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가 잘 나오던 스피커가 배선 바꾸는 작업을 하고 나서는 갑자기 먹통이 되었다.
황당한 일이다. 테스터로 단자 저항을 측정해보니 1.3메거 옴이 나온다. 스피커 내부의
배선이 잘못된 것이 틀림없다.
탄노이 아덴 스피커. 수년전 중고품을 인수했다. 내가 가지고 있는 스피커 중에서는 킹이다.
진공관 앰프용으로는 아주 훌륭한 물건이다. 나이는 1970년대에 만들어 졌을 테니 45세 정도
일 것이다. 여기저기 부서진 부분도 있고 엣지 스폰지도 교환된 것이지만 아직까지 멋지다!
나의 사랑하는 애장품이 드러눕다니.. 일단 분해를 해보자 어디가 아픈지...
먼저 스피커 나사 4개를 렌찌로 풀었다. 내부 스폰지를 들고 단자를 보니 헐! 단자에 꼿혀있는 러그 하나가 떨어져 있다.
사진에 보시다 시피 양쪽 홀더 부분이 떨어져 나갔다. 지금까지 소리가 난 것이 희안한 일이다.
그동안 스폰지가 밀고 있었다. 그제서야 그동안 두세 차례 접촉 불량 현상이 일어난 것이 기억이 난다.
그랬었구만.. 그런데 저것이 부러진 이유가 뭘까? 오래 되어서? 스프링이 40년동안 힘들어서 그랬나? 한쪽은 멀쩡한데..
어쨋든 부속함을 뒤져 같은 러그를 찾아서 러그 벤치로 찝었다. 이왕 하는 것 둘다 교체 했다.
배선은 얼마나 가는지.. 1.2밀리 정도 연선이다. 신호 제어선 정도로 아주 가늘다.
안쪽에는 저런 정도인데 밖에서는 엄청나게 굵은 배선을 터미널에 어거지로 끼워 넣는다.
좌우간 본인은 2~3메터 길이의 스피커 선에 엄청난 돈을 투자하는 분들을 보면 이해가 안간다.
물론 수십메터가 되는 경우에는 저항이 누적되니 이해가 되지만..
밥 그릇를 금으로 만들면 기분만 좋지 뭐 밥이 더 맛있을 까? .. ㅎ
이왕 뚜껑을 열어본 김에 얼마나 잘 만들어진 스피커인가 구경이나 해보자
자석 위쪽에 있는 것이 트위트이다. 중고음의 에너지가 넘친다.
우퍼는 요즈음 스피커와는 완전 다른 소리가 난다.
콘지가 매우 부드럽다. 그래서인지 부드러운 저음. 여운이 길~다.
우퍼 콘 종이가 얇아 지탱하기 힘든 탓에 갈빗대를 대어 놓았다. 좋은 아이디어다.
저것이 일반 스피커와 다르다. 앞에서 보면 똑같은 우퍼가 있는데 그것은 종이가 딱딱하고 저런 것이 없다.
그리고 저음이 부드럽지 못하다. 물론 수백와트의 입력을 소화할 수 있다.
그런데 이건 100와트도 무리일 것 같다. 50와트 이하가 안전할 것 같다.
반도체 앰프와는 만나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진공관 시대의 것이니 그들과 어울려야 궁합이 잘 맞지..
이제 나사를 조이고 원위치 하자. 몇 년동안은 무탈하시겠지.,, 오늘 좋은 구경했다. 대단한 영국 영감들.. 훌륭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