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집뒤 대크 마루가 무너져 열어보니 지지대 철골이 다 삭아 있었다.
10 수년전 C형강 철골을 사다가 용접을 해가며 만든 것인데 그 위에서 김장 때 마다
배추 절인 물을 쏟아 부어 대더니 결국 소금물에 다 녹아 버렸다.
처음 부터 방부목으로 뼈대를 구성 했더라면 소금을 먹어 더 튼튼 해졌을 텐데 ..
생각이 거기까지 미치지 못한 과보를 받은 것이다.
어쨌든 철골을 짤라 내려고 그라인더 날을 한 보따리 사오기는 했는데 막상 서너개 짤라보니
쉬운게 아니다. 그럴 바에는 힘빼지 말고 잘 이용을 해보자 하고 일단 보류했다.
그런데 땅 아래 어떤 부분은 논바닥 같이 물이 흥건하고 발이 빠진다.
원인 파악을 하기위해 삽으로 파 보았더니 아이고 주방 하수 파이프가 깨져 그물이 다 땅으로 스며들어
논 바닥을 이루고 있었다. 깨진 부분 이후로는 관이 흙으로 막혀 아무리 용을 써 받자 힘만 들고 허사였다.
그래서 새로운 파이프 라인을 구성하기로 하고 몇일 동안 궁리를 해 봤지만 사방이 콘크리트 기초로 막혀 있어
하수관이 빠져나갈 구멍이 없다. 굴착기를 빌려 콘크리트를 깨버릴까? 엄청 시꺼러울 텐데..
궁리 끝에 장비 빌리면 돈이 든다. 벌지도 못하는 백수가 호사스런 생각을 해서는 안된다.
최고의 경영방안은 저비용 고효율이다. 콘크리트 아래로 파들어 가자 ! 오전내내 씨름을 해서 관통을 시켰다.
이마에는 육수가 줄줄흐른다. 참외 한개를 한입에 다 깨물어 먹어도 성에 차지 않는다. 헥헥 거리며 오렌지 쥬스도 한사발..
동네 하수도로 이어지는 관도 찾았다. 다행히 그건 막히지 않았다. 그기까지 파이프를 확장해서
연결했다.
오물을 걸러 내고 고장이 났을 경우 수리가 용이 하도록 플라스틱 통을 사다가 설치했다.
어디서 본건 있어가지고 그럴 뜻하게 흉내는 다 내본다. 통 가격은 27,000원
오늘 아침에는 날이 밝기를 기다려 마무리를 하려한다. 미리 준비해둔 레미탈 시멘트를 물에 갠다.
파이프 이음매를 보강하기 위해서다. 세월이 흐르고 흙의 중량이 가해지다 보면 연결 부분이 빠져서
고장날 우려가 있다. 80대에 고장나면 땅팔 기력도 없다. 만사 불여튼튼이라고 했지 않은가?
시멘트로 다발라 버리면 더 문제가 생길것 같아 아랫부분만 보강했다. 아래로 꺼지는 것을 방지하고
이음매를 튼튼히 고정하기 위함이다.
야외 부분도 파이프가 휘지 않도록 벽돌로 고이고 몰탈로 고정했다.
하수관 연결 부분에는 빗물에 의한 토사가 유입되지 못하도록 입구를 봉해버렸다.
마루 아래 쪽에는 그래도 모를 고장에 대비하여 손볼 수 있도록 덕트를 만들고 천으로 싸메어 동파를 예방할 생각이다.
그건 마루 공사를 하면서 생각해볼 작정이다. 여름내내 여가시간에 공법을 연구하면서 시행 할 계획이다.
이 부분에 대한 기능사 면허는 없고 딸 생각도 없다. 그냥 소문 안내고 야매로 추진할 것이다. ㅎ
* 야매(野梅やばい) "란 말의 원래의 뜻은 "촌스럽고 어리석다"는 일본말입니다. 그런데 이 말이 요즈음은 비속어로 "정식적인 경로를 통하지 않고 뒤로나 샛길로(뒷구멍으로), 또는 비합법적으로 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런 언어는 쓰시면 아니되옵니다. ㅎ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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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시골농부 작성시간 17.05.11 서암때문에 설비업자가 다 굶어 죽었다는 이야기가 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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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서암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17.05.11 이 카페가 시골농부. 능수버들. 서암 3인의 업무일지가 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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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능수버들 작성시간 17.05.12 항상 기록을 남겨놓는 좋은 습관을 두 선배님으로 부터 배웁니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사진을 찍어놓고 부연설명으로 기록을 남겨놓는 것이 80세 이후에도
도움이 될 수 있거든요. 80세에도 땅파고 마루공사 충분히 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