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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환경의 변화와 작가의 역할

작성자kimpd|작성시간02.01.10|조회수256 목록 댓글 0
방송 환경 변화와 작가 -김우룡 한국외국어대 신방과 교수

세상이 급속히 변화하고 있다. 묵은것은 사라지고 새로운 것이 끝없이 등장하고 있다. 무한 경쟁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 국경조차 무너지고 있다. 상품과 정보와 유행이 나라의 경계를 넘나든다. 문민시대다, 개방화다, 세계화다 해서 '네것 내것'의 구별이 사라지고 있는 느낌이다. 방송계의 모습도 비슷하다. 자고나면 새로운 방송사가 생겨나고 리모콘을 누르면 새로운 채널이 나타난다. 우리의 안방이 미국 일본. 중국, 홍콩 등 '정보대국'의 각축장이 되어버린 지도 오래됐다.

세상사는 사람들의 일상은 예나 이제나 크게 달라진 게 없다고 해도 '만물이 유전한다'는 것을 피부로 느끼는 요즘이다. 그 속도는 어느 정도일까. 어떤 이는 말한다. 지금까지 인류가 생산해낸 모든 지식·정보의 양보다 앞으로 30년간 만들어낼 지식·정보의 양이 더 많을 것이라고. 또 어떤 이는 '초진분보'라는 표현을 쓴다. 초가 다르고 분이 다른 만큼 세상이 변화해 가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세상에 변화하지 않는 것은,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는 진실뿐일지 모른다. 특히 근래 우리 방송환경이 크게 달라지고 있다. 그 변화의 폭과 파장이 크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의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원래 우리나라 방송은 국영이었다.
방송의 역사 70년을 자랑하지만 일제시대의 방송은 식민지 수탈의 산물이었다. 일본의 기술과 인력, 호출부호를 갖고서 우리 땅에 나와 있는 총독부관리와 상공인을 위해서 시작된 방송을 한국방송의 뿌리로 삼는 것은 민족적 수치이다. 물론 뒤에 가서 일부 우리말 방송을 시작하므로써 이중방송을 실시하였고 비록 식민지 방송이긴 했어도 한국문화 발전에 기여한 바가 없지 않았다.
그러나 경성 방송국(JODK)은 호출부호 'JO'가 일본 것이듯 일본 제국주의 방송의 한 지방 방송이었다. 따라서 일제하의 방송은 우리나라 방송사의 전사로 다루어져야 한다. 마치 서울대학교가 경성제국대학에서 시작했지만 해방이후부터 그 역사를 새로 썼듯이 한국의 방송사는 호출부호 'HL'로 방송을 시작한 1948년을 첫 장으로 삼는 것이 옳다.

어찌 됐든 우리 방송은 국영이었다. 60년대 접어들면서 본격적인 민영방송이 등장한다. 이때부터 라디오방송의 황금기가 시작되었고 70년대 들어와서 TV시대가 개화하였다. 국영·민영이 공존하는 이원체제가 확립되었다. 그 뒤 신군부는 언론통폐합이라는 이름으로 모든 방송을 KBS에 귀일시키게 된다. 시대를 역행하는 억압정책은 얼마가지 못하고 방송계의 새로운 질서가 태동하기 시작하였다. 1987년 이후의 일이었다. 그 변화의 양상을 몇 가지로 정리해 보자.

방송채널이 놀고 있다.

정말 많이 늘어났다. 라디오가 몇 개인지 케이블TV는 몇개가 전파를 쏘고 있는지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울만큼 새로운 방송사가 생겨나고 있다. 아마 공보처의 주무과장조차도 제대로 파악하고 있지 못할 것 같다. SBS는 TV와 AM ,FM을 개국하여 활발한 활동을 하고있고 EBS가 KBS로부터 독립하여 마침내 독립 '원법'을 마련하였고 SBS TV의 가맹 지방사가 8개로 늘어났다. 운영 주체만 다를 뿐이지 TV80년 이전의 상태로 고스란이 돌아간 꼴이다. 단 다른 특징은 종교방송의 확장이다. 종래의 기독교 방송은 지방국을 크게 늘렸고 불교계와 카톨릭이 라디오방송을 개국해서 교단의 숙원을 풀었다. 종교의 자유선교의 자유라는 측면에서 종교방송의 증가는 바람직하지만, 우리나라가 다원종교국가이고 5년마다 대통령선거를 하는 나라라는 점에서 또 다른 문제를 안고 있다. 더우기 이 세 교단은 케이블TV도 운영하고 있어서 방송이 종교전쟁의 '무기'로 변할 큰 위험을 안고 있다. 새로운 매체가 등장하고 있다.

발전의 원동력은 무엇일까. 세상을 바꾸어가는 힘은 어디서 비롯되고 있을까. '필요'는 발명의 어머니라는 말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대체로 사회를 변동시키는 힘으로서 기술을 꼽는다. 사회를 바꾸는 기술의 집합을 '사회적 기술' 이라고 말하는데 그 대표적인 것이 바로 통신·교통 기술이라고 말할 수 있다. 방송-정보-통신 기술이 날로 새로와지고 있는 까닭에 방송계에 큰 변화가 일고 있다. 기존의 공중파방송이 달라진다. 디지털화가 그 한 예이고 SNG의 활용이 일상화되는 것도 좋은 예이다. 라디오의 스테레오화나 데이터 정보시스템이나 텔리텍스트 등도 변화의 구체적 징표이다. 새로운 기술의 채용은 지금까지의 라디오와 텔리비젼에도 커다란 변화를 초대하고 있다는 점이다. 기본 컨셉트가 달라지는 것은 아니나 그 운영과 취재, 제작방법과 사회적 영향력은 달라지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기존방송의 변화보다는 신매체의 등장이다. 'TV부페' '풍요의 텔리비젼'이라고 지칭되는 케이블방송이 개시된지 3년이 지났고 가입가구는 1백50만이 넘은지 오래이다. 케이블 TV의 발전에는 많은 변수가 있기는 하지만, 미국의 주요도시를 중심으로 보면 적어도 80여개 채널에서 1백개가 넘는 곳이 늘어나고 있다. 지금 우리가정에 연결된 케이블 TV의 맨 끝채널 역시 KBS위성방송 61번에 이른다.

주문형 영상정보시스템이라고 하는VOD(Video On Demand)가 부분적이나마 실험에 들어간 것은 구문에 속하고 앞으로 모든 뉴스, 드라마. 영화, 정보가 한곳에 저장돼 있어서 언제 어디서고 우리가 원하는 그때 검색해 볼 수 있게 될지도 모른다.

위성방송 역시 떠오르는 별이다. 여야정쟁의 산물이 돼 국가적 낭비를 초래하고 있지만 위성은 가장 저렴하고 유용한 정보수단이기 때문에 위성의 시대, DBS-TV의 시대가 올 것으로 내다보는 전문가가 많다. 법안이 마련돼 허가만 떨어지면 10개 또는 20개의 텔레비젼이 머지 않아 등장할 것이다. 디지털 기술의 개발과 저궤도 위성의 등장 등 이제 위성방송은 커버리지에 있어서는 국경을 초월한 지구출력 매체가 되었고 채널의 수에 있어서는 100개, 200개를 자랑하는 소나기식 방송으로 발전해 간다. '접시' 라고 하는 수신장치 하나만 가지면 전세계의 텔레비전은 아마도 1천개가 넘게 될지도 모른다. 그것을 안방에 앉아서 보게 될 날도 멀지 않다.

공중파 텔리비젼과 케이블, 그리고 위성방송은 경쟁관계이자 상호보완적인데 궁극적으로는 기술의 진보와 정책적 선택이 미래의 운명을 결정짓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근래의 또 다른 관심사는 인터넷 TV이다. 아직 정보전달 속도가 느리고 화면이 제한되고 일반의 인식이 부족한 점 등 극복해야 할 장애가 많이 있기는 하지만 인터넷 TV는 위성 , 전화줄, 컴퓨터, 광섬유 등을 결합해서 온통 세상을 '유전화' 해가고 있음은 심상치 않다. 방송의 국경이 무너지고 있다.

새삼스러을 것이 없다. 우리 극장에서 상연되는 쓸만한 영화는 헐리우드 제품이다 명화극장이다. 주말극장이다, 혹은 설 특선영화다 해서 영화팬을 매료시키는 작품은 어디서 만든 것인가. 영화만이 아니다 저녁TV뉴스가 전하는 외신은 거의가 세계 4대통신이 취재한 아이템이기 쉽고 신문에 나는 국제뉴스의 대부분도 외신에 의존하고 있다.

광고도 수입품이 늘어나고 우리손으로 만든 것 가운데도 월드스타의 등장이 빈번한 요즘이다. 상표는 어떤가. 재래종은 사라지고 토종은 발붙일 곳이 없어졌다. 우리가 옛날에 애용 하던 '왕자표 신발' 이나 '시대 와이셔츠'는 어디로 갔는가. 상호의존의 시대, 무역의 장벽이 사라진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방송전파가 국경을 넘었다고 해서 문화침식이니 주권침해니 하고 시비하는 일조차 쑥스러워졌다. 세계는 하나, 인류는 이웃이라는 생각이 확산되어 가고 있다. 물론 뒤집어 보면 일방통행임을 쉽게 알 수 있다. 다국적 기업의 시장으로 전락해 가는 것은 아닌지 불안을 감추기 어렵다. 음반시장만 해도 그렇다. 매출량의 3분의 2는 외국 것의 수입 아니면 복제이다. 책이 그러하고 패션이 그러하고소프트웨어가그러하다 비디오시장 역시 예외는 아니다. 정보, 서비스, 기술, 문화 분야에 전자식민지의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영상정보산업의 부가가치가 높다. 세계각국이 국가적 차원에서 이 분야의 진흥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음도 그때문이다. 하지만 하루아침에 CNN 같은 방송이 나오고 스티븐 스필버그가 나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나마 외국위성TV의 침투는 제한된 악세스, 언어장벽, 한국인의 문화적 폐쇄성 등으로 아직은 '국지전' 에 머물고 있는 느낌이어서 다행이다. 이러한 추세에 대한 대응으로서 KBS가 해외 뉴스망을 확충시키고 있고 정부의 강력한 지원을 받는 (아리랑 텔리비젼)이 등장했다고 보겠다. 디지털 물결이 거세다.

더 빨리 더 많이, 더 선명한 정보를 보내려는 것은 인류의 꿈이었다. 종래 아날로그 신호가 디지털로 바뀌면서 디지털 혁명이 일어나고 있다. 카메라도 디지털, 위성도 디지털, 휴대폰도 디지털 디지털 물결이 방송 정보 뉴미디어 시장에 거세게 일고 있다. 아날로그와 디지털은 일반 사람들이 알아듣기 쉬운 말은 아니다. 아날로그는 변조된 신호코드가 실제 메시지 내용과 유사한 형태를 갖는다. 예를 들면 음성이나 기타 줄의 진동에 따른 음파의 파장은 실제 소리의 높낮이, 강약과 직접 관련이 있는데 비해 디지털은 0파 1이라고 하는 두 단위로 구성되는 언어로서 , 0과1의 선택이 하나의 비트인데 이러한 8개의 선택을 여러 형태로 조합하여 문자나 숫자를 코드화 하거나 알파벳으로 기호를 편집하는 디지털 문자를 구성한다.

곧 아날로그와 디지털은 '선'과 '숫자'로 대변된다. 아날로그는 곡선의 형태로 정보를 전달하고 디지털은 0과 7이란 숫자를 통해 정보를 표현한다. 곡선으로 기록된 정보는 재생할 때 점점 곡선이 찌그러들어 음질이 나빠지고 전송에도 애로가 생겨나지만 디지털방식은 숫자 배열만 똑바로 하고 적절한 확인 과정만 거치면 복제품과 원본이 다를 바 없으며 전송도 빨라진다 특히 디지털 위성은 채널의 용량을 3∼4배 늘려 TV홍수' 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경쟁이 치열해 진다.

밥그룻 싸움이 일어나지 않을 수 없다. 옛날의 방송은 독점이었다. 또는 독과점적 상황에 놓여 있었다. 독점시장은 구매자 시장이 아니라 판때자 중심의 시장이다. "없어서 못 팔 지경"이니까 부르는 게 값이다. 경합자가 없다. 땅짙고 헤엄치는 장사가 바로 이것이다 KBS와 MBC가 이런 좋은 시절을 보냈다. 그러나 이제 상황이 크게 변했다. 동종, 이종 경쟁자가 많이 늘어났다. 제한된 광고시장 수용자 계층을 놓고 한판 혈투가 불가피해졌다.

KBS,MBC의 라이벌은 SBS로 끝나지 않고, 케이블 TV가 요람에서 자라나고 있고 지방민방이 기지개를 켜고 있고 외국위성TV가 일정 지분을 확보해 가고 있으며 늦어도 금년안에는 결말이 날 위성방송이 출전을 차비하고 있다. 비디오나 재벌의 영화체인, 인터넷 TV 그리고 YOD 등도 공중파 TV를 위협하기 시작한다.

품질의 시대가 온 것이다. 전문경영의 시대가 열렸다. 적자생존의 정글의 법칙이 방송계에도 그대로 적용돼 갈 것으로 보인다 매너리즘과 안일, 방만한 경영이나 비창의성은 더 이상 발붙일 곳이 없어지게 될 것이다. '사상의 자유시장' 이 방송계에도 막이 오른 셈이다. 질높은 프로그램, 공정한 보도, 올바른 경영마인드가 방송사의 성패를 가늠하게 될 것은분명하다. 수용자가 변한다.

이제 더이상 국민들은 꿀먹은 벙어리가 아니다 정보 소비자로서 수용자는 움직이기 시작했고 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였다. 정보 소비자의 주권이 싹트기 시작한 것이다.

지금까지 방송은 "보기 싫으면 말라!"는 식의 고압적인 태도를 보여 왔다 그러나 이제 방송수용자는 소비자로서 적극적이고 능동적이고 비판적인 존재로 바러어가고 있다. 편성·제작·보도에 직접 간접으로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직접 프로그램에 참여하여 자기 목소리를 내는 존재로 변화해 가고 있다. 종교 인종 여성을 중심으로 한사회적 압력단체들의 모니터 보고서, 전화항의, 시청보이콧 운동이나 상품불때운동, 나쁜 프로그램 명단 발표 등 방송을 감시,비판하는 활동이 많아지고 있다 이제 방송은 더이상 방송인만의 것이 아니다.

쌍방향 기술이 채택되면서 수용자의 방송 참여는 더욱 증가할 수 밖에 없게 됐다 다매체다채널 시대의 수용자는 프로그램을 능동적으로 선택할 뿐 아니라 방송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적극적으로 피력하는 것이 기술적으로 가능해진 것이다 이러한 수용자의 능동성은 다양한 수용자 운동으로 나타난다. 수용자 운동이란, 라디오,TV등 전파매체를 올바르게 이해하고 이러한 전파매체가 사람들에게 미치는 여러 영향력에 대하여 체계적으로 파악하고 이를 능동적으로 전택하고 수용하는 동시에 한걸음 더 나아가 방송의 구조와 내용을 수용자 중심으로 개선코자 노력하는 지속적이고 집단적인 사회적 행동이라고 할 수 있다. 수용자 운동은 프로그램의 편성, 제작에 국한하지 않고 방송의 제도나 정책에 까지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 밖에도 정부의 규제 정책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곧 방송의 억제 정책이 촉성 정책으로 바뀌어가고 있으며, 통신과 방송의 경계가 서서히 무너져 내린다. 또는 두 영역의 공통분 모가 점차 확대되어 간다고 말할 수 있다.
아울러 방송시업의 지구촌화 현상, 거대기없화 현상과 동시에 지역화, 지방화 경향이 늘어난다. 지역공동체 중심의 커뮤니티 채널이 늘어가고 우리동네의 '미니TV 가 생겨나게 된다.
자연적으로 방송사업자는 복합 정보업자로 변모해가고 관련기업의 인수, 합병, 조인트가 새로운 형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안방TV의 대혁명, 정보통신의 대란, 매체의 수렴화,TV영상산업의 거대화 등 정보-문화질서의 대개혁이 일어나고 있다. 이러한 환경의 변화는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주는가.

첫째,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 골라서 본다. 전문채널이 쏟아지므로 정보 홍수 속에 '입맛'대로 채널과 프로그램을 선택해 볼 수 있다.
둘재, 정보의 질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비록 일시적 현상이라고 진단해 볼 수 있을지모르나, 제작 여건과 전문인력은 제한돼 있는데 갑자기 채널이 늘어나고 방송시간이 늘어나면 정보의 질은 떨어지기 쉽다. 전문인력이 분산되고 작가, 탤런트 등 '인적자원' 이 부족해 작품의 완성도는 낮아지기 쉽다.
셋째,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 " 일정한 파이쪽을 놓고 경쟁이 치열해지니까 '손님 유치작전' 이 불붙는다. 호객행위, 유객 행위가 많아지는 것은 큰 소리지르기, 옷벗어 붙이기, 사람눈 속이기 따위가 횡행할 위험이 많다는 것을 쯧한다. 곧 주간 연예지 성격의 저질TV '타블로이드 TV 의 범람이나 쓰레기 정보만 가득한 '트래쉬 TV 로 전락하게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넷재,고용 창출에 기여한다 스카웃과 신규채용이 급격이 늘어나 방송분야게서 일하고 싶은 사람에게는 좋은 기회이다. 취업의 분포가 넓어져 작가, PD, 탤런트 등 전문인원의 스카웃으로 이들의 주가가 상종가를 치게된다.
다섯째, 관련 산업을 진흥시킨다. 방송은 연판 산업이 많을뿐 아니라 파급효과가 커서 경제적 , 문화적 , 산업적 측면에서 좋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전자관련기기의 수출증대에도 일조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금 정책의 변화와 신기술의 등장, 국제간의 영향 그리고 산업계의 요청 , 국민의 정보욕구 등과 맞물려서 우리 방송환경은 하나의 소용돌이 속에 빠져 들고 있다. 국가적 낭비를 줄이고 21세기에 대비한 바람직한 커뮤니케이션 질서를 확립하기 위해서는 국가적 타임테이블이 나와야 한다.
좋은 방송정책만이 우리의 '정보주권'을 지키고 '문화대국'을 건설하는데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2001 상반기 어떤 드라마들이 인기를 모았고, 실패했는가......?

그렇다면 지난 상반기에는 과연 어떤 드라마들이 인기를 모았고, 또 어떤 작품이 실패했는가. 상반기 드라마를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톱스타 부재와 소재고갈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런 것들은 어제 오늘 있었던 일은 아니다. 하지만 요즘의 톱스타 부재와 소재고갈 현상은 근 몇 년동안 가장 심한 상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예전과 달리 영화와 드라마의 경계가 뚜렷해지고, 톱스타들이 속속 영화계 진출을 시도하면서 드라마에서는 당장 드라마의 시청률을 책임질 톱스타들의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해졌다. 특히 남성 스타들이 스크린 진출을 선언하면서 상반기 드라마들은 대부분 톱스타보다는 어느 정도의 인기를 가지고 있는 스타나 신인들을 캐스팅 하는 경우가 많았다.

'여인천하'는 말할 것도 없고, SBS '순자'나 '그래도 사랑해' '루키'같은 작품들은 모두 여성 스타들이 드라마의 중심에 있는 작품이다. 또한 제목부터 여성 드라마임을 보여준 MBC '아줌마'는 톱스타급 출연자들보다는 강석우와 원미경등 중견 배우를 앞세워 후반으로 갈수록 높은 인기를 누리기도 했다. 또 '루키'의 소유진과 박정철은 '루키'에서의 활약을 바탕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고, 각각 MBC '맛있는 청혼'과 '호텔리어'를 통해 스타로 부상했다. 특히 '맛있는 청혼'은 소유진과 손예진등 신인연기자들의 과감한 캐스팅으로 많은 이들의 예상을 깨고 높은 시청률을 올리기도 했다.

그러나 이는 기존의 스타들에 식상 했다기 보다는 그만큼 드라마에서 톱스타를 보기 힘들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실제로 이병헌 배용준을 중심으로 각각 화려한 캐스팅을 자랑했던 '아름다운 날들'과 '호텔리어'는 팽팽한 시청률을 기록하며 팬들 사이의 열띤 공방을 일으킬 정도로 화제를 일으켰다. 또 강수연이 16년만에 드라마로 복귀한 '여인천하'는 방영 전부터 강수연이 출연한다는 사실만으로 시청자의 기대를 모았다. 톱스타의 스타파워가 약해진 것이 아니라, 출연시킬 스타가 없었던 것 뿐이었다.

그리고 이는 지금까지 몇 년간 인기를 모아왔던 트랜디 드라마에는 치명타로 작용했다. 톱스타없는 트랜디 드라마란 성공하기 힘들었다. 지난 상반기동안 '아름다운 날들'과 '호텔리어'를 제외하고 성공한 트랜디 드라마는 '맛있는 청혼' 정도이다.

또한 톱스타의 부재는 트랜디 드라마의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다. 지난해까지만해도 삼각관계나 나쁜여자와 착한여자의 대립을 중심으로 가져갔던 트랜디 드라마는 요즘 나름대로의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맛있는 청혼'을 비롯해 '아름다운 날들'이나 '호텔리어', 그리고 최근의 SBS '로펌'처럼 전문적인 분야의 세계를 다루기도 하고, 전형적인 대립구도에서 탈피해 보다 입체적이고 현실적인 캐릭터를 보여주려는 시도를 하기도 했다.

그러나 젊은이들의 사랑을 다루는 트랜디 드라마의 기본적인 스토리라인과 갈등구조는 크게 바뀔 수 없었고, 몇몇의 성공작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작품들은 그 외양만 바꾼채 비슷비슷한 내용으로 스스로 자멸했다. 직업만 바뀔뿐 기본적인 구조는 거의 바뀌지 않은 KBS 월화 시간대의 트랜디 드라마들이 그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인생은 아름다워'에서 약간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기는 했지만 그것도 삼각관계를 기본으로한 드라마들에 물린 시청자들의 취향을 변화시킬 수는 없었다. 불륜과 사랑의 그 묘한 경계를 파고들어 후반으로 갈수록 화제가 된 KBS '푸른 안개'나 현실속에서의 사랑과 결혼의 문제를 잔잔하게 다뤄나가는 MBC '그 여자네 집'이 높은 시청률을 올리고 있는 것은 새로운 소재와 새로운 시각에 대한 시청자들의 바램을 잘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현상들의 최대 수혜자는 이런 색다른 현대극이 아닌 사극이었다. 사극이야말로 톱스타 부재와 소재고갈을 해결해줄 가장 적합한 장르였던 것이다. 큰 스케일과 역사 그 자체가 짜임새 있는 스토리가 될 수 있는 사극은 톱스타없이 그 이야기만으로도 시청자를 끌어들일 수 있었고, 시청자들에게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했다. 사극이 가지고 있는 품격에 새로운 해석과 스타일이 녹아들어가면서 시청자들에게 새로운 관심을 불러일으키는데 성공한 것이다.

이미 지난해 MBC '허준'과 KBS '태조왕건'의 인기로 그 돌풍을 예고했던 사극은 올해들어 '태조왕건'의 폭발적인 시청률과 SBS '여인천하'와 KBS '명성황후'의 연이은 성공으로 최고의 인기 장르로 부상했고, 사극은 아니지만 KBS '동양극장'같은 시대극의 제작이 가능했던 것도 이런 사극의 성공에서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각 방송사에서는 내년까지 경쟁적으로 새로운 사극을 방영할 예정일만큼 사극은 내년까지도 한국 드라마를 이끌 가능성이 높다. 오래간만에 트랜디의 부흥을 노린 '로펌'이나 '네자매 이야기'같은 드라마들도 이미연을 앞세운 '명성황후'와 상대, 만족스럽지 못한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을 정도이다.

그러나 사극 역시 몇몇 드라마를 제외하고는 그 초점이 궁중내의 권력암투에만 너무 치중하고 있어 과연 이 돌풍이 얼마나 지속될지는 미지수이다. 또한 '홍국영'은 지나치게 시청자의 감각에 맞추려는 나머지 의상만 고전인 사극아닌 사극이 되어 시청자의 외면을 받기도 했다. 진부하지 않지만 사극다운 모습을 보여주는 작품을 만드는 것, 거기에 사극의 미래가 달려있다고 해야할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모든 드라마가 지고 있는 숙제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과연 하반기에는 어떤 드라마가 스타를 탄생시키고 새로운 경향을 이끌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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