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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성 지성

4차원 문명세계의 메세지 5 - 신선들의 기호식품, 느짖비

작성자니디기오스|작성시간24.09.18|조회수232 목록 댓글 4

신선들의 기호식품, 느짖비

 

샤르별 신선들은 담배를 피우는 버릇은 없었는데, 비슷한 용도로 사용하는 풀이 있었다.

느짖비라는 풀이었는데 이 풀의 잎이나 꽃을 따서 입 안에 넣고 씹으면 기분이 좋아지는 풀이었다. 그렇다고 느짖비 풀은 아무 데서나 자라는 흔한 식물은 아니었고, 일부러 사회 공동체 농원에서 키우는 기획영농의 작물이었다.

사회 공동체 농장에서 채취된 느짖비의 잎이나 꽃은 샤르별의 공공사교장이라 불리는 장소에 공급되는데, 사교장에 나가면 이 풀의 잎이나 꽃을 맛볼 수 있었다.

샤르별 신선들은 외롭거나 고독할 때 찾아가서 친구를 사귀고 노래나 춤을 추며 마음을 달랠 수 있는 우녀라고 부르는 공공장소가 있었다. 이곳은 젊은이나 늙은이나 가리지 않고 누구나 찾아올 수 있는 장소였다.

말하자면 우녀는 사회 공동체에서 운영하는 공공 사교장으로서 일과시간이 끝난 후에는 누구든지 찾아와 신선놀음을 즐길 수 있는 장소이기도 했다.

 

우녀를 찾아가면 누구에게나 공짜로 느짖비를 제공하는데, 느짖비를 입에 넣고 깨물고 있으면 이상하게 기분이 좋아졌다. 우울한 기분도 밝아지고, 슬펐던 감정도 해소되며, 침체되었던 기분이 저절로 환해졌다.

그래서 느짖비를 씹는 신선들은 누구나 우녀에 찾아온 방문객들과 자연스럽게 밝은 표정으로 어울리며 신선무도 추고 노래도 부를 수 있었다.

느짖비는 향료수로 만들어져 있기도 해서 술처럼 마실 수도 있었다. 느짖비 향료수가 신선주이기도 했다.

느짖비 잎을 씹으며 신선주 한 잔을 걸치면 세상만사 근심 걱정은 저절로 녹아서 사라지는 기분이었다.

그래서 외롭고 힘들 때만 우녀를 찾아가지 않고 친하게 지내는 신선이나 선녀들과 신선놀음을 즐기기 위해 찾아가는 장소가 우녀이기도 했다.

샤르비네와 나도 저처나 여러 친구들을 대동하고 우녀를 찾아가 기분을 풀며 신선놀음을 즐기는 시간을 자주 가졌다.

우녀에서 봉사를 맡고 있는 신선이나 선녀들은 대부분 노래와 춤 솜씨가 뛰어나고 용모가 아름다운 재주꾼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지구에서 말하면 재주가 뛰어난 문화예술단이라고 표현해도 좋을 것이다.

우녀에서 봉사를 맡고 있는 신선 단원들을 쇼스스디라고 불렀다. 쇼스스디들은 노래면 노래, 춤이면 춤 못하는 것이 없는 만능 연예의 재주꾼들이었다.

쇼스스디들은 외롭고 고독한 신선이나 선녀들에게 즐거운 마음을 선물하려고 봉사활동을 하는 공익 봉사대원들이었다. 쇼스스디가 있는 장소에는 언제나 기쁨과 즐거움이 넘치고 있었다.

우녀를 찾아오면 누구나 신선주를 마시며 느짖비를 씹을 수 있고 쇼스스디들과 어울려 노래와 춤도 출 수 있었다. 특히 우울증에 잘 걸리는 샤르별 신선들에게는 삶의 청량제 구실을 하고 있었다. 무엇 하나 부족한 것이 없는 샤르별 신선들에게 고독이나 우울증이란 언어는 필요 없을 것 같지만, 한가로움과 여유가 넘치는 사회이다 보니 의외로 그런 어두운 면도 많이 나타나고 있었다.

그들이 자칭 신선이라고는 하지만 아직 빛의 몸으로 화신하지 못한 육신의 존재로서 불완전한 의식이 본능적으로 작용하는 것 같았다.

우울하고 고독한 기분을 달래는 데는 무엇보다 신선주를 마시며 느짖비를 씹는 것보다 더 좋은 방법은 없었지만, 느짖비는 아무데서나 함부로 씹는 풀이 아니었다.

반드시 일과시간을 마친 후 정해진 공공 사교장을 방문해서만 씹을 수 있도록 제도화되어 있었다.

그렇다고 느짖비 풀이 담배나 마약처럼 중독성을 가진 물질은 아니었지만, 스스로의 마음을 스스로가 관리하지 못하고 무한정 식물 같은 물질에만 의존하는 것은 정신관리 차원에서 바람직한 현상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아무튼 샤르별 신선들은 마음이 슬프고 고독할 때 일과를 마치고 우녀에 나타나서 느짖비를 씹으며 낭만을 즐기고 있었으니, 나름대로 삶의 활력소가 되어 주는 좋은 제도라고 생각되었다.

샤르비네와 나도 가끔씩 가까운 마을에 있는 우녀를 찾아서 춤도 추고 노래도 따라 불렀는데, 평소에는 숫기가 없어 부끄러움을 잘 타는 나의 성격이었지만 이곳에만 오면 성격이 활발해져서 즐겁게 놀 수 있었다.

우녀에서 샤르비네를 비롯한 신선 친구들과 함께 느짖비를 씹으며 아름다운 음악에 맞춰 춤을 출 때면 세상의 그 무엇도 부러운 생각이 없고 무한한 황홀경에 도취되어 가는 신선놀음이 아닐 수 없었다.

지금도 우녀에서 함께 춤을 추던 샤르비네와 신선 친구들을 생각하면 한없는 그리움에 사무쳐 우주를 향해 날아가고 싶은 충동이 불처럼 일어나곤 한다.

 

 

4차원 문명세계의 메세지 5 <샤르별의 자연, 문명과 신선 인류들> - 박천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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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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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도고마성 | 작성시간 24.09.18 지구에서는 유흥시설로서 별로 환영받지 못하지만 마음을 달래고 즐기기에는 안성맞춤 우리도 사교문화가 바뀌어야 하는데
  • 답댓글 작성자니디기오스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9.19 네 건전한 흥을 돋구는 놀이문화 신선놀음입니다
  • 작성자참외맛 | 작성시간 24.09.19 감사합니다.
  • 답댓글 작성자니디기오스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9.19 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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