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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족보 현대시

[스크랩] (현대시 해설) 황지우 -겨울-나무로부터 봄-나무에로 / 2010 대비 9월3일 평가

작성자H.Y상위|작성시간10.01.13|조회수358 목록 댓글 0

겨울-나무로부터 봄-나무에로 -황지우

 

나무는 자기 몸으로

나무이다.

자기 온몸으로 나무는 나무가 된다.▶ 나무의 주체성, 생명력(전제)

자기 온몸으로 헐벗고 영하 13도 / 영하 20도 지상에

현실의 고통

온몸을 뿌리박고 대가리 쳐들고

시련과 역경에 굴하지 않는 삶의 의지

무방비의 나목(裸木)으로 서서

두 손 올리고 벌 받는 자세로 서서

아 벌 받은 몸으로, 벌 받는 목숨으로 기립하여, 그러나 ▶나무가 겪는 고난과 시련

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

온 혼(魂)으로 애타면서 속으로 몸 속으로 불타면서

내적인 모진 성찰

버티면서 거부하면서 영하에서/ 영상으로 영상 5도 영상 13도 지상으로

적극적인 의지의 인간상 함축

밀고 간다, 막 밀고 올라간다

온몸이 으스러지도록 / 으스러지도록 부르터지면서

철저한 자기희생과 열정-고통의 감내

터지면서 자기의 뜨거운 혀로 싹을 내밀고

천천히, 서서히, 문득, 푸른 잎이 되고

푸르른 사월 하늘 들이받으면서

나무는 자기의 온몸으로 나무가 된다. ▶고통을 이겨 내고 온전한 나무가 됨

아아, 마침내, 끝끝내

꽃피는 나무는 자기 몸으로

꽃피는 나무이다. ▶주체적이고 자립적인 나무에 대한 감동(수미상관-정서의 심화)

 

* 나무는 자기 몸으로: 스스로의 힘으로 시련을 견디면서 생명의 결실을 맺는 인간 존재의 삶을 함축적으로 제시

* 자기 온몸으로 ~20도 지상에 : 현실의 고통

* 온몸을 뿌리박고 대가리 쳐들고: 시련과 역경에 굴하지 않는 삶의 의지가 내포되어 있음

* 나목(裸木): 억압적인 현실을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을 보여주는 시각적 이미지

* 두 손 올리고 벌 받는 자세로 서서: 부정적인 현실에 순응하지 않는 존재의 모습을 형상화함

* 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 현실에 대한 부정적 인식(자기와 사회에 대한 비판적 인식)

* 버티면서 거부하면서 ~영상 13도 지상으로: 적극적인 의지의 인간상 함축

* 온몸이 으스러지도록 ~부르터지면서: 철저한 자기희생과 열정-고통의 감내

▶ 주제: 겨울나무의 생명력과 강한 의지 / 시련과 역경을 극복하고 본연의 삶을 누리는 인간의 의지와 끈질긴 생명력

▶ 해제: ‘겨울’, 봄’, 나무’ 등의 상징적 이미지를 통해 억압적 현실에 대한 비판적 인식과 시련을 딛고 생명의 ‘꽃’을 피우는 인간 존재의 생명력을 형상화하고 있다. 이 시에서 ‘나무’는 객관적인 자연물에서 스스로의 의지와 끈질긴 생명력으로 ‘겨울’을 ‘봄’으로 만들어 ‘푸르른 사월 하늘’ 아래서 ‘꽃피는’ 인간 존재로 거듭난다. 그리하여 ‘겨울’을 몰아내고 ‘봄’을 견인하는 인간의 힘을 증명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이 ‘나무’에서 주체적 의지와 끈질긴 생명력, 불의(不義)한 현실에 대한 저항 의지, 그리고 인간 본연의 생명력을 보여주는 민중의 전형을 발견할 수 있으며, 그들에 대한 시인의 신뢰와 믿음도 함께 읽을 수가 있다.

 

[작가 소개]

황지우-그는 시인이 된 것을 후회하는 흔치 않은 시인 중의 한 사람이다. 그는, 자신이 시인이 된 것은 `우리 사회 때문`이었다고 지금도 생각하고 있다.

1980년 5월의 어느 날 황지우는 정장 차림에 안개꽃 한 다발을 들고 종로3가 단성사 앞으로 나갔다. 안개꽃은 광주시민 학살을 규탄하는 유인물을 가리기 위한 위장이었다. 그러나 계엄군의 삼엄한 감시의 눈초리 앞에서 안개꽃은 아무런 효력이 없었다.

황지우는 곧 지하철 1호선 역의 플랫폼에서 체포됐다. 손목이 등뒤로 묶인 채 거칠게 끌려나갈 때, 오후의 햇살은 지하철 입구로 사정없이 쏟아져 내렸다. 그는 지금도 그 때의 그 지하철 입구를 잊지 못한다.

`내가 시를 쓰게 된 건 바로 우리 사회 때문이었다. 80년 5월 체포되어 모진 고문을 받았다. 지옥이 떠올랐다. 사람들이 지옥을 생각해낸 것은 고문에 대한 체험에서였을 거라고 믿게 되었다. 그 모진 지옥에서 한 계절을 보내면서 증오의 힘으로 시를 썼다. 결코 침묵해서는 안 될 것 같았던 것이다.`

이렇게 해서 나온 것이 그의 첫 시집이자 출세작인 『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였다. 80년대를 관통하며 줄기차게 자기 목소리를 내 오던 그는, 그러나 90년대 들어 근 10년 가까운 침묵을 지켰다. 글을 안 썼다기보다는 도무지 씌어지지 않던 시절이었다.

80년대의 문제의식을 너무도 쉽게 버리고, 새로운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지금은 말하는 것이 악덕이다, 침묵만이 미덕이라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대신 술을 엄청나게 마셨다. 이대로 술을 퍼붓다간 내가 죽지 싶었을 때, 서울 생활을 청산하고 광주 무등산으로 들어갔다. 거기서 요가수행을 하고 명상을 하면서 밀교에 깊이 빠져 들어갔다.

그리고 그가 손 댄 것이 조각이었다. 고등학교 3학년 때 미술선생님이 `10년만에 하나 나올까 말까 할 소묘력을 지녔다`며 미대 진학을 강권해 교무실에 끌려다니곤 했을 만큼, 미술적 감성이 풍부한 황지우였다.

흙덩이를 만질 때는 하루에 두세 시간만 자도 끄덕 없었다. 그렇게 90년대를 보내면서, 95년에는 개인 조각전을 열기도 했다.

그리고 1998년도 저물어갈 무렵, 한 편 두 편 써두었던 시를 모아 『어느 날 나는 흐린 주점에 앉아 있을 거다』를 펴냈다. 상업성과는 거리가 먼 이 시집이 예상을 뒤엎고 대형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그는 다시 시인으로서 세상과 만났다.

`너도 아팠냐? 나도 아팠다. 그러나 너무 아파만 하지 말자. 살아야 하지 않겠냐. 그런 쓸쓸한 인사 같은 것이 이 시집이다.`

시인은 아직도 자신의 상처로부터 완전히 자유롭지 않다. 세월이 흐른 후에는 어쩌면 딱딱한 돌 덩어리를 부여잡고 또 다시 조각의 세계에 침잠해 있을지도 모른단다.

-[알라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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