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다란 골목길 뒤켠을 걷다보니
허룸한 여인숙들이 소복히 모여있다.
동대구 역이 개통되기 전 대구역 바로 앞이라
타지 객들을 상대로 한 때 성업을 이루었을 법한 여인숙들
그러나 역도 상권도 모두 이탈한 지금
오지 않는 객들을 아직도 기다리는 주인장과 함께 늙어간다.
대구에 있는 서울여관
왠지 모를 실향의 아픔이 느껴진다.
여인숙을 찾아오는 외지 나그네는 끊긴지 오래
이제는 시내에서 날품을 팔며
하루하루 어렵게 사는 이들의 달셋방으로 제공되는 듯하다.
여인숙에서 나오는 등 굽은 아저씨 짙은 담배 연기를 내뿜으며
연신 기침을 하면서 앞을 지나간다.
약삭빠른 사람들은 시대적 취향에 맞게
매번 변신을 해간다.
여인숙이 있던 자리 밀어내고
번듯한 모텔을 짓고는 내부 인테리어 사진을 내다걸고
서툰 연인들을 부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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