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풀의 발걸음 - 서정윤
한번 지나간 서리 뒤에서
강바닥의 풀들은
다시 고개를 흔들고
생명의 마지막을 붙들기위해
마디마디 물관을 나누고 있다.
마른 하늘에 지나가는 철새들의 그림자
거미줄에 걸린 빈 껍질의 곤충들이
속으로 우는 소리가 낮게 깔린다.
비스듬히 기울어진 햇살에
긴장과 불안이 눈을 돌리며
껍질이 터져 날리는 것을 본다.
북쪽 툰드라의 중얼거림을 달고 오는 바람
비틀거리는 풀들의 걸음을 재촉한다.
모두가 한번은 가야 할 길을 내어 보이며
비록 짧은 시간일지라도
너에게는 충분했다고
이제 네가 온 곳으로 돌아가라고
등을 밀고 있다
손을 씻지도 못하고 밀리고 있다.
<Jacob Gade - Tango Jalous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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