 이동하라고 권유할 정도였거든.
내가 보기에도 안쓰러울 만큼 이유 없이 분대장한테 매일 갈굼 당했음.

군대라서 선임한테, 그것도 일병이 선임 분대장한테 하극상을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
그나마 다행인 건 포대 선임들이 나서서 성인이를 감싸 줬음.
드디어 나랑 성진이가 일병 4호봉이 되었을 때, 세상 좆같던 삼포 선임 분대장이 전역을 함.
웃긴 건 포대 인원 그 누구도 배웅은커녕 도열도 안 해줌 ㅋㅋ

하지만 문제는 또 있었어. 삼포 분대장 자리를 성진이가 이어받았거든.
동기들은 걱정을 많이 했는데, 선임들은 오히려 잘할 수 있다면서 성진이를 응원 해줬음.
곧잘 선임들의 믿음에 응답하듯이 성진이는 포반장 교육대에서 보란 듯이 1등을 했고,
대대장이 직접 포대에 와서 표창이랑 휴가까지 손수 성진이 손에 쥐여 줌.
나도 상병 즈음 돼서 포반장 교육대를 갔는데, 3등이 한계였음. 그래도 휴가는 주더라.

아, 그리고 진짜 삼도천 건널 때 저승사자 옆에서 풀만한 썰 하나가 있음.
한창 부대개방 행사 때문에 바빴던 시기였지.
부대개방 행사는 말 그대로 하루 동안 부대를 개방해서 부모님, 여자친구, 친구 등
민간인이 자유롭게 부대를 탐방할 수 있는 행사임.

부대개방 행사 때는 화포 하나를 꺼내서 방열이나 주특기 시범을 보여주는데,
성진이가 포반장 직책으로 사람들한테 시범을 보여주고 설명하는 역할을 맡음.
나는 사수 직책으로 가만히 서서 구경하고 있었지.
그때, 웬 여성분이 성진이를 뚫어지게 쳐다보면서 연신 고개를 갸웃거림.

“저기, 혹시 여군이세요?”

“아, 아. 아뇨. 저 상병인데요..”

성진이도 존나 당황했는지 성별을 묻는데 대뜸 계급장을 보여줌 ㅋㅋㅋㅋㅋ
진짜 존나 웃겨서 육성으로 터질 뻔한 거 겨우 표정 관리했음.
더 충격인 건 여군 있다는 찌라시를 듣고 온 남성분들 ㅋㅋㅋ
서로 얼굴 보겠다고 비좁은 화포 안을 지옥철 마냥 비집고 들어와서는 감탄사를 연발함.

“와, 포병에도 여군이 있어요? 저 처음 봤어요!”

“너무 예쁘세요! 사진 한 장만 같이 찍어주세요!!”

동물원에서 용이라도 본 것처럼 들떠서는 밀착 취재하더라 ㅋㅋ
성진이가 상병 계급장이랑 빡빡 깎은 대가리 보여주고 나서야 겨우 수긍함.
그날 이후로 성진이는 대대 전체 유명인사가 되었고, 미카엘에서 잔 다르크로 별명이 바뀜.
성진이랑 둘이서 술 먹을 때마다 부대개방 썰 풀면 존나 재밌음.
그때마다 성진이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라서는 내 허리춤 툭툭 치면서 하지 말라고 함 ㅋㅋ
군대 말고도 술집에서 남자한테 번호 따인 것도 봤는데, 일단 여기까지 쓸게. 시간 되면 또 씀.









2. 예쁘장하게 생긴 부랄친구와 찜질방 가면 벌어지는 일


전에 쓴 동반 입대 글이 의외로 반응?이 좋아서 이번엔 찜질방 얘기를 해볼까 함.
아, 성진이 얼굴은 보여주고 싶어도 보여 줄 수가 없는 상황이니 이해 바라.
내가 잭스 손이라서 그림으로 그려주진 못하고, 글로 대충 비유하자면
가수 벤? 얼굴에 지창욱 한 방울 묻은 느낌이랄까. 존나 오묘하게 예쁘장함.

갓 스무 살이 되자마자 과거에 짜놓은 버킷리스트를 하나씩 수행했음.
첫 번째는 피시방 밤샘. 두 번째는 자정 술집 출입. 세 번째는 찜질방 숙박.
뭐 이렇게 차근차근 순서대로 보상 없는 퀘스트를 착실하게 완료했지.
아, 그리고 찜질방은 스무 살 이후로 성진이랑 한 번도 안 감. 아니, 못 감.

포차에서 느긋하게 소주잔을 기울이다가 적당히 취기가 올라올 때 즈음 찜질방에 갔음.
카운터 앞에서 당당하게 신분증을 보여주고 들어가니까, 뭔가 감회가 새롭더라.
며칠 전 까지만 해도 편의점에서 소주 한 병 못사는 민짜였는데, 하루아침에 성인이 되니까.

그렇게 나랑 성진이 둘 다 소풍 온 아이처럼 들떠서 이리저리 헤집고 다녔음.
규모가 큰 찜질방이라서 그런지 새벽녘임에도 사람들이 많더라.
소금방도 가고 자판기 컴퓨터로 스타도 몇 판 하다가 씻으러 갔지.
남탕에 들어가니까 앞 배가 불룩 튀어나온 아재들이 우리를 빤히 쳐다 봄.
뭐지, 왜 쳐다보는 거야? 하고 옆을 슬쩍 돌아봤더니
성진이가 엉거주춤 손으로 소중이를 가리고는 요조숙녀처럼 서 있었음.
안 그래도 면상 때문에 오해받는 새끼가 왜 고추까지 가리냐고 핀잔을 줬더니
햇빛 못 본 해바라기 마냥 고개를 푹 숙이곤 나지막이 말함.

“부끄럽잖아.”

어차피 남자끼리 보는 건데 뭐가 부끄럽냐면서 성진이 손을 강제로 잡아서 떨굼.
간혹 옆에서 오줌 쌀 때 보던 성진이의 소중이는 유난히 더 움츠려 있었음.
마치 울창한 정글 숲 한가운데 소심하게 솟아난 묘목 같다고 해야하나.
밀착해서 안 보면 진짜 여자 같이 보이겠더라. 시발 ㅋ
남탕 아재들이 성진이를 쳐다보는 이유를 눈치채고 재빠르게 씻고 나가려 했음.
그때, 온탕에서 물장난치면서 놀던 남자애 한 명이 성진이 옆에 와서는 천진난만하게 외침.

“누나, 여기는 남탕이에요.”

전성기 개콘 본 것 마냥 뿜을 뻔 한 거 겨우 참고 남자애 설득해서 돌려보냄.
성진이는 나름 충격이었는지 고양이를 재연하면서 빠르게 씻고 먼저 나가더라.
왠지 혼자 보내면 또 삐질 거 같아서 급속 샤워하고 뒤따라 나갔음.

사람들 뻗어 있는 곳에 가서 성진이랑 나란히 누움.
내 옆은 벽이었고, 성진이 옆에는 지긋한 아저씨 한 분이 누워 계셨음.
성진이는 내 쪽으로 돌아누워서 잠을 자고 있었는데,
새근새근 자는 성진이 얼굴을 보니까, 내가 봐도 도저히 고추라곤 믿기질 않음.
얼굴도 시발 껍질 벗긴 코코넛 크기만 해서 그 안에 오밀조밀 눈, 코, 입이 다 있는데,
발은 또 어찌나 작고 곱상한지 로우킥 날리면 부러지나? 궁금할만큼 가냘프더라.

무거운 눈꺼풀을 겨우 감고 자려던 찰나에 성진이가 손가락으로 내 팔을 콕콕 찌름.
비몽사몽 해서 왜? 하고 되물었더니 어울리지도 않는 인상을 팍 쓰면서 뒤를 가리킴.
무슨 일인가 해서 슬쩍 곁눈질로 봤더니 성진이 옆에 등지고 누워 있던 아재 시발롬이
우락부락한 손으로 성진이 허벅지를 만지고 있었음. 개새끼가.
메이플 계정 해킹당했을 때 보다 더 빡쳐서 곧잘 아재새끼 멱살 잡고 추궁했지.

“아저씨, 왜 남의 친구 허벅지를 마음대로 만지세요? 네? 똑바로 말 해보세요.”

아재새끼 뱃살 주름에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혀서는 말까지 더듬더라.

“아, 나는 그냥 딸 생각나서 한 번 쓰다듬어 준거지~”

“딸? 딸?! 지금 나랑 말장난해요? 남자애 다리를 애무하듯이 만져 놓곤 딸 생각나서?
아저씨는 딸 보면 흥분해서 허벅지도 막 만지나 봐요?”

평온하던 찜질방 내부에 콜로세움이 열리고, 많은 구경꾼이 모기떼처럼 모여듦.
이윽고 찜질방 사장님까지 와서는 무슨 일이냐면서 경위를 물으시길래
웬 변태 아저씨가 친구 허벅지를 애무하듯이 주무르면서 자위했다고 하니까
동공을 심하게 떨면서 경찰 부르겠다고 하시더라.
물론, 변태 아재가 딸 치는 건 본 적 없었지만, 이왕 좆될 거 더 좆되라고 질렀지.

경찰에 신고 하려던 아저씨 팔을 성진이가 붙잡고는 괜찮다면서 선처하겠다고 하더라.
착한 건지 아둔한 건지 알 수가 없었지만, 성진이의 의사를 존중해서 조용히 넘어감.
2층에 올라가서 마저 잠을 자는데, 성진이가 나를 빤히 쳐다보면서 실실 쪼갬.

“왜 쪼개냐? 기분 나쁘게.”

“그냥 ㅋㅋ”

부정맥인지 순간 심장이 연달아 두 번씩 뛰는데, 급하게 등 돌리고 자는 척 했음.
그 뒤로 성진이랑 둘이서 찜질방은 절대 안 감. 아니, 못 감.










3. 예쁘장하게 생긴 부랄친구와 술집 가면 벌어지는 일


나는 술 먹는 걸 즐기는 성향이 아니라서 자발적으로 먹는 경우가 거의 없음.
술을 먹는 경우는 회사 회식이나 동창 친구 놈들 만날 때 아니면 잘 안 마심.
알콜 분해 효소가 선천적으로 부족해서 금방 취하는 문제도 있고.
그에 비해 성진이는 분해 효소가 풍부한지 소주 두세 병 이상 먹어도 멀쩡함.

작년 12월 즈음. 연말이라서 그런지 좀 귀찮은 연락이 많이 오더라.
동창이나 회사 동료들이 술 먹자고 부르는 경우가 비일비재했으니까.
그래봤자 고추들끼리 모여서 신세 한탄만 더 하지 뭐 딱히 할 것도 없어서
대충 몸 안 좋다고 하고 집에서 영화나 보고 있었는데
성진이한테 전화가 옴. 오랜만에 밖에서 술이나 같이 먹자고 하더라.

거리가 먼 것도 아니라서 대충 씻고 나갔음.
역세권 근처 한x포차에 있다고 해서 부랴부랴 들어갔더니
성진이가 구석 자리에 앉아서 손을 흔들고 있더라.

“여기! 여기!!”

영하권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청바지에 맨투맨 하나만 걸쳐 입고 나왔길래
안 춥냐고 물어봤더니 맨투맨을 반쯤 걷어 올리곤 속을 보여줌.

“안에 또 입었지 ㅋㅋ”

성진이는 사계절 패션이 고집적으로 뚜렷해서 뭐라 할 말이 없었음.
겨울에는 청바지, 슬랙스, 맨투맨, 니트만 입고 다니거든.
진짜 폭설 오거나 칼바람 부는 거 아니면 패딩, 점퍼는 절대 안 입음. 추위도 겁나 많이 탐.

주말이라 그런지 포차 안이 후끈거릴 정도로 사람이 많더라.
성진이가 메뉴판을 주면서 뭐 먹고 싶냐고 하길래 그냥 아무거나 먹자고 하니까
도끼눈으로 나를 매섭게 째려보면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듦.

“너가 그러니까 아직도 모쏠인거야.”
“그거랑 이거랑 무슨 상관이야. 그냥 아무거나 먹어.”

우여곡절 끝에 주문한 메뉴가 치즈 돼지 바비큐? 치즈가 금방 굳어서 별로더라.
한창 신나게 소주잔을 기울이던 중에 화장실 때문에 잠시 자리를 비웠음.
오랜만에 과음해서 그런지 위장이 엄마표 된장찌개처럼 부글부글 끓더라고.
화장실 나와서 원래 자리로 돌아가려는데, 무슨 피들스틱 같은 남자 놈 하나가
성진이 옆에 우두커니 서서는 휴대폰을 내밀더니 곧잘 다시 받아 가더라.

남자 놈이 테이블로 돌아가고 나서야 나도 자리로 돌아와서 착석함.
성진이한테 무슨 일이냐고 물으니까 내 귀에 입을 바짝 대고는 소곤소곤 말함.

“번호 달라고 하길래 줬어.”

‘똘추 새끼야 그걸 왜 줘’ 라고 할 뻔했지만, 최대한 차분하게 질책했지.

“병신아 그걸 왜 줘. 너 시발 고추잖아. 저 사람은 너 고추인 거 알아?”
“아니. 모르던데. 괜히 남자라고 말하면 무안할까 봐 그냥 줬어.”

속이 깊은 건지 대가리가 빈 건지 짐작조차 할 수 없었음.
그저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쌍욕밖에 없었으니까.

“그냥 이참에 태국 가라. 3천이면 수술 한다던데. 번데기 떼고 와.”
“싫어~ 그거 하다가 죽으면 어떡해.”
“뒤지면 다음 생은 여자로 환생 하것지 뭐.”

왁자지껄 농담 반 진담을 주거니 받거니 하다가 내가 고주망태 되기 직전에 나옴.
그 사이에 기온이 더 내려갔는지 혹한기 할 때처럼 털이 쭈뼛쭈뼛 곤두섰음.
성진이는 패딩을 안 입고 있어서 그런지 사시나무처럼 오들오들 떨더라. 병신.
그래서 내가 입고 있던 롱패딩을 벗어 줬음.

“패딩이나 점퍼 좀 입고 다녀라. 얼어 뒤지겠네.”

성진이 볼에 옅은 홍조가 생김과 동시에 내 팔을 붙잡고는 어디론가 끌고 가더라.

“우리 집에 가서 한 잔 더하자~”
“나 그럼 집에 못 가. 안 돼.”
“그럼 우리 집에서 자고 가. 어차피 작은 누나밖에 없어.”

반강제적으로 성진이 집에 끌려가서 2차 술 파티 벌이다가 얼마 못 가서 뻗음.
속이 너무 안 좋아서 중간에 일어났는데, 성진이가 옆에서 새우잠을 자고 있더라.
월광이 창문을 지나서 성진이 면상을 비추는데, 나도 모르게 쳐다보다가 다시 잠듦.

아침에 일어나니까, 성진이 작은 누나가 해장국 끓여 주길래 맛나게 먹고 집에 감.
가끔 술 먹고 취해서 뻗는 것도 나쁘지 않더라.
그리고 전날 성진이 번호 받은 놈한테 문자 왔는데, 내가 폰 뺏어서 대신 거절함.

『저 6년 동안 만난 남자, 친구 있으니까 연락하지 마세요.』

뭐, 틀린 말은 아니잖아?




여성향. 인기없을듯해서 이거만 갖고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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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호따 | 작성시간 20.12.08 글 되게 잘쓴당 ..궁금 ㅋㅋ 더 보고싶음
  • 작성자오픈톡방프로댓글러 | 작성시간 20.12.08 작가님 다음편 언제나와요...
  • 작성자공기가달다 | 작성시간 20.12.08 결제할께요~ 뒷편 주세요~
  • 작성자민트라임 | 작성시간 20.12.08 소설이어도 되니까 더 써오세요
  • 작성자냥냐냐 | 작성시간 20.12.08 잔다르크 웃겼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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