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극장이 이달 31일 상영을 마치고 문을 닫는다.
멀티플렉스 영화관들 조차도 버텨내기가 힘든 상황에 코로나가 결정적인 역할을 해버린 것 같다.
사실 이제는 영화관까지 가지 않고도 안방에서, 거실에서 간편 결제로 편하게 영화를 보는 세상이 되버려서
굳이 그 돈을 내고서 영화를 보러가야 할까 싶을 정도로 많은 것이 바뀌어 버렸으니 말이다.
생각해보니까 2000년대 초반 카페지기도 마눌님이랑 함께 여기에서 영화를 봤던 기억이 나는데
그게 벌써 20년 전의 기억이 되어가고 있다니... 그 앞으로 자주 지나치긴 했어도 말이다.
서울극장 앞으로 펼쳐진 먹거리 좌판들도 꽤나 인기가 대단했던 기억이 나는데
맥반석 오징어, 쥐포, 오다리 구이, 군밤, 그리고 요즘처럼 더운 여름에는 시원하게 얼린 얼음 체리도 팔곤 했다.
지금은 서울극장을 찾는 손님의 수가 예전 같지 않은데다 관객들의 입맛도 바뀌어서 많이 줄었던데
이제는 그것 마저 추억으로 사라지지 않을까 싶다.
한때는 피카디리 극장, 단성사와 함께 종로의 골든 트라이앵글을 구성하며 한시대를 주름잡았던 서울극장
그때 젊은이들의 만남의 장소였던 종로였지만, 이제는 노인들이 그 자리를 듬성듬성 메꾸고 있는 상황
1964년 합동영화주식회사에서 지금의 자리에 영업을 시작한 이래 42년을 이어 왔지만
급격하게 바뀌어가는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결국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되었으니...
60~70년대 충무로의 영화들이 경쟁적으로 종로에서 상영을 하면서 초반의 전성기를 누리다가
80년대로 접어들면서 컬러TV 가 보급되면서 위기가 오는 듯 싶었으나
헐리우드 영화들이 직배로 상영되면서부터 국내 영화시장의 파이가 어마어마하게 확장되기도 했으며
그 와중에 우리나라 영화를 보호하기 위한 스크린 쿼터제가 시행되면서 이에 적극 동참해주기도 했다.
90년대 말부터 대기업 자본이 바탕이 된 멀티플렉스 영화관들이 경쟁적으로 늘어가면서
관객이 분산되기 시작하면서 한 자리를 오래 지키면서 영업하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을 느끼기 시작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영화가 막 시작된 시절부터 지켜왔던 자존심을 꿋꿋하게 지켜내나 싶었으나...
코로나19 로 인해 외출이 힘들어진 소비자들은 결국 집에서 영화를 간편 결제로 관람하기 시작했고
멀티플렉스 영화관으로부터 관객을 사수했던 서울극장은 결국 온라인 상영관에 무릅을 꿇고 말있다.
영원한 것은 없다. 그렇게 보일 뿐이니까 말이다. 아쉽지만, 아쉬워도 어쩌겠나...
출처: 한겨레 ( https://www.hani.co.kr/arti/culture/culture_general/1006118.htm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