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인들
자원 전쟁 시대 유류 전쟁 시대 그러나 걱정 마라, 우회 전쟁 시대, 이 글은 패배 전쟁 시대
의 이 얘기가 아니니 오해 마라. 시는 언제나 패배이니 승리는 오해 마라.
시인의 나라는 높은 산골짜기에 있다.
시인의 나라는 잎이 바싹거려도 살이 바싹바싹 부서지는 골짜기에 있다. 골짜기에는
실속 없는 장난 애매모호한 대화
무능한 노랫소리가 구름이 되어 산허리를 졸라맨다. 그때마다 산의 키가 항상 구체적으로
자란다.
산속 골짜기에는 李箱이 병신들과 함께 누워 히히닥거린다. 늙은 여자 사이에서 릴케가, 동
성 연애가 랭보가 낄낄낄 웃으며 보고 있다. 도망가는 여자 앞에 꽃을 뿌리는 병신 素月을 보
며 萬海가 이별을 찬미하는(이별이 아름답다는 것은 흉한 거짓말이다!) 염불을 외운다.
시는 추상的이니 구상的은 오해 마라. 시인은 병신이니 안 병신은 오해 마라. 지금 한국은
산문이다. 정치도 산문 사회도 산문 시인도 산문이다. 산문적이기 위한 전쟁 시대, 시인들이
전쟁터로 끌려가는 모습이 보인다. 끌려가지 못하는 병신들만 남아 제복도 없이 아, 시를 쓴
다.
- 오 규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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