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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족보 현대시

(현대시 해설) 이성부 -누룩

작성자H.Y상위|작성시간09.08.29|조회수2,300 목록 댓글 1

누룩 한 덩이가

뜨는 까닭을 알겠느냐.

지 혼자 무력(無力)함에 부대끼고 부대끼다가

어디 한 군데로 나자빠져 있다가

알맞은 바람 만나

살며시 더운 가슴,

그 사랑을 알겠느냐.


오가는 발길들 여기 멈추어

밤새도록 우는 울음을 들었느냐.

지 혼자서 찾는 길이

여럿이서도 찾는 길임을

엄동설한 칼별은 알고 있나니.

무르팍 으깨져도 꽃피는 가슴.

그 가슴 울림 들었느냐.


속 깊이 쌓이는 기다림

삭고 삭아 부서지는 일 보았느냐.


지가 죽어 썩어 문드러져

우리 고향 좋은 물 만나면

덩달아서 함께 끓는 마음을 알겠느냐.

춤도 되고 기쁨도 되고

해솟는 얼굴도 되는 죽음을 알겠느냐.


아 지금 감춰둔 누룩 뜨나니.

냄새 퍼지나니.

 

 

 

 

작가소개

 

이성부(李盛夫, 1942- ) 시인. 광주(光州) 출생. 1962년 <현대문학>에 ‘소모(消耗)의 밤’, ‘열차’ 등이 추천되어 등단. 삶의 모순과 현실의 부조리가 사회 현실의 문제를 드러내는 것으로 인식하여 현실 삶의 경험에서만이 아니라 역사의 현장에서 모순의 원천을 찾아 가며, 개성 있는 남도적 향토색과 저항적인 현실 의식을 밑바닥에 깔고 억압의 실체를 파헤치고자 하는 의지를 구현해 내는 시를 쓰고 있다. 시집으로는 <이성부 시집>(1969), <우리들의 양식>(1974), <백제행>(1977), <전야(前夜)>(1981), <평야(平野)>(1982), <빈 산(山) 뒤에 두고>(1989) 등이 있다.

[본문 학습]

누룩 한 덩이가


뜨는 까닭을 알겠느냐.


지 혼자 무력(無力)함에 부대끼고 부대끼다가

알맞은 바람과 좋은 물을 만나기 전 / /발효 전의 누룩

어디 한 군데로 나자빠져 있다가


알맞은 바람 만나

누룩을 발효시키는데 필요한 조건 / 누룩의 무력감을 제거해 주는 존재, 누룩이 사랑하는 대상을 의미

살며시 더운 가슴,


사랑을 알겠느냐.


◈ 1연 : 민중의 더운 가슴


오가는 발길들 여기 멈추어


밤새도록 우는 울음을 들었느냐.

발효, 완성을 위한 고통과 희생/ 군사독재치하 민중이 겪는 핍박과 시련

지 혼자서 찾는

       역사가 나아가야 할 방향

여럿이서도 찾는 길임을

사회 민주화 운동은 혼자가 아닌 여렷이 뭉쳐 하는 일임을 암시

엄동설한 칼별은 알고 있나니.

군사독재치하

★칼별 : 화자의 의지가 형상화된 존재. 시련에도 굴하지 않고 밝게 빛나고 있는 별

무르팍 으깨져도 꽃피는 가슴.

자기 희생으로 얻어지는 희망 / 고난과 시련 속에서 이루어지는 민주화

가슴 울림 들었느냐.


◈ 2연 : 민중의 강인한 의지



속 깊이 쌓이는 기다림


삭고 삭아 부서지는 일 보았느냐.

     희생

◈ 3연 : 속 깊은 기다림


지가 죽어 썩어 문드러져

어두운 시대를 마감하려는 민중의 의지와 희생

우리 고향 좋은 물 만나면

누룩을 발효시키는데 필요한 조건 / 민중과 함께하는 존재

덩달아서 함께 끓는 마음을 알겠느냐.


<도 되고 기쁨도 되고

   희망의 세계

해솟는 얼굴도 되는 죽음을 알겠느냐.>

 역설적 표현 : ‘누룩’은 죽어서 ‘춤’, ‘기쁨’, ‘해솟는 얼굴’이 된다. 자신의 희생을 통해 새로운 역사, 밝은 미래를 창조하는 누룩을 형상화

◈ 4연 : 민중의 의연한 희생 정신


아 지금 감춰둔 누룩 뜨나니.


냄새 퍼지나니

냄새 : 민중의 저항의지 및 그의 확산/ 민주화의 기운이 퍼진다는 뜻 / 확산적 이미지. 민중의 희생을 통해 긍정적이며 이상적인 상황을 맞이할 수 있다는 믿음과 기대감

◈ 5연 : 미래에 대한 희망



 

◈작품 개관◈

◈ 갈래 : 자유시, 서정시

◈ 성격 : 상징적, 의지적, 희망적, 참여적

◈ 어조 : 격정적인 어조

◈ 표현상의 특징 : 상징적이고 역설적인 표현

 ① 사물인 누룩에 인격을 부여하여 민중의 삶을 형상화하고 있다. 시적 화자는 누룩의 속성을 통하여 민중에게 가해지는 핍박과 고통을 극복하려는 민중의 강한 의지를 노래하고 있다.

 ② 상징적인 수법을 통해 암울한 시대 상황을 극복해 가려는 민중의 모습을 노래하고 있다.

 ③ 누룩이 발효되어 가는 오랜 동안의 과정을 통해 민중들이 자신들의 가치를 인식해 가는 과정을 상징적으로 그리고 있다.

 ④ ‘아 지금 감춰 둔 누룩 뜨나니. / 냄새 퍼지나니.’와 같이 후각적 이미지를 사용함과 동시에 여운을 살리고 있다.

 ⑤󰡐춤도 되고 기쁨도 되고 / 해 솟는 얼굴도 되는 죽음을 알겠느냐.󰡑는 구절에서 소멸과 생성이라는 역설적 상황을 설정하고 있다.

 ⑥󰡐알겠느냐󰡑,󰡐들었느냐󰡑,󰡐보았느냐󰡑등 의문형 종결 어미의 반복을 통해 시적 의미를 강화하고 있다. 물음에 대한 대답을 통해 누룩의 속성을 밝히고 있다.

◈ 제재 : 누룩

◈ 주제 : 공동체를 위한 희생의 역설  / 민중에 대한 기대와 신뢰감  / 민중의 희생과 현실 극복의 의지


시의 짜임

◈ 1연 : 민중의 더운 가슴

◈ 2연 : 민중의 강인한 의지

◈ 3연 : 속 깊은 기다림

◈ 4연 : 민중의 의연한 희생 정신

◈ 5연 : 미래에 대한 희망

누룩

민중

알맞은 바람

민중과 뜻을 같이 하는 존재

󰀻

󰀻

삭고 삭아 부서짐

자기 희생을 준비함

󰀻

󰀻

좋은 물

민중의 마음을 이해하는 존재

󰀻

󰀻

냄서 퍼지나니

민중의 희생적 생명력이 발휘됨

󰀻

󰀻

긍정적 역사



 

◈이해와 감상◈

민중, 그 누룩 같은 존재

누룩은 곡물로 만든 재료에 누룩곰팡이, 즉 효소를 첨가하여 만든 것으로서 술을 빚는 데 사용하는 발효제다. 건조시켜 보관할 때에는 아무런 변화도 일으키지 않지만, 적당한 온도와 습도에서는 술의 재료인 곡물을 발효시킨다.


1연에서 시인은 ‘누룩 한 덩이가 / 뜨는 까닭을 알겠느냐.’라는 물음을 던지고 있다. '누룩 한 덩이'는 저 혼자 있을 때에는 '무력함에 부대끼고 부대끼다가 어디 한 군데로 나자빠져' 있지만, '알맞은 바람'을 만나면 그 '더운 가슴. / 그 사랑'을 밖으로 표출한다는 것이다.


시인은 이렇게 '누룩'을 의인화하여 나타내고 있다. 아니, '누룩'을 의인화하여 다른 무엇을 표현하고 있다. 시인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누룩이 아니다. 혼자서는 무력감에 빠져 있더라도 '알맞은 바람'을 만나면 더운 가슴과 뜨거운 사랑을 내어 보이는 '누룩'은, 이 시에서 바로 민중을 나타내는 것이리라.


 민중의 강인한 의지와 희생 정신으로 열고야 말 미래

시인은 2연에서 민중의 고통과, 그 고통을 이겨 내는 강인한 의지를 이야기한다. '밤새도록 우는 울음'은 바로 독재 치하의 어두운 시대를 겪으면서 민중이 받는 핍박과 설움을 뜻할 터이다. 그러나 시인은 또한 '여럿이서도 찾는 길' 이라는 말로, 어두운 시대를 끝내려는 민중의 의지를 말하고 있다. 무릎이 깨지는 아픔을 겪으면서도 희망의 꽃을 피우는 가슴, 민중의 가슴은 이렇다는 것이다.


4연은 자기 한 몸 돌보기보다 공동체의 미래를 먼저 생각하는 민중의 희생 정신을 말하고 있다. 마치 한 알의 밀알이 땅에 떨어져 썩어 수많은 열매를 맺듯이, 그리고 '누룩'이 발효되어 문드러져 술을 익게 하듯이, 민중은 저 한 몸을 희생하여 새날을 열 수 있는 마음가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춤도 되고 기쁨도 되고 / 해 솟는 얼굴도 되는 죽음'은, 모든 사람을 위한 기꺼운 희생을 말하는 것이리라.


이렇게 시인은 새로운 시대를 열고야 말 민중에 대한 기대와 신뢰를 말하고 있다. 그리고 감춰둔 누룩이 지금 뜨고 있다고. 누룩 뜨는 냄새가 퍼지고 있다고 한 마지막 연은, 군사 독재의 마지막이 멀지 않았다는 희망을 말하고 있다. <현대시 감상, 지학사>


◈이해와 감상2◈

'누룩'은 술을 빚는 데 쓰이는 발효제이다. 건조시켜 보관할 때는 아무런 변화도 일으키지 않지만, 적당한 온도와 습도에서는 술의 재료인 곡물로 발효시킨다. 시인은 이러한 '누룩'을 의인화하여 표현하고 있다. 즉, 혼자서는 무력감에 빠져 있더라도 '알맞은 바람'을 만나면 더운 가슴과 뜨거운 사랑을 내어 보이는 '누룩'을 통해 민중, 또는 민중적인 삶을 형상화하고 있다. 민중은 온갖 시련을 겪기도 하지만 고귀한 희생 정신을 발휘하며 새로운 시대를 열어 가려 한다. 이 시는 이러한  민중에 대한 믿음과 민중의 현실 극복 의지를 노래하고 있다.



관련작품

◈ 민중의 삶과 현실

이성부 ‘벼’ ‘누룩’ / 정희성 ‘답청’ / 김수영 ‘풀’ / 이동순 ‘개밥풀’ / 강은교 ‘일어서라 풀아’ / 하종오 ‘벼는 벼끼리 피는 피끼리’ 


◈ 자기 희생을 통한 긍정의 확대

이성부 ‘누룩’ ‘벼’ / 안도현 ‘연탄 한 장’ / 고은 ‘화살’


알아 두기



 

◈생각을 키우는 문제◈


1.  이 시에서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 희망을 보여주는 징표를 나타내는 시어는?

▶ 칼별


2.  이 시에서 ‘누룩’이 지니는 상징성에 대해 설명하시오.

▶ 시의󰡐누룩󰡑은 술을 빚는 발효제일 뿐이지만, 심층적 의미를 고려할 때 타인을 위해 희생하는 민중으로 해석될 수 있다.  누룩이 내포하고 있는 민중의 성격은 가슴 뜨거운 사랑을 간직하고 있으며, 타인을 위한 희생 의지를 갖고 있으며, 고통을 인내할 줄 아는 모습으로 제시된다. 즉, 화자는 누룩을 통해 민중의 덕성에 대한 예찬을 하고 있는 것이다.


3.  <누룩>과 <봄>을 엮어 읽고, ‘누룩’과 ‘봄’의 상징성에 대해 말해 보자.

▶ ‘봄’을 의인화하여 봄에 대한 간절한 기다림을 노래한 작품이다. 이 시에서 ‘봄’은 반드시 되찾아야 하는 소중한 가치를 상징한다. ‘누룩’은 고통스럽고 가혹한 현실을 이겨 내야 하는 민중을 상징한다. 그리고 ‘봄’은 갖은 시련과 고난을 극복하고 반드시 시적 화자를 찾아와야 하는 존재로, 화자가 간절히 기다리는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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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웃자진영* | 작성시간 26.02.28 누룩해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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