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사시나무』 극본 // 김수현
『 은사시나무』1부
S# 안개가 옅게 낀 한노인 집 전경이 은사시 나무들 사이로/새벽.
S# 비어 있는 침침한 거실. 거실을 훑을 필요는 없으나 소박한 응접세트와 가구들이 새벽 빛에 보이든지 말든지.
S# 아버지의 방
아버지-(침침한 속에서 이부자리 위에 앉은 채 두 손바닥 비벼서 얼굴을 비벼 올리는 동작이 손바닥 비비는 데서부터 얼굴 만지는 데까지 10초를 넘지 않아 스톱화면으로)
S# 거실과 주방
아버지-(개스 불에 찰떡 두 개 얹어서 굽는 중인데 옆에 도마에서 파를 썰고 있는 동작 4,5초에서 정지 화면) 커어튼은 이미 활짝 열려 있고
S# 거실
아버지-(소파와 탁자 사이에 앉아서 찰떡에 된장국 마시며 아침 먹는 중인 아버지. 된장국 마시는데서 정지 화면으로/역시 4,5초)
S# 안방
아버지-(젖은 걸레로 방 닦고 있는/쭈그리고 두어 번 닦다가 교실 골마루 닦듯 엉뎅이 치켜들고 지이익 하는데서 정지 화면으로)
S# 집 밖.
아버지-(중강아지에 사료 주고 있는/정지화면으로)
S# 근처 산책길
아버지-(강아지 데리고 산책 중인/정지화면으로)
S# 마당
아버지-(낙엽 끌어 모으는 중인/정지화면으로)
S# 마당 조금 씩 흔들리는 낡은 그네 저편 햇빛 속에
아버지-(담요 같은 것 무릎에 덮고 신문 보다가 고개 숙이고 잠깐 잠들어 있는/정지화면) 이 정지화면에서 시작되는
E-시장 소음.
S# 시장 노점 거리.(오전 열시 쯤) 먹거리 모여서 장사하는 곳. 국수 목판 앞 나무 의자에 걸터앉아서 김 나는 국수 후루룩거리며 먹고 있는 아버지.
충주댁-......(아버지 물끄러미 안쓰럽게 보다가 다정하게)한 젓갈 더말아 드려유?
아버지-?..(잠깐 보고는 다시 먹으며)됐슈...
충주댁-그람(눈웃음치고) 김밥하나 쓸어 드리까?(김밥 집으려하며)
아버지-(국수 건지며 안 보는 채)됐슈. 많이 안 먹어유 .
충주댁-....(김밥 집으려던 손 멈추고 잠시 보다가 콩나물 그릇 앞으로 옮기면서)이태짼가유 아자씨?
아버지-?.....
충주댁-아주머니 지사 시장 보시는 게 말유.
아버지-(그릇 놓고 물 집으며 안 보는 채)시해째지유.
충주댁-아이구 발써어....(콩나물 다듬으며)남에 일은 이렇다니까. 이태짼가 했네유.
아버지-(그저 잠깐 끄덕이며 물 잔 놓는데)
충주댁-빠트린 거 읍시 다 보셨어유?
아버지-(돈 꺼내면서)읍지 싶은데 모르지유....(돈 챙겨 내밀며 일어난다)
충주댁-(받으며 엉거주춤 일어나면서)든든히 챙겨 입구 나오시지 추우시겄어유.
아버지-괜찮어유. 자알 먹었어유.
충주댁-야아. 그럼 안녕히 들어가세유.
아버지-(끄덕여 보이고 돌아서는데)
순대-아자씨 안녕히 가세유. 간다)
충주댁-......(보다가)몸조심하세유우.
순대여자-(옆자리 순대 뒤집으며)찌일어야 이 삼년여.
충주-?
순대-마나님이 잡어 가게 생겼어.
충주-(앉으며)뭘보구 그란댜?
순대-눈에 힘알텡이가 읍잖어. 노인네 눈 멀거니 풀리면 머잖은겨.
충주-....(보다가)머리가 하얘서 그렇지 무슨, 아직 걸음걸이두 말짱하구 그런데에...
순대-두구 보자구우.
충주-(퉁명)입초사 떨지 말어. 객작게 자기가 뭐라구 남에 명줄을 갖구 왈가왈부햐 하기를..
순대-홀애비 영감 혼자 조석 끓여먹구 사느니 얼렁 마누라한테 가는 게 낫지 뭘 그랴.
충주-......(보다가 문득 국수장국 냄비 뚜껑 열고 국물 더 집어넣으면서)어이그 두 양주/ 정두정두 그렇게두 좋더니만. 쯔쯔쯔쯔(멸치 한 주먹 집어넣으며)
S# 시장 입구 택시 스톱.
아버지-(제사 시장 본 보따리들 택시기사와 함께 싣고 있는 중이다. 보따리 보따리. 다 싣고)다 실었나?(두리번 거리며)
기사-야 다 실었슈.(뒷문 닫고 운전석 옆문 열며)타시지유.
아버지-(택시에 오르고)
택시 문 닫기는 데서.
S# 집으로 가는 변두리 길을 달리는 택시.(그 위에)
기사E-오늘 일나오는데 집 사람이 말유 아자씨.
아버지-E-으응..
기사E-아주머니 제수 시장 보러 나오시는 날이니까 워디 먼데 가지말구 시장 근처서 꼼작말구 잇다 모시라구유.
S# 택시안.
아버지-흠흠흠흠.. 아줌니 지사 하루 전이잖어유. 어제 지냈거덜랑유. 저는 잊어먹는데 집사람은 절대 안 잊어 먹어유..
아버지-(앞 보며 조금 웃으며 끄덕이는)
기사-저더러 아자씨처럼 해달라네유.
아버지-?(돌아본다)
기사-자기가 먼저 죽으면 자기 지사 시장두 자식덜한테 맽기지 말구 꼭 나보구 봐서 지내달래유.
아버지-그래 준다구 했어? 누가 먼저 죽든 지사 시장은 자식들 안 맽기구 직접 보기루 약속했시유.
아버지-(끄덕이며 얼굴 앞으로) 다를 거 읍지유.
아버지-.......(앞 보며)
기사-.....(흘낏 보며)시방두 아주머니가 옆에 기신 거 같으세유?
아버지-그러엄... 흠흠흠흠...그려.
기사-.....(보다가 고개 앞으로 하며)그렇게 지내시면 외롭지는 않으시겄네유.
아버지-(앞보는 채 끄덕이며))외롭기는.. 안 외로워........
S# 집으로 들어오는 택시. 마당으로 들어와 멎는 택시.
기사-(잽싸게 내려 짐실려 있는 뒷문과 앞 문을 동시에 열려하는데)
아버지-(이미 내리고 있고)
기사-(짐으로 손 뻗히는 아버지 밀어내며)들어가세유 지가 들여놔 드릴테니까 먼저 들어가세유.
아버지-아 어이 끄내...
꺼내어지는 짐들.....
S# 아버지의 거실
아버지-(짐들 주방으로 옮기기 시작하는데)
E-괘종시계 종소리와 전화벨 소리 동시에 울리고
아버지-(고개 돌려 시계 보며 전화 쪽으로)
S# 인서트 괘종시계 정오.
아버지-(전화 받는다)예에 오빠네 도착했죠?
아버지-아직 안왔어.
경란-F-?아까 일곱시에 뜬다구 했는데 아부지?
아버지-안 왔어. 어이 와 전화는 뭐하러 햐 비싼 돈 버리면서. 자세한 얘기는 가서 하구요 좀 늦어두 기다리지 마세요.
E-전지 다돼가는 뚜뚜 소리
아버지-무슨 일여.
S# 망향 휴게소 자동차 정비공장 앞.
경란의 낡은 엑셀 앞뚜껑 열려있고 정비공 붙어있고 핸드백에 손 집어넣고 휘저으며 스페어 휴대폰 배터리 찾으면서)으이구우우 내 팔짜야.으이구으이구.내 주제에 무슨 자가용씩이나 .....이눔으 바떼리는 어디 쑤셔박혀 이렇게 안 잽히는 거야 또오오오오오... 어디 있니 나와라 좀.....(하다가 집어내서 휴대폰 배터리 갈아끼는데/꽤 구식 휴대폰)
무길-(화면 안으로 들어오며)꽤 걸릴 텐데 놔 두구 내 차 타구 가지.(양손에 김나는 커피잔 두개)
경란-?(황당하게 보며)......?
무길-(커피 하나 내밀면서 웃는다)몰랐지?.. 당신 뒤 쭈욱 따라왔어.
경란-?어디서부터?
무길-집 있는 데서부터.
경란-...왜.
무길-장모님 제사갈려구.
경란-????(처음 듣는 소리다)...(보다가 기막혀) 여드레 삶은 호박에 도레 송곳 안들어갈 소리 하구 있네. 당신한테 장모님이 어딨는데.
무길-(웃으며)이거부터 받어.날이 차. 감기 들겠어.(하는데)
경란-(그 손 탁 쳐내면서)냉수 먹구 속차려. 호박엿으루 보지 말라니까 정말 말 귀두 못 알아듣는다 응?.
무길-(끼엊어진 커피 털어 내면서 우물우물)당신을 어떻게 엿으루 볼 수가 있어. 나같은 눔이...그런 거 아냐.
경란-아니면 이게 무슨 수작야.
무길-장모님이 나한테 잘해 주셨잖아...우리 이혼두 끝까지 반대하셨었구
경란-(오버랩의 기분)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 그만하구 어이 갈길 가셔. 허 참 기막혀 헛김 빠지네..
무길-(오버랩의 기분)나 손 끊었어 여보.(사정하듯)
경란-손 두 개 멀정하게 달려 있는데 무슨 손을 끊어.
무길-정말야 믿어 달라니까.
경란-헝!.(걸음 빠르게 옮기기 시작하면서)그 말 믿을 시러배 딸년 여기 없어.(무길 따르고) 손 짤라 없애면 발가락으루 놀 인간인거 내가 몰라? 죽어서 공동묘지 묻히면 당신 거기서두 귀신들 모아놓구 판 벌릴 인간야.
무길-할 말 없어. 할말은 없지만
경란-(팩 멈추고 돌아보며)할말없으면 그만이지 무슨 토는 달아 달길.
무길-....(보며)여보.
경란-(오버랩)더 험한 소리 나가기 전에 사라져. 나 당신 안 받아. 내 눈에 흙 들어가구 백골이 진토가 돼두 못해 안해.(하고 빠르게 휴게실 쪽으로 간다)
무길-...(잠깐 보다가)똥돼지.(들리게).
경란-?(픽 돌아보는)
무길-(픽 돌아서 제 자동차 있는 곳으로)...
경란-저 저저저(식닥거리며 보는)
S# 아버지 거실 주방
아버지-(시장 본 것들 처리하고 있는 중이다. 대충 다 처리했고 소쿠리에 사과 배 감들 쏟아 놓고 소파 아래 바닥에 앉아서 하얀 젖은 행주로 한알 한알 정성스럽게 닦아 종류별로 비닐 봉지에 넣고 있다.).....
S# 공주 국도 변 허술한 상점 앞..
S# 자동차 안.
인애-(운전대 좌석에서 콤팩트 보며 얼굴 다듬고 있다)...(콤팩트 집어넣고 핸드백 뒷좌석으로 치우고 앞 유리 밖으로 시선 던지면서)......(심난하고 착잡한).......(문득 돌아보면)
S# 인애 시선으로 약국에서 나오고 있는 경환....
S# 차안. 운전석 옆자리로 탄다)....(아내 안 보는 채)
인애-.......(보다가)먹어요...
경환-(대꾸없이 기대며 눈감는다)
인애-안 먹어요?
경환-......(그대로) 끌구 오면서 ...그렇게 내꼴이 못봐 주겠으면서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는 사람야.
경환-.......
인애-....(보다가 기어 첸지 하며)아무 일 없는듯이 하구 오자는 사람이 밤새두룩 술은 왜 퍼먹구...(스타트하는데)
경환-(울컥 구역질하며 입 막는다)
인애-(멈추고)
S# 유리 안 인애 시각으로 따라가는
경환-(입 막은 채 급하게 자동차에서 내려 저만큼 앞 길 섶으로 가서 쭈그리고 앉아 왝왝거리는)....
S# 차안.
인애-...(잠시 보다가 자동차의 물병 집어들고 싫증나는 얼굴로 내려서 경환 쪽으로)...
S# 깊 옆
인애-.(와서 왝왝 헛구역질하는 남편에게 물병 내민다)...
경환-(구역질하면서 그래도 물병은 받는다)...
인애-.....
S# 거실
아버지-(흰 행주 펴놓고 그 위에 대추 하나하나 골라 놓고 있다가 문득 시계 돌아본다)
S# 인서트-12시 20분 쯤
S# 공주 갑사 대웅전 안
경택은 어정쩡하고 혜자는 진짜 佛子처럼 열심히 제대로 된 절을 하고 있다.
경택-(같이 절하고는 이내 일어나서 안 일어나는 아내 내려다 본다)....
혜자-.......(그대로)
경택-......(기웃이 보다가)...안 일어나?.....우니?.....우는 거야?...어이(야)....(건드리며)어이어이.
혜자-(일어나서 절 마무리하고 돌아서 나가려 움직이며 손끝으로 눈물 닦아내는)법당만 아니라면 진짜 두 다리 뻗구 대성통곡하구싶어..
경택-(따르면서)사나이가 잘못했댔으면 끝이야. 밤새도록 잘못했다 소리 칠천번은 했다.
혜자-(멈추고 돌아보며)그래 어제는 칠천번 하구 다음에는 팔천 번 하겠지.그 담에는 구천 번 할 거구.(하는데 한쪽 눈두덩이 아예 점백이 강아지처럼 둥글게 새까맣다)
경택-(눈깍 감고 고개 돌리며)야 얼굴 치워. 가슴 찢어져 차마 못보겠다니까 얼굴은 왜 자구 들이대.
혜자-(흘기며 법당 나간다))부처님 계신 곳야. 베락 떨어져 입에 침이나 바르구 거짓말 해.
경택-(따르며)안대 하라니까 너 말 안 듣구 누구 보짱 채울 일 있냐?
S# 대웅전 밖.
혜자-(앞서 걸으면서)내가 미친년이지 두말 할 거 뭐 있어.할 말 없어.날구장천 개패듯 두둘겨 패는 인간하구 아직두 이러구 살구 있는 내가 구정물에 튀길 년이지 두말하면 뭐해. 일년에 한 두 번 주먹 한방이 날구장천 개패듯이냐?
혜자-......(입만 푸푸푸푸)
경택-(괜히 휘둘러 보면서)절이 좋은 거 보니까 나두 이제 늙나부다.....좋은데?...마음이 편아안 하게 가라 앉으면서 너무 좋다 야 여기. 들르기 잘했네 응 잘했어...
혜자-(빗쭉) 쉬어가까? 응? (하며 옆으로 아내 어깨 안는다)
혜자-(멈추고 남편 돌아보는/미워서)
경택-야 너는 어째 그렇게 /아 잽사게 피하지 번번이 왜 맞어어..
혜자-(눈 째지게 흘기는)...
S# 절 입구 음식 파는 곳.
혜자-(자리잡고 앉아 핸드폰 하는 중이고 도토리 묵 같은 먹을 것 한 접시에 소주 한병이 놓여진다/상관없이)손님은...열심히 해서 이백은 올려놔.....아 토요일이잖아 이 기집애야.. 주말 장사 백 대면 날 샌 거야.백 대루 떨어진 게 바 언제부터니.이러다 이제 백대두 못올리게 생겼단 말야.....딴집이 어떻든 무슨 상관야. 니 장사 아니라구 너 태평치는 거 증말 열불나 야......캬베쓰구 단무지구 물색없이 팡팡 내지 말구 좀 애껴애껴.......아 그래 날마다 하는 소리야. 장사 안되는데 줄일 게 뭐 있니 그럼..(경택 달걀 서너개 비닐에 들고 화면 안으로)
경택-(오버랩)그만 해 그만. 안달 좀 그만해 엉?
혜자-끊어.(전화 끊으며) (앉으며)딴 집에 비하면
혜자-(오버랩)아 딴집딴집 하지 말어어. 딴 집이 무슨 상관야 글세.
경택-.....(뻔히 보다가)너는 도대체 무슨 욕심이 그렇게 공룡배때지냐 엉?.어떻게 처먹어두 처먹어두 그 배통는 찰 줄을 몰라 밤낮 배고파 밤낮. 공룡이면 재벌 배통은 뭔데.
경택-?뭐 너 재벌될려구 그러니?(같잖은) 재벌 되면 안된다는 법이라두 있어?
경택-동까스 장사루?
혜자-딱 한잔야.(술잔 주며)
경택-(받아서 훌쩍 마시고 내려 소주 따르면서)사십평 아파트에 날씬한 자가용에 왕왕 잘 돌아가는 가게에 더 욕심 부릴 게 뭐 있어.(아내 앞에 술잔 놓아주며) 구조조정이니 뭐니에 걸려 넘어가네 안 넘어가네 하는 대기업 우리 하나두 안 부럽잖어..
혜자-어이구우 증말 거기 달구 있는 거 뗘서 나 줘.
경택-바꿔 부쳐 그럼? 그러까?
혜자-(픽 웃으면서)누가 싫달까봐?
경택-.....(물끄러미 보는)
혜자-(안주 하나 집어서 경택 입에 대어주며)담배 하나 줘.
경택-(받아 먹으며 담배 꺼내 한 개피 밀어 올려 내밀고)
혜자-(빼서 입에 물면 )
경택-(라이터 불 댕겨준다)
혜자-(빨아 들이고 푸우우우)그냥 당신하구 데이트 나온 거라면 좋겠다 여보?
경택-(그동안 비닐의 날계란 한알 꺼내 혜자 멍든데다 대면서)문질러 봐.
혜자-(얼굴 피하면서 소주 잔 든다)놔둬. 곰방 무슨 효과가 날 거라구.
경택-아 날고기 좀 부치구 자라니까 말 안듣구 쯧.
혜자-(마시고 내리면서)몇시야. 이 기집애 잡어야지.(서둘러 핸드폰 펴는데)
경택-(핸드폰 뺏으며)놔둬놔둬.
혜자-(질색)몇!천만원을 퍼넜는데 나둬놔둬/당신때매 뭔일이 안돼 진짜.(핸드폰 팍 채간다)....엄마야 너 뭐해. 그래 아직 학굔 거 알어. 너 레슨갈때까지 오분두 놀지말구 죽어라 연습하는 거 알지?
경택-....(그저 뻑하니 보는/못 말리는 여편네)
혜자E-(연결)알아몰라 왜 대답을 안해애.(에서).
S# 방송국 편집실
경주-(다큐멘타리 필름 편집 중이다)......(흘러가는 화면보고 있다가 손가락 튀기며)여기서 잘라 주세요.
S# 되돌아가는 화면
경주-(같은 곳에서 튀기며)여기요.
@ 자르는 작업 진행되는데
E-경주 핸드폰 우는
경주-잠깐만요 미안합니다. 네에 한 경줍니다....어 나야....그래?왜?....나 시간 없댔는데 남 말할 때 뭐 듣구 있었어? ...한 십분이면 끝나. 어 알았어.(끊고) 계속합시다.(에서)
S# 작가실
경주-(들어오며)김작가?
김-(자료보고 있다가 일어나는)다 됐어요?
경주-다 됐네요.(테입 넘기면서)무슨 일이 있어두 내일 오후 세시까지 원고 빠져야 해요. 세시 정각에 만납시다.
김-한 피디 등쌀에 나 원형 탈모증 생긴 거 알아요?
경주-깔깔 설마 나때문일라구. (벌써 나가며)부탁해요.
S# 방송국 앞 주차장
경주-(빠른 걸음으로 건물에서 나와 제 자동차 있는 곳으로)
S# 방송국 근처 길을 서행하며 오다가 멈추는 경주의 자동차.
진호-(제 자동차 세워 놓고 기다리고 있다가 경주 운전석 옆으로 올라타면서)곧장 갈 거야?.
경주-(돌아보며)..왜....
진호-(돌아보며)꼭 그래야 하나 그래서.
경주-...왜...뭐하구 싶어서.
진호-같이 점심을 먹든지 아니면
경주-(오버랩의 기분)아냐 피곤해. 어제 거의 못잤어. 들어가 샤워하구 서너시간 자구 출발할 거야..
진호-....(보며) 나 옆에 있으면 안돼?
경주-((고개 전면으로 하면서)이번 필름이 영 마음에 안 들어. 소재만 망친 느낌이야. 작가가 얼마나 잘 써줄지 모르지만 감이 나빠. 엉성하게 찍은 필름 갖구 씨름하느라 고생 직사하게 했어. 너무 피곤해.
진호-나 따라가까?
경주-?어딜?
진호-운전 내가 해 주구 가서...갔다가 내일 경주 데리구 오면 되잖아. 수습해얄 거 아냐.
진호-.....(보며)안구 싶어.
경주-그런 말 들어두 이제 기쁘지 않아....서서히 지쳐가는 느낌이라니까 .....
진호-.....(안 보며)미안해.
경주-괜찮아....모르구 시작한 일두 아니구...이혼 못 한다구 날 우습게 취급한다구두 생각 안해. ....처음부터 결론은 나 있는 거였으니까 뭐....(쓴웃음)늙어서 곱씹을 추억들은 몇가지는 만들어뒀으니까 아예 안 만났던 거 보다는 좋았다 생각해....늙어서 생각하면 모두 다 아름다울 거야 -.......(보다가)내려 나 갈래..
진호-그럼 ....내일 와서 볼까?
경주-시간 안돼...필름 완성시켜야 해...
진호-(끄덕끄덕)....
경주-(보며 끄덕이는데).....(그러면서도 미련이 아주 없는 건 아니고)
E-경주핸드폰 우는
경주-(정신 난 듯)내려 빨리. 일 잘해. 재판 준비는 다 했어?(하는데)
진호-(불현 듯 경주 안는다)
경주-....(안긴채)
진호-(빠르게 내린다)
경주-(핸드폰 꺼내 열어서 핸드프리에 걸면서)네에 한경줍니다.
경란-F-아직 방송국이니?안 끝났어?.
경주-( 조금 앞에 서 있는 진호 족으로 손 잠깐 들어보이면서 동시에 출발하면서)어 끝났어. 집에가 샤워하구 좀 자구 출발할려구. 완전 파김치야. 쪼끔이라두 눈 붙이구 움직여야지 안 그럼 사고 칠 거 같아. 도착했지?아버지 어떠셔?
S# 망향 휴게소
경란-(핫도그 같은 것 먹으며 정비소로 움직여 오며)도착이 뭐니 야 미치구 쨤프 치겠다. 자동차가 고속도로서 퍼져 자빠져 견인 불러대구 지금 고치구 있는 중인데 한시간이 넘었어
S# 경주 차안.
경란-F-여기 망향 휴게소야.
경주-?뭐야 언니 기어이 그 차 산 거야?
경란-F-샀지이. 칠십만원 짜리가 오죽 꼴꼴나겠니 라지에타가 나가버렸댄다.
경주--(야단치듯)어이 참 사지 말라니까 왜 사아. 칠십만원짜리 차가 차야?
S#정비소 앞
경주-F -그걸 왜 사.
경란-(열 확 받아서 멈춰서며)이 기집애야 너 뭐 보태준 거 있어? 없으니까 칠십만원 짜리 샀다 그래. 게두 고동두 다 자가용 타구 다니는데
S#경주 차안
경란-F-나두 자가용 한번 타구 싶어서 샀다.왜.(퍽 끊으며)망할 년.
S# 경주 차안.
경주-(싫증나면서 전화 접고 음악 넣는다).....
M-우울한 첼로 곡...
경주-......(운전하면서)
S# 아버지의 거실
아버지-(식구들 수에 대충 맞춰서 쌀 씻고 있는데)
E-자동차 바앙 하는 소리.
아버지-?.....(쌀 씻던 것 멈추고 행주에 손 닦는다)...
S# 마당.
경서-(자동차에서 내려 트렁트 열고 작은 여행 가방과 선물 백 꺼내들고 집 현관 쪽으로 움직이는데)
아버지-(나오면서)왔어?
경서-예 아버지. 어째 제가 일등인가봐요..
아버지-그려 니가 일등여.(가방 받으려하며)
경서-놔 두세요. 웬일들이죠? 지금 쯤 다 도착해 있을 시간 아니에요? .
아버지-(앞서며)글세 아까 경란이 망향 휴게소서 전화해 지점장네 도착 안했냐구 챙기더라만 아직 안왔어..
경서-작은 형은요.
아버지-아홉시에 뜬댔어.오구 있겄지..
경서-예에...(따르다가 문득 마당 휘돌아보면서)공기 정말 좋으네요 아버지....(숨 끌어 들이는)
아버지-공기야 나무랄 데 없지.
경서-서울 사는 사람들 불쌍해요. .
아버지-한 대 태구 들어올래?
경서-흠흠 좋은 공기에 담배 연기 섞으라구요?
아버지-워낙 좋아하니까..(궁시렁거리듯)무슨 놈으 의사가 담배 하나 못 끊구 그러는지 쯔쯔.(집으로 움직이며).
경서-은사시 나무가 벌써 꺼줄해지기 시작 하네요. 그렇잖어..꼭 내 꼴 같지 뭐..
경서-(아버지 보는)...
S# 거실
경서-(아버지한테 절하고 앉으면서)전화두 자주 못드리구 죄송합니다 아버지.
아버지-바쁜 사람이니 그러려니 허구 살어...
경서-(괜히 좀 둘러 보고)아직두...서울 오시구 싶은 생각 없으세요?
아버지-...(보며 그 대답은 묵살하고)미국 어멈하구 은혜는 잘 있어?
경서-예.. 잘 있어요.
아버지-이번 파수에는 박사를 따기는 꼭 따는겨?
경서-아마 될 거에요...지난 번에는 건강이 여의칠 못해서 놓쳤지만요.
아버지-그려...이번에는 꼭 따갖구 빨랑 들어오라구 햐 . 무신 생고생여. 홀애비 아닌 홀애비 노릇두 일 이년이지 쯔쯔.
경서-예에..
아버지-(일어서며)저녁 쌀 씻다 놔뒀어. 옷 갈어 입어.
경서-예..
S# 마당...
경서-(담배들고 마당으로 나오고 있다...담배 태워 물고 내 품으며 을씨년스럽다).....
@ 마당으로 들어서는 장남의 자동차...
경서-(돌아보고 얼른 담배 끄며 자동차 쪽으로)......(내리는 인애에게)오셨어요?
인애-일찍 오셨네요..(하고 뒷좌석 문 열고 쇼핑봉투 꺼낸다)
경서-..(그런 인애 잠깐 보고 운전석 옆자리에 기대어 눈감고 있는 형 쪽 문 열면서)자우?
인애-(트렁크 문 닫으며)술병나서 그래요...속이 다 뒤집어졌나봐요.(하며 집으로)
경서-(인애 뒤 잠간 보고 자동차 문 열고)안 내려요?
경환-(내린다).....
경서-(형 내리자 차 문 닫으며)웬 술을 병이 나도록 마셔요.....
경환-웬일루 이렇게 일러..
경서-(한 손으로 얼굴 쓸어내리는 형 보며)일찍 움직일 거라더니요.
경환-내 맘대루 되는 일 뭐 있니?.담배 있지.
경서-(담배갑 내민다) 의자 빼 앉는다)
경서-(다가와 서서 보는/바지 주머니에 두손 찌르고)....
경환-.(둘러보면서)노인네 겁두 없어. 올 때마다 생각하는 건데 무서워 여기서 혼자 어떻게 지내시는지 모르겠다...
경서-(집 쪽 잠깐 돌아보면서)내년 봄에는 (의자 빼며)페인트라두 새루 칠해드려야겠어요.
경환-(경서 앉는데)페인트 좀 칠한다구 뭐 크게 나지겠니? 엄마 안 계시니까 허당야...썰렁하니 스산한 게..밤에 귀신 나올 거 같아.
경서-....(보다가)뭐...궁리는 하구 있어요?
경환-궁리는 무슨....할 일 아무 것두 없어....의욕두 없구.(처지지는 말고 다소 시니컬하게만).
경서-의욕이 없으면 어떡해요... 일어날 때 됐어요 일년이 넘구 있잖아요...
경환-할줄 아는 거 청소밖에 없다....늬 병원 청소부루 취직 시켜줄래?
경서-털구 일어날 때 됐어요..
경환-(안 보는채)털구 일어나 어떻게 뭐하까. 고시공부해서 판검사 될까 너처럼 의사가 되래.
경서-...
경환- 평생 은행에서 썩은 놈 할 거 없어.
경서-아닌 말루 뭐 적당한 장사라두
경환-(돌아보며 오버랩)적당한 장사 뭐 붕어빵 ?
경서-...(보며)
경환-(고개 돌리며)장사 벌일 주변머리는 되구?
경서-......(보며)
경환-.....(담배만)
경서-작은 형 돌아가는 거 봐요.
경환-아무나 하는 거 아냐. 자신두 없구 .....고고한 니 형수..음식 장사 싫단다..
경서-싫으면 어떡해요 대책을 세워야지.
경환-.....
경서-......(보다가)그러지 말구 빨리 추슬러요. 이러다가는 형 진짜 패배자루 끝나구 말아요.
경환-(힐끗 잠깐 보며 일어나 담배 아무렇게나 던지고 집 쪽으로)
S# 거실
@ 경환 부부 아버지에게 절하고 있고 경서는 서 있고...
아버지-(아들 내외 뻐언히 보고 있다가 절하고 일어서는데)앉어 봐.
부부- (앉는다.)
아버지-너두 앉구.
경서-...(앉는다)
아버지-왜 볼 때마다 얼굴이 더 신통찮어....추석 때 보다 더 망했어.
경환-(아내 잠깐 보며)별루 그럴 일 없는데요 아부지.
아버지-....(버언히 보는)
인애-속이 편칠 않으니까 그렇지요 뭐.(아무도 안 보는채) 편 할 일이 뭐 있어야지요. 아닌데 뭐 불편할 게 있어.
인애-본인이 그렇게 생각을 안하니까 탈이죠.
경환-(아내 돌아보는데)
인애-밥만 먹으면 다두 아니구요.
경서-(형수 보는데)
인애-E-지점장까지 했대야 별다른 저축이 있는 것두 아니구..
인애-앞으루 얼마나 더 살지는 모르지만
경서-E-(오버랩의 기분)그 걱정은 형님한테 맡기시구(인애 경서 본다) 용기를 주세요. 지하철 타구 다녀요. 몇천원이 아까와 설렁탕두 한 그릇 못 사먹구 졸쫄 굶구 들어오군 하면서/ 사람을 얼마나 스트레스 주는지 아세요? 이제야 말이지만.
경환-저녁이나 해.(오버랩의 기분)
인애-이이 하구 사는 꼴 보면 우리는 벌써 빈민이나 다름 없어요.
경환-밥이나 하라구.
인애-안 굶겨요/(일어나는데)
아버지-(안 보는채)시애비 앞에서 남편한테 꼴이라니..(혼잣소리처럼)에미 많이 달라졌구나.
인애-.....(시부 보며)
경서-...(바닥 보며)
경환-...(바닥 보며)
인애-국은 뭘루 끓일까요 아버님.
아버지-(며느리 안 보는채)생태 사다 논 거 있을겨.
인애-.....(대꾸없이 주방으로)
경환-(작은 소리로)경란이 오면 끓이라구 하세요.
아버지-?(아들 본다)
경환-맛없어 못 먹어요.
아버지-(작은 소리로)왜.... 설렁탕두 못 먹구 댕겨. 뭐가 그렇게 겁이 나.
경환-(쓴웃음)글쎄 그렇게 간이...(시선 내리며) 자꾸만 쫄아드네요...무서운 생각이 ..많이 들어요.
아버지-...... (가만히 보다가)니 엄마 지하에서 통곡해. 배 곯구 댕기지 마 이눔아.
경환-..예...
아버지-(일어서고)
두아들-(일어서는데)
경택-E-아부지이 경택이 왔습니다아.
모두-(돌아보면)
경택-(벌써 현관에 들어서고 있다/확 웃으며)아버지 둘째 아들 왔어요 하하 .
아버지-그려.
경택-(현관에 선채) 형 나 왔수. 경서 너(하다가) 오랜만이다.
경서-형 혼자 왔어요? 바늘가는데 실 안오냐? (현관문 열면서)아 안 들어오구 뭐해.
혜자-(한쪽 안대하고 쭈빗거리며 들어오면서)늦어서 죄송합니다. 요즘 장사가 신통찮어서 이것저것 챙기구 뜨느라구
경택-(뒤에서 밀듯)올라가 올라가.(혜자 내의 같은 것 봉투 들고 /밀려 올라가듯)
혜자-(밀려 올라오며)아버님 건강하시지요? 너무 정신없이 사느라구 전화두 자주 못드리구 (하다가)아 왜 가만 있어.말씀드려.
혜자-(냉큼 나서며)네에 제가 아주 반쯤 죽여놨어요 아버님 흐흐흐흐흐.
아버지-(오버랩의 기분)쯔쯔쯔쯔쯔...(혀 차면서 안방으로)
@ 아버지 들어가는 동안 사이 두었다가..방문 닫기자
경환-(소파로 한 귀퉁이로 가 푸욱 기대어 안으며 눈감고 한 손 이마로 올리고)
경서-(바닥의 신문 집어들며 다른 편 귀퉁이로 가 앉으며 신문 편다)
경택-(눈치 보며 어정쩡 서 있다가)점심 먹어야 하는데 점심 하시는 거에요?
인애-(돌아도 안 보는채)네에.(경멸) 동서 전꺼리 준비부터 해. 바쁘게 생겼어.
경택-(마누라 쿡쿡 찔러 주방 쪽으로 가라는 시늉하고)
혜자-(주방으로 움직이며 )네에...큰 고모 아직 안 왔어요?
인애-(무우 씻으며 경택 시각으로)안 왔어.
경서-큰고모 안계시면 일에 두서가 없는데 왜 늦으신대요?
인애-옷부터 갈어 입어.
혜자-네에.(하고 조르르 나와 현관 게 놓아두었던 가방 들고 남편 돌아본다)
경택-(빨리하라는 시늉)
혜자-(방으로 들어가고)
경택-(형들 돌아보며 괜히)큼.크으음.(하고 소파 가운데로 안으며 형 보면)
경환-(슬그머니 일어나 다른 방으로 움직인다)
경택-(경서 보면)
경서-(고개 돌려 경택 보고 있다)
경택-..뭐 임마...
경서-차암.(혀 차듯/신문 들고 일어나 방으로).....
경택-어정쩡한 채)
S# 남자들 방
경환-(방가운데 양반 다리하고 앉아서 담배에 불 붙이는데)
경서-(신문 들고 들어와 앉다가 방바닥에 담배갑 본다).... 담배.
경서-?...(형보는/이 사람 왜 이러나)
경환-저 자식은 저거(하는데)
경택-(들어오면서)왕따 시키지 마슈. 우는 놈두 속이 이어 우는 거구 (퍽 앉으며 담배갑 집다가) 이거.....(하고 형보고)나 참..왜 그러구 사슈 도대체.
경환-분수에 맞게 하구 사는 거야. 궁상 좀 떨지 마슈. 니 담배 내놔.
경서-아무 거나 펴요.
경택-(별수 없이 담배 꺼내 물다가 갑자기)아 지점장을 몇 년 씩 하구두 그래 당장 담배값 애껴야 할 정도루 그렇게 형편 무인지경이유?
경환-내 걱정 그만두구 니 앞가림이나 제대루 하구 살어. (싫증나서 야단친다기 보다 한심해서)
경택-제대루 못하구 사는 건 뭐유. 있어 없어.
경택-......(보다가)내 기억에 별루 없시다.
경환-느이끼리 어떡하구 살든 알바 아니지만 어떻게 집에 올 때마다 그게 뭐야..보는 사람 민망하게. 오장을 뒤집는데 어떡해요.
경서-한 두해 살었어요? 참아 넘기면 되지 꼭 손질을 해야 하우?
경택-야 경서야 정말 낯Em거워요.
경환-누구는 힘이 모자라 여자 안 때리구 사는 줄 알어?
경택-아 힘 자랑 할 데 없어 여편네한테 힘자랑 해요?
경환-힘자랑이지 뭐야.
경택-힘자랑이 아니구요 형(하는데)
경서-무식하게(혼잣소리처럼)
경택-?......이 자식이. 너 지금 뭐랬어.
경환-(오버랩)무식해서 무식하다는 소리는 아니구
경택-(오버랩)너 이 새끼 공부 좀 했다구 건방지게 어따대구/너 일어나.(불끈 일어나며)일어나 쨔샤!
경환-왜 이래.(올려다 보며/좀 강하게 나무라는)
경택-(경서 내려다 보며)
경환- 앉어.....앉어어.
경택-(퍽 앉으며)그래 너 근본적으루 나 무시하는 거 알어 임마. 너 형두 무시하는 눔인데 더 말할 거 뭐 있냐 나쁜 눔.
경서-누가 누굴 무시해요. 개소리야 이 자샤.
경서-형 덕은 나만 봤수? 지금 임마. 형한테 뭘 얼만큼 훌륭하게 했는데요.
경택 얌마 나는그래두 마음 만이라두
경환-(오버랩)그만들 해. 본의든 본의 아니든 너 그 소리는 잘못한 거야. 남한테두 쓰면 안되는 말을 형제한테 하는 데가 어딨어.
경서-.......
경택-잘못했다구 안하잖아아아..
경서-.말이 잘못 나갔어요....
경환-9답배 갑 집으며)문 좀 열어.(담배 필려고).
경서-(일어나 창문 연다)
S# 아버지의 방
아버지-(가운데 양반다리 하고 앉아서 두손 샅에 집어 넣고 우두커니 앉아서)......
S# 주방..
혜자-(살전 부칠 고기에 파 마늘 기타 양념 첨가하면서 화면 시작과 동시에)고모네 강아지 다섯 마리 칠백오십에 분양나간 거 아세요?
인애-(생태찌개 끓일 무 고춧가루 넣어 볶다가 막 물을 붓는 중이다)?
혜자-모르시는구나아. 에미 두 마리가 하루 이틀 상관에 암놈만 다섯 마리 낳았었잖아요.
인애-벌써 젖 뗄 때 됐나부지?(묻히며)
혜자-한 마리 백오십씩 그저껜가 그그저께 한 집에서 몽땅 갖구 갔대요. 보기보다 짭짤하겠어요. 한꺼번에 칠백 오십이 어디에요.
인애-종자가 뭔데 그렇게 비싸.
혜자-조막만한 거 하얀 털 길게 리본 매구 그런 거 있잖아요 왜.
인애-(냄비 뚜껑 닫으며)....
혜자-백오십 씩 갖구가 이백 씩 받는다는데요? 강아지가 귀하대요.
인애-(혼잣말처럼)개 좋은 줄 모르겠드군. 여기 저기 털 날리구 질색야.
혜자-나두요. 그래두 고모한테는 그게 돈줄이구 목숨 줄이잖아요. 고모있는데서는 강아지 싫다 소리하면 안되죠 뭐.
인애-....(생태 봉지 그릇에 담아 씻기 시작). 운이 좋을라니까 애완견 쎈터 주인 집이 걸려서 그 덕에 아예 들어앉아 강아지 분양으루 먹구 사니 말이에요.
인애-(생태 씻으며)맞으면서 왜 살어 살지 말지. 살만해서 사는 거에요..
인애-하기는 맞구 사는 재미두 있다드군. 서너번/ 그것두 두 방두 아니구 딱 한방 씩이니까 넘어가면서 사는 거에요.
인애-(냉장고 문 열고 김치 통 꺼내 싱크로 움직이며)....
혜자-(문득 얇은 비닐 장갑 한 쪽 벗고 안대 떼고) 좀 보세요 형님,.
인애-(보고)......눈 안 빠진 게 다행이네.
혜자-흉해요? ...답답해서요.
인애-아름답지는 않어. (뚜껑열면서) 뭐 한 두 번이야?
혜자-(안대 아예 떼서 주머니에 넣으면서)촛점 안맞아 불편해 죽겠어요. 안 할래 시이. 아버님 두부 눌러 노셨나?
인애-야채 박스 봐.
S# 남자들 방
경택-아 며칠 전부터 종알쫑알 잠시두 안 쉬구 쫑알거리잖아요. 주말 장사 팽개치구 무슨/제사 한번 쯤 빠지면 안되냐구. 이게 말이 돼요?.
경환-....(보는) 안 겪어 봐 모르지 사람 얼마나 신경질 나게 하는데요.
경환-신경질 난다구 사람을 패?
경택-패패 하지 마슈.한방 쥐어박았수. 내가 팼다구 하면 저 여자 지금 입관 기다리구 있어야 하구 나는 살인죄루 철창 들어가 있을 거유.
경서-거 말을 꼭 그렇게 무섭게 해야 해요?(싫어서)
경택-무식해서 그렇다 그래..
경환-(오버랩의 기분)한 귀루 듣구 한 귀루 흘리구 말어. 쥐어박어 노면 뭐 시원한 거 있니.볼상만 사납지.
경택-시원한 거 없지 뭐.
경환-그런데 그 버릇 왜 못고쳐.. ...아버지 양모 내의 한벌 사다 드리자는데 또 쫑알거립디다. 그냥 갈겨 버렸지.
경서-....(보며)
경환-.....(보며)
경택-(담배갑으로 손 뻗히면서)수전노 수전노 저런 수전노는 저건 아주 병이에요 병. 돈 앞에는 아무두 없어요 아 즈이 친정 부모두 없는 앤데 더 말하면 뭐해요.저 여자는 돈이 목숨이구 종교에요. 그저 수미년 하나만 예외에요. 악악거리면서두 그 기집애한테는 쓸 거 쓰니까.
경환-플륫 바꿔줬다면서.
경택-이천만원 풀 쒔수 자그마치 이천만원. 그래 놓구 시아버지 양모 내의 한벌 사는 게 아까와 쫑알거리는데 손 안 올라가요? 나 돌아요 그럼.
경환-....(방바닥 보며)
경서-......(경택 보며) 바꿀 때두 되구 그래서 승합차루 바꾸는데 /차 계약하구 가게 들어갔더니 마침 누나가 겟군들하구 와서 밥먹구 있더라구. 벌써 소식듣구 너 차 바꾼다면서 니 차 나한테 넘겨라 그러길래 아 누나 차 필요하우?그럼 갖구 가 하는데...(김새는 쓴웃음)아 이 여편네 카운터에 있다 깜작 소리 지르잖아.
경환-(경택 보는)....
경택-E-벌써 계약금까지 받구 딴 사람한테 넘겼는데 무슨 소리냐구.
경서-(보는 위에)
경택-E-뻔한 거짓말인지 알면서두 그 자리서 어떡해. 어물어물 넘어가구 집에가 조졌는데 한 마디루 시집이구 시누구 나발이구 필요없다 그거야.
경서-작은 형수 짠 거 우리 다 알어요. 그냥 포기하구 살아요.. 치가 떨리면 /나두 모르게 갈겨지는 거야.
경환-너 돈 관리는 어떻게 하구 있니. 나 돈 안 줘요. 줘두 탈이지만.
경환-(오버랩의 기분)그러다가 늙어서 알몸으루 쫓겨나면 어떡할 거야.
경택-? 왜 쫓겨나요. 돈버는 기계 고장나 서있는 폭 밖에 안돼.
경택-자격지심이?
경환-자격지심두 반은 되겠지.
경서-(보는 위에)
경택E-형수님이 재미없게 해요?
경환-E-아무두 모르는 비상금 얼마쯤은 만들어 둬.
경환-늙어서 집에 손 안 내밀구 너 혼자 움직일 수 있는 돈은 갖구 있는 게 좋겠더라.
경서 경택-(경환 보는데).....
경란-E- 무슨 인심이 이래 진짜.(남자들 방문 쪽으로)사람이 늦어지면
S# 거실
경란-(들고 들어온 김치 통과 반찬 통들 쾅쾅 놓으며)어디 쯤 오구 있나 (주방으로)언제 쯤 도착하나 궁금하지두 않단 말야?(식닥거리면서 냉장고로)어떻게 전화 한 통 하는 사람두 없어 그래.
혜자-즈이두 도착한지 얼마 안돼요 형님.
경란-(열었던 냉장고 문 퍽 닫으며)물두 없네. (손 부채질하며)얼른 얼음 빼 냉수 한 사발 만들어. 우우우우우 더워. 어이구 미치겄다.아부지 저 왔어요오! (안방으로 움직이며)아부지 어디 계세요.(하다가 나와선 경택 경서 스치면서)오랜만이다들. 얼굴 잊어버릴 뻔 했다.. (안방문 열며)아버지
S# 안방
경란-나 이제 도착했어요.
아버지-(앉은채 고개만 틀어 보며)도착했으면 했지 왜 이리 시끄러워.
경란-식구 많은데 왜 혼자 그러구 기셔유?
아버지-즘심 기다리는 겨..
경란-아 즘심을 기다려두 나와서 기다리세요. 청승맞게 그라구 기시지 말구. 우리 아부지 승격두 이상햐 참 나오셔유 얼렁.. ( 돌아서다가 문득 되돌아보며 엄마 사진 보고)엄마 나왔수.(돌아서며)나오세요 나오세요..
S#거실 놀아드리지.
경택-나오세요 아부지!
혜자-(물그릇 들고 와 내밀며)형님. 경택 보면서)저 자식 저 손버릇은 어떡하면 고치는 거야 대체.나쁜 놈.
경택-아 물이나 마셔요.
경란-(벌컥벌컥 마시고 대접 퍽 밀어 주면서)때리는 눔이나 맞는 기집이나. 매련하니까 맞지 왜 맞어. 벌써 인상 보면 몰라? 이거 아니다 싶으면 후닥탁 튀구 보라니까 왜 마지막까지 얼굴 들이대구 앙알거리다가 터져 터지기는.
혜자-(웃으면서)저는 형님 그게 안돼요 글쎄.
경택-(혜자와 함께)알기는 잘 아네.(앉아 있다)
경란-어이그 미친 눔.(하고 경택의 옆으로 가 풀썩 앉으며 퍽 어깨 갈기며 작게)그 버릇 언제 고칠껴..죽을 때까지 할껴?
경택-개 팔아 횡재했다면서.
경란-횡재 좋아한다.
경택-떼부자 됐다 그러든데 뭘. 하루 스물 네 시간 개새끼들한테서 헤어나질 못하구 치다꺼리하는 생각은 안해?
경택-그래두 한 몫에 칠백오십이면 그게 어딘데에..
경란-그래 한달 천만원 우습게 버는 느네들에 비하면 새발에 피지만 벌긴 좀 벌었다 으흐흐흐(갑자기 소리 죽여)왜 팼니.
경택-(주방 흘끔거리며)말 안 들으니까 팼지이.
경란-무슨 말을 어떻게 안 들었는데에.
경택-시키는대루 안하구 극성 떨어서 손 좀 봤어.
경란-(빗쭉)쟤 극성은 매루 다스려질 극성을 넘어선 극성야 야..
경택-(한숨처럼).맞는 말인 거 같어어.
경란-(쿵 머리 쥐어 박으면서)사내 못난 눔이 여편네 매루 다스리려 들더라.
경택-아 왜 그래애애.
경란-이번에는 아주 오방 맞은 거 같으다?(싫지 않다)
경택-어이그...(경서는 형 있는 방으로 아웃되고 없음)
경란-(벌떡 일어나며)아부지 배고프시댜. 얼렁얼렁 서둘자구우
S# 집 전경(1시 반쯤)
S# 거실
상 두 개. 여자용 남자 용.(화면 시작과 동시에)
경란-(상추 고르면서/옷 갈아 입었고)칠십만원짜리 자동차가 여북하면 오죽하겠냐구우. 요즘 애들 말루 무늬만 자동차지 달구진데/ 안 퍼지면 이상한 거지 뭐. 칠십만원짜리에 라지에타 가느라 십 이만원 쏟아붓구 왔다는 거 아니니.
경서-그런 차를 뭐하러 사요 그건 사는 게 아니지.
경란-저 녀석 경주 기집애하구 똑같은 소리 하네? 내 형편에 맞췄다 그래.
경서-차가 뭐 꼭 그렇게 필요해요. 이십분 언덕배기 올라 다니는 거 너무 힘들구 처량맞어서 내가. 차냐구요.
경란-(열 좀 받으며)차 아니구 달구지야 그래. 어느 놈 하나 보태주는 놈 있어 쓸만한 걸 사아. 내 주제에 딱 아니니?.
경택-(자동차 문제기 때문에 찔려 있다가)주제 얘기가 아니구 어차피 살 거면
경란-(터지듯)야 시끄러 너는 입 다물어 빙충이 같은 눔.
아버지-?....
다른 사람-(각각 썰렁..사이)
경환-밥상 앞에 놓구 왜 화는 내구 그래.
경란-.....(싸려던 상추는 그만둬 버렸고 아무 거나 집어 먹으며)
경환-내차 갖구 갔으면 좋았을 걸 그랬다. 언니한테 그거 할부루 나주면 안되냐구 운 뗬었수.
경환-?..(아내 본다)
인애-(차분하게 먹으면서)
경란-E-(인애 위에)못 들은 척 딴 얘기하구 맙디다. 드럽구 치사해서 증말.
경환-.....나한테 얘길하지 왜.
경란-아 오빠 지하철 값두 애끼느라 한 두 구간은 걸어다닌다면서. 제값 받구 팔아 돈 챙긴 거 잘한 거야.........(먹다가 제풀에)아이구 자동차 얘기 그만 합시다. 신경질 나 밥 체하겠어.
모두-....(묵묵히 먹는)
경란-.....(먹다가 새삼스럽게 수저 딱 놓으면서)경택이 너두 빙충이같이 그러구 살지 마 이 자식아.
경택-...
경란-어쩌다 한번씩 눈팅이 방팅이 만든다구 아쭈 사내답게 사는 거 같지?착각하지 마.여편네 손에 꽉 쥐어서 숨두 크게 못쉬구 사는 얼간이가 무슨 화기애애 하자구요.
경란-자동차 퍼져 나자빠져 꼼짝 안하는데 내가 얼마나 비참하구 속 상했는지 그냥.(목이 메이면서).재수 없는 년 뒤루 자빠져두 앞통수 깨진다구 멀쩡하게 잘 굴러 다니던 게 하필 왜 고속도로서 퍼지냐 말야 퍼지길.. 수리 하는데는 또 왜 그렇게 오래 걸려. 날은 을씨년스런데 춥기는 하지 버리구 올수두 없구 그냥 덜덜덜덜 떨면서(징징징으로)
경택-(오버랩)아 휴게소 들어가 있지 떨기는 왜 떨구 그것두 한을 만들어어. (화나고 속상해서)누나 문제가 뭔지 알어?그저 뭐든지 한을 만들어 한을...이것두 한 저것두 한/그래갖구 되는 일 아무 것 두 없다구.점점 꼬이지 되는 일 없어요.
경환-가만 있어.
경택-아 누나 장끼 잖아요. 일단 징징거려서 김 팍새게 만들어 놓구 시작하는 거.(불끈 일어나 나가며)어이 대책없어 정말. 무슨 누나가 저래 진짜
경란-(나가는 경택에게)그래애. 이거 밖에 안돼서 미안하다미안해. 이 자식아 니가 나 밥 줫어 옷 줬어. 너 돈 좀 번다구 뵈는 게 없어? 누구한테 벅벅거려 이 자식아.(경택 아웃)
경환-너두 그만해..
경란-이잉잉잉잉잉 내팔자 한심하구 속상하니까 그렇지이.(징징징징 징징징징징)
경환-(슬그머니 아버지 보고)
아버지-(묵묵히 먹고 있고)
경서-...(숟가락 놓으며)어떻게 된 게 이집 식구들은 모이면 시끄러워 모이면....먼저 일어나겠습니다.(일어나 남자들 방으로)....
경환-....
아버지-.....(아무 일도 일어나고 있지 않은 듯)
혜자-(눈치 보다가 부시시 일어난다).....
S# 마당...
경택-(주머니에 손찌르고 서서)........(끓어서 죽겠다)
혜자-(나와서 옆에 서 담배갑 내민다).....
경택-.....
혜자-담배나 펴.....
경택-....
혜자-아버님 족발 사다 노셨대..고모가 앉혔어. .
경택-(본다)
혜자-...뭐어.
경택-누나 줬으면 아무 문제 없는 거잖아.
혜자-이백이나 받는 걸 어떻게 공짜루 줘.
경택-이백 없어서 우리 죽어?
혜자-자가용 없어서 죽는 것두 아니잖어.
경택-심장이 나쁘잖어 심장이이이/
혜자-아이구 돌아 다니는 거 보면 심장 나쁜 것두 아냐 뭐. 빨리..
혜자-....(보는)
경택-푸우우우우우....너는 어떻게 그렇게 인정머리라구는 좁쌀 알갱이만큼두 없니.
혜자-....(빗쭉)
경택-인간이니 괴물이니...
혜자-맘대루 생각해. 찾아보구 싶어진단 말야. 배고프면 얘기해.(하고 돌아서 움직이는)
경란-(아내 가는 것 보다가 의지 차듯 일어서며)야 이 기집애야 너 무서워 딴 생각 안하는 줄 알아?
혜자-(돌아보며)잠바 갖다 줘?
경택-(의자 냅다 차버린다)
S# 거실
@ 남자들 밥상 치워지는 중. 인애가 밥상 들어올리는데
아버지-갔다 줘.
인애-아니에요 됐어요...(밥상 빠지고)
아버지-.......(바닥에 떨어진 것 집어 재떨이에 넣고)
경환-(눈치보며 걸레 집어다가 닦는다)......
경란-(밥상 앞에 뿌우 앉아서)......
경환-(걸레 원래 바구니로 옮기면서)차 좀 주라.
경란-(일어나면서 부어 터진채)뭘루 디려요 아부지.
아버지-아무거나 뭐...
경란-(주방으로 움직이는데)
혜자-(들어온다)
경란-(움직이다 말고 돌아보며)차 준비하구 설거지 빨리 해 치워..
혜자-네에.
경란-(싱크로 가서 컵하나 집어 수돗물 받으면서)아는 척 좀 하구 삽시다.
인애-?
경란-눈두 안 맞췃잖아요.(벌컥벌컥)
인애-아는 척 할 새 없었어요.
경란-말 되네(컵 딱 놓고 소파족으로 움직이면서)경서야 나와 차 마셔.(하고 마루 문 열고 밖에 대고 )야 뭐해 들어와 차 마셔.(문 닫고)너머 신경을 써서 그런지 머리 아퍼 죽겠네. ...(안방으로)
경환-(움직이는 경란 보고)
경서-(방에서 나오는데)
S# 안방 늦어서나 갈 거야..응 그래 부탁한다 우리 착한 딸...응 ,,안녕...(끊고 밖에서 무슨 얘기하나아 문께로 움직여 귀 기울이는)......
S# 거실
인애-(녹차 같은 것 내고 있다. 혜자는 설거지 중).....
모두-....(묵묵히)...
아버지-애들은 아무두 안오는겨?
경환-성진이 올 거에요..
경택-우리 기집애는 레슨이 있어서요 아버지...
혜자-(설겆이하며)콩클 준비하느라구 바뻐요 아버님.
경란-(나오면서)걔는 가망이 있는 거야 없는 거야.
혜자-열심히 하구 있어요.
경란-(소파로 가면서)나간다는 소리만 들었지 입상했단 소리는 들은적이 없어서 말야.
혜자-(불만이고)경쟁이 얼마나 무서운데요.
경택E-(경란에 연결)천재가 아닌 건 분명한 사실이구 그걸루 모르지이이..
혜자-저이는 말을 해두 꼭 저렇게 재수없게
경택-(오버랩의 기분)순전히 당신 허영심이지 소질두 없는 애 생고생야 지금.
혜자-소질 없으면 어떻게 플륫으로 고등학굔 들어가요. 예고는 뭐 아무나 들어가요?
경란-예고두 예고 나름이야.
경환-그러지 마 애 사기 떨어져. 애비가 잘한다 잘한다 그래야지 (남아 있다)
혜자-(오버랩)그렇죠?아주버니(아예 나서듯 움직이며)저이 야단 좀 쳐주세요 아주버님.저럴 때보면 지가 어디서 데리구 들어온 자식이라니까요? 내 애기가 정확한 얘기야. 한 판 벌립시다. 화투 어딨어요 아버지..
경란-어이그으 징그러워. 벌리긴 뭘 벌려. 그냥 놀아.
경택-아 뭐하구 놀아 쌔쌔쌔해?
경서-오늘은 그냥 애기나 하면서 보냅시다. 삣끗하면 또 작은 누나 악악거리구 골치 아퍼요.
경란-빌어먹을 놈. 만만한 게 뭐라구 뻑하면 끄어 부치는 게 나더라 저 자식은.
경택-아 나두 대학가게 생긴 자식이 있는 눔이유 이 자식 저 자식 좀 삼가슈.
경란-따따 꼴값을 떤다.
경서-우리끼리는 이해하는데 그래두 애들 있는데서는 좀 조심해 주시는 게
경택-아 시끄러. 당신 빠져. 우리 형제들 얘기에 당신이 무슨 자격으루 껴. 괜찮아 누나 .해.해. 나이 오십 바라보면서 이 자식 저자식 해주는 누나가 있는 게 행복이지 뭘 그래.
경란-(픽 웃으며)니가 하란다구 하구 하지 말란다구 안하니 내가?
경택-그러엄 우리 누나가 누군데에. 곰방 죽어두 한경란인데에에에.
경란-(바닥 빈 찻잔에 녹차 봉지 넣고 주전자 물 따르면서 오버랩)애 대학 가는 건 부모 가랭이가 얼마나 찢어지느냐에 달린 거 아니야. 과외비를 얼마나 때려 넣느냐두 아니구 레슨비루 코피를 얼마나 쏟았느냐두 아니구 결국은 지 기본 실력이야아.
경택-어이구 그래 알었어.누나 딸 과외 한 시간 안하구 과 톱해서 장학금 받어. 아버지 화투 어딨어요 화투.(일어나며) 이렇게 편하게 쉬자구요. 꼭 초 뿌리더라.
경환-아버지 심심하셔.
경택-아 아버지 구경하는 거 좋아하시잖아요.좋죠 아버지.
아버지-그려... 내 찾아다 주께.(일어나며)
경택-봐 하라시잖아. 형제들이 다같이 모였는데 어떻게 오천만의 오락/ 고스톱을 안 칠수 있어. 여보 깔판 찾아와 깔판. 박아 놓구 끝장을 내는 거야 오늘...너 두둑하지? 형 밑천 얼마나 돼요 내가 좀 밀어주까? 오늘은 딴 거 반 내놓구 그런 거 없기야 다 먹는 거야 알었지?(혜자 안방에 들어가려는데)
아버지-(깔판과 화투 들고 나오는/
경택-(받으면서)자아 어디 한번 땡겨보까?
경란-어이그 징그러 저 눔으 고스톱 판.(불끈 일어나 주방으로)간 맞추는 거 내가 할테니까 언니 딴 거 해요..(인애 큼직한 양푼에 눌러 짠 베보자기의 두부 털어넣고 있다가 물러나고/능숙하게 두부 마저 넣고 간 고기 때려넣고 양념꺼리 집어 넣고 치대 섞기 시작하면서)나물들 다듬어 씻어 집어 넣구요. 토란두 손질해 놓구 탕국 들어갈 갈비 고기 기름 발라 놓구 수미 엄마. 멀었어?(설겆이)
혜자-금방 해요.
경란-(동그랑 땡 재료 섞어 치대면서)족발 김 안나요?
인애-(싱크 치우면서)이제 나기 시작해요.
경택E-(바닥 패 한 장 뒤집으며)밤일 낮장!(하다가)하하 틀림없는 선이네 내가 선이유 형.
경란-감시 잘해. 쟤라구 허무길이 되지 말라는 법 없어.
경택-(때리면서)허무길이 같은 소리 하네.(아버지 와서 기웃이 보고 있고)노름쟁이두 사주팔짜에 있는 거지 내 사주에 그런 건 없으니까 안심하슈.(하면서 때린다/화투는 자유롭게 뒤집히는대로 지껄여가면서 진행하시기를)
E-전화벨..
경택-전화 받어.
아버지-내 받으마.(혜자 움직이려다 말고)..예에 여보세요?.....어 성진이야?
아버지E-(주방에서 돌아보는 인애 위에)...오냐 잠깐 기다려라.(보고 있는 경환에게)
경환E-(받아서)벌써 떠났어?.....왜 오기 어려워?
S# 병원 의국
성진-(선채로 뭔가 뒤적이면서)아니에요 아버지. 여덟시 경에는 들어가도록 할께요.....그런데요 아버지 ...저 ...초희 (옆자리 초희 돌아보며)데리구 가요...아버지만 알구 계세요.
S# 거실
경환-....꼭 그래야겠어?......그래 알았어....그래. 해봐 그럼 한번.... 그래 끊어...아부지 고스톱 쳐.(쓴웃음)응 그래.(전화기 아버지 주고)
아버지-(전화기 받으며)못온댜?
경환-여덟시까지는 댄대요..
아버지-으음...
경란-그래두 장손이 틀리기는 틀리다. 그 바쁜 와중에두 안 빠지구 꼬박꼬박 오니..그러구 보면 외손주는 말짱 소용없죠 아버지.. 그게 아니지이(진행되는 게임에)
경란-(웃으며)어이그 아버지.낄낄낄 아아이구 참 아부지 왜 녹두가 안 보여요?
아버지-담가서 뒷곁에 내 놨어.(화투판 보면서)
경란-깜짝야 잊어버리신줄 알었네...
경택-아 뭐해요.
경환-.....낼 게 없어.
경택-아무거나 내요 아무 거나. 내가 다 잡숴 줄테니까 부지런히 내라구요.
아버지-(내려는 큰 아들 패 말리면서)가만 있어봐...그렇게 하는 게 아니야 그러니까 밤낮 깨지지..풍 던져 버려 풍.
경환-(풍내는데 쪽이다)
경택-이거 뭐야.
경환-하하 한 장 씩 내.(걷는데)빨리.
아버지-청단이야.
경환-?어 청단이네 야 나 청단 났다.
경택-어이 아부지 가만이 좀 계세요 네?
경서-(화투 패 던지면서)이거 뭐야. 광박 씌우는 건데 아버지때매 밟혔네.
경택-아 훈수두기 없기에요 아버지 에?
아버지-잔소리들 말구 계산들이나 해. 천오백원씩 바쳐.
두 남자-(계산) 족발 아직 안됐어?
경환-(화투 패 섞으면서 소리 안들리는 대사들 하면서/다소는 화기있어진 분위기/ 카메라 빠지면서
『 은사시나무』2부
S# 집 전경(밤)
S# 거실 주방 탕국만 데우면 되잖어.
인애-나물 무쳐야죠.
혜자-아직 시간 많어요. 형님들은 잠깐 쉬세요.
경란-아그 아그그그(허리 두드리며 잠깐 바닥에 퍼지르며 발바닥 주먹으로 때리는) 정말 안 변하는 집이에요.
경란-?. 제사라는 게 하나서부터 열까지 내손으루 정성껏 차려놓구 맛있게 들구 가세요오 해야지 언니는 백화점 쇼핑 제사가 부러워요?
혜자--바쁜 세상이니까요..
인애-비약할 건 없어요. 안 멕여 줄라는지 모르지만/ 행여 성진이 듣는덴 그런 소리 마슈. 가리칠 건 딱 부러지게 가르치는 거에요.
인애-..... 그릇들고 마루 쪽으로 움직이면서
경란-이리 와 먹구 해.....응?...와서 뜯어어.
혜자-네에.( 치우다 말고 싱크에 손 씻으며).형니임..
인애-가서 먹어.
경란-(오버랩)안 좋아해. 어이 와 좋아하는 우리나 먹자구(벌써 자리 잡고 뼈 하나 들고 뜯으며)
혜자-(눈치 보며 움직이는데)
경택-(앉으채 방문 열고)여보 소주 하나 줘..(방에서 누가 뭐라는지)아니 두 개 줘 두 개.
혜자-알았어요.(하고 돌아서는데)
경택-E-(방문 닫으면서 하는 소리 잠깐)그러니까 하루 아침에 (문 닫기고)
@ 잠간 혜자 움직이는 사이.
혜자-(냉장고에서 소주 두 병 꺼내 돌아서는데)
인애-성진 아빠 술 많이 주지 말라구 해.
경란-?(뼈 뜯다가 돌아보는)
혜자-.....제가... 어떻게요.
경란-(벌떡 일어나며)인 줘 내가 갖구 들어가께....(혜자에게로/ 술병 넘어 오고/받으면서)이거까지 네병 째유. 술고래 경택이 목축일 정돈데 오빠가 먹어봤자 얼마나 먹을 거라구
인애-(오버랩)거의 알콜중독이에요. 말짱한 정신일 때가 있는 줄 아세요?
경란-......(보는)
인애-(여전히 보지도 않고 움직이며)술병나 못 일어나 늦은 거에요.
경란-......(보다가 돌아서는)
인애-지긋지긋해 정말.(혼잣말처럼)
경란-?(되돌아보는)......(보다가 좀 눙쳐서)누구처럼 주정을 하는 사람두 아닌데 너무 그러지 마슈. 그 속은 오죽해서 그러겠수 에?
인애-.....
경란-(술병 들고 못마땅하면서 안방으로 돌아서는데)
S# 안방.
아버지-(밤 쳐서 맑은 물에 집어 넣고 있고) 여러 말 할 거 없어. 내가 알어서 할테니까 형은 그저 나와라 그럼 나와서/ 이 자리다 하는 거 계약만 하구/ 그 뒤는 다 나한테 맡기라구.(경란 들어온다) 인테리어구 뭐구 알아서 싹 다 꾸며주구/ 고기/ 야채 사입/ 주방 애들/알아서 맞춰줄테니까 형수님하구 번갈아 카운터 보면서
경란-(술병 들고 쭈그리고 앉으며 오버랩의 기분)오빠 장사할라구?.(놀라운 건 아니고 하기는 할 건가) 밀어줄테니까 용기를 내요..
경란-그거 괜찮을 거야 오빠 ..경택이하구 얘기했었어. 나는 하구 싶어두 밑천없어 못하지만 오빠네는
경환-(오버랩)술 따러.
경택-(따러 주면서)어떠우.....(경환 마시는).....(보다가)음식 장사가 그래두 승부가 제일 빨라요.딴 거 없거든. 몫하구 맛이면 땡이야. 내가 안해 본 거 있수? 별 지랄 다하다가 결국 동까스루 일어서구 있잖우.
경란-아부지 땅 팔아 올려서. 너 그 빚은 언제 갚을 건데.
경택-지금 그 얘기는 왜 해.
경란--너 갚는다구 했잖아.(그런데 왜 안갚어)
경택-아 갚어. 아부지 그건 꼭 갚을 거니까 걱정 마세요.
경란-이자는 꼬박꼬박 내구 있니?
경택-말씀 좀 하세요오.
아버지-꼬박꼬박 와.
경택-아 누나 나가나가 남 중요한 얘기하는데 찟.
경서-( 여태 상 내려다 보며 우두커니 있다가 형보며 오버랩의 기분/약간 풀어진 상태)내 생각에두 작은 형 말이 최선인 거 같어요. 넥타이 매구 지점장까지 하다가 음식 장사 노동이 웬말이냐 하겠지만 말유 /까짓 상관하지 말아요. 세상이 바뀌었어요. 멀쩡한 집 멀쩡한 자식들이 무슨 까페다 퓨전 레스토랑 이태리 레스토랑 숱하게 차리구 돈 버는 거 모르세요? 동까스 뭐 어때요 손님만 끌면 되는 거지. 안 그래요? 누나?
경란-괜찮지이 .괜찮을 거야 아마...
경환-....
경택-육개월만 고생하면 돼요 육개월만 어금니 꽈악 물구 기다리면 칠개월 째부터는 내 말 듣기 잘했다 하게 만들어 주께요. 자신있어. 고기가 죽이거든. 동가스라구 다 동까스가 아니라구.
경환-....(술상만 내려다 보면서)
경서-.형수님이 싫다구 해서요?
경란-?....뭐를?
경서-음식장사 싫다구 하신대요.
경택-(비운 경서 잔에 술 따르며)?나 원 지금 찬밥 더운 밥 (하는데)
경란-(오버랩)고상 떨구 있네. 귀천 어딨어어어? 몸은 좀 고되겠지만 지점장 월급보다 훨날텐데에..
경택-낫기만. 꿩 잡는 게 매지 고상이 밥 먹여줘요?
경서-(훌쩍 마시고 내리면서)아아아아 다 시끄럽구 형님이 결심하면 돼요 까짓. 형이 나는 이걸 하겠다 그러면 고상한 형수/ 싫어두 따라와야지 별 수 있어요?(술병 집어 제 잔에 따른다)동까스를 하든 돼지까스를 하든 암튼 빨리빨리 시작해요. 그러구 죽치구 집에만 처박혀 있다가는 진짜 형 폐인되구 말어요.(또 훌적 마시고 내리며).폐인이 별 거 에요? 처박혀서 친구 안 만나 혼자 야금야금 술이나 마셔/ 말 수 줄어들어 그게 바루 폐인 되는 철걸음이라구요 (다시 따르며)우리집에서 폐인 나오는 거 나 못견뎌요 그러니까 .아무 거나 해요 아무거나.형제 중에 폐인이 있으면 그거 보통 (술잔 집으며)골아픈 일 아니에요..
아버지-경서 천천히 햐.(오버랩의 기분)
경서-? (술잔 들다가)저 ..몇잔 안 마셨어요.
아버지-아들 눔들 술 버얼겋게 올라서 지내는 제사 늬 엄마 좋다구 안햐. 끝내구 마셔.
경택-예 알었슈 아부지.(경서 술잔 빼내 제 앞에 놓으며)쉬었다 마셔..
경서-아 별루 안 마셨다니까요.
경택-그러니까 형(하는데)
경환-(경택 앞의 술잔 집어 훌쩍 마신다)
경택--?
경서-하하 형 내건데 벌써 취했어요? 하하
경란-(경환 술잔 빼 치우면서)오빠두 경서두 그만 줘 (나머지 술병 집어들고 일어나면서)너 혼자 그것만 비우구 말어..
경택-아 왜 그래애. 이거 벌써 다 먹었어(아주 조금 남은 술병 들어보이며)
경서-어이 누나. 누나.(경란 술병 뺏으려 하며)
경란-(오버랩)오빠 술 먹는 거 언니 싫대. 저녁들 안 먹어서 속 비었어.너 벌써 약간 갔어.
경서-나요? 허허(말도 안된다)
경란- 너만 말짱해 어떻게.
경택-얘기하느라 못 마셨지이.
경란-아부지 얘들 야단 한번 더 쳐유..
아버지-그만들 햐(밤 다 쳤다/그릇 밀어내면서)몇시여.
경서-아직 일곱시 밖에 안 됐어요.(시계보며/경택이도 같이 팔뚝 시계 보는)
아버지-경주가 어째 안와.
경란-어딘지 알어 보께요/(하고 나가다가 문득 되돌아서 경택의 모자 쳐서 훌렁 벗기며)아이구 답답햐 아이구 답답햐.
경택-(질색)아 왜 그래애. 남에 뚜껑을...(얼른 집어서 도로 쓰는)
경란-잠자면서두 모자 쓰구 자는 눔 천지에 하날 꺼다.
경택-이거 읍으면 고추 내놓구 있는 거 같단 말여,
경서-하하하하하
경란-니 고추는 장바구리에 달렸냐?
경택-아 나가 빨리. 남 중요한 얘기하는데 괜히 끼어들어와서는...
경란-(흘기며 나간다)
S# 주방
경란-(주방으로)
인애-(사인용 식탁에 앉아 조용히 커피 마시고 있고)
혜자-(치우고 있고)
경란-(소주병 냉장고에 넣고 거실 전화 있는 곳으로)....(핸드폰 돌리는)
F-벨 가는 소리
경주-F-네에 한경줍니다.
경란-네에 한경란입니다.
경주-F-(조금 웃는 소리)알었어 언니 이십분..
경란-다 왔구나.
경주-F-어엉.
경란-빨리 와 아부지 기다리셔.
경주-F-알았어.
경란-(끊고 안방으로 가 문 열고 고개만 디밀고)경주 다 왔대요 아부지.
아버지-E-그려...(문 열려 있는 동안 경택 얘기하는 소리 들렸다가)
경란-(문 닫고 주방으로/밥 솥 뚜껑 열고 담가 놓은 쌀 집어 놓고 물 맞추는데)
인애-얼마나 마셨어요.
경란-?....별루 안 마셨어요....(솥 뚜껑 닫고)물 볼 거없어. 내가 봤어.(스의치는 넣지 말 것)
혜자-네에.
경란-(개스 쿠커 위에 있는 주전자 구멍에 불켜면서)술 좀 먹는다구 너무 싫은 얼굴 하지 말어요....싫어싫어하면 역심나서 더 마시게 돼요...(마주 앉으면서)그게 남자 오기 아니겠수?(감정난 건 아니지만 좋지도 않다)
인애-술 안 먹구 말짱한 날.. 한달에 며칠 안돼요..
경란-.....(보다가)워낙에두 활달한 사람은 아닌데다 하루아침에 날개 부러져 그러구 있는데 술 먹구 싶지 왜 안 먹구 싶겠어요.(이해 좀 해 주구려) 다 말루 할 수가 없어요...
경란-.....(보다가)어렵겠죠오...어려울 거에요...그렇지만 이해해야지 어떡해요..
인애-(고개 옆으로 돌리며 /얘기하기도 싫다)
혜자-(주전자의 끓는 물 들고와 같이 들고온 커피 잔에 물 부어 저으며 눈치보며)남자가 갑자기 퇴직하구 실업자되면 성격이 변하나부더라구요..괜히 벌컥벌컥 화만 내는 사람두 있구 우울증으루 자살기도 하는 사람두 있구 아예 행방불명되는 사람두 있대요.
경택-(문 열고)야 술 한병 갖구 와.
경란-(좀 올라서)그만해. 술 없어.
경택-아 딱 한병만 줘/
경란-없어 글쎄. 말 들어. 문 닫어.
경택-어어이 시(하며 문 닫는)
경란-......(경택 족으로 돌렸던 고개 틀어 인애 보면)
인애-(일어나서 찻잔 싱크로 갖고 가 씼는다/ 혜자는 제법 부지런히 치우는 중)...
경란-(한 모금 마시고 내리면서)평생 은행하구 집 밖에 모르던 사람이잖아요. 원래 사교적인 성격두 아니구 적응되는데 좀 오래 걸리는 걸 거에요.
인애-.....
경란-(좀 가볍자고)아 나가서 이 친구 저 친구 물색없이 펑펑 쓰면서 취해 들어오는 거 보단 집에서 먹는 게 낫겠네요.뭐
경서-(안방에서 변소갈려고 나와 움직이는데 연결)
경란-F-그리구 하루 종일 혼자 술만 먹는 거 아니구 이 구석 저구석 청소두 하구 옷장 정리두 하구 그러는 모양입디다.(경서 멈추고 듣는/시선은 바닥으로/고개는 약간 삐닥해져서)..
S# 주방
경란-도움되구 좋지요 머...먼지 하나 없이 집 깨끗하드구만. 솔직히 그집 뭐 그렇게 깨끗하던 집이유? 언니 뭐 잘 치우구 사는 사람 아니잖어요.
인애-(싱크 앞에서 행주 집어 손에 물기 닦으며)나는 이상한 결벽증은 없어요..사는 데 불편없으면 되는 거지 호벼파면서까지 그런데 시간 낭비하면서 살구 싶진 않아요. 일없이 쉬니까 자기가 대신 들어서 쓸구 닦구 치우구 소일하는 건데 잔소리 좀 하면 어때요. 들어줘요.. 없이 저러구 있어요...
경란-?.....(보며 좀 뒤틀리기 시작한다)
인애-친구들 보기두 자존심 상하구 친정에두 들 낯이 없어요.
경란-......(보며)
인애-그것두 좋아요. 능력없어 불러주는데 없는 거까지두 좋아요 스트레스나 주지 말아야죠오오.
경란-....(보며) 흔들흔들.... 알어듣지두 못하는 소리 혼자 중얼중얼/... 얼마나 보기싫은지 안 겪는 사람 몰라요..(하는데)
경서-E-어이 씨이.
경란-?
혜자-?
인애-?
경서-E-그러니가 형을 왜 종일 혼자 둬요오!! (경란 벌떡 일어나 소리나는 쪽으로)형수님은 뭐하구 다니느라
S# 거실
경서-날마다 집 비우구 없구 우리 형님 혼자 집에 처박아 두냐구요.!
경란-(달라 붙으며)얘가 왜 이래.
경서-형님이 집에 있으면 형수두 같이 있어야잖아 이거.!!
S# 안방
아버지-경택-(이미 ? 하고 있는 상태)
경환-....(그저 방문 보고)...
경란-E-얘 취했네. 얘 취했어.
경서E-(상관없다)형님이 집에 있는데 저 아주머니는 무슨 사무가 바빠서 밤낮 집 비우구 없냐구!!(경택 일어나고)
S# 거실
경란-(끌며)들어가 들어가.
경서-나 그거 불만야 엄청 불만이라구우우?!!
경란-이놈아 너 취했어 들어가자구우우우(발 구르듯 )
경택-(나오며 이 자식 술버릇은 정말)
경서-(아무 상관없다)어쩌다 전화하면 항상/ 항상 형 혼자 있어. 형수 어디 갔냐/ 헬스 갔대. 옘병할 그눔으 헬스는 그렇게 죽어두 날마다 가야 하는 거야?
경란-(경서 때리면서)들어가 들어가.
경서-그 빌어먹을 헬스는 하루 왼종일 해? 아침부터 저녁까지 하루 왼종일 하냐구우.
경란-(소리 죽여)아 원래 집에 안 있던 사람이잖아아.(질색을 하겠는)
경서-뭐 돈 벌러 다녀요?돈 벌러 다니느라 집에 없어요?
경택-(경택 등 가볍게 밀면서)왜 이래 시끄럽게.
경서-염병할 평생 뼈빠지게 벌어 먹여 살려 놓구 큰형 같은 대우 받으려면 장갈 왜 가.
경택-(경서 대사 대우 받으려면에서 오버랩/이번에는 엎어질 뻔 할 정도로 퍽 밀면서)이 자식이 어디서 건 주정야 건 주정이! 왜 그래애.
경택-(경서 끌고 남자들 방 쪽으로)들어 와 들어와 빨리.
경서-형이 챙피하대요 무능해서 챙피하대애.
경택-들어가아!(방으로 밀어넣고 꽈앙)
경란-(그 방 보며).....(이갈 듯 하고 있다가)수상하더라 수상해...어이그 어이그으으으..(주방으로 돌아서는데)
S#안방
아버지-.......(우두커니)....
경환-(우두커니)......
아버지-.......(그대로 있다가 가만히 시선 들어 아들 보는).......
경환-...........(가만히).....
아버지-......(한 참 더 보다가 외면하는)......
경환-.....(그대로)......
S# 남자들 방
경택-......(경서 보며)
경서-....(방바닥 보며)....
S# 주방.. 제기들 꺼내 쌓고 있으면서..가볍게 행주질 하면서)....
경란-(물 벌컥벌컥 마시고 컵 놓고 다른 컵과 물병 챙기면서)과했다 하면 누구든 찍자 한번 붙어야 하는 녀석..... 이해 하슈.(하고 움직이고)
인애-(의자에 앉아서).......
S# 거실
경란-(움직여 남자들 방으로)
S# 남자들 방
경란-(들어와 쟁반 놓고 앉아 물 따러 주면서)못들은 척 넘어가지 어이그으으
경서-.....
경택-물 먹어.(퉁명)
경서-...... 아냐.
경서-(받아서 물잔 비우고 내리고 방바닥 보며).........
경란-(경서 보며)어디서부터 들었니.
경택-지금 그게 중요해?
경란-?(경택 보고) 콩가루 집안 소리까지 듣게 생겼다.(경택 보며)어디 주정할 데가 없어 형수한테 해 임마.
경란-맞어.
경서-.....
경택-차라리 나나 형한테 하지.우리는 형제니까 상관없지만 너
경서-(별안간 주먹으로 방바닥 내리치면서)혀엉!(울부짖듯)
경란-(펄쩍)아이구 얘애...(얼른 방석 하나 끌어다 놔 주면서)손다쳐 수술 못할려구 그래? 여기다 해 .
경서-(방석 내리치면서)누나아!
경란-그래 물좀 더 먹어. (따르며)더 먹어 응?
경서-(내미는 컵 팔로 밀어 버리면서)나 정말 큰형 말...두 못하게 속상해애애애.(우는)...말두 못하게 속상해애. 너무너무 송삭하다구우.
경택-(휴지통 밀어주면서)이하 동문야 임마/
경란-마찬가지지 그럼.
경서-(휴지 뽑으면서)큰형 불쌍해요..말두 못하게 불쌍한 사람이야아.(한숨과 억장 무너지는 것 몰아 후우우우 내뿜으며 코풀고/ 휴지 아무렇게나 던지며)삼십년을 산 부분데 그래.. .이날까지 헬스루 쇼핑센터루 문화 생활루/ 자기 하구싶은대루 하구 살었으면 형 저러구 있는데 그만 집에 좀 들어앉아 둘이 같이 있으면 안되는 거유?(둘 보며 슬프다)
경란-누가 아니라니 마루나 닦구 있지 뭐하냐구. 그러구 있다보면 한심해서 술 먹게 되는 건 당연한 거구 /안 그루?
경란-후우우우 그려.(외면하면서)
경서-부부라는 게 뭐유. 작은 형 부부라는 게 뭐라구 생각해요. 좋을 때만 부부구 나쁠 때는 남보다두 못한 게 부부유? 작은 형은 느끼구 있수? 형수 형 대하는 태도가 달라진 거 알어요?
경택-(외면한채)바람 잡지 마 임마. 내가 터지면 수습 못해.
경서-(새삼스레 버럭)아 집에 좀 붙어 있으면서 형하구 같이 보내면 좋잖아요. 우리 형을 왜 저렇게 불쌍하게 만들어놓냐 말야아아. 참 평생 참 고지식하게 한 길에서 성실했는데 명퇴루 마감하다니/ 내 남편 참 안됐구 측은하다...그러는 건데...원래 찬 사람이잖아.
경서-작은 형은 형수 믿어요?
경택-?....
경란-?....(경서 보는)
경서-작은 형수는 어려워져두 형 잘 봐줄 거 같어요? 김혜자는 아닌 거 같어..(누나 보며)좀 변한 거 같지 않우?..저렇게까지 극성맞지는 않았었거든?
경란-니가 너무 좋아좋아해서 그래 이 빙충아.
경택-뭘 좋아좋아/죽구 못사는 건 저지. 그러니까 쥐어터져두 찍짹 소리 안하구 살지.
경란-(흘기며)그것두 자랑이다 그래.
경택-얘 비개 줘요. 한 삼십분이라두 자구 일어나게.
경란-(베개 갖다 놓자)
경서-(피시시 옆으로 누으며)어어이 씨이이 부부가 뭐유 부부가. 부부가 뭐냐구!
경택-정가면 웬수가 부부다. 작은 형이 책임져요.
경택-(벌서 일어나면서)알었어 책임지께 너는 술이나 깨...
경란-(가볍게 덮을 것 챙기는) 거실 주방
경택-(나와서 주방 쪽으로)....
혜자-(행주질한 제기 크기대로 정리하고 있다가 본다)
경택-형수님은.
혜자-(고개 틀면서 입 만으로)방에.
경택-...(잠간 어째야 하나 생각하고 돌아서며)상 치워.
혜자-?..갖다 줘어.
경택-(픽 돌아서며)시익/(눈 부라리며)서방을 뭘루 보는 거야 너.
혜자-어이구 알았어...괜히 그래...(안방으로)
경택-(아내 돌아보는 한편)
경란-(남자들 방에서 나오는데)...
S# 집 전경(밤/잠시 두었다가)
S# 거실
아버지-(아버지 서서 보고 있고)
경택과 경환-(제대로 된 병풍 펴 놓고 마른 걸레로 먼지 닦고 있다).......이건 언제 봐두 좋더라. 우리 집에 물건 같은 거 하나 있어요 엉?
아버지-나두 마음에 들어.
경란-(저쪽에서 옷 칠 제사상 행주질하면서)대물려두 돼요 그건 아부지.
아버지-그려.
경란-제기랑 젯상두 바꿔놓길 잘했지. 얼마나 이쁘구 깨끗해. 밤낮 새거 잖아.돈이 좋긴 좋은 거야.
혜자-흐흣 돈 보다 더 좋은 게 어딨어요 형님.
경란-이거 보게 나 돈 좋다는 거하구 수미엄마 좋다는 건 의미가 다르네 엉?
혜자-그게 그거지 다르긴 뭐가 달라요 우후후후후
@병풍 펴지고
아버지-상 들어다 놔.
경택-예.
두 남자-(상 들어다 병풍 앞에 놓고)
경택-이걸루는 모자라잖어.
경란-이거 갖구 가야지이.(밀어주는 네모난 밥상)
경택-(밥상 갖다 큰상 옆에 붙이면서)금방 온다는 애 왜 안와.어디 쯤 온다 그랬는데.
경란-몰라 이십분/그랬는데에?
경택-(담배갑 꺼내면서 현관으로)삼십분두 넘었겠다...성진이는 왜 안오구 있구..
경란-아직 시간 있어.(아버지는 방으로 경환도 슬그머니 경택 따라 움직이는데)
경란-오빠.
.경환-?(돌아본다)
경란-(옆에와서)좀 들어가 봐.
경환-뭘.
경란-언니한테에에....
경환-(그냥 움직이려)
경란-(잡으며)어쨌거나 기분 상했을 거 아냐....수미 엄마 있는데 민망하기두 할 거구 응?...
경환-놔둬.(도 나가려)
경란-(도 잡으며)들어가서 달래갖구 데리구 나와아아(소리는 죽여서) 사람이 다 지 잘 못은 없는 거야. 그게 인간이라는 동물야. 분해 죽을 거란 말야 시방..오빠가 달래야지 누가 달래.
경환-달랠 건덕지두 없구 달래구 싶지두 않아. 놔둬.(하고 나간다)
경란-.....(별수 없이 보다가)세수들 안해?(그냥 나가고 나서)아이구 나두 모르겄다. 골아퍼.맘대루 하라 그래...나 세수하구 나오께.
혜자-네 그 담에 저 씻을께요오.
S# 마당
경환-(나와서 담배 피고 잇는 경택 옆에 서는 것과 동시에)
경택-(담배갑 준다)
경환-(뽑아물고)
경택-(불 붙여주고)
경환-....(푸우우우우)
경택-푸우우우우우....우리끼리는 늘 말해요...형수가 해두 너무 하는 거 아니냐구...
경환-(담배 태우면서)생긴대루 살다 죽는 거야아...
경택-왜 그렇게 처량맞게 살어요...몇십년 먹여살렸는데 제 때 밥두 못얻어 먹어요? 그만 돌아다니구 집에 좀 있으라구 해요.그거 하나 마음대루 못해?
경환-너두 더 살어 봐...그게/ 우러나서 스스루 돼야 하는 거지...우러나질 않는데 어떻게 해...돌아 다니는 건 포기하구 산지 오랜데 뭐. 전에는 붙어 있던 사람이냐?
경택-전에는 어쨌든 지금 형 놀잖아요. 그럼 옆에서 같이 시간 보내면서 밥두 챙겨주구 같이 부부가 할수 있는 /그동안 못하구 살았던 구수운한 대화두 조용조용 나누구 그럼 좋잖어요.
경환-상대두 안해애....짜증부터 피는데 뭐....
경택-? 차라리 나두 편해. 피차 좋을대루 하는 거야.
경택-외롭잖아아아.
경환-흐응 자기가 더 외롭다는데 뭐..
경택-(옆눈으로 보는/말도 안되는 소리).....(보다가 고개 돌리며)나같으면 애초에 길두 그렇게 안들였을 뿐 만 아니라 가만 안둬요....우습게 알어두 분수가 있지 형 혼자 처박어 두구 .....(말을 더 못 잇고)
경환-무용지물 그래두 /쓰레기 차에 실어 안 보내는 게 다행이다 야...
경택-아 두말할 거 없어요. 가게 열자구 가게.형수 싫다면 빠지라구 해요. 형하구 나하구 합시다. 사람이야 돈 주구 쓰면 돼 까짓. 어려울 거 하나두 없어. 돈 벌어서 형 골프두 계속 치구 하구 싶은 거 다하면서 신나게 살어요.(보며)
경환-.......(앞의 어둠 보며)
경택-에?
경환-의욕없어어어.
경택-아 의욕이 없으면 (하는데)
@라이트 켠 자동차 한 대 들어와 선다) 돌아보며)경주 오네/(그쪽으로 움직이며)야 니 이십분은 왜 이리 긴(에서 멈춘다)?
@차에서 내리는 틀이 여자가 아니다..
경택-누구세요.
무길-(운전석에서 돌아나오며)어 ..나 진이 애비야 작은 처남.
경환-?
경택-?...아니 (무길 쪽으로)매형이란 말예요?..
무길-어 나야...형님 면목없는 눔 왔습니다..형님이시지.?
경택-예 (형 돌아보며)매형 오셨네 형...(손 내밀며)이게 도대체 을마만이유 응? 우리 엄마 장례 때 보구 첨 아뉴 매형.
무길-(손 잡으며)만 삼년 째지....허허..
경택-그동안 어디서 어떻게 뭐하구 지냈어요 그래...어째 사람이 전화한통 없이/. 누나하구야 어떻든 그럴 수가 있는 거에요 에?
무길-면목이 없으니까아. 족제비두 낯이 있지 연락을 어떻게 해애..
경택-어두워 잘은 모르겠는데 신수는 괜찮은 거 같수?
무길-살만 해. 손 끊었거든...
경택-혀엉 매형이라니까?
경환-(담배 던지면서)귀 안 먹었어.
무길-(벌써 경환 앞으로 움직여 굽벅하면서)소식은 들었어요. 많이 힘드시지요.
경환-(손 내밀며)소식을 어디서 들어.
무길-(잡으며)다 듣는 수가 있지요 하하.
경환-(오버랩의 기분)그런데 여긴 웬일야.
무길-장모님 제사 모시는 날이잖아요. 금년 따라 자꾸 마음이 쓰여서...반가와 안하시겠지만 제사 참석 좀...하구싶어서요..아버님께 정식으루 사죄두 드리구....안된다구 하시겠지요?...
경환-.........(경택본다)
경택-.........(형 보다가)아버지 보다 누나가 어떻게 나오는가가 관건 아니겠수?(에서)
S# 거실
경란-(세수하고 나왔다.수건으로 머리 싸 올리고 세수하고 걸레 든 김에 나와 주저앉아 걸레질 하는 중이다)
경택-(들어오다가 누나 보고 괜히 조금 살금거리는 걸음걸이가 돼서 누나 등 뒤로 해서 안방 쪽으로)
경란-?(문득 보고)쥐잡니?
경택-?...엉?
경란-왜 까치발은 들구 그랴?
경택-내가 언제.
경란-오빠는 안들어오구 뭐해...
경택-담배 펴요 들어올껴..
경란-(걸레들고 일어나 걸레보며)우리 아부지 깔끔하신 거 좀 봐라. 닦을 게 없네..
혜자-(앞 스치면서)저 씻어요.
경란-이거 갖구가 빨어..(걸레주고)
혜자-(받아들고 욕실로)
경란-(한편 여자들 방으로)
경택-(안방으로)
S# 안방..
아버지-(양말 갈아신으려고 뭉친 양말 풀고 있는데/자식들 선물로 보이는 꾸러미 방 한쪽에 놓아둬 주시구요))
경택-(들어오면서)저기요 아부지..(톤 낮춰서)아부지.....매 매형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세요.
아버지-?..
경택-진이 아버지요. 노름쟁이 매형 말이에요오.
아버지-(신으며)불쌍한 눔으루 생각햐..
경택-예에.불쌍하지요....그런데 그 불쌍한 눔/아니 불쌍한 매형이/... 왔어요 아부지.
아버지-?.......(머엉하니 보는)...
경택-손 끊구 정신 차렸대요..정신 차리구 보니까 자기가 한짓이 아마 많이 후회되나봐요...엄마 제사....참석두 할겸 아부지한테 사죄두 드릴 겸 왔다는데요..
아버지-......니 누이는 뭐랴.
경택-누이 아직 몰라요......누이가 들여노라 그러겠어요? 생난릴 필텐데...
아버지-......그래서.... 어디 있는데..
경택-밖에 ..큰형하구 얘기하구 있어요.
아버지-.........
경택-.......(아버지 보는).
아버지-........(한 화면에서)
경택-....손 털었대요...거지 꼴은 아닌 거 같어요... ㅎㅑ.
경택-.....무나는 아버지가 책임지실뀨?
아버지-들어오랴.
경란-..야아...
S#거실
경택-(나와 사방 살피면서 현관 쪽으로)
S# 여자들 방
경란-(밑화장 하면서/골동품 거울 앞에 놓고)술 깨면 사과할 거에요...팔이 안으루 굽는다구 형제들이니까 그냥/오빠한테 더 좀 신경 좀 써주면 얼마나 좋을 까 그런 맘에서 그러는 거에요.
인애-두 무릎 아래 두 손찌르고 고개 틀고 앉아서)
경란-나만 해두 같은 여자 입장에서 꽁생원 오빠하구 사는 언니 힘든 거 반짐작은 하지만/(아예 화장하던 손 내리고 돌아보면서)우리끼리 말이지만 오빠가 답답은 하잖어요. 이건 무슨 남자다운 박력이 있길 한가 분위기가 있기를 한가..하나하면 하나 밖에 모르는 사람하구 살기/ 언니두 엄청 갑갑했을 거에요..더구나 언니같이 화려한 성격에.
인애-?(돌아보며)내가 뭐가 화려해요? 아니에요? 월급쟁이 마누라가 곧 죽어두 메이커만 입구 살었으면 오빠두 할만큼은 한 거네요.
인애-메이커 입기 시작한 게 얼마나 됐다구 그런 소리 해요.시집 온 날부터 작은 서방님 작은 아가씨 등록금에 하숙비에/ 지금 아파트 차구 앉은 게 이제 겨우 육년 째에요.(하다가 새삼) 아니 고모두 우리 신세 안 졌다구는 말 못할 처진데 말을 어떻게 그렇게 해요오?
경란-장남이 아우들 치다꺼리 당연한 일 아니유?
인애-당연한게 어딨어요 . 성진 아빠가 무슨 소년 가장이었어요?
경란-체신 공무원 월급 뻔하잖아요. 아버지 대신 맏이가 동생들 학비 좀 댔기로서니 뭘 그렇게 생색내구 그래요. 난 쥐뿔두 받은 거두 없지만서두.
인애-(어처구니 없이 보는)....(없다는 거 봐)
경란-(한 화면에서)그리구 언니가 댔수? 왜 언니가 생색이에요?
인애-나 오빠 안사람이에요.오빠 월급에서 나간 거는 내 꺼 나간 거구 오빠가 진 빚은 내빚이기두 한 거에요.... 왜 저렇게 불안초조 설렁탕두 못 먹구 다니는데요..퇴직금 말구 손에 쥔게 너무 없어서 겁이나 그러는 거라구요. 오빠 불쌍한 사람이에요
경란-?(입 딱 벌리는)....(우리 때매란 말야? 불쌍한 게 뭔지 알기나 해?).....(보다가) 그만 둡시다. 더 계속하다가는 감정만 더 상하겠수. 그만두자구요...
인애-......
경란-(대충 머리 퍽퍽 손질하고 불끈 일어나 나간다)
S#주방 거실
경란-(나오면서 쭝얼거리는)콧구멍 막혀 귓구멍으루 숨쉬게 생겼네..돈 좀 부서졌으면 그래 뭐. 이 땅 다 누구 차진데/
혜자-(혼자 안자 족발 뜯다가)아버님 땅 파신대요? 팔긴 뭘 팔어. 불쌍해? 불쌍한 거 아는 사람이 서방알기를 개털루 알어? 얘들은 왜 안오구
혜자-?......(듣으며 땅 소리한 거 아닌가?)
S#안방
경란-(문 퍽 열면서 )속 썩여어(하다가)....???.....
무길-(아버지 경환 경택과 앉아있다가 올려다 보며)진이 엄마 나왔어...
경란-(말이 안나와서 입이 뜨금뜨금 벌어지면서/붕어처럼).....아니..아니 ....아니 여기가 어디라구 들어와 앉었는 거야 저 화사아앙앙?
경택-엄마 제사 모시러 왔대요.
경란-(오버랩의 기분)울엄마 제사랑 당신이랑 무슨 상관인데에에/
경환-(오버랩)아버지가 들어오라셨어. 조용히 넘어가.
경란-(풀석 쭈그리고 앉으면서)아부지이(강력하게)
경환-상관따지지 마.제사 상에 절하러 왔다는데 하라면 돼.
경란-울엄마가 왜 이 남자 절을 받냐구우. 울엄마 속을 얼마나 썩여줬는데 누가 반갑단다구우.
아버지-(오버랩/ 조용히)속은 썩였지만 그래두 죽는 날까지 못내 안타까와 했어. 그라지 말어.
경란-.....(아버지 보다가 안되겠다 남편 팔 잡아 일으키려 하면서)일어나요.나가서 나하구 얘기합시다.(안 일어나려고 버둥거리며 경택 잡는 무길)일어나 일어나아아.! 난리칠 거 뭐 있어. 절만하구 가겠다는데!
경란-오늘은 절만하구 가구 다음에는 뭐할 건데. 알지두 못하구 그래 진짜..밀구 들어와 앉을라구 그런다구.....벌서 반년 째 치근덕거리구 다니는 거란 말야..
경택-?...뭐 누나 오늘 첨 보는 거 아유 그럼?
무길-아냐 가끔 만나구 지냈어.
경택-?
경환-가끔?
무길-예 보름에 한번 꼴은 만나서 밥두 먹구 영화두 보구(경란 황당해 미치겠고).
경란-여보오!
무길-(씨익 웃는)그래 알었어 더 말 안하께
경란-(다시 잡아 끌며)나가 빨리 나가나가.
경환-니가 나가...만나서 밥먹구 영화보구 다닌다면서 펄펄 뛸게 뭐있어.
경택-글세 말유.
경란-안 만나주구는 못 배기게 난릴 치는데 그럼 어떡해/동네 남부끄러 몇번 나가줬더니 아주 떴다봤다 (남편 보며)밥 다 된줄 알구 그라는 거지?숟가락 들구 퍼먹기만하면 될 거 같어서?
무길-밥은 벌써 먹는데 뭐.(중얼거리듯)
경란-??(더 황당/무길 어깨 퍽 갈긴다)
경택경환-?(서로 보고)
아버지-...(묵묵히)
경란-이 인간이 진짜아? 알구/ 인정하구 잘 대해 줘요...단지 앞으루를 못믿어서 이러는데.... 그거야 뭐 시간이 지나면서 믿게 될 거구 저 정말 화투장 안 쥔지 일년이 넘었어요...우리 어머니...(머뭇머뭇 어렵게)노농약 잡숫구 넘어가시는데..내가 죽일 놈이구나...정신이 번쩍 들더라구요...다행이 돌아가시지는 않었지만 지금두 속을 버려서 고생하세요.
경란-말은 번드르르 나는 약 안 먹어서?..연탄 불 펴놓구 거품 안 뿜어서?
무길-그러니까 내가 죽일 놈이라구우.
아버지-그래서 생업은 뭘해서 먹구 사는겨.
경란-그런 거 물을 거 뭐 있어요 아부지.
아버지-거 참 시끄러워 죽겄네.너 얘 좀 치워.얘기를 할 수가 없잖어.
경란-(오버랩의 기분)뭘해 먹구 살든지 죽든지 그딴 거 물을 거두 알 거두 없어요 글쎄 아부지.(아버지 말에 일어나 끌러내려는 경택 뿌리치면서)나 이사람 안 믿어요 콩으루 메주 쑨대두 안 믿구 내 이름이 한경란이래두 안 믿어요 그러니까/아 왜 이래래.
경택-말씀을 못하시겠다잖어어.
경란-말씀하실 거 없다니까 정말?
아버지-(오버랩 좀 화나서)우리가 무길이 당장 받어들인댜?우리가 받는다구 너 싫은데 살 껴? 엄마 제사 참석하러 왔다니까 참석하구 가게 하면 되는 거 아녀.진이 애빈데 진이 외할머니 제사에 참석 못할 건 뭐여..
경란-....
아버지-사람이...속을 때 또 속더라두 진심으루 뉘우쳤다면 뉘우친 사람으루 받어 주는 게 도린겨. 아무리 죽을 죄를 진 죄인이래두 니 에미 제사 보러 왔다니까 나는 반갑구 고마워.
경란-(야단 맞고 있다가 중얼쭝얼)잔머리 도사 그거 노리구 온 건데 뭐.
경택-나가 나가. 일단 나가..(누나 등 밀어 나간다)
무길-(눈치보고 있다가)..죄송합니다..저 사람 잘못이 아니에요...저는 이 대접두 너무 ...황송합니다.
경환-그래서 뭐하구 사냐구.
무길-친구하구 영양보조식품 총판/(하고는 저만큼 옆에 들고 들어온 큰 봉투 집어 아버지 앞에 내밀면서)이거 아버님 좀 드셔보세요. 저녁에 주무시기 전에 한 봉씩만 드시면 그렇게 좋다네요..표고버섯에서 추출한 엑기스를 과립으루 만든 건데...이게 암두 고친o대요,...값두 무지 비싼 거니까 신통찮게 생각마시구 꼬박꼬박 드세요. 일주일만 드셔 보시면 컨디션 달라진 거 스스루 느끼실 수 있을 거에요...
아버지-그려 고마워.먹어 볼껴.
무길-예 흐흐흐흐흐
경환-외판 사원야 뭐야.
무길-아이 아니에요.이 나이에...영업 전반적인 일 하면서/ 세일즈 사원 교육두 하구...제가 원래 말이 좋기 때문에 하하 ...흐흐흐흐
S# 거실
경란-(팔짱 끼고 소파에 앉아서)
경택-(옆에 앉아 옆으로 보며).....
혜자-(물 한 잔 갖다 준다/눈치 보며)
경란-(받아서 벌컥벌컥 마시고 내리면서)어이구우우우우 웬수. 증말..
경택-노름버릇 빼면 나무랄 데 없잖아.
경란-나무랄 데 너머 없지이이.(그려 그래서)
경택-만나면..돈은 누가 써....매형이 써?
경란-밸 빠졌니? 돈까지 써가며 그 짓하게...
경택-으응 돈은 매형이 쓰는구먼.
경란-매형 매형 하지 마 야.누가 매형이야.
경택-....외로웠수?
경란-?....
경택-남자 필요해?
경란-미친 녀석.
경서-(하품하며 나온다)어이..( 얼굴 쓱쓱/빈 상 보고)뭐야 끝난 거야?나 빼 놓구 한 거야?
경택-(일어나며)시계 봐라.시계는 장식이냐?
경서-(시계보고)어 아니구나..깜박 졸았네...어어 양치하구 씻어야지 (화장실로 움직이며)애들은 왔어요?
.경택-기다리는 애들은 안오구 대신 매형이 오셨다..
경서-?(돌아보며)....누가 와?
경택-매형,
경서-(누나 잠깐 보고)우리한테 매형이 어딨어.
경택-(주방으로 움직이며)전 매형..전 매형 오셨다구/
경서-?....
경택-(돌아서 보며)아부지하구 기셔..신수 훠언하다 야.(하고 주방으로)
경서-전 매형이 여길 무슨 볼일루 와.
경택-엄마 제사상에 절하러 왔대.(아내 엉덩이 스윽 만지면서 냉장고로)
혜자-뭐 줘요.(경택은 대꾸없이 냉장고 열고 뭔가 지범거리고) 돌아가신 거에 반은 책임져야 할 사람이 염치없이 여기가 어디라구
경란-(오버랩)아무리 미워두 야 그렇게 잡지는 마라. 수십년 당뇨를 왜 허서방이 책임지니.
경서-속을 얼마나 썩여드렸는데에.
경택-(주방에서 뭐가 우물거리며 나오면서)너 말 조심해애...누나/ 매형하구 데이트 중이랜다.
경서-?.......뭐라구요?(경란 보는데)
경란-(이미 불끈 일어나 남자들 방으로 가면서)내가 미쳐 미쳐.
경서-뭘 해요?
경택-데이트...너는 데이트두 모르냐? 거기다 아부지 대환영야. 초치지 말구 가만 있어.(하는데)
경주-(들어오면서)경주 왔습니다아아.
혜자-(주방에서 내다르며)어서 오세요 아가씨...저녁 어떡하셨어요? 먹었어요/괜찮아요. 작은 오빠 /(아는 척)
경택-웰컴.
경주-세째 오빠 술 먹구 깨는 중이구나. 얼굴이 말해.(안방 족으로)
경서-쪽집개다.
경택-술보다두 경서 전기 먹어 그래/.
경주-?응?(안방으로 가다가 돌아보며/무슨 말?)
경택-들어가 봐.들어가 보면 너두 전기 먹을 거다.
경주-(찡그리고)아부지 방에 누전 되는데 있어?
경택-들어가 보라구.
경주-(아부지 경주 왓어요.
아버지-E-그려 들어와.
S# 안방
경주-(들어오면서)일해 놓구 오느라구 늦었/...?....
무길-흐흐 나야 처제...
경주-?.....(오빠 보고 아버지 보고에서)
S# 집 전경(밤)
S# 마루 주방
@ 젯상 가까운데 모든 제사 음식 바구니들 다 나와 있고 경란과 혜자 한 접시 씩 담아 경택과 경환에게 넘기면 남자들 자리 잡아 놓는 중이다. 인애는 밥 뜰 그릇과 탕그릇들 챙기고 있고/주방에서.
@ 모두 정장..
아버지-...(보고 있는데)...
경택-(과일이든 약과든 /받아 옮기다가 미끈하면서 거의 엎을 뻔)
아버지-야야야야 늬들 비켜. 허서방 더러 하랴.
경환경택-?(서로 보고)
경서-?(아버지 보는/세 아들 위에)
아버지-E- 허서방이 잘햐...허서방 시켜.
무길-(좋으면서 무안하고)
경란-아 왜 허서방이 해요. 아들들 두구.
경주-(옆에서 뭔가하면서 언니 기색보는)
아버지-허서방이 제격이야...자네 나서.
무길-예 장인어른...(여자들한테서 받아 들어 옮긴다)
@ 음식 받아 옮기는 솜씨가 상당히 유연하면서도 정중한...
아버지-....(흡족한)...
@사이....
경란-(형 쿡쿡 찔러 담배나 피고 오자는)
경환-(그냥 있으라는 눈짓)...
경서-....(보다가 김새서 남자들 방으로 가는)
아버지-어디 가.
경서-차릴려면 꽤 걸리잖어요. 성진이두 아직 안왔구요.
아버지-그려...허서방하구 채려 노께 이따 나와.
@경환 경택 서로 보구 슬스머니 빠져서 경서 따라 방으로)
S# 남자들 방 이거.
경환-(쓰게 웃으며)무길이가 제대루 하잖아.
경서-제대루가 별거에요? 누나 문제에 대해서 우리 삼형제 의견조율 좀 합시다.
경서-조율은 무슨/ 뭐 어떡하자구..
경란-데이트하구 있대잖어.
경서-밸두 없어 정말..뭐 더 바라볼 희망이 있어 데이트야 데이트가..
경환-정이 남었으니까 그러는 거겠지. 그거 날리구 또 거리루 나앉구 싶대요?
경환-끊었대. 고스톱 방 가 털어널걸요?
경택- 아무리 설마
경서-우리 집 식구는 이게 문제에요. 우리 한씨네 설마설마에 누나 인생 이십년 죽쑤게 했어요. 일찌감치 이 삼년에 못살게 했어야 하는 건데
경환-(어버랩)지가 헤질려구 들지를 않았지.
경서-헤지라구 강력하게 밀어부친 사람은 있었구요.
경택-너 있었잖아.
경서-우리 식구들 맘에 안들어요 정말.
경택-그럴 게 아니구 남녀는 너 /..나이 들수록 서로 필요한 존재야. 젊을 때보다 더 필요한 게 짝이란 말야... 아부지 보기 너 좋으니? 이 구석에서 홀로 얼마나 외롭구 쓸쓸하시겠냐 말야.
경서-차라리 아버지한테 마나님이나 한 분 얻어줘요.
경환-아버지가 하신대야 말이지. 마누라 애 딸려 유학 보내놓구 독수 공방이 오년이지. 어림이나 있는 소리야? 이 놈은 신부됐어야 하는 놈인가봐.어떻게 그러구 살지? 난 그러구 사흘두 못살어 야. 여자 생각 안나? 뭐 해결하는 상대가 있는 거야 아니면 고장이 나버린 거야.
경서-(쓸데 없는 소리한다는 반응/그런 말 자체가 무시되는)
경택-누나 조건을 보자...나이 이미 끝나버렸어, 몸은 절구통이야 누가 좋다구 데려가니. 데이트라두 해주구 도루 살자는 매형이 고마운 거야 경서야. 나는 솔직히 고맙다. 형은 안 그러우?
경환-버릇만 고쳤다면 없는 거 보다는 있는 게 백 번 났지. 경란이한테 잘하잖아 또.
경택-아 잘하지 잘해애. 우리 한씨네는 맨발루 뛰어두 못 따라가지이 마누라한테 잘하는 걸루느은.
경서-어이그어이그, 세상에 제일 어리석은 게 똑!같은 잘못 되풀이하는 거에요.
S# 거실 주방.
@ 상차림 거의 끝나가는 중이고
무길-(촛대에 초 꽂으면서)어머님 모시구 나오셔야죠..
아버지-어 그래...(방으로)....
무길-....(상 둘러 보면서)......(있다가 음식 바구니들 혜자한테 집어주면서 바닥 닦고 있는 아내 돌아보며 비죽이 웃는).....
경란-(닦으며)왜 웃어 왜 웃어.
무길-흠흠 참 대단한 사람이야...안보구 어떻게 알어어.
경란-발바닥에 흙묻히구 사는 게 억울하지 내가.
무길-흠흠 담배 한 대 피구 들어오께.
경란-들어올 거 없어.그냥 차타구 사라져 버려.
혜자-형니임.
경란-(걸레 바구니에 넣어 한 구석으로 치우고 주방으로).....
무길-(조금 소리내어 웃고으며 현관으로)
경주-(커피 마시면서 움직이는 언니 보다가)어떻게 된 얘기야.
경란-뭐가..
경주-형부우....너무 뜬금없잖아....전혀 소식 없다 웬일이냐구 홍두깨처럼.
혜자-에이 그동안 쭈욱 데이트 하셨었대요.
경주-?
경란-?..(혜자 보는)이거야 원 쭈욱은 무슨 쭉이야 쭉이.
혜자-(얼른 모른척 돌아서고)
경주-데이트?
경란-....
경주-형부랑 데이트를 했단 말야?
경란-시끄러 조용해. 나두 하자면 너한테 할말 많어.
경주-(보는)
경란-내가 등신같어?
경주-무슨 말하는지 모르겠다아.(거실로 나가는)
S# 안방
아버지-(아내 사진 앞에 쭈그리고 앉아서)..........성진이가 아직 안 왔어...얼추 다 왔댜......무길이가 왔어.....지말루는 완전히 손씻구 돈벌이 착실하게 하구 있댜......믿어야 좋을지 어쩔지 모르겄어.........끄으응 (일어나며)그려 잠을 못자서 그런지 고단햐....(사진 집고 손바닥으로 유리 닦듯 하면서)...나가자구....자알 많이 먹구 가...
S# 거실..
아버지-(나오는데)
무길-(들어오며)성진이 도착했습니다 장인 어른.
아버지-그려?
경란-아들 도착했대요(인애에게)
인애-(일하면서).....
경란-아직두 골나 있는 거유?
아버지-애들 나오라구 햐 ..
혜자-네에...(남자들 방으로 뛰고)
경주-언니 뭐 골낼 일 었어요?
경란-얘기하자면 길다..국솥 이제 거두 되겠어요.(하며 거실 쪽으로 움직이는데)
무길-(앞서 들어오며)아버님 기뻐하세요.손주 며느리 감두 같이 왔네요..
아버지-이잉?
인애-(주방에서)?
경주-결혼할 애 있었어요?(경란 혜자도 띵)
인애-(거실로 나오는데)
성진-(앞서 들어와서 뒤에)들어와....
인애-(나서며)어딜 들어와...들어오지 마..내 나갈테니까 들어오지 말라구.
경란-언니이.
성진-들어와 괜찮아 들어와.
인애-(현관으로 내달으며)어딜 들어오냐구.
경환-(조금 전에 경택 경서와 같이 나와 있다가 오버랩)내가 데려 오랬어.(경택 경서 영문을 알듯모를 듯 형보고/한 화면)
인애-?(돌아본다)
경환-들어와 들어와라 초희야...
인애-여보...
성진-(초희 잡아끌어 들이면서 오버랩의 기분)각오했잖아. 바보처럼 굴지 말아.
초희-(글려 들어와 서고)
성진-올라가.
초희--
성진 -먼저 올라가라구.
경란-올라와 올라와 초희/초희라구 했지?초희씨.
초희-(올라오고) 한사람 데리구 왔어요..
인애-(오버랩의 기분)성진아.
성진-죄송해요 엄마 (해놓고)..(모두에게).이름은 초희구요 저 근무하는 병원 간호사에요...엄마 아부지 다 반대시지만...아버지는 저주실 걸루 믿구... 작은 아버지 고모들 한 자리 다 모이시는 기회 안 놓칠려구...제 맘대루 이렇게 ...했습니다. 죄송합니다...
경란-왜 반대해? 인사드려. 할아버님.
초희-(목례)
성진-작은 아버지 둘째 작은 아버지.
경란-어 잘왔어요 잘 왔어.
인애-너 나좀 보자.(아들에게)
성진-(엄마 보는)
인애-(아들 손 잡아 끌며)이리 들어와.
아버지-제사 지내야지 어딜 데리구 들어가.
인애-아버님 저 얘하구 햐....(사진 놓으려 움직이며)촛불 당겨...향 부치구
무길-(얼른 사진 놓는 아버지 돕고) 당긴다)......
무길-(향 맡고)
경란-메하구 탕 올려 얼른(주방으로 뛰며)
경서-약주 갖구 오구요.
경란-어 그래애..
인애-(다른 사람들 움직이는 것과 상관없이 아들 노려보는 눈에 눈물이 가득하다)......
성지-(자신도 어쩔수 없는 심정으로 보며)....
초희-(옆에서 죄인이고)
인애-(휭하니 여자들 방으로 들어가 버린다)
아버지-....(들어가는 며느리 보면서 착잡한).........
S# 마당에서 집(밤)
S# 거실
@ 진행되고 있는 제사. 남자들 절 구부린데서 일어나는 음복해.
무길-예..(술 조금 먹고 비우고 잔 채우고 돌려서 놓고 일어나는데)
경란-(슬그머니 양복 뒤 아래단 당겨 펴준다)
경주-?(옆으로 보고)
경란-(딴전 치고)
무길-(동시에 잠간 뒤 돌아보는 듯하고/다같이 절로/
@여자들은 인애만 빼고 다같이 뒤에 서 있고....
성진-(나서서 무릎 꿇고 음복하고 술 따르는)
@@@ 장손이 사위보다 순서가 앞인가요????
S# 여자들 방
인애-(입 꽉 다물고 혼자 울고 있는)......
S# 집 전경
@ 마루 문 현관문 열리고 있는/불도 꺼지고
S# 거실
@ 촛불만 켜져 있고 어두운데 앉아 있는.....
@아무도 아무 말 없이......
경란-(그틈을 비집고)몇살야?(속삭이는)
초희-여덟이에요.(작게)
경란-어이구우우 나이배기네...동갑 아냐?
무길-아 조용히 해...잡수시는 중이잖어어어.(작게 야단치는)
경란-(약간은 찔금/자신도 모르게 나이스하게/)알았어어.(했다가 아차/퉁퉁)자격두 없는 사람이 기어들어서는
S# 마당.....
@ 그 상태로 한참동안 두었다가 불 환하게 켜지면서 누군가에 의해 문 닫아지는
S# 거실
@ 상 두 개 놓고 남자들 여자들..인애는 빠져 있고...
@ 모두 묵묵히 먹는......남자들......
경주-(별 관심없이 먹고)
혜자--(초희 살피느라 바쁘고)
경란-(초희한테 뭔가 집어주고 하면서)
초희-..(주눅들어 죽겠다)...
경서-그러니까 요컨대 아버지는 떼넘길 수 있을 거 같으니까 그렇다 치구 엄마 허락 받을 일이 난감했던 차에/제삿날 빌어 우리한테 다 보이면서 기정사실화 하자 그거니?
성진-다같이 좀 도와 주셨으면 해서요..
경택-흥흥..요오상한 날이구먼 요상한 날이야. 하하 아부지 그렇쥬?
경서-그런데 너 우리는 아무 권한 없는 사람들이다...직접 느이 아버지 엄마가 허락하셔야지 우리 의사는 소용없어. 의견을 말할 수는 있지만 가부 결정은 우리 권한 밖이다.아..
성진-네 알아요...
경서-형은 허락한 거에요?
경환-허락이구 뭐구 처음부터 내 의사는 펼 기회두 없었다. 즈 엄마 난리지 애 녀석 반대루 난리지 /틈바구니에서 골만 아팠어...
경란-그러니까 반대유 찬성이유. 태도를 분명히 해요.
경환-나보다 오래 살 녀석 하구 싶은 대루 하는 게 정석 아니겠니. 지가 살 사람 선택이구.
경택-형수는 왜 난리치는 거유.
경환-흥흥 함부루 얘기하면 속물 근성이구....품위있게 얘기하면 아들 하나 공들여 키웠는데 .....자기 기대에 못미친다 싶어 실망스러 그러는 거구..
경란-요새두 의사하구 결혼하려면 열쇠 다섯 개 준비해야 하니 성진아?
성진-전 그런 여자 의심들어서 싫어요 고모...
경주-무슨 의심?
성진-멀쩡한 딸 내노면서 뭐가 꿇려 몇억씩 싸발라 보내나 수상해서요.
경란-낄낄 혹시 유전 병 있는 각시 아닌가 싶어서?
혜자-뭘 그렇게 생각해애? 몇억씩 싸들고 오면 빨리 자리 잡구 좋지. 유전 병 없는 딸두 있는 집에서 의사 사위 보면 다 그런다드라.
경택-그래애 혜자는 돈만 싸들구 오면 덮어놓구 다 좋을 거다 다. 머리가 둘 달렸어두 오케이 할 걸?
경주-부모님은 계셔?
초희-..엄마만 계세요...
성진-아버지 일찍 돌아가셨어요.
혜자-엄마가 뭐 일하시는 있나?
초희-서점 하세요.
혜자-어 서저엄..점잖은 거 하시네... 어디서?
초희-동네서요..
혜자-으응.대학은 나왔어?
초희-네..
경란-그러니까 병원에서 만난 거구나.
초희-...네...
혜자-너무 암전 떤다. 으흐흐흐흐. 실제는 안 이럴 텐데...
성진-주눅 들어서 그래요. 밝아요. 일 아주 잘하구요...
인애-(어느 틈에 나와 서서) 아직 멀었니?
성진-(잠깐 보고)..조금만 더 먹구요... 저 배 고팠어요..
인애-(들어가려고 돌아서는데)
혜자-탕국 아주 맛있는데 조금만 잡수세요 형님.
인애-(그냥 들어가고).... 뒤통수 갈겼는데 엄마 가만 넘어가겠다.
성진-....(먹으며)네에...
경서-얼마나 사겼니.
성진-오년 됐어요.
경란-오래 됐네에.
무길-여보 나 탕국 좀 한 번 더 줄래요?
경란-먹을 거 많은데 왜 국으루 배를 채워요...(일어나는 혜자 말리며)나둬 내가 하께.(주방으로 움직이며)국두 억세게두 좋아하니까 암튼...
무길-(괜히 헤식게 웃는/둘러 보며)...
S# 전경 인서어트
S# 안방 펴 손으로 들어가기 좋게 해주면서)일직 주무셔유. 아부지 얼굴이 꺼매. 고단하신개벼.
아버지-그려 고단햐....(옷 벗은 것 경란 개키고/아버지는 내의 바람으로 자리로 들어가 앉는다).....(앉아서 우두커니)
경란-?(문득 보고)뭐 필요한 거 있어요?
아버지-아녀......
경란-.......(보다가)그럼유.
아버지-아녀....(눕는다)
경란-....(보다가 이불 잘 여며주고).......(보며)
아버지-......(눈 감고)
경란-작년 다르구 금년 다르지유?
아버지-.....
경란-고집 피지 말구 오빠네루 올라가세요오..
아버지-......
경란-에?
아버지-수족 아직 멀쩡 햐. .....어디 올라 가겄어?.... 여기가 편햐....
경란-.....(보며 있다가 아버지 다리 주무르기 시작.)......
아버지-놔둬 괜찮어....
경란-주무세유...
아버지-성가셔 나가봐.....
경란-(멈추고)그럼 주무세요.......(일어서 문으로 가서 열다가 시선 문 짝에.....처음부터 붙어 잇던 것이고 처음 보는 것도 아니다)
@누짝에 붙어 있는 세필 붓글씨.
1-가스불은 잠갔는가.
2-문은 잠갔는가.
3-똘이 밥은 주었는가-
4-세탁기 빨래는 꺼냈는가.
5-빨래는 걷었는가.
@기타 등등 있을 수 있는 항목 첨가 요망
경란-(문짝에 등기대며 자는 아버지 족으로 돌아서는데 눈물이 투투투툭 떨어진다).........하아아아.....(하며 그대로 주루룩 바닥에 두 다리 세우고 앉으면서 눈물 닦아내는).....
S# 거실
@ 과일과 차 놓고 가족들 앉아 있고 자유롭게 잠깐.
인애-(나와서)언제 들어올 거야.
성진-....(보고) 예 들어가요(하며 일어서며 눈짓으로 초희 일으킨다)
초희-(일어나는데)
인애-너는 들어올 거 없어. 안 들어와두 돼...(하고 들어가고)
성진-(일어선채).....(바닥 보며)
초희-(일어서 성진 보면서)
다른 사람-.....(앉아서)
한 화면에 다같이...... (다음으로)
『 은사시나무』3부
S# 집 전경(밤)
S# 마루
@ 모두 우두커니 앉아서/한동안 긴 사이....
경란-..왜 이렇게 조용한 거야....
@ 아무도 대답없고....
경서-좀 들어가 보죠.(형 보며)
경환-.....
경서-뒤루 빠질 일 아니에요. 형님 며느리문제 아니에요..
경환-둘이 알아서 하겠지...나는 중립이야.(일어나며)한잔 하자..
경택-그럽시다.(같이 일어나며)술상봐.
혜자-(일어나며)알았어요.
경환-(앞서고)
경택-(따르다 돌아보며)너 안 일어나? 매형두 들어오구요..
무길-어...(일어나는데)
경서-(일어나 현관으로)
경란-어디가?
경서-바람 좀 쐬구요. 띠잉해요..
경택-춰 뭐 걸치구 나가...
경서-..(그냥 현관내려서는데) 입구 나가 감기 들어.
경서-아무 거나 주세요.(상의 받아들고 나가고)
무길-(남자들 방으로 돌아서는데)
경란-술 먹지 마. 자러 나가얄 거 아냐.
무길-?...
경란-음주 운전할 거야?
무길-아무데서나 자지 뭐.
경란-어디서 자 잘 데두 없는데?
무길-아 그 전에두 다 잤어. 별걱정 다해.(하며 남자들 방 쪽으로)
경란-착각하지 마 그 전이 아니구 그후야. 나가서 자.
무길-(돌아보며)당신 나가서 자구 싶어?
경란-?...머머머머 내가 미쳐.
무길-걱정마 아무 데서나 자께...마루 넓은데 무슨 걱정야.(하고 방쪽으로)
경란-재워준다는 사람 누군데!(무길 그냥 들어가고)...(무안해서 괜히 경주보면)
경주-(조용히 차만 마시고 있다).....
경란-....(좀 보다가 여자들 방 쪽 돌아보며)뭐 종이에 써서 얘기하구 있나아?(혜자는 술상 보고 있고) 걸친다)
경란-너는 왜애?
경주-나두 띠잉해...(현관으로)
경란-(왜 다들 저래.괜히 고개 한번 걋둥하고 먹을 것 하나 집어 올리며)바늘 방석이지?(초희보며)
초희-....
경란-시어머니 재목이 반대하면 해두 문제야. 결혼 전 반대보다 더 끔직할 수두 있지........(눈치 보듯 하고)자신 있어?
초희-....(그냥)...
경란-아 그런데 정말 이상하네에에?(돌아보다가 술상 들고 나오는 혜자 보고 일어나며)내가 갖다주께.
혜자-그러세요.(상 넘기고)
경란-(상 받으며)너무 조용하니까 진짜 불안하다.
혜자-(같이 돌아보며)네에..
S# 여자들 방
인애-(단정하게 앉아서 고개 틀고 눈찌그려 감고 하염없이 소리죽여 울고 있다)....큭..큭큭..큭.......큭큭큭....(얼굴이 거의 눈물로 다 젖어 있다시피)
성진-...........(속이 찢어지면서도 시선 안 떼고 보면서).......(엄마 앞에 클리넥스 통).....
인애-......(가슴이 무너지는 소리죽인 울음)......
성진-.............(목소리는 잠겼지만 물러설 생각은 없다 조용히)그만 하세요.......
인애-.....
성진-......(가만히 보며)
인애-(수습해야겠다/다 잡고 휴지 몇 장 뽑아 얼굴 닦으며....너한테 이렇게.... 무시당하구/ ...이런 기막힌 대접 받게 될줄은 정말 꿈에두 몰랐다......
성진-(보며)......
인애-늬 엄마 등신 만들어 놓구 좋아?... 기쁘니? 시간 낭비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초희 더 이상 서럽게 만들구 싶지 않았구요. 상관없구.
성진-엄마가 만들어논 내 인생 설계 /도저히 수용 못해요..
인애-(조금 터지듯)그래서 좋은 혼처 다 싫다구/
S# 방 밖.
혜자-(문에 귀대고 듣고 있다)
인애-E- 고작 밥만 먹는 홀어머니 외딸야? 내가 나 위해서 이러느냐 말야 이녀석아. 애 똑똑하구 재기발랄해/집안 좋아/유학보내준대
성진E-엄마아.(왜 그러세요)
인애E-(연결)아들없는 집에 너 들어가면 니가 아들인데/
성진E-(오버랩)그게 나랑 무슨 상관이에요. 내가 싫은데에.
S# 방안
인애-...(잠간 보다가 반격처럼)그럼 선은 왜 보러 나갔어.
성진-소원이니까 나가기만 하라 그랬잖아요. 그쪽에 미안한 일이니까 안하겠다는데 기어이 나가라 그러셨잖아요.
인애-사랑? 너 사랑을 믿니?. 늬 아버지하구 나는 사랑 안하구 결혼했는줄 알어?
성진-사랑은 씨앗이나 묘목같은 거에요. 끊임없이 마음 써 돌보지 않으면 말라죽어 버리죠.. 사랑이 믿을 수 없는 게 아니라 엄마 아버지는 사랑을 죽여버린 거에요..
인애-뭘 안다구 나 가르쳐 건방진 녀석아. 부부 평생 사는 건 니가 알구 있는 거 보다 훨씬 복잡하구 미묘한 거야. 알기나 해?
성진-저는 복잡하게 생각 안해요. 내가 선택한 단 하나 내사람/날마다 편안한 마음으루 잠들게 끝없이 애끼면서 그렇게 살 거에요. 이 어리석은 것아.
성진-......(그냥 보면서)
인애-(새삼스레)도대체 뭐에 홀려서 그러는 거냐구우/뭐 보잘 거 있다구우.
성진-....(보며)
인애-(밀어부치는)너만한 조건이면 얼마든지
성진-(오버랩의 기분)결혼의 첫째 조건은 엄마....마음(마음강조)이에요...내 마음이 초희를 원해요. 초희 마음은 저를 원하구요.
인애-당연하겠지 어디서 너같은 봉을 잡아.
성진-모욕하지 마세요. 내가 더 좋아해요.
인애-......(노려보다가)벽창호같은 눔.
S# 집 밖....(밤)
@ 긴 나무 그네에 나란히 앉아서
경주-으흐흐흐 저번에 진짜 잘본다는 사주쟁이한테 가서 사주를 봤는데 오빠..나 /사주에 관이 세 개나 있어서 결혼하기 진짜 어렵다 그러드라.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면서 댁은 결혼하기 진짜 어렵습니다 어려워요 어려워요 그러드니 그냥 연애나 실컨하래.
경서-관이 뭔데. 작가/ 나하구 일 같이 하는 작가 있어. 걔 곧 결혼하거든? 약혼자 사주를 넣었는데 글쎄 그 남자는 사모관대를 세 번 쓸 사주라드라...
경서-세번 장가간다구? 낄낄거리구 웃기는 했는데/ 영 찜찜한 모양이더라. 그저껜가는 심각한 얼굴루 죽구 미치는 거 보다는 도망가는 여자가 그중 나니까 결혼 깨 버릴까부다구.
경서-그런 게 뭐 다 헛소리지.
경주-헛소리길 바래...결혼두 못해 보구 죽긴 싫거든
경서-만나는 사람 없니?
경주-없어...
경서-그럼 사주쟁이 말대루 연애라두 실컨 해...
경주-놈이 없어.으흐흐흐.........(어둠보고 잠시 있다가)그런데 오빠..(돌아보며)올케언니는 괜찮은 거니?
경서-뭐가...
경주-아니이..저번 세현이 생일 나알.. 해피버스데이 전화했는데에...
경서-그런데
경주-왜 있지...뭐라구 꼭 집어서 이거다 할 수는 없는데 전해지는 느낌...별루 안 반가와하는 거 같은 느낌....
경서-...피곤했겠지.
경주-피곤하다구 해서 그 동안 주욱 유지됐던 관계에 있는 정감까지 빠지지는 않거든...그런 게 없는 느낌이더라구...으음 전화 끊구 생각해보니까 언제부턴가 조금씩 달라졌던 거 같아. 뭐랄까 식는 거 있지 물이 식는 거처럼 그렇게....(하며 보는)
경서-....(그냥 어둠 보며).....
경주-뭐....있어?
경서-?....뭐가 있어. 없어.
경주-오빠한테는 안 그래?
경서-아니.
경주-나한테 뭐 삐진 거 있나?...그렇더래두 이상해. 삐지면 삐진다구 얘기할 사람이잖아.
경서-글쎄... 오버한 거 아냐?
경주-...그런가?
S# 거실
혜자-(바닥에 앉아있는 초희 쪽으로 오면서)오늘 안에 안 끝나겠다.
초희-(혜자 보는)
혜자-(두 다리 세워 모아 잡고 앉으면서 초희보며)잘난 아들 둔 입장에서는 저러실 수두 있어. 아가씨 조건이 너무 그렇다아..
초희-...
혜자-간호사 일은 계속할 거야?
초희-네 그럴 거에요. 군대는 언제 간대?
초희-좀 천천히 갈 건가봐요.
혜자-결혼하구 나서?
초희-네.
혜자-그런데 그 결혼 죽어두 안된다시니 일 났네.. 뭐 눈밖에 난 일 있어?
초희-그저 다...못마땅하신가봐요.
혜자-그렇겠지...욕심에 안 차는데 뭐는 이쁘게 보일라구....아우 피곤해 죽겠는데 누울 자리두 없구...(엉금엉금 소파로 가는데)
@경서와 경주 들어온다.
혜자-(얼른 일어나며)안 추우세요?
경주-어 기분 좋게 쌀쌀해요.
경서-(오버랩의 기분으로)아직두 안 나왔어요?
혜자-오늘 안에 안 끝나겠어요.(하는데)
성진E-(버럭 터지는)네에! 끝까지 하겠어요!
모두-?
성진E-끝까지 할 작정으루 데려왔어요! 엄마가 뭐라시든 상관 안해요!!! 방 쪽으로 움직이는)
S# 여자들 방
성진-(연결)할만큼은 했어요.더 이상은 안해요. 지쳤어요!.
인애-(소리 눌러서)어디서 악을 써. 사람이 몇인데 악을 써..
경서-E- (오버랩)성진아.(야단치는 건 아니고)
인애- 저리 가세요.
S# 방밖. 여기서 너 젤 쫄짜 군번야. 혼나구 싶어?
인애-E-참견하지 말구 비키세요.
경서-너 그러다 작은 삼촌한테 맞어.. 애 답답하게 만들지 말구 잘 해 보세요 형수님.
S# 방안.
인애-(다시 시작한다)애 먼저 보내..보내구 얘기하자구.
성진-같이 갈 거에요.
인애-? 장애인이 돼두 쟤는 나 떠날 애 아니에요.
인애-방정맞게 무슨 입방정이야.(질색/야단치는)
성진-그걸 믿어요 엄마. 그 걸 믿는데 엄마 정말 왜 이렇게 속상하게 해요 네에?
인애-애 보내구 얘기하자구.
성진-......(보며)
인애-..그래서 그 친구는 수술받구 어떻게 됐는데.
성진-...(감정 수습하며)다행이 양성이라 순조롭게 회복되구 있어요...우리 모두 식장에서 쓰러진 게 운 틴거라구 해요.
인애-...(아들 안보는채/그래도 다행이구나).
S#남자들 방
경택-(화면 시작과 동시에)아 좀 가봐요오..(경서 경주 다 들어와 있다)
경환-(무길에게 따러 주면서).....
경택-나 참...무슨 아버지가 이래애. ...아 가서 형수 편을 들든지 애 편을 들든지 양단 간에
경란-(오버랩)오빤 성진이 편여.
경환-(경란과 동시에)둘 다 내가 필요하질 않아...필요하면 부를텐데 안 부르잖아. 즈이끼리 해보라 그래애.
경란-아 왜 그루. 가장이잖아아. 가서 빨리 교통정리 하구 애 풀어노라구.
경환-난 척하지 말구 술이나 마셔.
경택-.....(형 보다가좀 올라서)아 왜 그러구 살어어.
경환-(오버랩으로 술잔 탁 놓으면서/올라서)못나서 이러구 산다 왜애!(눈 질끈 감는)
경택-?....(다른 사람도 찔끔하도록)
경란-(경택 직신하고)
경택-아 왜 역정은 내요오(꼬리 내리는)누가 뭐랬다구...
경환-.....
@ 분위기 썰렁.
경란-(경택과 눈 맞추고 흘기며 구박주는)
경택-(제스츄어 만으로 내가 뭐 어쨌는데에)
무길-(경란 건드린다)
경란-?
무길-(나가자는 눈짓)
경란-(입으로만)어디이.
무길-(고개짓으로 나가자구우)
경란-(흘기며 입만으로 가만 있어어어.
경환-(눈 지그려 감은채)
경주-나 한잔 더줘.
경서-(술병 들어 따르며 형보는)...
S# 다시 여자들 방
성진-....(보다가)나는 엄마/ 저한테 이럴 자격 없다구 생각해요.(차갑게)
인애-?...뭐??
성진-아버지하구 이혼하구 엘에이루 가실거잖아요.
인애-......늬 아부지가 그래?
성진-두 분 말씀하시는 거 들었어요.
인애-니 아버지가 이민은 안간다잖아.
성진-이민을 왜 가셔야 하는데요.
인애-할일없이 술이나 마시면서 사느니 외삼촌 신문사에 들어가면 생활은
성진-(오버랩)아버지 안가실 거 알잖아요.
인애-그 옹고집을 누가 말려.
성진-엄마 /아버지.... 버리구 싶은 거에요.
인애-.....(보는)
성진-삼십년 산 아버지 버리는 엄마 말...나 안들어요...
인애-버리는 게 아니라 합의한 거야. 늬 아버지두 나 필요없대.
성진-엄마같은 아내 필요없죠.(일어나며)
인애-뭐야?
성진-(묵살하고)우리 월요일에 혼인신고 하구 합쳐요.
인애-?????(오직 황당할 다름)
성진-올라갈께요.(나간다)
인애-.....(숨만 몰아쉬어지면서....어떻게 할지를 모르겠다)
S# 거실
초희-(나오는 성진 보고 일어난다)
혜자-얘기 잘 됐어?
성진-아니요.....(남자들 방 쪽으로 가서)아버지.
@ 잠시 사이 두었다가
경택-(문 열며 )그래 들어와 들어와라.
성진-(들어간다)
S# 남자들 방
성진-(들어오는데)
경란-이겼니? 허락 받았어?
경택-(경란과 힘께)앉어 우리 집 장손 앉어(앉으며) 너두 한잔 해.
성진-(오버랩의 기분)아니에요 저 내일 새벽 근무에요 올라가야 해요.
경란-이 밤에에?
성진-아버지.
경환-그래 말해.(하며 마시는)
성진-..죄송해요. 월요일에 혼인신고 일요일에 식 올려요..
경환-.....(안보는채)
경란-?...(이 사람 저사람 두리번 거리며)얘 좀 봐. 너 니 엄마랑 안하구 싶었는데 /초희가 너무 힘들어해요...할짓이 아니에요.
모두-(경환에게 시선 집중)
경환-......
성진-아버지라두 와 주시면... 좋구요.. 안 오신대두.
경환-.(오버랩)운전 조심해서 올라가...(일어나며)천천히 가 천천히....(아들 앞으로 가 어깨에 팔 두르며)나는 가께...
성진-(터지는 울음 이 악물며 아버지 한 어깨에 이마 붙인다)....
경환-....(잠시 있다가 슬며시 떼어내며 문으로 밀듯이)...(나가는 부자)
S# 거실
@ 나오는 부자 뒤로 적당히 나오는 방안 어른들
경환-(돌아보며)애 가는데 뭐하러 나와 나올 거 없어.
경란-장손인데에에 대접해 줘야지이.
성진-할아버진 못뵙구 가요.
경환-됐어 말씀드리게..
성진-이리 와.
초희-(성진 옆으로)
성진- 저 먼저 올라가요 그럼.(친척들에게)
경주/경란/무길-(각각)그래/운전 조심해./배웅은 제가 하죠 제가 하께요.
경환-아냐 내가 나가.(먼저 앞서며).....
성진-인사드려.
초희-(목례하고)
둘-(나가는)
경란-(기다렸다가 무길 잡아 당기며)사둔 집에는 못 데리구 가 암튼.아무데나 나서기는.
무길-아 나 형님 안나가실 줄 알었지이.
S# 현관밖.
경환-(앞 서 나오고)......
두아이-(따라 나오는).....
@ 성진 자동차 세워져 잇는 곳까지 ..묵묵히...
성진-(리모콘으로 차 문 열면서)들어가세요.
경환-그래.(하고)후우우우우우.......(내 뿜고)초희야......(하고 또 침묵)
초희-(보며)......(기다리다가) 네에..(말씀하세요) 깨달을 수 있는 일이거든...
초희-저 때문에 불편하게 만들어드려서....죄송합니다..
경환-가.(아들 돌아보며)
성진-...(운전석 옆자리로 돌아 문 열고)타.
초희-그럼.(하고 고개 숙여 인사하는데)
경환-(손 내밀며)악수 한 번 하자.
초희-(그 손 잡는다)
경환-(잡고)....(왠지 뭉클하는)..전석 못난 꼴 보여두....잘 봐 주는....착한 아내였으면 좋겠다..
초희-죽을 힘을 다하겠습니다...
경환-(손 놓고 )그래 (끄덕이며)
성진-(초희 태우고 운전석에)... 아이 벨트 매고
경환-(아이들 보면서).....
@화안하게 켜지는 라이트..
경환-(조금 비켜주고)
@ 출발하는 자동차...
@경환 옆을 돌아서 꽁무니로 빠지는 자동차...
경환-.....(보며)
@ 멀어져 가는 자동차.
S# 거실
모두-(방에 있는 인애도 부담이 되고 느닷없는 일이 좀 그렇기도 해서 )......
경주-(혼자만 신문 들여다보고 )......
@ 경택 경서 소파에 적당히/무길 혜자-쭈그리고- 경란-두 손 무릎 아래 찔러놓고- 바닥에 앉아 있고
경주-(문득 일어나며)커피 필요한 사람...
무길-어 나두 줘.
경란-(힐끗보는)
무길-뭐어.
경서-내꺼두 만들어.
경주-알았어...(커피 준비시작하는)
경란-배고플 텐데....
혜자-차려다 드려 볼까요?
경택-지금 밥이 넘어 가?
무길-안 넘어가죠오..
사이-....
경택-9나지막히/좀 은밀한 기분)그런데 우린 식장에 가 줘야하는 거지?
무길-아 그럼요 당연하죠 형님.
경란-허씨 아자씨 좀 빠지세요. 아자씨 나설 자리 아냐아. .
무길-.....(무색하고)
경란-누구 무서워 못가. 가야지.
혜자-우리는 이달에 차 바꾸구 가게 히타 바꾸구 여유 없는데에..
경택-?(아내 보는데)
경란-언젠 그 집에 여유 있었던 적 있어?(미워서)
혜자-이달에는 정말
경택-입 못 닫어?
혜자-거짓말 아니잖어어. 차 바꾸는데 천만원이나 들어가구 히타두 그게
혜자-(그만두고)
경란-강아지 판돈 꿔주께 삼부 이자만 내.
무길-이 사람 형제간에 이자는 무슨
경란-모르면 가만 있어요 엉? 야박하게 형제간에 이자 챙겨?
경란-형제간에 오부 내라는 사람이에요 저 사람.
경택-?(아내보는데)
경란-나는 근거 없는 소린 안하네.
경택-언제 그랬어.
혜자-우리 돈 아니구 장미네서 돌려줄려구/장미네는 그렇게 받는단 말예요.
경택-어이그으으(하며 달려드는데)
경서-왜그래요.(막는다/경택 앉은자리가 혜자한테 경서보다 멀리)쓸데없는 소린 왜 해요.
경란-아 우리 다 아는 사실이잖아아.
혜자-그러는 형님은 뭐 강아지 한 마리 키워보라구 준 적 있어요?
경란-?
경택-강아질 왜 줘.
혜자- 수미가
경택-(오버랩)수미가 필요하다면 누나한테 돈 주구 사다 줘. 누구 강아질 탐내 이 여자가.
경주-(커피들고 오며)강아지 꽁짜는 곤란하죠오오. 언니 생업인데...
혜자-말이 그렇다는 거에요.(하는데)
인애-(가방 들고 서울 갈 차림으로 방에서 나온다)
모두-(돌아보는)
인애-(그냥 현관으로)
경란-(일어나면서)뭐하는 거유?
인애-나 먼저 올라가요.(신발 장 열면서)
경란-말두 안돼. 언니이.(내달으며)
인애-속 불편해서 더는 못 있겠어요. 먼저 올라가요.
경란-(가방 집어들며)이러지 말어요. 여기 언니 맘 이해 못하는 사람 아무두 없구 자식 내맘대루 되는 부모두 천지에 없는 모양입디다.(신신는 인애 팔끼고 끌어올리려 하면서)올라와요 올라와.
인애-(밀어내면서)이리 내요.
경란-언니 언니이(여전히 애 쓰면서)
인애-(조금 터지면서)이리 내요 글쎄.. 가구 싶어요 이리 내요. 현관으로 움직이며)어이 참 형수 이러면 안되는 거 아니에요? 아무리 속이 상하셔두 어떻게 혼자 가신다구 나설 수가 있어요 이 밤중에.형은 어떡하구요.
인애-차편 있잖아요.
경택-누가 차편 얘기에요? 아부지한테 뭐라구 말씀드려요..형수님 맏며느리 아니세요?맏며느리가
인애-(오버랩)맏며느리 노릇 제대루 못해서 미안해요.주세요 고모.
경서-형수님.
인애-나 한씨네 사람들 얼굴 보구 싶지 않아요..여기 누구 한 사람 내 편 있어요?
경란-아니 언니(시작하려는데)
경주-(오버랩)가구 싶으면 가라 그래. 사정할 거 뭐 있어. 맏며느리구 뭐구 상관없다는데.(커피 쟁반 놓으며)
경택-야!(야단치는)
경주-(여자들 방쪽으로 움직이며)언젠 뭐 그렇게 믿음직한 맏며느리였수? 붙잡지 마아.
인애-맏며느리 노릇 못한 게 뭐가 있어요 내가.
경주-(돌아보며)네에 .귀찮아귀찮아 하면서 그 동안 애 많이 쓰셨어요.이제는 그것두 하기 싫다는 거 아니에요? 왜요 오빠 실직자라서요?
경택-너 왜 그래!
경주-(하다보니가 열난다/언성을 높일 필요는 없음))우리 다 그렇게 우스워요? 우리 오빠 우스워요?우리 아버지두 우습구요? 언닌 뭐가 그렇게 대단한데요.
경란-경주야아.
경주-그러는 거 아니죠오...아무리 별 볼일 없어두 시집은 시집이에요. 왜 언니 편이 아무두 없는데요. 언니가 씨를 그렇게 뿌렸어요 모르시겠어요?
아버지-E-왜들 이래
모두-(돌아보고 황당한)....
아버지-(파자마에 화장실 갈려고 나왓던 참이다)무슨 일이야..
모두-....
아버지-경주 왜 그래. 대체 무슨 일이냐구.
경주-(그냥 여자들 방으로 들어가 버리는데)
무길-아니 저 별일은 아니구요 아버님..(아버지 곁으로)아주머니가 내일 일찍 서울에 중요한 약속이 있다구
인애-(경란에게서 가방 빼내는 위에)
무길-E-먼저 올라가신다는데 밤길에 위험하다 차라리 새벽에 동트면 움직이는 게 좋겠다 지금 막 서루 그러는 중이에요 하하하..
무길-(인애 쪽 보며).아 그렇게 하세요.(하다가 버엉)...당신 뭐해.
경란-몰라 놔둬.
경택-어어이 참.(하며 잡으려고 나가는)
S# 집 밖.
경택-(자동차 쪽으로 가는 인애 쫓으며)형수님 형수님.
경환-(저족 의자에 앉아 담배 태우고 있다가 돌아보는 위에)
경택-E-아 진짜 이러지 마세요. 성진이 녀석은 녀석이구 (그쪽보며 경환 일어선다)
경택-(잡고 달랜다)이러지 마세요.(인애는 입 꾹 다물고 벗어나려 하는)하루 밤만 참으세요. 아 형하구 같이 올라가셔야지 야밤에 혼자 이게 뭐에요.
경환-(저만큼 다와와 서서)왜 올라간대? 좀 어떻게 해요. (형수 팔 잡은 채)모양새 너무 그렇잖아요.
인애-(오버랩)아파요.이것 좀 놔요.(정말 아파서 소리치듯)
경택-?..(해서 손 놓고)
인애-(놓여지자 마자 빠르게 움직여 운전대 옆자리 문 열고 가방 집어 넣고 문닫고 운전석으로 움직이는데)
경택-혀엉.(뭐해).
경환-(오버랩)기어이 이래야겠어?
인애-(운전석 문 열다가 돌아보며)도대체 애한테 무슨 말을 어떻게 해 논 거에요.
경환-무슨 말을 뭐얼..
인애-비겁하게 자식한테 중상모략이나 하구
경환-무슨 중상모략을 해.(좀 올라서)
인애-당신같은 사람한테 바친 삼십년 세월이 너무너무 한심하구 허무하구 억울해요.
경환-(오버랩)그래?피차 일반야. 나 역시 그래.
인애-......(노려보다가 자동차에 올라 문 꽈앙 닫는다)
경택-?혀엉.
경환-놔둬.
경택-놔두면 어떡해.
경환-놔둬.(그동안 시동은 걸리고)
경택-어이 참.(차에 붙으며)형수님형수님 (하는데 )
@ 거칠게 출발하는 바람에
경택-(펄쩍 뒤로 물러서고
경환-(담배 꺼내문다)
경택-....(가는 차 보다가 형 돌아보며)아 그러니까 좀 들어가 보랬잖아요.
경환-(불 붙인다)
경택-....(보다가)아부지 나오셨어요.
경환-....(묵묵히 담배만)
S# 거실
아버지-.....(바닥보고 있는)......내일 산소들 가야하는데 무신 약속이 있다는겨...(아무도 안 보는채)
경란-(경서 잠간 보고)...사실은 아부지 그게 아니구 그 아가씨두 지맘대루 데리구 왔더라구요.
아버지-...(그대로/그건 감지하고 있다)
경서-지맘대루 데리구 와 인사시킨 거두 형수님으로서는 못 마땅한데 이 녀석이 다음 주 일요일루 결혼식 날짜 잡아 놓구
아버지-?....(보는 위에)
경서E-일방적으루 /통고형식으루 그래놓구 올라갔거든요... 몹시 언짢으시죠오. 실망두 크구 화두 많이 나구
아버지-(오버랩의 기분)큰애는 어디 있는겨.
경서-성진이네 배웅하러 나가서 아직 안 들어왔어요.
경란-성진이두 방금 떴어유 아부지.
아버지-왜 그렇게 반대를 하는겨.
경란-욕심이쥬 머.,
아버지-......(가만히)...
E-전화벨
경서-(받는다)네에...어 그래 누나 .
경란-나?(하고 받는다)여보세요?..어 왜...왜 밥을 안먹어.
아버지-(일어나고 다같이 일어나고/경란의 통화는 통화대로/아버지 화장실로) 한 두끼 굶어두 돼. 밥 멕일려구 애 쓰지 말구 야구르트나 멕여 봐...어 그래...그러엄 다 지냈지..다 끝났어...그래..문 잘 잠갔어?..그래..그래 끊어...(전화 끊는데서)
경환-경택-(들어온다).....
모두-(돌아보는)
경란-왜 둘이만 들어는겨?
경환-(남자들 방 쪽으로 움직이고)
경란-엉?
경택-아 보구 몰라요?
경란-아니 남자들 둘이 여자하날 못 잡었어?
경택-아 몰라.(소파로 가 벌렁 누으면서)야 뭐 덮을 거 좀 내와.
혜자-왜 여기서 누워어.
무길-들어가 누워. 내가 여기서 자께.
경택-매형이 들어가요.나 답답해요....
아버지-(화장실에서 나온다)
모두-(돌아본다)...
아버지-(안방으로)
S# 안방
아버지-(들어와 자리에 앉아서)...........(우두커니 앉아 있다가 아내 사진으로 시선).......(중얼거리듯)편안한 놈이 한 눔두 읍서.....,한 눔두 읍서....(우두커니 그러고 있다가 눕기 시작한다)
S# 집 전경(밤)
S# 거실
경택-(소파에서 잠들어 있고)
혜자-(남편이 잠든 소파에 엎드려 바닥에서 졸고 있다)....
S# 여자들 방..
경주-(엎드려서 문고판 같은 책 보면서)뭐얼..
경란-(팔둑에 로션 바르면서)빨리 자백햐 이 지지배야... 내 이번에 아주 자백 받을라구 벨르구 왔다는 거 아냐. 수미엄마 들어오기 전에 빨리 털어 놔.
경주-털어놀 거 없어.
경란-이혼남이니?
경주-?(돌아 보지는 말고)
경란-아니면 상처한 눔야?
경주-뭐가아.
경란-이 지지배가 증말? 너 오피스텔로 끌어들이는 녀석 있는 거 다 안다구.말 안할 거야?
경주-그런 거 없어. 넘겨짚기 좋아하다 팔 부러져.
경란-너 저번에 김치 담아갖구 갔을 때두 나 왜 안 들여놨어. 그 전전번에두 그랬구.
경주-피곤해서 잔다구 했잖아.
경란-그때 안에 누구 있었어 야. 누구 등신여?
경주-생사람 잡지 말구 일 끝낫으면 잠이나 자요 피곤하지두 않어?
경란-너 당황해서 디디거렸잖어 지비배야.
경주-그런 적 없어...알아주는 상상력이라니가 암튼 내놔. 빨리 내놓구 아부지 걱정 덩어리 면해 이것아.
경주-......
경란-애가 달려있는겨?
경주-....
경란-애까지 딸려 있으면 좀 곤란한데...전실자식 키우는 자리에 가는 건 좋달 형제 없을 거다 아마.
경주-...
경란-몇이나 달려 있는데...하나?...둘?....셋이니?
경주-그런 거 없어 언니. 무슨 전실자식까지 나오구 그래. 아무두 없다니까.
경란-히익/(경주 쪽으로 돌아앉으며)혹시 유부남 아냐 너?
경주-?
경란-아니면 왜 그렇게 잡아 떼에. 있는 거 확실한데에.
경주-(벌덕 일어나 앉으면서)대체 무슨 근거루 확신하는 거야. 아무두 없다니까아.
경란-있잖아아.
경주-없어어어어. 없다구 없어없어.
경란-......(보는/진짜 없어?)
경주-있으면 왜 안 내놓겠어. 벌서 내놨지.
경란-유부남이니까 못내놓는 거 아니냐구.
경주-.....(보는)
경란-부적절한 관계니까아.
경주-내 사생활야 언니. 형부 문제나 신경써.내 일은 내가 알아서 할테니까.
경란-어머머 얘 진짠가부네에?너 진짜 유부남하구 노는 거 아녀?
경주-(오버랩 기분)유부남 아냐. 이혼남야...애가 넷이나 있어. 됏어?
경란-야아아아 하나두 많은데 네엣?......아니 그 남자는 알만 깠다니? 그런데 애를 넷식이나 난 여자랑 왜 헤진겨?....엉?
경주-그만 얘기할래.
경란-(오버랩)너 당장 끝내. 그 자식 그거 인간성이 아주 형편없는 눔여. 자식을 넷이나 나 준 여자랑 이혼한 눔 그거 볼 거 읍다 너. 자식이 넷이면 아닌 말루 여자가 아무리 개차반이라두 애들 봐서 이혼은 하는 게 아녀. 애덜 생각을 해야지이이 응? 안 그려? 당장 끝내. 걱정마.
경란-....?..언제.
경주-오늘...오늘 끝내구 왓어. 미치겄네..
경주-....(도로 눕는)
경란-야 니 방송국에서 건질만한 눔 그렇게 읍냐?....잘난 여자는 연하두 잘 낚더구만 누구 없어?(하는데)
무길-E-여보(마루에서 자는 사람들 대문에 소리 죽여서)
경란-?...왜애.
S#거실
무길E-잠깐 나와 봐.
경란-(문 열고)왜 속살거리구 그래? 왜애..
무길-잠간 나가서 바람이나 쐬자구.
경란-잠잘 시간에 그리구 춘데 무슨 바람이야...
무길-형님이랑 처남 술 마시구 있는데 잘 수가 있어야지.
경란-아 그럼 같이 마셔...
무길-둘 다 아무 말 안하구 숨통 막혀 술두 안 받어..
경란-둘 다 벙어리야?
S# 남자들 방
경서-.....(마시고 형한테 술잔 놓아주고 따른다)......
경환-.....(술잔 내려다 보면서).......
경서-......(가만히 형 보는)...
경환-.......
경서-(술상으로 시선 내리며)형만 재미없는 거 아니에요.....
경환-뭐가..
경서-형수 말이에요...
경환-(술잔 들어 한 모금 마시고 내리고)....(또 묵묵히).....
경서-사람 차암 재미없어요....관계라는 거두 참...별볼일 없는 거구......사람들이 ....언제 이렇게들 망가졌는지 모르겠어요.....이기적이구 무책임하구....몰인정하구 뻔뻔스럽구....
경환-(문득 돌아보며)허서방 어디 갔니.
경서- 좀 전에 나갔어요...
S# 집밖.
S# 무길의 자동차 안
@ 경란 껴안으려 애쓰는
경란-(밀어내면서)미쳤어어어. 누구 나오면 어떡할라구
무길-나오기는 무가 나오와아 나올 사람 없어어..
경란-아이 차암?
무길-가만 잇어어어 가만 있으면 되잖아아.
경란-받자아하니까 아주 싸구려 취급야. (밀어내며) 떨어져어. 얘기나 하자더니 이게 얘기야아? ...(무길 손이 기어들어오는지)아아/싫다니까아?(손 때리며)
무길-얘기는 나중에 하면 돼애. 가만 있어어.
경란-점잖지 못하게 이게 뭐야아. 엄마 제사 모신 날 이러는 거 아니잖어어.
무길-장모님두 좋아하실 거야.당신 딸 이렇게 사랑하는데 싫어하실 게 뭐야.(하다가 손 물려서)아아아악.
경란-덤벼. 닥치는 대루 물어줄테니까 덤비라구
무길-하아아아(아파서)
경란-덤비라니까? 덤벼.
무길-개 어멈이라 그러니 정말 독하게 문다. 피나는 거 아냐 이거?응((물린데 들여다 보고)(룸 라이트 켜며)당신 광견병 주사는 맞었어?
경란-? 허/내가 개야?
무길-어 참 개는 아니지..피는 안나네...(쓱쓱 비비고 돌아보며)당신두 싫지는 앉잖아.
경란-주책 떨지 말구 할 얘기 없으면 나 들어가 잘겨.(내릴 테세다)
무길-(잡으면서)특별하구 좋잖아아
경란-들키면 무슨 개망신인데에.
무길-망신은 무슨 내 마누라 데리구 내 차에서
경란-누가 당신 마누라야 누가.
무길-아 아버님두 허서방 허서방 하시는데
경란-(오버랩)정신 차려. 아부지 허서방허서방 하구 애들 매형 형부하니까 다 끝난 거 같어? 여보세요 왜 이러세요. 당사자는 납니다...소란 떨기 뭐해서 눈 깍 감구 참어주니까 아주 /서울 가면 국물두 없어 만나 주기나 할 거 같어?
무길-.....(보며)
경란-아 징그러 왜 그렇게 능긍맞게 봐아?
S# 남자들 방...
경환-......(술잔 비우고 잔 경서 앞에 놓는데)
경서-술상내려다 보는채).혀엉.......
경환-(술병 놓고 본다)......
경서-..
경환-?......뭐.
경서-세현 엄마.....딴 사람 생긴 거 같아요...
경환-?.......
경서-......
경환-설마아...
경서-...... 감정적으루 서먹해질 수두 있구
경서-그런 거 아니에요.
경환-?.....딴 사람 생겼다구 본인이 그래? 여름에 나/.. 갔다가 나흘만에 온 적 있죠.
경환-...병원 일 때매 온 거 아냐?
경서-사람이 변했더라구요....전하구 달라져 있었어요...대하는 태도며 말하는 거며.....아무 거두 없이...의무만 하는 거 같은 느낌 있죠 왜...
경환-글세 너무 오래 떨어져 있으면
경서-그런 거 아니라니까요... 도착한 날 한밤중에 자다 일어나 보니까 거실에서 혼자 소리 죽여 전화를 하구 있는데....그랬어요...예사 전화가 아니드라구요.
경환-.......(보며)안 물어 봤어?
경서-모르는 척하구 일정 당겨 들어왔어요....
경환-그냥 그렇게 들어와 찝찝해서 너 어덯게 살어. 내가 추태부리게 생겼구....형 나는/ 실패하구 싶지 않아요.
경환-....(보며)
경서-남 못 줘요....헤지자는 소리 할까봐 전화할 때마다 떨어요..
경환-나두 못났지만 너두 참 못났다...
경서-.....
경환-누가 보내는 돈으루 공부하구 있는데 그래...애까지 딸려 유학보내는 거 누구나 하는 짓야?
경서-잠시 방황할 수두 있다구 생각해요.
경환-뭐?
경서-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은 아니에요.
경환-야
경서-...
경환-얌마
경서-내가 그 사람/ 많이 사랑하는 모양이에요.
경환-.....(보며)
경서-헤지자 그럼 ..죽여버리구 말 거에요....
경환-.....(보며)
경서-(쓴웃음)지금 마음은 그래요...
경환-(고개 옆으로 틀면서)후우우우우우우(답답한 숨 토해내는)
S# 차안.
@ 엉겨붙어 있는 두 사람..
S# 남자들 방
경서-(경서 한손 눈에부치고 울고 있는/간간이 호흡만 새는)
경환-(술상 문께 치워놓고 이부자리 펴는 중이다)야..야 누워...취했어..자. 응?(건드리며)
경서-스으으으으(숨과 울음 들이마시는)
경환-(어깨 잡아서 쓰러트리면서).......(
경서-(쓰러트려져서)....
경환-(바지 벗기는)
경서-(벗기도록 도와주면서)응응응응....
경환-(상의 벗기는)
경서-응응응응..
경환-(덮어주는데)
경서-(울면서)지가 나한테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요 형..응? 어떻게 이럴 수가 있냐 말야아
경환-다시는 입 밖에 내지 마....괜히 난리나..
경서-(불끈 일어나 앉으며)이 시. 나는 왜 술만 들어가면 울구 싶으냐구우시이..
경환-.....(보다가 측은해서 동생 어깨 안아 두드리면서).......
경주-잉잉잉잉..잉잉잉잉....
S# 거실
@ 한동안 사이 두었다가
경환-(술상 들고 나와 주방으로 갔다 놓고 되돌아 나오다가 문득 멈추어 바닥 내려서 보면서)........(우두커니....있다가 움직이려다가 경택 내외 보고 그쪽으로) 경택아..얘 경택아(좀 건드리면서)
경택-어?...어...(하고 깨서는 엎어져 있는 아내 흔들며)이 사람.여보여보.
혜자-(깬다)응..어 왜 뭐줘요.
경환-들어가 자.왜 방 두구 왜 그래. 제수씨두 들어가 자요.
혜자-네에 안녕히 주무세요..(아웃)
경택-(상관없이 얼굴비비며)어어어 잤네에..(일어난다)또 딴 일 벌어진 건 없죠?
경환-없어..
경택-술 또 마셨수? 냄새나.(하고 움직이는데)
경환-야 잠깐 있어....(냉장고로 가서 물병 꺼내고 컵 하나 집어서 나와 경환 주며)갖구 가.
경택-어.(받아들고 남자들 방으로)......
경환-....(잠시 보다가 마루문 현관문 문단속하는).......
S# 집 밖,
경란-(웅크리고 집으로 움직여 오면서)어림없는 소리 마. 천하없어두 한 집에서 사는 건 안해.
무길-쓸데없이 여관비 내면서
경란-(집보고 깜짝)어머 불 꺼졌어 여보. 문 잠그구 다 들어갔어어.어떡해애.
무길-삼초전에두 켜져 있었어. (하고는) 아아아아아 신라에 바암이여어어어
S# 거실
경환-(거실 불끄고 아버지 방으로 가다가)?...(현관으로 가서 문 여는)
무길-(노래 경환 움직임과 상관없이 계속하다가 문 열리자 헤헤 들어온다) 형님이셨어요?아직 안 주무셨어요?
경환-안 춰?
무길-예 싸알쌀 한데요? 기온이 팍 떨어졌나봐요...들어와 뭐해.
경란-(시침 뻑/들어오며)밤낮 씨두 안 먹히는 얘기/체.(하고 여자들 방으로)
무길-헤..하하하 흐..
경환-어이 자.(안방으로)
무길-네 주무세요..
S# 안방
경환-(들어와서 어둠 속에서 조용히 이부자리 꺼내- 조심조심 아버지 깰까봐-펴고 이부자리 위에 앉아서 우두커니).........(언제까지라도 그러고 있을 듯)......
아버지-눕지 왜 그라구 있는겨..
경환-...안 주무시구 계세요?
아버지-(일어나며)늙은이 잠 젓들리면 쉬이 안와.....(스탠드 켠다)...
경환-.....(보며)
아버지-금방 잘겨?
경환-아뇨..왜 그러세요.
아버지-침침햐. 불 좀 켜....
경환-(일어나 전체등 켠다)
아버지-자꾸 침침해져 자꾸...
경환-....(앉으며 보는)
아버지-(담배 그릇 당긴다)...
경환-(얼른 라이터 들어 켜주고)
아버지-(불 당기는)......
경환-.....(아버지 보는).....
아버지-성진이 눔은 으떻게 된겨.
경환-에미가....극구 싫다네요..
아버지-....자식 이기는 부모 어딨어....저 좋다는데 말려봤자 기운만 빠지구 지 마음이나 다치지 쯔쯔쯔쯔....
경환-....
아버지-(한 모금 내뿜으며)섭섭하게 굴어두.....그러려니 하구 살어....
경환-(보는/한 화면에서)
아버지-에미는 에미대루 또.... 할말이 많을껴....
경환-...예에..
아버지-세상에 지가 나쁘다는 사람 봤냐?...읍서어....저 마다 다...저는 잘못한 게 하나두 읎구...저마다 다 지 인생만 불쌍하구....다아 딴 사람이 나 몰라 주는 게 섭섭한겨.
경환-....(바닥으로 시선 내리며).....
아버지-술은 좀 줄여...(아들 돌아보며)..뭐 존 거라구 술을 그렇게 먹어댜...
경환-많이 먹지는 않어요.
아버지-누가 좋댜...경란이두 걱정햐...
경환-...에에.. 안됐다는 이두 읎구.....뭐 때매 뭐 위해서 그라구 살었나아아....참 헛김 빠지는 일이지만 그게 인생여...너남 할 거 읎이 누구나 다 그려...
경환-.......(가만히 보며)
아버지-그런 거려니이....그저 이런 거려니이 하구....끌탕말구 담담하게 살어....몸 상하구 마음 상할 거 읎어...섭섭할 거두 분할 거두 읎구.....섭섭해 하려거던....한 평생 너머 많이 수고만 하게하구 ...서글픈 마음 밖에 받는 게 없는 인간으루 너를 만들어 내보낸 ....하늘에다 섭섭해 햐 .
아버지-(두 사람.마주 앉지는 말고 아버지가 한 무릎 앞/아들 한 무릎 뒤옆)나는 다시 태어나두 사람은 안될껴....나무루 태어나구 싶어....은사시나무루....
경환-......(가만히 보며)
아버지-재미읎는 거 그만 살구 얼렁 떠나구 싶은데..그거두 마음대루 안되는 일이구 ....두구두 못생긴 게 부모라....북망 갈 날 코앞에 두구두 니덜이 걱정여.
경환-...(시선 내리며)죄송해요 아부지.. 잘 못햐.
경환-.....
아버지-(아들 쪽으로 고개 조금 틀면서)나 죽으면 경란이 몫이 니덜 생각보담 많을껴.....
경환-...(보는)
아버지-그거때매 형제간 의나지 않게 역할 자알 햐. 특별히 부탁하는겨.
경환-알어들었어요 아부지.
아버지-.......(가만히)
경환-.......
아버지-.......
부자-....... F.O
S# 집 전경 (아침)
@ 혜자 밥상 하나 들고 나와 놓고/무길 바닥에 어지러진 것 한 편으로 치우고/경택/좀 큰 상들어다 놓고 목에 건 수건으로 귓구멍 닦아내고
경란-(쟁반에 반찬들 들고 나와 큰상에 놓기 시작하고)
혜자-(쟁반 들고 나와 작은 상에 반찬 놓고)...
경택-경주 안 일어났어?
혜자-(늘어놓으며)일어났어.(작은 소리로)
경택-기집애가 /가만 앉어서 똑딱똑닥 받어먹기만 하구 저러니까 시집을 못가지 저거.
경란-얘 걔두 피곤하구 슬퍼.내버려 둬.
경택-뭐가 슬퍼.
경란-아 시집 못가구 있는 게 슬프지이...(두 여자 다음 일을 위해 주방으로)
경주-(나오면서)굿모닝/안녕 /화장실 비었어?
경택-경서 들어가 있어.
경주-(어 (도로 들어가려)
경택-상차리는데 어딜 들어가.
경주-경서오빠 있다면서/가방 먼저 챙기려구(하고 방으로 들어가는데)
경서E--으애액 으애액/(칫솔질하면서 구역질하는)
경택-저 저식은 저거..
무길-왜 그러죠? 과음했나?
경택-아 쟤 칫솔질 하면 저래요.
무길-아 그럼 간이 나쁜 거야...간 체크하라 그래애.
경란-(다른 쟁반 국 쟁반 들고 나오며)혀바닥 딲는다구 칫솔을 목구멍까지 디리밀어서 그래. 구역질 안할 재간 없어.
경서-E-왜액..왜애액..
경택-야 대충 해둬어 밥상 나왔어 임마아..
무길-저 간이 나쁜 건데에에/
경란-자기가 의사해라. 아니라니까아? 경서야 빨리 나와아.
경서-E-나가요오.
경란-오빠아...아침 먹어요오.
경환-E-그래 알었어어.
S# 안방.
경환-(아버지한테 폴라 스웨터 입혀주고 있다).....
아버지-.....누구 꺼야...
경환-경서가 갖구 온 거 같아요...(세트로 가디건까지...가디건 집으며)물건이 그래요. 따듯하겠어요.
아버지-홀애비아닌 홀애비 그눔두 닥하구우우..
경환-...(목 언저리 만져주며 보는)...
아버지-그래두 다 됐댜. 이번에는 끝낸댜.
경환-네에..
아버지-경주년은 무슨 기미 읎는겨?
경환-별 소리 못들었어요...
아버지-답답한 물건.....(하고 일어나려 궁둥이 들썩하는데)
경환-저기요 아버지...
아버지-?.....
경환-저...내려와 있으면 어떨까 하는데요.....
아버지-....왜....
경환-그저 ..그러구 싶어서요...서울에 뭐 딱히 할 일두 없구..(남아 있는데)
아버지-(오버랩의 기분)그러지 말어...여기 내려와 있기에는 아직 일러...오기 부리지 말구 에미 잘 다독거리면서 잘 하구 살어.(하고 일어나 나간다)
경환-(따라 일어서 나가는 아버지 보며).....
S# 거실
경란-성진이 잘 도착했다는 전화 왔수?
경환-아니.
경란-나쁜 눔. 벌컥 뒤집어놓구 갔으면 전화라두 해얄 거 아냐. 잘 도착했다 죄송하다.
경택-그눔두 속상하지이이.
경란-언니는.
경환-....
경란-운전경력 십년에 잘 갔겠지 뭐..
경택-(오버랩 뜬금없이)저기요 아부지...진짜 여기 이러구 계실 게 아니라 서울루 옮기시는 문제 심각하게 한번 생각해 보세요...
경란-어디 가 계시구...오빠네 더더구나 썰렁하구 뭐
경택-(오버랩)그래서 생각해 봤는데요 /
아버지-필요읎어. 혼자 사는데 지장읍는데 뭐하러 서울엘 가. 아파트 하나 만들어서 파출부 아줌마 한 사람 부르구 아버지 혼자 사세요. 그러면 되잖아요?
경택-그거 괜찮겠다아.그럼 우리 아부지 보러 다니기두 편하구 응? 오빠.
경환-(그냥 아버지 보는)
경택-서울가시면요 아부지 티비두 수십개가 나와요.케이블 티비가 잇어서 하루 왼종일 영화만하는 채널두 있구요 아 바둑채널두 있어요 아부지.
경란-반찬 해 나르기두 좋구 그리구 일주일에 하루는 다같이 모여 밥두 먹구요.
경택-애들두 보시구 좋잖아요 네? 편찮으시면 경서가 제까닥 뱡원으루 모실 거죠 /입원실 없는 게 어딨어요. 들어 있는 환자 내 쫓구라두 아버지 병실은 있지 너 왜 암말 안해. 답답해서 못 사세요.
경택-이 자식 초치는데는 좌우간..
무길-집 사람하구 합치면 장인어른 제가 모시구 살어두 되는데요.
아버지-쓸데없는 소리들 말구 어이 먹구 느이 어머니한테나 가봐...바짝 춰진댜...얼렁얼렁 하구 올라가 들..
경택-아부지
아버지-(오버랩)나는 새소리 바람 소리 안 듣구는 못 살어. 서울 좋다 소리하는 거 들어봤어? 사람 살 데 아녀......아 그리구 늬 엄마하구 평생을 보낸 여기를 어떻게 떠....이 구석 저구석....니 엄마가 다 배어 있는데...,그 사람 쓸쓸해서 안도ㅑ.
자식들-.....(아버지 보며 잇는데)
혜자-어머님은 차암 행복하신 분이에요...돌아가시구두 저렇게 사랑을 받으시니 얼마나 행복하세요.. 봐두 좋은 분들이었어.
경란-흐흥 참 평생 골골하는 아내 우리 아부지처럼 떠받들구 산 양반 안 흔할껴..딸 팔자는 엄마 닮는다는데 나는 어떻게 된 게 그런 건 안 닮구 사고뭉치 만나 오그랑쪽박인가 몰라.
무길-당신은 우선 아프지를 않잖어어어..
경란-?(흘기고)
혜자-흐흣/....
S# 집 밖.
모두 다 타고 있다/각각.
경택-(운전석 유리 문으로)그럼 제가 먼저 출발하께요.
아버지-그려.
경택-해 바뀌어 구정에나 뵙겠네요.서울 올라오시구 싶으면 언제라두 오세요. 지가 때깔나게 모시께요.
경란-아부지 춰. 얼렁 떠.(제 차에서)혜자-아버님 그럼..
경택-(유리 열고)경서 너 산소가는 길 알지?
경서-왜 그래애.(운전석에서) 헤매잖어.
경란-오빠 있잖어 빨리 떠.
경택-오케이 갑니다 아부지.
아버지-가아.(부웅 경택 차 뜨고)
무길-(제 차에서)아버님 건강하십시오.
아버지-(끄덕이며) 그려. 나가고
아버지-너두 어이 타..
경환-감기 조심하세요..
아버지-걱정 말구...
경환-(자동차로)
경서-(운전석에서)오늘은 산책하지 마세요. 갑자기 추워져서 감기 들기 십상이에요..
아버지-알었어 하라는대루 하께..
@ 경서 경환 마저 부우우웅/...나가는.....
아버지-.........(보면서)...........
@멀어져 가고 있는 차들...
아버지-........(한정없이 보다가) 똘아아....돌이 어디 있는겨어....
S# 청소하는 아버지/..정지화면으로///
S# 쓰레기 봉투 들고 집에서 나오는 아버지...정지/
S# 낙엽 태우는 아버지......정지.....
S# 똘이 데리고 산책하는 아버지.....정지.
S# 티비 켜놓은 채 앉아서 졸고 있는 아버지....정지..... 은사시 나무 슾사이로 보이는 집 전경........
『 은사시나무』1부
S# 안개가 옅게 낀 한노인 집 전경이 은사시 나무들 사이로/새벽.
S# 비어 있는 침침한 거실. 거실을 훑을 필요는 없으나 소박한 응접세트와 가구들이 새벽 빛에 보이든지 말든지.
S# 아버지의 방
아버지-(침침한 속에서 이부자리 위에 앉은 채 두 손바닥 비벼서 얼굴을 비벼 올리는 동작이 손바닥 비비는 데서부터 얼굴 만지는 데까지 10초를 넘지 않아 스톱화면으로)
S# 거실과 주방
아버지-(개스 불에 찰떡 두 개 얹어서 굽는 중인데 옆에 도마에서 파를 썰고 있는 동작 4,5초에서 정지 화면) 커어튼은 이미 활짝 열려 있고
S# 거실
아버지-(소파와 탁자 사이에 앉아서 찰떡에 된장국 마시며 아침 먹는 중인 아버지. 된장국 마시는데서 정지 화면으로/역시 4,5초)
S# 안방
아버지-(젖은 걸레로 방 닦고 있는/쭈그리고 두어 번 닦다가 교실 골마루 닦듯 엉뎅이 치켜들고 지이익 하는데서 정지 화면으로)
S# 집 밖.
아버지-(중강아지에 사료 주고 있는/정지화면으로)
S# 근처 산책길
아버지-(강아지 데리고 산책 중인/정지화면으로)
S# 마당
아버지-(낙엽 끌어 모으는 중인/정지화면으로)
S# 마당 조금 씩 흔들리는 낡은 그네 저편 햇빛 속에
아버지-(담요 같은 것 무릎에 덮고 신문 보다가 고개 숙이고 잠깐 잠들어 있는/정지화면) 이 정지화면에서 시작되는
E-시장 소음.
S# 시장 노점 거리.(오전 열시 쯤) 먹거리 모여서 장사하는 곳. 국수 목판 앞 나무 의자에 걸터앉아서 김 나는 국수 후루룩거리며 먹고 있는 아버지.
충주댁-......(아버지 물끄러미 안쓰럽게 보다가 다정하게)한 젓갈 더말아 드려유?
아버지-?..(잠깐 보고는 다시 먹으며)됐슈...
충주댁-그람(눈웃음치고) 김밥하나 쓸어 드리까?(김밥 집으려하며)
아버지-(국수 건지며 안 보는 채)됐슈. 많이 안 먹어유 .
충주댁-....(김밥 집으려던 손 멈추고 잠시 보다가 콩나물 그릇 앞으로 옮기면서)이태짼가유 아자씨?
아버지-?.....
충주댁-아주머니 지사 시장 보시는 게 말유.
아버지-(그릇 놓고 물 집으며 안 보는 채)시해째지유.
충주댁-아이구 발써어....(콩나물 다듬으며)남에 일은 이렇다니까. 이태짼가 했네유.
아버지-(그저 잠깐 끄덕이며 물 잔 놓는데)
충주댁-빠트린 거 읍시 다 보셨어유?
아버지-(돈 꺼내면서)읍지 싶은데 모르지유....(돈 챙겨 내밀며 일어난다)
충주댁-(받으며 엉거주춤 일어나면서)든든히 챙겨 입구 나오시지 추우시겄어유.
아버지-괜찮어유. 자알 먹었어유.
충주댁-야아. 그럼 안녕히 들어가세유.
아버지-(끄덕여 보이고 돌아서는데)
순대-아자씨 안녕히 가세유. 간다)
충주댁-......(보다가)몸조심하세유우.
순대여자-(옆자리 순대 뒤집으며)찌일어야 이 삼년여.
충주-?
순대-마나님이 잡어 가게 생겼어.
충주-(앉으며)뭘보구 그란댜?
순대-눈에 힘알텡이가 읍잖어. 노인네 눈 멀거니 풀리면 머잖은겨.
충주-....(보다가)머리가 하얘서 그렇지 무슨, 아직 걸음걸이두 말짱하구 그런데에...
순대-두구 보자구우.
충주-(퉁명)입초사 떨지 말어. 객작게 자기가 뭐라구 남에 명줄을 갖구 왈가왈부햐 하기를..
순대-홀애비 영감 혼자 조석 끓여먹구 사느니 얼렁 마누라한테 가는 게 낫지 뭘 그랴.
충주-......(보다가 문득 국수장국 냄비 뚜껑 열고 국물 더 집어넣으면서)어이그 두 양주/ 정두정두 그렇게두 좋더니만. 쯔쯔쯔쯔(멸치 한 주먹 집어넣으며)
S# 시장 입구 택시 스톱.
아버지-(제사 시장 본 보따리들 택시기사와 함께 싣고 있는 중이다. 보따리 보따리. 다 싣고)다 실었나?(두리번 거리며)
기사-야 다 실었슈.(뒷문 닫고 운전석 옆문 열며)타시지유.
아버지-(택시에 오르고)
택시 문 닫기는 데서.
S# 집으로 가는 변두리 길을 달리는 택시.(그 위에)
기사E-오늘 일나오는데 집 사람이 말유 아자씨.
아버지-E-으응..
기사E-아주머니 제수 시장 보러 나오시는 날이니까 워디 먼데 가지말구 시장 근처서 꼼작말구 잇다 모시라구유.
S# 택시안.
아버지-흠흠흠흠.. 아줌니 지사 하루 전이잖어유. 어제 지냈거덜랑유. 저는 잊어먹는데 집사람은 절대 안 잊어 먹어유..
아버지-(앞 보며 조금 웃으며 끄덕이는)
기사-저더러 아자씨처럼 해달라네유.
아버지-?(돌아본다)
기사-자기가 먼저 죽으면 자기 지사 시장두 자식덜한테 맽기지 말구 꼭 나보구 봐서 지내달래유.
아버지-그래 준다구 했어? 누가 먼저 죽든 지사 시장은 자식들 안 맽기구 직접 보기루 약속했시유.
아버지-(끄덕이며 얼굴 앞으로) 다를 거 읍지유.
아버지-.......(앞 보며)
기사-.....(흘낏 보며)시방두 아주머니가 옆에 기신 거 같으세유?
아버지-그러엄... 흠흠흠흠...그려.
기사-.....(보다가 고개 앞으로 하며)그렇게 지내시면 외롭지는 않으시겄네유.
아버지-(앞보는 채 끄덕이며))외롭기는.. 안 외로워........
S# 집으로 들어오는 택시. 마당으로 들어와 멎는 택시.
기사-(잽싸게 내려 짐실려 있는 뒷문과 앞 문을 동시에 열려하는데)
아버지-(이미 내리고 있고)
기사-(짐으로 손 뻗히는 아버지 밀어내며)들어가세유 지가 들여놔 드릴테니까 먼저 들어가세유.
아버지-아 어이 끄내...
꺼내어지는 짐들.....
S# 아버지의 거실
아버지-(짐들 주방으로 옮기기 시작하는데)
E-괘종시계 종소리와 전화벨 소리 동시에 울리고
아버지-(고개 돌려 시계 보며 전화 쪽으로)
S# 인서트 괘종시계 정오.
아버지-(전화 받는다)예에 오빠네 도착했죠?
아버지-아직 안왔어.
경란-F-?아까 일곱시에 뜬다구 했는데 아부지?
아버지-안 왔어. 어이 와 전화는 뭐하러 햐 비싼 돈 버리면서. 자세한 얘기는 가서 하구요 좀 늦어두 기다리지 마세요.
E-전지 다돼가는 뚜뚜 소리
아버지-무슨 일여.
S# 망향 휴게소 자동차 정비공장 앞.
경란의 낡은 엑셀 앞뚜껑 열려있고 정비공 붙어있고 핸드백에 손 집어넣고 휘저으며 스페어 휴대폰 배터리 찾으면서)으이구우우 내 팔짜야.으이구으이구.내 주제에 무슨 자가용씩이나 .....이눔으 바떼리는 어디 쑤셔박혀 이렇게 안 잽히는 거야 또오오오오오... 어디 있니 나와라 좀.....(하다가 집어내서 휴대폰 배터리 갈아끼는데/꽤 구식 휴대폰)
무길-(화면 안으로 들어오며)꽤 걸릴 텐데 놔 두구 내 차 타구 가지.(양손에 김나는 커피잔 두개)
경란-?(황당하게 보며)......?
무길-(커피 하나 내밀면서 웃는다)몰랐지?.. 당신 뒤 쭈욱 따라왔어.
경란-?어디서부터?
무길-집 있는 데서부터.
경란-...왜.
무길-장모님 제사갈려구.
경란-????(처음 듣는 소리다)...(보다가 기막혀) 여드레 삶은 호박에 도레 송곳 안들어갈 소리 하구 있네. 당신한테 장모님이 어딨는데.
무길-(웃으며)이거부터 받어.날이 차. 감기 들겠어.(하는데)
경란-(그 손 탁 쳐내면서)냉수 먹구 속차려. 호박엿으루 보지 말라니까 정말 말 귀두 못 알아듣는다 응?.
무길-(끼엊어진 커피 털어 내면서 우물우물)당신을 어떻게 엿으루 볼 수가 있어. 나같은 눔이...그런 거 아냐.
경란-아니면 이게 무슨 수작야.
무길-장모님이 나한테 잘해 주셨잖아...우리 이혼두 끝까지 반대하셨었구
경란-(오버랩의 기분)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 그만하구 어이 갈길 가셔. 허 참 기막혀 헛김 빠지네..
무길-(오버랩의 기분)나 손 끊었어 여보.(사정하듯)
경란-손 두 개 멀정하게 달려 있는데 무슨 손을 끊어.
무길-정말야 믿어 달라니까.
경란-헝!.(걸음 빠르게 옮기기 시작하면서)그 말 믿을 시러배 딸년 여기 없어.(무길 따르고) 손 짤라 없애면 발가락으루 놀 인간인거 내가 몰라? 죽어서 공동묘지 묻히면 당신 거기서두 귀신들 모아놓구 판 벌릴 인간야.
무길-할 말 없어. 할말은 없지만
경란-(팩 멈추고 돌아보며)할말없으면 그만이지 무슨 토는 달아 달길.
무길-....(보며)여보.
경란-(오버랩)더 험한 소리 나가기 전에 사라져. 나 당신 안 받아. 내 눈에 흙 들어가구 백골이 진토가 돼두 못해 안해.(하고 빠르게 휴게실 쪽으로 간다)
무길-...(잠깐 보다가)똥돼지.(들리게).
경란-?(픽 돌아보는)
무길-(픽 돌아서 제 자동차 있는 곳으로)...
경란-저 저저저(식닥거리며 보는)
S# 아버지 거실 주방
아버지-(시장 본 것들 처리하고 있는 중이다. 대충 다 처리했고 소쿠리에 사과 배 감들 쏟아 놓고 소파 아래 바닥에 앉아서 하얀 젖은 행주로 한알 한알 정성스럽게 닦아 종류별로 비닐 봉지에 넣고 있다.).....
S# 공주 국도 변 허술한 상점 앞..
S# 자동차 안.
인애-(운전대 좌석에서 콤팩트 보며 얼굴 다듬고 있다)...(콤팩트 집어넣고 핸드백 뒷좌석으로 치우고 앞 유리 밖으로 시선 던지면서)......(심난하고 착잡한).......(문득 돌아보면)
S# 인애 시선으로 약국에서 나오고 있는 경환....
S# 차안. 운전석 옆자리로 탄다)....(아내 안 보는 채)
인애-.......(보다가)먹어요...
경환-(대꾸없이 기대며 눈감는다)
인애-안 먹어요?
경환-......(그대로) 끌구 오면서 ...그렇게 내꼴이 못봐 주겠으면서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는 사람야.
경환-.......
인애-....(보다가 기어 첸지 하며)아무 일 없는듯이 하구 오자는 사람이 밤새두룩 술은 왜 퍼먹구...(스타트하는데)
경환-(울컥 구역질하며 입 막는다)
인애-(멈추고)
S# 유리 안 인애 시각으로 따라가는
경환-(입 막은 채 급하게 자동차에서 내려 저만큼 앞 길 섶으로 가서 쭈그리고 앉아 왝왝거리는)....
S# 차안.
인애-...(잠시 보다가 자동차의 물병 집어들고 싫증나는 얼굴로 내려서 경환 쪽으로)...
S# 깊 옆
인애-.(와서 왝왝 헛구역질하는 남편에게 물병 내민다)...
경환-(구역질하면서 그래도 물병은 받는다)...
인애-.....
S# 거실
아버지-(흰 행주 펴놓고 그 위에 대추 하나하나 골라 놓고 있다가 문득 시계 돌아본다)
S# 인서트-12시 20분 쯤
S# 공주 갑사 대웅전 안
경택은 어정쩡하고 혜자는 진짜 佛子처럼 열심히 제대로 된 절을 하고 있다.
경택-(같이 절하고는 이내 일어나서 안 일어나는 아내 내려다 본다)....
혜자-.......(그대로)
경택-......(기웃이 보다가)...안 일어나?.....우니?.....우는 거야?...어이(야)....(건드리며)어이어이.
혜자-(일어나서 절 마무리하고 돌아서 나가려 움직이며 손끝으로 눈물 닦아내는)법당만 아니라면 진짜 두 다리 뻗구 대성통곡하구싶어..
경택-(따르면서)사나이가 잘못했댔으면 끝이야. 밤새도록 잘못했다 소리 칠천번은 했다.
혜자-(멈추고 돌아보며)그래 어제는 칠천번 하구 다음에는 팔천 번 하겠지.그 담에는 구천 번 할 거구.(하는데 한쪽 눈두덩이 아예 점백이 강아지처럼 둥글게 새까맣다)
경택-(눈깍 감고 고개 돌리며)야 얼굴 치워. 가슴 찢어져 차마 못보겠다니까 얼굴은 왜 자구 들이대.
혜자-(흘기며 법당 나간다))부처님 계신 곳야. 베락 떨어져 입에 침이나 바르구 거짓말 해.
경택-(따르며)안대 하라니까 너 말 안 듣구 누구 보짱 채울 일 있냐?
S# 대웅전 밖.
혜자-(앞서 걸으면서)내가 미친년이지 두말 할 거 뭐 있어.할 말 없어.날구장천 개패듯 두둘겨 패는 인간하구 아직두 이러구 살구 있는 내가 구정물에 튀길 년이지 두말하면 뭐해. 일년에 한 두 번 주먹 한방이 날구장천 개패듯이냐?
혜자-......(입만 푸푸푸푸)
경택-(괜히 휘둘러 보면서)절이 좋은 거 보니까 나두 이제 늙나부다.....좋은데?...마음이 편아안 하게 가라 앉으면서 너무 좋다 야 여기. 들르기 잘했네 응 잘했어...
혜자-(빗쭉) 쉬어가까? 응? (하며 옆으로 아내 어깨 안는다)
혜자-(멈추고 남편 돌아보는/미워서)
경택-야 너는 어째 그렇게 /아 잽사게 피하지 번번이 왜 맞어어..
혜자-(눈 째지게 흘기는)...
S# 절 입구 음식 파는 곳.
혜자-(자리잡고 앉아 핸드폰 하는 중이고 도토리 묵 같은 먹을 것 한 접시에 소주 한병이 놓여진다/상관없이)손님은...열심히 해서 이백은 올려놔.....아 토요일이잖아 이 기집애야.. 주말 장사 백 대면 날 샌 거야.백 대루 떨어진 게 바 언제부터니.이러다 이제 백대두 못올리게 생겼단 말야.....딴집이 어떻든 무슨 상관야. 니 장사 아니라구 너 태평치는 거 증말 열불나 야......캬베쓰구 단무지구 물색없이 팡팡 내지 말구 좀 애껴애껴.......아 그래 날마다 하는 소리야. 장사 안되는데 줄일 게 뭐 있니 그럼..(경택 달걀 서너개 비닐에 들고 화면 안으로)
경택-(오버랩)그만 해 그만. 안달 좀 그만해 엉?
혜자-끊어.(전화 끊으며) (앉으며)딴 집에 비하면
혜자-(오버랩)아 딴집딴집 하지 말어어. 딴 집이 무슨 상관야 글세.
경택-.....(뻔히 보다가)너는 도대체 무슨 욕심이 그렇게 공룡배때지냐 엉?.어떻게 처먹어두 처먹어두 그 배통는 찰 줄을 몰라 밤낮 배고파 밤낮. 공룡이면 재벌 배통은 뭔데.
경택-?뭐 너 재벌될려구 그러니?(같잖은) 재벌 되면 안된다는 법이라두 있어?
경택-동까스 장사루?
혜자-딱 한잔야.(술잔 주며)
경택-(받아서 훌쩍 마시고 내려 소주 따르면서)사십평 아파트에 날씬한 자가용에 왕왕 잘 돌아가는 가게에 더 욕심 부릴 게 뭐 있어.(아내 앞에 술잔 놓아주며) 구조조정이니 뭐니에 걸려 넘어가네 안 넘어가네 하는 대기업 우리 하나두 안 부럽잖어..
혜자-어이구우 증말 거기 달구 있는 거 뗘서 나 줘.
경택-바꿔 부쳐 그럼? 그러까?
혜자-(픽 웃으면서)누가 싫달까봐?
경택-.....(물끄러미 보는)
혜자-(안주 하나 집어서 경택 입에 대어주며)담배 하나 줘.
경택-(받아 먹으며 담배 꺼내 한 개피 밀어 올려 내밀고)
혜자-(빼서 입에 물면 )
경택-(라이터 불 댕겨준다)
혜자-(빨아 들이고 푸우우우)그냥 당신하구 데이트 나온 거라면 좋겠다 여보?
경택-(그동안 비닐의 날계란 한알 꺼내 혜자 멍든데다 대면서)문질러 봐.
혜자-(얼굴 피하면서 소주 잔 든다)놔둬. 곰방 무슨 효과가 날 거라구.
경택-아 날고기 좀 부치구 자라니까 말 안듣구 쯧.
혜자-(마시고 내리면서)몇시야. 이 기집애 잡어야지.(서둘러 핸드폰 펴는데)
경택-(핸드폰 뺏으며)놔둬놔둬.
혜자-(질색)몇!천만원을 퍼넜는데 나둬놔둬/당신때매 뭔일이 안돼 진짜.(핸드폰 팍 채간다)....엄마야 너 뭐해. 그래 아직 학굔 거 알어. 너 레슨갈때까지 오분두 놀지말구 죽어라 연습하는 거 알지?
경택-....(그저 뻑하니 보는/못 말리는 여편네)
혜자E-(연결)알아몰라 왜 대답을 안해애.(에서).
S# 방송국 편집실
경주-(다큐멘타리 필름 편집 중이다)......(흘러가는 화면보고 있다가 손가락 튀기며)여기서 잘라 주세요.
S# 되돌아가는 화면
경주-(같은 곳에서 튀기며)여기요.
@ 자르는 작업 진행되는데
E-경주 핸드폰 우는
경주-잠깐만요 미안합니다. 네에 한 경줍니다....어 나야....그래?왜?....나 시간 없댔는데 남 말할 때 뭐 듣구 있었어? ...한 십분이면 끝나. 어 알았어.(끊고) 계속합시다.(에서)
S# 작가실
경주-(들어오며)김작가?
김-(자료보고 있다가 일어나는)다 됐어요?
경주-다 됐네요.(테입 넘기면서)무슨 일이 있어두 내일 오후 세시까지 원고 빠져야 해요. 세시 정각에 만납시다.
김-한 피디 등쌀에 나 원형 탈모증 생긴 거 알아요?
경주-깔깔 설마 나때문일라구. (벌써 나가며)부탁해요.
S# 방송국 앞 주차장
경주-(빠른 걸음으로 건물에서 나와 제 자동차 있는 곳으로)
S# 방송국 근처 길을 서행하며 오다가 멈추는 경주의 자동차.
진호-(제 자동차 세워 놓고 기다리고 있다가 경주 운전석 옆으로 올라타면서)곧장 갈 거야?.
경주-(돌아보며)..왜....
진호-(돌아보며)꼭 그래야 하나 그래서.
경주-...왜...뭐하구 싶어서.
진호-같이 점심을 먹든지 아니면
경주-(오버랩의 기분)아냐 피곤해. 어제 거의 못잤어. 들어가 샤워하구 서너시간 자구 출발할 거야..
진호-....(보며) 나 옆에 있으면 안돼?
경주-((고개 전면으로 하면서)이번 필름이 영 마음에 안 들어. 소재만 망친 느낌이야. 작가가 얼마나 잘 써줄지 모르지만 감이 나빠. 엉성하게 찍은 필름 갖구 씨름하느라 고생 직사하게 했어. 너무 피곤해.
진호-나 따라가까?
경주-?어딜?
진호-운전 내가 해 주구 가서...갔다가 내일 경주 데리구 오면 되잖아. 수습해얄 거 아냐.
진호-.....(보며)안구 싶어.
경주-그런 말 들어두 이제 기쁘지 않아....서서히 지쳐가는 느낌이라니까 .....
진호-.....(안 보며)미안해.
경주-괜찮아....모르구 시작한 일두 아니구...이혼 못 한다구 날 우습게 취급한다구두 생각 안해. ....처음부터 결론은 나 있는 거였으니까 뭐....(쓴웃음)늙어서 곱씹을 추억들은 몇가지는 만들어뒀으니까 아예 안 만났던 거 보다는 좋았다 생각해....늙어서 생각하면 모두 다 아름다울 거야 -.......(보다가)내려 나 갈래..
진호-그럼 ....내일 와서 볼까?
경주-시간 안돼...필름 완성시켜야 해...
진호-(끄덕끄덕)....
경주-(보며 끄덕이는데).....(그러면서도 미련이 아주 없는 건 아니고)
E-경주핸드폰 우는
경주-(정신 난 듯)내려 빨리. 일 잘해. 재판 준비는 다 했어?(하는데)
진호-(불현 듯 경주 안는다)
경주-....(안긴채)
진호-(빠르게 내린다)
경주-(핸드폰 꺼내 열어서 핸드프리에 걸면서)네에 한경줍니다.
경란-F-아직 방송국이니?안 끝났어?.
경주-( 조금 앞에 서 있는 진호 족으로 손 잠깐 들어보이면서 동시에 출발하면서)어 끝났어. 집에가 샤워하구 좀 자구 출발할려구. 완전 파김치야. 쪼끔이라두 눈 붙이구 움직여야지 안 그럼 사고 칠 거 같아. 도착했지?아버지 어떠셔?
S# 망향 휴게소
경란-(핫도그 같은 것 먹으며 정비소로 움직여 오며)도착이 뭐니 야 미치구 쨤프 치겠다. 자동차가 고속도로서 퍼져 자빠져 견인 불러대구 지금 고치구 있는 중인데 한시간이 넘었어
S# 경주 차안.
경란-F-여기 망향 휴게소야.
경주-?뭐야 언니 기어이 그 차 산 거야?
경란-F-샀지이. 칠십만원 짜리가 오죽 꼴꼴나겠니 라지에타가 나가버렸댄다.
경주--(야단치듯)어이 참 사지 말라니까 왜 사아. 칠십만원짜리 차가 차야?
S#정비소 앞
경주-F -그걸 왜 사.
경란-(열 확 받아서 멈춰서며)이 기집애야 너 뭐 보태준 거 있어? 없으니까 칠십만원 짜리 샀다 그래. 게두 고동두 다 자가용 타구 다니는데
S#경주 차안
경란-F-나두 자가용 한번 타구 싶어서 샀다.왜.(퍽 끊으며)망할 년.
S# 경주 차안.
경주-(싫증나면서 전화 접고 음악 넣는다).....
M-우울한 첼로 곡...
경주-......(운전하면서)
S# 아버지의 거실
아버지-(식구들 수에 대충 맞춰서 쌀 씻고 있는데)
E-자동차 바앙 하는 소리.
아버지-?.....(쌀 씻던 것 멈추고 행주에 손 닦는다)...
S# 마당.
경서-(자동차에서 내려 트렁트 열고 작은 여행 가방과 선물 백 꺼내들고 집 현관 쪽으로 움직이는데)
아버지-(나오면서)왔어?
경서-예 아버지. 어째 제가 일등인가봐요..
아버지-그려 니가 일등여.(가방 받으려하며)
경서-놔 두세요. 웬일들이죠? 지금 쯤 다 도착해 있을 시간 아니에요? .
아버지-(앞서며)글세 아까 경란이 망향 휴게소서 전화해 지점장네 도착 안했냐구 챙기더라만 아직 안왔어..
경서-작은 형은요.
아버지-아홉시에 뜬댔어.오구 있겄지..
경서-예에...(따르다가 문득 마당 휘돌아보면서)공기 정말 좋으네요 아버지....(숨 끌어 들이는)
아버지-공기야 나무랄 데 없지.
경서-서울 사는 사람들 불쌍해요. .
아버지-한 대 태구 들어올래?
경서-흠흠 좋은 공기에 담배 연기 섞으라구요?
아버지-워낙 좋아하니까..(궁시렁거리듯)무슨 놈으 의사가 담배 하나 못 끊구 그러는지 쯔쯔.(집으로 움직이며).
경서-은사시 나무가 벌써 꺼줄해지기 시작 하네요. 그렇잖어..꼭 내 꼴 같지 뭐..
경서-(아버지 보는)...
S# 거실
경서-(아버지한테 절하고 앉으면서)전화두 자주 못드리구 죄송합니다 아버지.
아버지-바쁜 사람이니 그러려니 허구 살어...
경서-(괜히 좀 둘러 보고)아직두...서울 오시구 싶은 생각 없으세요?
아버지-...(보며 그 대답은 묵살하고)미국 어멈하구 은혜는 잘 있어?
경서-예.. 잘 있어요.
아버지-이번 파수에는 박사를 따기는 꼭 따는겨?
경서-아마 될 거에요...지난 번에는 건강이 여의칠 못해서 놓쳤지만요.
아버지-그려...이번에는 꼭 따갖구 빨랑 들어오라구 햐 . 무신 생고생여. 홀애비 아닌 홀애비 노릇두 일 이년이지 쯔쯔.
경서-예에..
아버지-(일어서며)저녁 쌀 씻다 놔뒀어. 옷 갈어 입어.
경서-예..
S# 마당...
경서-(담배들고 마당으로 나오고 있다...담배 태워 물고 내 품으며 을씨년스럽다).....
@ 마당으로 들어서는 장남의 자동차...
경서-(돌아보고 얼른 담배 끄며 자동차 쪽으로)......(내리는 인애에게)오셨어요?
인애-일찍 오셨네요..(하고 뒷좌석 문 열고 쇼핑봉투 꺼낸다)
경서-..(그런 인애 잠깐 보고 운전석 옆자리에 기대어 눈감고 있는 형 쪽 문 열면서)자우?
인애-(트렁크 문 닫으며)술병나서 그래요...속이 다 뒤집어졌나봐요.(하며 집으로)
경서-(인애 뒤 잠간 보고 자동차 문 열고)안 내려요?
경환-(내린다).....
경서-(형 내리자 차 문 닫으며)웬 술을 병이 나도록 마셔요.....
경환-웬일루 이렇게 일러..
경서-(한 손으로 얼굴 쓸어내리는 형 보며)일찍 움직일 거라더니요.
경환-내 맘대루 되는 일 뭐 있니?.담배 있지.
경서-(담배갑 내민다) 의자 빼 앉는다)
경서-(다가와 서서 보는/바지 주머니에 두손 찌르고)....
경환-.(둘러보면서)노인네 겁두 없어. 올 때마다 생각하는 건데 무서워 여기서 혼자 어떻게 지내시는지 모르겠다...
경서-(집 쪽 잠깐 돌아보면서)내년 봄에는 (의자 빼며)페인트라두 새루 칠해드려야겠어요.
경환-(경서 앉는데)페인트 좀 칠한다구 뭐 크게 나지겠니? 엄마 안 계시니까 허당야...썰렁하니 스산한 게..밤에 귀신 나올 거 같아.
경서-....(보다가)뭐...궁리는 하구 있어요?
경환-궁리는 무슨....할 일 아무 것두 없어....의욕두 없구.(처지지는 말고 다소 시니컬하게만).
경서-의욕이 없으면 어떡해요... 일어날 때 됐어요 일년이 넘구 있잖아요...
경환-할줄 아는 거 청소밖에 없다....늬 병원 청소부루 취직 시켜줄래?
경서-털구 일어날 때 됐어요..
경환-(안 보는채)털구 일어나 어떻게 뭐하까. 고시공부해서 판검사 될까 너처럼 의사가 되래.
경서-...
경환- 평생 은행에서 썩은 놈 할 거 없어.
경서-아닌 말루 뭐 적당한 장사라두
경환-(돌아보며 오버랩)적당한 장사 뭐 붕어빵 ?
경서-...(보며)
경환-(고개 돌리며)장사 벌일 주변머리는 되구?
경서-......(보며)
경환-.....(담배만)
경서-작은 형 돌아가는 거 봐요.
경환-아무나 하는 거 아냐. 자신두 없구 .....고고한 니 형수..음식 장사 싫단다..
경서-싫으면 어떡해요 대책을 세워야지.
경환-.....
경서-......(보다가)그러지 말구 빨리 추슬러요. 이러다가는 형 진짜 패배자루 끝나구 말아요.
경환-(힐끗 잠깐 보며 일어나 담배 아무렇게나 던지고 집 쪽으로)
S# 거실
@ 경환 부부 아버지에게 절하고 있고 경서는 서 있고...
아버지-(아들 내외 뻐언히 보고 있다가 절하고 일어서는데)앉어 봐.
부부- (앉는다.)
아버지-너두 앉구.
경서-...(앉는다)
아버지-왜 볼 때마다 얼굴이 더 신통찮어....추석 때 보다 더 망했어.
경환-(아내 잠깐 보며)별루 그럴 일 없는데요 아부지.
아버지-....(버언히 보는)
인애-속이 편칠 않으니까 그렇지요 뭐.(아무도 안 보는채) 편 할 일이 뭐 있어야지요. 아닌데 뭐 불편할 게 있어.
인애-본인이 그렇게 생각을 안하니까 탈이죠.
경환-(아내 돌아보는데)
인애-밥만 먹으면 다두 아니구요.
경서-(형수 보는데)
인애-E-지점장까지 했대야 별다른 저축이 있는 것두 아니구..
인애-앞으루 얼마나 더 살지는 모르지만
경서-E-(오버랩의 기분)그 걱정은 형님한테 맡기시구(인애 경서 본다) 용기를 주세요. 지하철 타구 다녀요. 몇천원이 아까와 설렁탕두 한 그릇 못 사먹구 졸쫄 굶구 들어오군 하면서/ 사람을 얼마나 스트레스 주는지 아세요? 이제야 말이지만.
경환-저녁이나 해.(오버랩의 기분)
인애-이이 하구 사는 꼴 보면 우리는 벌써 빈민이나 다름 없어요.
경환-밥이나 하라구.
인애-안 굶겨요/(일어나는데)
아버지-(안 보는채)시애비 앞에서 남편한테 꼴이라니..(혼잣소리처럼)에미 많이 달라졌구나.
인애-.....(시부 보며)
경서-...(바닥 보며)
경환-...(바닥 보며)
인애-국은 뭘루 끓일까요 아버님.
아버지-(며느리 안 보는채)생태 사다 논 거 있을겨.
인애-.....(대꾸없이 주방으로)
경환-(작은 소리로)경란이 오면 끓이라구 하세요.
아버지-?(아들 본다)
경환-맛없어 못 먹어요.
아버지-(작은 소리로)왜.... 설렁탕두 못 먹구 댕겨. 뭐가 그렇게 겁이 나.
경환-(쓴웃음)글쎄 그렇게 간이...(시선 내리며) 자꾸만 쫄아드네요...무서운 생각이 ..많이 들어요.
아버지-...... (가만히 보다가)니 엄마 지하에서 통곡해. 배 곯구 댕기지 마 이눔아.
경환-..예...
아버지-(일어서고)
두아들-(일어서는데)
경택-E-아부지이 경택이 왔습니다아.
모두-(돌아보면)
경택-(벌써 현관에 들어서고 있다/확 웃으며)아버지 둘째 아들 왔어요 하하 .
아버지-그려.
경택-(현관에 선채) 형 나 왔수. 경서 너(하다가) 오랜만이다.
경서-형 혼자 왔어요? 바늘가는데 실 안오냐? (현관문 열면서)아 안 들어오구 뭐해.
혜자-(한쪽 안대하고 쭈빗거리며 들어오면서)늦어서 죄송합니다. 요즘 장사가 신통찮어서 이것저것 챙기구 뜨느라구
경택-(뒤에서 밀듯)올라가 올라가.(혜자 내의 같은 것 봉투 들고 /밀려 올라가듯)
혜자-(밀려 올라오며)아버님 건강하시지요? 너무 정신없이 사느라구 전화두 자주 못드리구 (하다가)아 왜 가만 있어.말씀드려.
혜자-(냉큼 나서며)네에 제가 아주 반쯤 죽여놨어요 아버님 흐흐흐흐흐.
아버지-(오버랩의 기분)쯔쯔쯔쯔쯔...(혀 차면서 안방으로)
@ 아버지 들어가는 동안 사이 두었다가..방문 닫기자
경환-(소파로 한 귀퉁이로 가 푸욱 기대어 안으며 눈감고 한 손 이마로 올리고)
경서-(바닥의 신문 집어들며 다른 편 귀퉁이로 가 앉으며 신문 편다)
경택-(눈치 보며 어정쩡 서 있다가)점심 먹어야 하는데 점심 하시는 거에요?
인애-(돌아도 안 보는채)네에.(경멸) 동서 전꺼리 준비부터 해. 바쁘게 생겼어.
경택-(마누라 쿡쿡 찔러 주방 쪽으로 가라는 시늉하고)
혜자-(주방으로 움직이며 )네에...큰 고모 아직 안 왔어요?
인애-(무우 씻으며 경택 시각으로)안 왔어.
경서-큰고모 안계시면 일에 두서가 없는데 왜 늦으신대요?
인애-옷부터 갈어 입어.
혜자-네에.(하고 조르르 나와 현관 게 놓아두었던 가방 들고 남편 돌아본다)
경택-(빨리하라는 시늉)
혜자-(방으로 들어가고)
경택-(형들 돌아보며 괜히)큼.크으음.(하고 소파 가운데로 안으며 형 보면)
경환-(슬그머니 일어나 다른 방으로 움직인다)
경택-(경서 보면)
경서-(고개 돌려 경택 보고 있다)
경택-..뭐 임마...
경서-차암.(혀 차듯/신문 들고 일어나 방으로).....
경택-어정쩡한 채)
S# 남자들 방
경환-(방가운데 양반 다리하고 앉아서 담배에 불 붙이는데)
경서-(신문 들고 들어와 앉다가 방바닥에 담배갑 본다).... 담배.
경서-?...(형보는/이 사람 왜 이러나)
경환-저 자식은 저거(하는데)
경택-(들어오면서)왕따 시키지 마슈. 우는 놈두 속이 이어 우는 거구 (퍽 앉으며 담배갑 집다가) 이거.....(하고 형보고)나 참..왜 그러구 사슈 도대체.
경환-분수에 맞게 하구 사는 거야. 궁상 좀 떨지 마슈. 니 담배 내놔.
경서-아무 거나 펴요.
경택-(별수 없이 담배 꺼내 물다가 갑자기)아 지점장을 몇 년 씩 하구두 그래 당장 담배값 애껴야 할 정도루 그렇게 형편 무인지경이유?
경환-내 걱정 그만두구 니 앞가림이나 제대루 하구 살어. (싫증나서 야단친다기 보다 한심해서)
경택-제대루 못하구 사는 건 뭐유. 있어 없어.
경택-......(보다가)내 기억에 별루 없시다.
경환-느이끼리 어떡하구 살든 알바 아니지만 어떻게 집에 올 때마다 그게 뭐야..보는 사람 민망하게. 오장을 뒤집는데 어떡해요.
경서-한 두해 살었어요? 참아 넘기면 되지 꼭 손질을 해야 하우?
경택-야 경서야 정말 낯Em거워요.
경환-누구는 힘이 모자라 여자 안 때리구 사는 줄 알어?
경택-아 힘 자랑 할 데 없어 여편네한테 힘자랑 해요?
경환-힘자랑이지 뭐야.
경택-힘자랑이 아니구요 형(하는데)
경서-무식하게(혼잣소리처럼)
경택-?......이 자식이. 너 지금 뭐랬어.
경환-(오버랩)무식해서 무식하다는 소리는 아니구
경택-(오버랩)너 이 새끼 공부 좀 했다구 건방지게 어따대구/너 일어나.(불끈 일어나며)일어나 쨔샤!
경환-왜 이래.(올려다 보며/좀 강하게 나무라는)
경택-(경서 내려다 보며)
경환- 앉어.....앉어어.
경택-(퍽 앉으며)그래 너 근본적으루 나 무시하는 거 알어 임마. 너 형두 무시하는 눔인데 더 말할 거 뭐 있냐 나쁜 눔.
경서-누가 누굴 무시해요. 개소리야 이 자샤.
경서-형 덕은 나만 봤수? 지금 임마. 형한테 뭘 얼만큼 훌륭하게 했는데요.
경택 얌마 나는그래두 마음 만이라두
경환-(오버랩)그만들 해. 본의든 본의 아니든 너 그 소리는 잘못한 거야. 남한테두 쓰면 안되는 말을 형제한테 하는 데가 어딨어.
경서-.......
경택-잘못했다구 안하잖아아아..
경서-.말이 잘못 나갔어요....
경환-9답배 갑 집으며)문 좀 열어.(담배 필려고).
경서-(일어나 창문 연다)
S# 아버지의 방
아버지-(가운데 양반다리 하고 앉아서 두손 샅에 집어 넣고 우두커니 앉아서)......
S# 주방..
혜자-(살전 부칠 고기에 파 마늘 기타 양념 첨가하면서 화면 시작과 동시에)고모네 강아지 다섯 마리 칠백오십에 분양나간 거 아세요?
인애-(생태찌개 끓일 무 고춧가루 넣어 볶다가 막 물을 붓는 중이다)?
혜자-모르시는구나아. 에미 두 마리가 하루 이틀 상관에 암놈만 다섯 마리 낳았었잖아요.
인애-벌써 젖 뗄 때 됐나부지?(묻히며)
혜자-한 마리 백오십씩 그저껜가 그그저께 한 집에서 몽땅 갖구 갔대요. 보기보다 짭짤하겠어요. 한꺼번에 칠백 오십이 어디에요.
인애-종자가 뭔데 그렇게 비싸.
혜자-조막만한 거 하얀 털 길게 리본 매구 그런 거 있잖아요 왜.
인애-(냄비 뚜껑 닫으며)....
혜자-백오십 씩 갖구가 이백 씩 받는다는데요? 강아지가 귀하대요.
인애-(혼잣말처럼)개 좋은 줄 모르겠드군. 여기 저기 털 날리구 질색야.
혜자-나두요. 그래두 고모한테는 그게 돈줄이구 목숨 줄이잖아요. 고모있는데서는 강아지 싫다 소리하면 안되죠 뭐.
인애-....(생태 봉지 그릇에 담아 씻기 시작). 운이 좋을라니까 애완견 쎈터 주인 집이 걸려서 그 덕에 아예 들어앉아 강아지 분양으루 먹구 사니 말이에요.
인애-(생태 씻으며)맞으면서 왜 살어 살지 말지. 살만해서 사는 거에요..
인애-하기는 맞구 사는 재미두 있다드군. 서너번/ 그것두 두 방두 아니구 딱 한방 씩이니까 넘어가면서 사는 거에요.
인애-(냉장고 문 열고 김치 통 꺼내 싱크로 움직이며)....
혜자-(문득 얇은 비닐 장갑 한 쪽 벗고 안대 떼고) 좀 보세요 형님,.
인애-(보고)......눈 안 빠진 게 다행이네.
혜자-흉해요? ...답답해서요.
인애-아름답지는 않어. (뚜껑열면서) 뭐 한 두 번이야?
혜자-(안대 아예 떼서 주머니에 넣으면서)촛점 안맞아 불편해 죽겠어요. 안 할래 시이. 아버님 두부 눌러 노셨나?
인애-야채 박스 봐.
S# 남자들 방
경택-아 며칠 전부터 종알쫑알 잠시두 안 쉬구 쫑알거리잖아요. 주말 장사 팽개치구 무슨/제사 한번 쯤 빠지면 안되냐구. 이게 말이 돼요?.
경환-....(보는) 안 겪어 봐 모르지 사람 얼마나 신경질 나게 하는데요.
경환-신경질 난다구 사람을 패?
경택-패패 하지 마슈.한방 쥐어박았수. 내가 팼다구 하면 저 여자 지금 입관 기다리구 있어야 하구 나는 살인죄루 철창 들어가 있을 거유.
경서-거 말을 꼭 그렇게 무섭게 해야 해요?(싫어서)
경택-무식해서 그렇다 그래..
경환-(오버랩의 기분)한 귀루 듣구 한 귀루 흘리구 말어. 쥐어박어 노면 뭐 시원한 거 있니.볼상만 사납지.
경택-시원한 거 없지 뭐.
경환-그런데 그 버릇 왜 못고쳐.. ...아버지 양모 내의 한벌 사다 드리자는데 또 쫑알거립디다. 그냥 갈겨 버렸지.
경서-....(보며)
경환-.....(보며)
경택-(담배갑으로 손 뻗히면서)수전노 수전노 저런 수전노는 저건 아주 병이에요 병. 돈 앞에는 아무두 없어요 아 즈이 친정 부모두 없는 앤데 더 말하면 뭐해요.저 여자는 돈이 목숨이구 종교에요. 그저 수미년 하나만 예외에요. 악악거리면서두 그 기집애한테는 쓸 거 쓰니까.
경환-플륫 바꿔줬다면서.
경택-이천만원 풀 쒔수 자그마치 이천만원. 그래 놓구 시아버지 양모 내의 한벌 사는 게 아까와 쫑알거리는데 손 안 올라가요? 나 돌아요 그럼.
경환-....(방바닥 보며)
경서-......(경택 보며) 바꿀 때두 되구 그래서 승합차루 바꾸는데 /차 계약하구 가게 들어갔더니 마침 누나가 겟군들하구 와서 밥먹구 있더라구. 벌써 소식듣구 너 차 바꾼다면서 니 차 나한테 넘겨라 그러길래 아 누나 차 필요하우?그럼 갖구 가 하는데...(김새는 쓴웃음)아 이 여편네 카운터에 있다 깜작 소리 지르잖아.
경환-(경택 보는)....
경택-E-벌써 계약금까지 받구 딴 사람한테 넘겼는데 무슨 소리냐구.
경서-(보는 위에)
경택-E-뻔한 거짓말인지 알면서두 그 자리서 어떡해. 어물어물 넘어가구 집에가 조졌는데 한 마디루 시집이구 시누구 나발이구 필요없다 그거야.
경서-작은 형수 짠 거 우리 다 알어요. 그냥 포기하구 살아요.. 치가 떨리면 /나두 모르게 갈겨지는 거야.
경환-너 돈 관리는 어떻게 하구 있니. 나 돈 안 줘요. 줘두 탈이지만.
경환-(오버랩의 기분)그러다가 늙어서 알몸으루 쫓겨나면 어떡할 거야.
경택-? 왜 쫓겨나요. 돈버는 기계 고장나 서있는 폭 밖에 안돼.
경택-자격지심이?
경환-자격지심두 반은 되겠지.
경서-(보는 위에)
경택E-형수님이 재미없게 해요?
경환-E-아무두 모르는 비상금 얼마쯤은 만들어 둬.
경환-늙어서 집에 손 안 내밀구 너 혼자 움직일 수 있는 돈은 갖구 있는 게 좋겠더라.
경서 경택-(경환 보는데).....
경란-E- 무슨 인심이 이래 진짜.(남자들 방문 쪽으로)사람이 늦어지면
S# 거실
경란-(들고 들어온 김치 통과 반찬 통들 쾅쾅 놓으며)어디 쯤 오구 있나 (주방으로)언제 쯤 도착하나 궁금하지두 않단 말야?(식닥거리면서 냉장고로)어떻게 전화 한 통 하는 사람두 없어 그래.
혜자-즈이두 도착한지 얼마 안돼요 형님.
경란-(열었던 냉장고 문 퍽 닫으며)물두 없네. (손 부채질하며)얼른 얼음 빼 냉수 한 사발 만들어. 우우우우우 더워. 어이구 미치겄다.아부지 저 왔어요오! (안방으로 움직이며)아부지 어디 계세요.(하다가 나와선 경택 경서 스치면서)오랜만이다들. 얼굴 잊어버릴 뻔 했다.. (안방문 열며)아버지
S# 안방
경란-나 이제 도착했어요.
아버지-(앉은채 고개만 틀어 보며)도착했으면 했지 왜 이리 시끄러워.
경란-식구 많은데 왜 혼자 그러구 기셔유?
아버지-즘심 기다리는 겨..
경란-아 즘심을 기다려두 나와서 기다리세요. 청승맞게 그라구 기시지 말구. 우리 아부지 승격두 이상햐 참 나오셔유 얼렁.. ( 돌아서다가 문득 되돌아보며 엄마 사진 보고)엄마 나왔수.(돌아서며)나오세요 나오세요..
S#거실 놀아드리지.
경택-나오세요 아부지!
혜자-(물그릇 들고 와 내밀며)형님. 경택 보면서)저 자식 저 손버릇은 어떡하면 고치는 거야 대체.나쁜 놈.
경택-아 물이나 마셔요.
경란-(벌컥벌컥 마시고 대접 퍽 밀어 주면서)때리는 눔이나 맞는 기집이나. 매련하니까 맞지 왜 맞어. 벌써 인상 보면 몰라? 이거 아니다 싶으면 후닥탁 튀구 보라니까 왜 마지막까지 얼굴 들이대구 앙알거리다가 터져 터지기는.
혜자-(웃으면서)저는 형님 그게 안돼요 글쎄.
경택-(혜자와 함께)알기는 잘 아네.(앉아 있다)
경란-어이그 미친 눔.(하고 경택의 옆으로 가 풀썩 앉으며 퍽 어깨 갈기며 작게)그 버릇 언제 고칠껴..죽을 때까지 할껴?
경택-개 팔아 횡재했다면서.
경란-횡재 좋아한다.
경택-떼부자 됐다 그러든데 뭘. 하루 스물 네 시간 개새끼들한테서 헤어나질 못하구 치다꺼리하는 생각은 안해?
경택-그래두 한 몫에 칠백오십이면 그게 어딘데에..
경란-그래 한달 천만원 우습게 버는 느네들에 비하면 새발에 피지만 벌긴 좀 벌었다 으흐흐흐(갑자기 소리 죽여)왜 팼니.
경택-(주방 흘끔거리며)말 안 들으니까 팼지이.
경란-무슨 말을 어떻게 안 들었는데에.
경택-시키는대루 안하구 극성 떨어서 손 좀 봤어.
경란-(빗쭉)쟤 극성은 매루 다스려질 극성을 넘어선 극성야 야..
경택-(한숨처럼).맞는 말인 거 같어어.
경란-(쿵 머리 쥐어 박으면서)사내 못난 눔이 여편네 매루 다스리려 들더라.
경택-아 왜 그래애애.
경란-이번에는 아주 오방 맞은 거 같으다?(싫지 않다)
경택-어이그...(경서는 형 있는 방으로 아웃되고 없음)
경란-(벌떡 일어나며)아부지 배고프시댜. 얼렁얼렁 서둘자구우
S# 집 전경(1시 반쯤)
S# 거실
상 두 개. 여자용 남자 용.(화면 시작과 동시에)
경란-(상추 고르면서/옷 갈아 입었고)칠십만원짜리 자동차가 여북하면 오죽하겠냐구우. 요즘 애들 말루 무늬만 자동차지 달구진데/ 안 퍼지면 이상한 거지 뭐. 칠십만원짜리에 라지에타 가느라 십 이만원 쏟아붓구 왔다는 거 아니니.
경서-그런 차를 뭐하러 사요 그건 사는 게 아니지.
경란-저 녀석 경주 기집애하구 똑같은 소리 하네? 내 형편에 맞췄다 그래.
경서-차가 뭐 꼭 그렇게 필요해요. 이십분 언덕배기 올라 다니는 거 너무 힘들구 처량맞어서 내가. 차냐구요.
경란-(열 좀 받으며)차 아니구 달구지야 그래. 어느 놈 하나 보태주는 놈 있어 쓸만한 걸 사아. 내 주제에 딱 아니니?.
경택-(자동차 문제기 때문에 찔려 있다가)주제 얘기가 아니구 어차피 살 거면
경란-(터지듯)야 시끄러 너는 입 다물어 빙충이 같은 눔.
아버지-?....
다른 사람-(각각 썰렁..사이)
경환-밥상 앞에 놓구 왜 화는 내구 그래.
경란-.....(싸려던 상추는 그만둬 버렸고 아무 거나 집어 먹으며)
경환-내차 갖구 갔으면 좋았을 걸 그랬다. 언니한테 그거 할부루 나주면 안되냐구 운 뗬었수.
경환-?..(아내 본다)
인애-(차분하게 먹으면서)
경란-E-(인애 위에)못 들은 척 딴 얘기하구 맙디다. 드럽구 치사해서 증말.
경환-.....나한테 얘길하지 왜.
경란-아 오빠 지하철 값두 애끼느라 한 두 구간은 걸어다닌다면서. 제값 받구 팔아 돈 챙긴 거 잘한 거야.........(먹다가 제풀에)아이구 자동차 얘기 그만 합시다. 신경질 나 밥 체하겠어.
모두-....(묵묵히 먹는)
경란-.....(먹다가 새삼스럽게 수저 딱 놓으면서)경택이 너두 빙충이같이 그러구 살지 마 이 자식아.
경택-...
경란-어쩌다 한번씩 눈팅이 방팅이 만든다구 아쭈 사내답게 사는 거 같지?착각하지 마.여편네 손에 꽉 쥐어서 숨두 크게 못쉬구 사는 얼간이가 무슨 화기애애 하자구요.
경란-자동차 퍼져 나자빠져 꼼짝 안하는데 내가 얼마나 비참하구 속 상했는지 그냥.(목이 메이면서).재수 없는 년 뒤루 자빠져두 앞통수 깨진다구 멀쩡하게 잘 굴러 다니던 게 하필 왜 고속도로서 퍼지냐 말야 퍼지길.. 수리 하는데는 또 왜 그렇게 오래 걸려. 날은 을씨년스런데 춥기는 하지 버리구 올수두 없구 그냥 덜덜덜덜 떨면서(징징징으로)
경택-(오버랩)아 휴게소 들어가 있지 떨기는 왜 떨구 그것두 한을 만들어어. (화나고 속상해서)누나 문제가 뭔지 알어?그저 뭐든지 한을 만들어 한을...이것두 한 저것두 한/그래갖구 되는 일 아무 것 두 없다구.점점 꼬이지 되는 일 없어요.
경환-가만 있어.
경택-아 누나 장끼 잖아요. 일단 징징거려서 김 팍새게 만들어 놓구 시작하는 거.(불끈 일어나 나가며)어이 대책없어 정말. 무슨 누나가 저래 진짜
경란-(나가는 경택에게)그래애. 이거 밖에 안돼서 미안하다미안해. 이 자식아 니가 나 밥 줫어 옷 줬어. 너 돈 좀 번다구 뵈는 게 없어? 누구한테 벅벅거려 이 자식아.(경택 아웃)
경환-너두 그만해..
경란-이잉잉잉잉잉 내팔자 한심하구 속상하니까 그렇지이.(징징징징 징징징징징)
경환-(슬그머니 아버지 보고)
아버지-(묵묵히 먹고 있고)
경서-...(숟가락 놓으며)어떻게 된 게 이집 식구들은 모이면 시끄러워 모이면....먼저 일어나겠습니다.(일어나 남자들 방으로)....
경환-....
아버지-.....(아무 일도 일어나고 있지 않은 듯)
혜자-(눈치 보다가 부시시 일어난다).....
S# 마당...
경택-(주머니에 손찌르고 서서)........(끓어서 죽겠다)
혜자-(나와서 옆에 서 담배갑 내민다).....
경택-.....
혜자-담배나 펴.....
경택-....
혜자-아버님 족발 사다 노셨대..고모가 앉혔어. .
경택-(본다)
혜자-...뭐어.
경택-누나 줬으면 아무 문제 없는 거잖아.
혜자-이백이나 받는 걸 어떻게 공짜루 줘.
경택-이백 없어서 우리 죽어?
혜자-자가용 없어서 죽는 것두 아니잖어.
경택-심장이 나쁘잖어 심장이이이/
혜자-아이구 돌아 다니는 거 보면 심장 나쁜 것두 아냐 뭐. 빨리..
혜자-....(보는)
경택-푸우우우우우....너는 어떻게 그렇게 인정머리라구는 좁쌀 알갱이만큼두 없니.
혜자-....(빗쭉)
경택-인간이니 괴물이니...
혜자-맘대루 생각해. 찾아보구 싶어진단 말야. 배고프면 얘기해.(하고 돌아서 움직이는)
경란-(아내 가는 것 보다가 의지 차듯 일어서며)야 이 기집애야 너 무서워 딴 생각 안하는 줄 알아?
혜자-(돌아보며)잠바 갖다 줘?
경택-(의자 냅다 차버린다)
S# 거실
@ 남자들 밥상 치워지는 중. 인애가 밥상 들어올리는데
아버지-갔다 줘.
인애-아니에요 됐어요...(밥상 빠지고)
아버지-.......(바닥에 떨어진 것 집어 재떨이에 넣고)
경환-(눈치보며 걸레 집어다가 닦는다)......
경란-(밥상 앞에 뿌우 앉아서)......
경환-(걸레 원래 바구니로 옮기면서)차 좀 주라.
경란-(일어나면서 부어 터진채)뭘루 디려요 아부지.
아버지-아무거나 뭐...
경란-(주방으로 움직이는데)
혜자-(들어온다)
경란-(움직이다 말고 돌아보며)차 준비하구 설거지 빨리 해 치워..
혜자-네에.
경란-(싱크로 가서 컵하나 집어 수돗물 받으면서)아는 척 좀 하구 삽시다.
인애-?
경란-눈두 안 맞췃잖아요.(벌컥벌컥)
인애-아는 척 할 새 없었어요.
경란-말 되네(컵 딱 놓고 소파족으로 움직이면서)경서야 나와 차 마셔.(하고 마루 문 열고 밖에 대고 )야 뭐해 들어와 차 마셔.(문 닫고)너머 신경을 써서 그런지 머리 아퍼 죽겠네. ...(안방으로)
경환-(움직이는 경란 보고)
경서-(방에서 나오는데)
S# 안방 늦어서나 갈 거야..응 그래 부탁한다 우리 착한 딸...응 ,,안녕...(끊고 밖에서 무슨 얘기하나아 문께로 움직여 귀 기울이는)......
S# 거실
인애-(녹차 같은 것 내고 있다. 혜자는 설거지 중).....
모두-....(묵묵히)...
아버지-애들은 아무두 안오는겨?
경환-성진이 올 거에요..
경택-우리 기집애는 레슨이 있어서요 아버지...
혜자-(설겆이하며)콩클 준비하느라구 바뻐요 아버님.
경란-(나오면서)걔는 가망이 있는 거야 없는 거야.
혜자-열심히 하구 있어요.
경란-(소파로 가면서)나간다는 소리만 들었지 입상했단 소리는 들은적이 없어서 말야.
혜자-(불만이고)경쟁이 얼마나 무서운데요.
경택E-(경란에 연결)천재가 아닌 건 분명한 사실이구 그걸루 모르지이이..
혜자-저이는 말을 해두 꼭 저렇게 재수없게
경택-(오버랩의 기분)순전히 당신 허영심이지 소질두 없는 애 생고생야 지금.
혜자-소질 없으면 어떻게 플륫으로 고등학굔 들어가요. 예고는 뭐 아무나 들어가요?
경란-예고두 예고 나름이야.
경환-그러지 마 애 사기 떨어져. 애비가 잘한다 잘한다 그래야지 (남아 있다)
혜자-(오버랩)그렇죠?아주버니(아예 나서듯 움직이며)저이 야단 좀 쳐주세요 아주버님.저럴 때보면 지가 어디서 데리구 들어온 자식이라니까요? 내 애기가 정확한 얘기야. 한 판 벌립시다. 화투 어딨어요 아버지..
경란-어이그으 징그러워. 벌리긴 뭘 벌려. 그냥 놀아.
경택-아 뭐하구 놀아 쌔쌔쌔해?
경서-오늘은 그냥 애기나 하면서 보냅시다. 삣끗하면 또 작은 누나 악악거리구 골치 아퍼요.
경란-빌어먹을 놈. 만만한 게 뭐라구 뻑하면 끄어 부치는 게 나더라 저 자식은.
경택-아 나두 대학가게 생긴 자식이 있는 눔이유 이 자식 저 자식 좀 삼가슈.
경란-따따 꼴값을 떤다.
경서-우리끼리는 이해하는데 그래두 애들 있는데서는 좀 조심해 주시는 게
경택-아 시끄러. 당신 빠져. 우리 형제들 얘기에 당신이 무슨 자격으루 껴. 괜찮아 누나 .해.해. 나이 오십 바라보면서 이 자식 저자식 해주는 누나가 있는 게 행복이지 뭘 그래.
경란-(픽 웃으며)니가 하란다구 하구 하지 말란다구 안하니 내가?
경택-그러엄 우리 누나가 누군데에. 곰방 죽어두 한경란인데에에에.
경란-(바닥 빈 찻잔에 녹차 봉지 넣고 주전자 물 따르면서 오버랩)애 대학 가는 건 부모 가랭이가 얼마나 찢어지느냐에 달린 거 아니야. 과외비를 얼마나 때려 넣느냐두 아니구 레슨비루 코피를 얼마나 쏟았느냐두 아니구 결국은 지 기본 실력이야아.
경택-어이구 그래 알었어.누나 딸 과외 한 시간 안하구 과 톱해서 장학금 받어. 아버지 화투 어딨어요 화투.(일어나며) 이렇게 편하게 쉬자구요. 꼭 초 뿌리더라.
경환-아버지 심심하셔.
경택-아 아버지 구경하는 거 좋아하시잖아요.좋죠 아버지.
아버지-그려... 내 찾아다 주께.(일어나며)
경택-봐 하라시잖아. 형제들이 다같이 모였는데 어떻게 오천만의 오락/ 고스톱을 안 칠수 있어. 여보 깔판 찾아와 깔판. 박아 놓구 끝장을 내는 거야 오늘...너 두둑하지? 형 밑천 얼마나 돼요 내가 좀 밀어주까? 오늘은 딴 거 반 내놓구 그런 거 없기야 다 먹는 거야 알었지?(혜자 안방에 들어가려는데)
아버지-(깔판과 화투 들고 나오는/
경택-(받으면서)자아 어디 한번 땡겨보까?
경란-어이그 징그러 저 눔으 고스톱 판.(불끈 일어나 주방으로)간 맞추는 거 내가 할테니까 언니 딴 거 해요..(인애 큼직한 양푼에 눌러 짠 베보자기의 두부 털어넣고 있다가 물러나고/능숙하게 두부 마저 넣고 간 고기 때려넣고 양념꺼리 집어 넣고 치대 섞기 시작하면서)나물들 다듬어 씻어 집어 넣구요. 토란두 손질해 놓구 탕국 들어갈 갈비 고기 기름 발라 놓구 수미 엄마. 멀었어?(설겆이)
혜자-금방 해요.
경란-(동그랑 땡 재료 섞어 치대면서)족발 김 안나요?
인애-(싱크 치우면서)이제 나기 시작해요.
경택E-(바닥 패 한 장 뒤집으며)밤일 낮장!(하다가)하하 틀림없는 선이네 내가 선이유 형.
경란-감시 잘해. 쟤라구 허무길이 되지 말라는 법 없어.
경택-(때리면서)허무길이 같은 소리 하네.(아버지 와서 기웃이 보고 있고)노름쟁이두 사주팔짜에 있는 거지 내 사주에 그런 건 없으니까 안심하슈.(하면서 때린다/화투는 자유롭게 뒤집히는대로 지껄여가면서 진행하시기를)
E-전화벨..
경택-전화 받어.
아버지-내 받으마.(혜자 움직이려다 말고)..예에 여보세요?.....어 성진이야?
아버지E-(주방에서 돌아보는 인애 위에)...오냐 잠깐 기다려라.(보고 있는 경환에게)
경환E-(받아서)벌써 떠났어?.....왜 오기 어려워?
S# 병원 의국
성진-(선채로 뭔가 뒤적이면서)아니에요 아버지. 여덟시 경에는 들어가도록 할께요.....그런데요 아버지 ...저 ...초희 (옆자리 초희 돌아보며)데리구 가요...아버지만 알구 계세요.
S# 거실
경환-....꼭 그래야겠어?......그래 알았어....그래. 해봐 그럼 한번.... 그래 끊어...아부지 고스톱 쳐.(쓴웃음)응 그래.(전화기 아버지 주고)
아버지-(전화기 받으며)못온댜?
경환-여덟시까지는 댄대요..
아버지-으음...
경란-그래두 장손이 틀리기는 틀리다. 그 바쁜 와중에두 안 빠지구 꼬박꼬박 오니..그러구 보면 외손주는 말짱 소용없죠 아버지.. 그게 아니지이(진행되는 게임에)
경란-(웃으며)어이그 아버지.낄낄낄 아아이구 참 아부지 왜 녹두가 안 보여요?
아버지-담가서 뒷곁에 내 놨어.(화투판 보면서)
경란-깜짝야 잊어버리신줄 알었네...
경택-아 뭐해요.
경환-.....낼 게 없어.
경택-아무거나 내요 아무 거나. 내가 다 잡숴 줄테니까 부지런히 내라구요.
아버지-(내려는 큰 아들 패 말리면서)가만 있어봐...그렇게 하는 게 아니야 그러니까 밤낮 깨지지..풍 던져 버려 풍.
경환-(풍내는데 쪽이다)
경택-이거 뭐야.
경환-하하 한 장 씩 내.(걷는데)빨리.
아버지-청단이야.
경환-?어 청단이네 야 나 청단 났다.
경택-어이 아부지 가만이 좀 계세요 네?
경서-(화투 패 던지면서)이거 뭐야. 광박 씌우는 건데 아버지때매 밟혔네.
경택-아 훈수두기 없기에요 아버지 에?
아버지-잔소리들 말구 계산들이나 해. 천오백원씩 바쳐.
두 남자-(계산) 족발 아직 안됐어?
경환-(화투 패 섞으면서 소리 안들리는 대사들 하면서/다소는 화기있어진 분위기/ 카메라 빠지면서
『 은사시나무』2부
S# 집 전경(밤)
S# 거실 주방 탕국만 데우면 되잖어.
인애-나물 무쳐야죠.
혜자-아직 시간 많어요. 형님들은 잠깐 쉬세요.
경란-아그 아그그그(허리 두드리며 잠깐 바닥에 퍼지르며 발바닥 주먹으로 때리는) 정말 안 변하는 집이에요.
경란-?. 제사라는 게 하나서부터 열까지 내손으루 정성껏 차려놓구 맛있게 들구 가세요오 해야지 언니는 백화점 쇼핑 제사가 부러워요?
혜자--바쁜 세상이니까요..
인애-비약할 건 없어요. 안 멕여 줄라는지 모르지만/ 행여 성진이 듣는덴 그런 소리 마슈. 가리칠 건 딱 부러지게 가르치는 거에요.
인애-..... 그릇들고 마루 쪽으로 움직이면서
경란-이리 와 먹구 해.....응?...와서 뜯어어.
혜자-네에.( 치우다 말고 싱크에 손 씻으며).형니임..
인애-가서 먹어.
경란-(오버랩)안 좋아해. 어이 와 좋아하는 우리나 먹자구(벌써 자리 잡고 뼈 하나 들고 뜯으며)
혜자-(눈치 보며 움직이는데)
경택-(앉으채 방문 열고)여보 소주 하나 줘..(방에서 누가 뭐라는지)아니 두 개 줘 두 개.
혜자-알았어요.(하고 돌아서는데)
경택-E-(방문 닫으면서 하는 소리 잠깐)그러니까 하루 아침에 (문 닫기고)
@ 잠간 혜자 움직이는 사이.
혜자-(냉장고에서 소주 두 병 꺼내 돌아서는데)
인애-성진 아빠 술 많이 주지 말라구 해.
경란-?(뼈 뜯다가 돌아보는)
혜자-.....제가... 어떻게요.
경란-(벌떡 일어나며)인 줘 내가 갖구 들어가께....(혜자에게로/ 술병 넘어 오고/받으면서)이거까지 네병 째유. 술고래 경택이 목축일 정돈데 오빠가 먹어봤자 얼마나 먹을 거라구
인애-(오버랩)거의 알콜중독이에요. 말짱한 정신일 때가 있는 줄 아세요?
경란-......(보는)
인애-(여전히 보지도 않고 움직이며)술병나 못 일어나 늦은 거에요.
경란-......(보다가 돌아서는)
인애-지긋지긋해 정말.(혼잣말처럼)
경란-?(되돌아보는)......(보다가 좀 눙쳐서)누구처럼 주정을 하는 사람두 아닌데 너무 그러지 마슈. 그 속은 오죽해서 그러겠수 에?
인애-.....
경란-(술병 들고 못마땅하면서 안방으로 돌아서는데)
S# 안방.
아버지-(밤 쳐서 맑은 물에 집어 넣고 있고) 여러 말 할 거 없어. 내가 알어서 할테니까 형은 그저 나와라 그럼 나와서/ 이 자리다 하는 거 계약만 하구/ 그 뒤는 다 나한테 맡기라구.(경란 들어온다) 인테리어구 뭐구 알아서 싹 다 꾸며주구/ 고기/ 야채 사입/ 주방 애들/알아서 맞춰줄테니까 형수님하구 번갈아 카운터 보면서
경란-(술병 들고 쭈그리고 앉으며 오버랩의 기분)오빠 장사할라구?.(놀라운 건 아니고 하기는 할 건가) 밀어줄테니까 용기를 내요..
경란-그거 괜찮을 거야 오빠 ..경택이하구 얘기했었어. 나는 하구 싶어두 밑천없어 못하지만 오빠네는
경환-(오버랩)술 따러.
경택-(따러 주면서)어떠우.....(경환 마시는).....(보다가)음식 장사가 그래두 승부가 제일 빨라요.딴 거 없거든. 몫하구 맛이면 땡이야. 내가 안해 본 거 있수? 별 지랄 다하다가 결국 동까스루 일어서구 있잖우.
경란-아부지 땅 팔아 올려서. 너 그 빚은 언제 갚을 건데.
경택-지금 그 얘기는 왜 해.
경란--너 갚는다구 했잖아.(그런데 왜 안갚어)
경택-아 갚어. 아부지 그건 꼭 갚을 거니까 걱정 마세요.
경란-이자는 꼬박꼬박 내구 있니?
경택-말씀 좀 하세요오.
아버지-꼬박꼬박 와.
경택-아 누나 나가나가 남 중요한 얘기하는데 찟.
경서-( 여태 상 내려다 보며 우두커니 있다가 형보며 오버랩의 기분/약간 풀어진 상태)내 생각에두 작은 형 말이 최선인 거 같어요. 넥타이 매구 지점장까지 하다가 음식 장사 노동이 웬말이냐 하겠지만 말유 /까짓 상관하지 말아요. 세상이 바뀌었어요. 멀쩡한 집 멀쩡한 자식들이 무슨 까페다 퓨전 레스토랑 이태리 레스토랑 숱하게 차리구 돈 버는 거 모르세요? 동까스 뭐 어때요 손님만 끌면 되는 거지. 안 그래요? 누나?
경란-괜찮지이 .괜찮을 거야 아마...
경환-....
경택-육개월만 고생하면 돼요 육개월만 어금니 꽈악 물구 기다리면 칠개월 째부터는 내 말 듣기 잘했다 하게 만들어 주께요. 자신있어. 고기가 죽이거든. 동가스라구 다 동까스가 아니라구.
경환-....(술상만 내려다 보면서)
경서-.형수님이 싫다구 해서요?
경란-?....뭐를?
경서-음식장사 싫다구 하신대요.
경택-(비운 경서 잔에 술 따르며)?나 원 지금 찬밥 더운 밥 (하는데)
경란-(오버랩)고상 떨구 있네. 귀천 어딨어어어? 몸은 좀 고되겠지만 지점장 월급보다 훨날텐데에..
경택-낫기만. 꿩 잡는 게 매지 고상이 밥 먹여줘요?
경서-(훌쩍 마시고 내리면서)아아아아 다 시끄럽구 형님이 결심하면 돼요 까짓. 형이 나는 이걸 하겠다 그러면 고상한 형수/ 싫어두 따라와야지 별 수 있어요?(술병 집어 제 잔에 따른다)동까스를 하든 돼지까스를 하든 암튼 빨리빨리 시작해요. 그러구 죽치구 집에만 처박혀 있다가는 진짜 형 폐인되구 말어요.(또 훌적 마시고 내리며).폐인이 별 거 에요? 처박혀서 친구 안 만나 혼자 야금야금 술이나 마셔/ 말 수 줄어들어 그게 바루 폐인 되는 철걸음이라구요 (다시 따르며)우리집에서 폐인 나오는 거 나 못견뎌요 그러니까 .아무 거나 해요 아무거나.형제 중에 폐인이 있으면 그거 보통 (술잔 집으며)골아픈 일 아니에요..
아버지-경서 천천히 햐.(오버랩의 기분)
경서-? (술잔 들다가)저 ..몇잔 안 마셨어요.
아버지-아들 눔들 술 버얼겋게 올라서 지내는 제사 늬 엄마 좋다구 안햐. 끝내구 마셔.
경택-예 알었슈 아부지.(경서 술잔 빼내 제 앞에 놓으며)쉬었다 마셔..
경서-아 별루 안 마셨다니까요.
경택-그러니까 형(하는데)
경환-(경택 앞의 술잔 집어 훌쩍 마신다)
경택--?
경서-하하 형 내건데 벌써 취했어요? 하하
경란-(경환 술잔 빼 치우면서)오빠두 경서두 그만 줘 (나머지 술병 집어들고 일어나면서)너 혼자 그것만 비우구 말어..
경택-아 왜 그래애. 이거 벌써 다 먹었어(아주 조금 남은 술병 들어보이며)
경서-어이 누나. 누나.(경란 술병 뺏으려 하며)
경란-(오버랩)오빠 술 먹는 거 언니 싫대. 저녁들 안 먹어서 속 비었어.너 벌써 약간 갔어.
경서-나요? 허허(말도 안된다)
경란- 너만 말짱해 어떻게.
경택-얘기하느라 못 마셨지이.
경란-아부지 얘들 야단 한번 더 쳐유..
아버지-그만들 햐(밤 다 쳤다/그릇 밀어내면서)몇시여.
경서-아직 일곱시 밖에 안 됐어요.(시계보며/경택이도 같이 팔뚝 시계 보는)
아버지-경주가 어째 안와.
경란-어딘지 알어 보께요/(하고 나가다가 문득 되돌아서 경택의 모자 쳐서 훌렁 벗기며)아이구 답답햐 아이구 답답햐.
경택-(질색)아 왜 그래애. 남에 뚜껑을...(얼른 집어서 도로 쓰는)
경란-잠자면서두 모자 쓰구 자는 눔 천지에 하날 꺼다.
경택-이거 읍으면 고추 내놓구 있는 거 같단 말여,
경서-하하하하하
경란-니 고추는 장바구리에 달렸냐?
경택-아 나가 빨리. 남 중요한 얘기하는데 괜히 끼어들어와서는...
경란-(흘기며 나간다)
S# 주방
경란-(주방으로)
인애-(사인용 식탁에 앉아 조용히 커피 마시고 있고)
혜자-(치우고 있고)
경란-(소주병 냉장고에 넣고 거실 전화 있는 곳으로)....(핸드폰 돌리는)
F-벨 가는 소리
경주-F-네에 한경줍니다.
경란-네에 한경란입니다.
경주-F-(조금 웃는 소리)알었어 언니 이십분..
경란-다 왔구나.
경주-F-어엉.
경란-빨리 와 아부지 기다리셔.
경주-F-알았어.
경란-(끊고 안방으로 가 문 열고 고개만 디밀고)경주 다 왔대요 아부지.
아버지-E-그려...(문 열려 있는 동안 경택 얘기하는 소리 들렸다가)
경란-(문 닫고 주방으로/밥 솥 뚜껑 열고 담가 놓은 쌀 집어 놓고 물 맞추는데)
인애-얼마나 마셨어요.
경란-?....별루 안 마셨어요....(솥 뚜껑 닫고)물 볼 거없어. 내가 봤어.(스의치는 넣지 말 것)
혜자-네에.
경란-(개스 쿠커 위에 있는 주전자 구멍에 불켜면서)술 좀 먹는다구 너무 싫은 얼굴 하지 말어요....싫어싫어하면 역심나서 더 마시게 돼요...(마주 앉으면서)그게 남자 오기 아니겠수?(감정난 건 아니지만 좋지도 않다)
인애-술 안 먹구 말짱한 날.. 한달에 며칠 안돼요..
경란-.....(보다가)워낙에두 활달한 사람은 아닌데다 하루아침에 날개 부러져 그러구 있는데 술 먹구 싶지 왜 안 먹구 싶겠어요.(이해 좀 해 주구려) 다 말루 할 수가 없어요...
경란-.....(보다가)어렵겠죠오...어려울 거에요...그렇지만 이해해야지 어떡해요..
인애-(고개 옆으로 돌리며 /얘기하기도 싫다)
혜자-(주전자의 끓는 물 들고와 같이 들고온 커피 잔에 물 부어 저으며 눈치보며)남자가 갑자기 퇴직하구 실업자되면 성격이 변하나부더라구요..괜히 벌컥벌컥 화만 내는 사람두 있구 우울증으루 자살기도 하는 사람두 있구 아예 행방불명되는 사람두 있대요.
경택-(문 열고)야 술 한병 갖구 와.
경란-(좀 올라서)그만해. 술 없어.
경택-아 딱 한병만 줘/
경란-없어 글쎄. 말 들어. 문 닫어.
경택-어어이 시(하며 문 닫는)
경란-......(경택 족으로 돌렸던 고개 틀어 인애 보면)
인애-(일어나서 찻잔 싱크로 갖고 가 씼는다/ 혜자는 제법 부지런히 치우는 중)...
경란-(한 모금 마시고 내리면서)평생 은행하구 집 밖에 모르던 사람이잖아요. 원래 사교적인 성격두 아니구 적응되는데 좀 오래 걸리는 걸 거에요.
인애-.....
경란-(좀 가볍자고)아 나가서 이 친구 저 친구 물색없이 펑펑 쓰면서 취해 들어오는 거 보단 집에서 먹는 게 낫겠네요.뭐
경서-(안방에서 변소갈려고 나와 움직이는데 연결)
경란-F-그리구 하루 종일 혼자 술만 먹는 거 아니구 이 구석 저구석 청소두 하구 옷장 정리두 하구 그러는 모양입디다.(경서 멈추고 듣는/시선은 바닥으로/고개는 약간 삐닥해져서)..
S# 주방
경란-도움되구 좋지요 머...먼지 하나 없이 집 깨끗하드구만. 솔직히 그집 뭐 그렇게 깨끗하던 집이유? 언니 뭐 잘 치우구 사는 사람 아니잖어요.
인애-(싱크 앞에서 행주 집어 손에 물기 닦으며)나는 이상한 결벽증은 없어요..사는 데 불편없으면 되는 거지 호벼파면서까지 그런데 시간 낭비하면서 살구 싶진 않아요. 일없이 쉬니까 자기가 대신 들어서 쓸구 닦구 치우구 소일하는 건데 잔소리 좀 하면 어때요. 들어줘요.. 없이 저러구 있어요...
경란-?.....(보며 좀 뒤틀리기 시작한다)
인애-친구들 보기두 자존심 상하구 친정에두 들 낯이 없어요.
경란-......(보며)
인애-그것두 좋아요. 능력없어 불러주는데 없는 거까지두 좋아요 스트레스나 주지 말아야죠오오.
경란-....(보며) 흔들흔들.... 알어듣지두 못하는 소리 혼자 중얼중얼/... 얼마나 보기싫은지 안 겪는 사람 몰라요..(하는데)
경서-E-어이 씨이.
경란-?
혜자-?
인애-?
경서-E-그러니가 형을 왜 종일 혼자 둬요오!! (경란 벌떡 일어나 소리나는 쪽으로)형수님은 뭐하구 다니느라
S# 거실
경서-날마다 집 비우구 없구 우리 형님 혼자 집에 처박아 두냐구요.!
경란-(달라 붙으며)얘가 왜 이래.
경서-형님이 집에 있으면 형수두 같이 있어야잖아 이거.!!
S# 안방
아버지-경택-(이미 ? 하고 있는 상태)
경환-....(그저 방문 보고)...
경란-E-얘 취했네. 얘 취했어.
경서E-(상관없다)형님이 집에 있는데 저 아주머니는 무슨 사무가 바빠서 밤낮 집 비우구 없냐구!!(경택 일어나고)
S# 거실
경란-(끌며)들어가 들어가.
경서-나 그거 불만야 엄청 불만이라구우우?!!
경란-이놈아 너 취했어 들어가자구우우우(발 구르듯 )
경택-(나오며 이 자식 술버릇은 정말)
경서-(아무 상관없다)어쩌다 전화하면 항상/ 항상 형 혼자 있어. 형수 어디 갔냐/ 헬스 갔대. 옘병할 그눔으 헬스는 그렇게 죽어두 날마다 가야 하는 거야?
경란-(경서 때리면서)들어가 들어가.
경서-그 빌어먹을 헬스는 하루 왼종일 해? 아침부터 저녁까지 하루 왼종일 하냐구우.
경란-(소리 죽여)아 원래 집에 안 있던 사람이잖아아.(질색을 하겠는)
경서-뭐 돈 벌러 다녀요?돈 벌러 다니느라 집에 없어요?
경택-(경택 등 가볍게 밀면서)왜 이래 시끄럽게.
경서-염병할 평생 뼈빠지게 벌어 먹여 살려 놓구 큰형 같은 대우 받으려면 장갈 왜 가.
경택-(경서 대사 대우 받으려면에서 오버랩/이번에는 엎어질 뻔 할 정도로 퍽 밀면서)이 자식이 어디서 건 주정야 건 주정이! 왜 그래애.
경택-(경서 끌고 남자들 방 쪽으로)들어 와 들어와 빨리.
경서-형이 챙피하대요 무능해서 챙피하대애.
경택-들어가아!(방으로 밀어넣고 꽈앙)
경란-(그 방 보며).....(이갈 듯 하고 있다가)수상하더라 수상해...어이그 어이그으으으..(주방으로 돌아서는데)
S#안방
아버지-.......(우두커니)....
경환-(우두커니)......
아버지-.......(그대로 있다가 가만히 시선 들어 아들 보는).......
경환-...........(가만히).....
아버지-......(한 참 더 보다가 외면하는)......
경환-.....(그대로)......
S# 남자들 방
경택-......(경서 보며)
경서-....(방바닥 보며)....
S# 주방.. 제기들 꺼내 쌓고 있으면서..가볍게 행주질 하면서)....
경란-(물 벌컥벌컥 마시고 컵 놓고 다른 컵과 물병 챙기면서)과했다 하면 누구든 찍자 한번 붙어야 하는 녀석..... 이해 하슈.(하고 움직이고)
인애-(의자에 앉아서).......
S# 거실
경란-(움직여 남자들 방으로)
S# 남자들 방
경란-(들어와 쟁반 놓고 앉아 물 따러 주면서)못들은 척 넘어가지 어이그으으
경서-.....
경택-물 먹어.(퉁명)
경서-...... 아냐.
경서-(받아서 물잔 비우고 내리고 방바닥 보며).........
경란-(경서 보며)어디서부터 들었니.
경택-지금 그게 중요해?
경란-?(경택 보고) 콩가루 집안 소리까지 듣게 생겼다.(경택 보며)어디 주정할 데가 없어 형수한테 해 임마.
경란-맞어.
경서-.....
경택-차라리 나나 형한테 하지.우리는 형제니까 상관없지만 너
경서-(별안간 주먹으로 방바닥 내리치면서)혀엉!(울부짖듯)
경란-(펄쩍)아이구 얘애...(얼른 방석 하나 끌어다 놔 주면서)손다쳐 수술 못할려구 그래? 여기다 해 .
경서-(방석 내리치면서)누나아!
경란-그래 물좀 더 먹어. (따르며)더 먹어 응?
경서-(내미는 컵 팔로 밀어 버리면서)나 정말 큰형 말...두 못하게 속상해애애애.(우는)...말두 못하게 속상해애. 너무너무 송삭하다구우.
경택-(휴지통 밀어주면서)이하 동문야 임마/
경란-마찬가지지 그럼.
경서-(휴지 뽑으면서)큰형 불쌍해요..말두 못하게 불쌍한 사람이야아.(한숨과 억장 무너지는 것 몰아 후우우우 내뿜으며 코풀고/ 휴지 아무렇게나 던지며)삼십년을 산 부분데 그래.. .이날까지 헬스루 쇼핑센터루 문화 생활루/ 자기 하구싶은대루 하구 살었으면 형 저러구 있는데 그만 집에 좀 들어앉아 둘이 같이 있으면 안되는 거유?(둘 보며 슬프다)
경란-누가 아니라니 마루나 닦구 있지 뭐하냐구. 그러구 있다보면 한심해서 술 먹게 되는 건 당연한 거구 /안 그루?
경란-후우우우 그려.(외면하면서)
경서-부부라는 게 뭐유. 작은 형 부부라는 게 뭐라구 생각해요. 좋을 때만 부부구 나쁠 때는 남보다두 못한 게 부부유? 작은 형은 느끼구 있수? 형수 형 대하는 태도가 달라진 거 알어요?
경택-(외면한채)바람 잡지 마 임마. 내가 터지면 수습 못해.
경서-(새삼스레 버럭)아 집에 좀 붙어 있으면서 형하구 같이 보내면 좋잖아요. 우리 형을 왜 저렇게 불쌍하게 만들어놓냐 말야아아. 참 평생 참 고지식하게 한 길에서 성실했는데 명퇴루 마감하다니/ 내 남편 참 안됐구 측은하다...그러는 건데...원래 찬 사람이잖아.
경서-작은 형은 형수 믿어요?
경택-?....
경란-?....(경서 보는)
경서-작은 형수는 어려워져두 형 잘 봐줄 거 같어요? 김혜자는 아닌 거 같어..(누나 보며)좀 변한 거 같지 않우?..저렇게까지 극성맞지는 않았었거든?
경란-니가 너무 좋아좋아해서 그래 이 빙충아.
경택-뭘 좋아좋아/죽구 못사는 건 저지. 그러니까 쥐어터져두 찍짹 소리 안하구 살지.
경란-(흘기며)그것두 자랑이다 그래.
경택-얘 비개 줘요. 한 삼십분이라두 자구 일어나게.
경란-(베개 갖다 놓자)
경서-(피시시 옆으로 누으며)어어이 씨이이 부부가 뭐유 부부가. 부부가 뭐냐구!
경택-정가면 웬수가 부부다. 작은 형이 책임져요.
경택-(벌서 일어나면서)알었어 책임지께 너는 술이나 깨...
경란-(가볍게 덮을 것 챙기는) 거실 주방
경택-(나와서 주방 쪽으로)....
혜자-(행주질한 제기 크기대로 정리하고 있다가 본다)
경택-형수님은.
혜자-(고개 틀면서 입 만으로)방에.
경택-...(잠간 어째야 하나 생각하고 돌아서며)상 치워.
혜자-?..갖다 줘어.
경택-(픽 돌아서며)시익/(눈 부라리며)서방을 뭘루 보는 거야 너.
혜자-어이구 알았어...괜히 그래...(안방으로)
경택-(아내 돌아보는 한편)
경란-(남자들 방에서 나오는데)...
S# 집 전경(밤/잠시 두었다가)
S# 거실
아버지-(아버지 서서 보고 있고)
경택과 경환-(제대로 된 병풍 펴 놓고 마른 걸레로 먼지 닦고 있다).......이건 언제 봐두 좋더라. 우리 집에 물건 같은 거 하나 있어요 엉?
아버지-나두 마음에 들어.
경란-(저쪽에서 옷 칠 제사상 행주질하면서)대물려두 돼요 그건 아부지.
아버지-그려.
경란-제기랑 젯상두 바꿔놓길 잘했지. 얼마나 이쁘구 깨끗해. 밤낮 새거 잖아.돈이 좋긴 좋은 거야.
혜자-흐흣 돈 보다 더 좋은 게 어딨어요 형님.
경란-이거 보게 나 돈 좋다는 거하구 수미엄마 좋다는 건 의미가 다르네 엉?
혜자-그게 그거지 다르긴 뭐가 달라요 우후후후후
@병풍 펴지고
아버지-상 들어다 놔.
경택-예.
두 남자-(상 들어다 병풍 앞에 놓고)
경택-이걸루는 모자라잖어.
경란-이거 갖구 가야지이.(밀어주는 네모난 밥상)
경택-(밥상 갖다 큰상 옆에 붙이면서)금방 온다는 애 왜 안와.어디 쯤 온다 그랬는데.
경란-몰라 이십분/그랬는데에?
경택-(담배갑 꺼내면서 현관으로)삼십분두 넘었겠다...성진이는 왜 안오구 있구..
경란-아직 시간 있어.(아버지는 방으로 경환도 슬그머니 경택 따라 움직이는데)
경란-오빠.
.경환-?(돌아본다)
경란-(옆에와서)좀 들어가 봐.
경환-뭘.
경란-언니한테에에....
경환-(그냥 움직이려)
경란-(잡으며)어쨌거나 기분 상했을 거 아냐....수미 엄마 있는데 민망하기두 할 거구 응?...
경환-놔둬.(도 나가려)
경란-(도 잡으며)들어가서 달래갖구 데리구 나와아아(소리는 죽여서) 사람이 다 지 잘 못은 없는 거야. 그게 인간이라는 동물야. 분해 죽을 거란 말야 시방..오빠가 달래야지 누가 달래.
경환-달랠 건덕지두 없구 달래구 싶지두 않아. 놔둬.(하고 나간다)
경란-.....(별수 없이 보다가)세수들 안해?(그냥 나가고 나서)아이구 나두 모르겄다. 골아퍼.맘대루 하라 그래...나 세수하구 나오께.
혜자-네 그 담에 저 씻을께요오.
S# 마당
경환-(나와서 담배 피고 잇는 경택 옆에 서는 것과 동시에)
경택-(담배갑 준다)
경환-(뽑아물고)
경택-(불 붙여주고)
경환-....(푸우우우우)
경택-푸우우우우우....우리끼리는 늘 말해요...형수가 해두 너무 하는 거 아니냐구...
경환-(담배 태우면서)생긴대루 살다 죽는 거야아...
경택-왜 그렇게 처량맞게 살어요...몇십년 먹여살렸는데 제 때 밥두 못얻어 먹어요? 그만 돌아다니구 집에 좀 있으라구 해요.그거 하나 마음대루 못해?
경환-너두 더 살어 봐...그게/ 우러나서 스스루 돼야 하는 거지...우러나질 않는데 어떻게 해...돌아 다니는 건 포기하구 산지 오랜데 뭐. 전에는 붙어 있던 사람이냐?
경택-전에는 어쨌든 지금 형 놀잖아요. 그럼 옆에서 같이 시간 보내면서 밥두 챙겨주구 같이 부부가 할수 있는 /그동안 못하구 살았던 구수운한 대화두 조용조용 나누구 그럼 좋잖어요.
경환-상대두 안해애....짜증부터 피는데 뭐....
경택-? 차라리 나두 편해. 피차 좋을대루 하는 거야.
경택-외롭잖아아아.
경환-흐응 자기가 더 외롭다는데 뭐..
경택-(옆눈으로 보는/말도 안되는 소리).....(보다가 고개 돌리며)나같으면 애초에 길두 그렇게 안들였을 뿐 만 아니라 가만 안둬요....우습게 알어두 분수가 있지 형 혼자 처박어 두구 .....(말을 더 못 잇고)
경환-무용지물 그래두 /쓰레기 차에 실어 안 보내는 게 다행이다 야...
경택-아 두말할 거 없어요. 가게 열자구 가게.형수 싫다면 빠지라구 해요. 형하구 나하구 합시다. 사람이야 돈 주구 쓰면 돼 까짓. 어려울 거 하나두 없어. 돈 벌어서 형 골프두 계속 치구 하구 싶은 거 다하면서 신나게 살어요.(보며)
경환-.......(앞의 어둠 보며)
경택-에?
경환-의욕없어어어.
경택-아 의욕이 없으면 (하는데)
@라이트 켠 자동차 한 대 들어와 선다) 돌아보며)경주 오네/(그쪽으로 움직이며)야 니 이십분은 왜 이리 긴(에서 멈춘다)?
@차에서 내리는 틀이 여자가 아니다..
경택-누구세요.
무길-(운전석에서 돌아나오며)어 ..나 진이 애비야 작은 처남.
경환-?
경택-?...아니 (무길 쪽으로)매형이란 말예요?..
무길-어 나야...형님 면목없는 눔 왔습니다..형님이시지.?
경택-예 (형 돌아보며)매형 오셨네 형...(손 내밀며)이게 도대체 을마만이유 응? 우리 엄마 장례 때 보구 첨 아뉴 매형.
무길-(손 잡으며)만 삼년 째지....허허..
경택-그동안 어디서 어떻게 뭐하구 지냈어요 그래...어째 사람이 전화한통 없이/. 누나하구야 어떻든 그럴 수가 있는 거에요 에?
무길-면목이 없으니까아. 족제비두 낯이 있지 연락을 어떻게 해애..
경택-어두워 잘은 모르겠는데 신수는 괜찮은 거 같수?
무길-살만 해. 손 끊었거든...
경택-혀엉 매형이라니까?
경환-(담배 던지면서)귀 안 먹었어.
무길-(벌써 경환 앞으로 움직여 굽벅하면서)소식은 들었어요. 많이 힘드시지요.
경환-(손 내밀며)소식을 어디서 들어.
무길-(잡으며)다 듣는 수가 있지요 하하.
경환-(오버랩의 기분)그런데 여긴 웬일야.
무길-장모님 제사 모시는 날이잖아요. 금년 따라 자꾸 마음이 쓰여서...반가와 안하시겠지만 제사 참석 좀...하구싶어서요..아버님께 정식으루 사죄두 드리구....안된다구 하시겠지요?...
경환-.........(경택본다)
경택-.........(형 보다가)아버지 보다 누나가 어떻게 나오는가가 관건 아니겠수?(에서)
S# 거실
경란-(세수하고 나왔다.수건으로 머리 싸 올리고 세수하고 걸레 든 김에 나와 주저앉아 걸레질 하는 중이다)
경택-(들어오다가 누나 보고 괜히 조금 살금거리는 걸음걸이가 돼서 누나 등 뒤로 해서 안방 쪽으로)
경란-?(문득 보고)쥐잡니?
경택-?...엉?
경란-왜 까치발은 들구 그랴?
경택-내가 언제.
경란-오빠는 안들어오구 뭐해...
경택-담배 펴요 들어올껴..
경란-(걸레들고 일어나 걸레보며)우리 아부지 깔끔하신 거 좀 봐라. 닦을 게 없네..
혜자-(앞 스치면서)저 씻어요.
경란-이거 갖구가 빨어..(걸레주고)
혜자-(받아들고 욕실로)
경란-(한편 여자들 방으로)
경택-(안방으로)
S# 안방..
아버지-(양말 갈아신으려고 뭉친 양말 풀고 있는데/자식들 선물로 보이는 꾸러미 방 한쪽에 놓아둬 주시구요))
경택-(들어오면서)저기요 아부지..(톤 낮춰서)아부지.....매 매형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세요.
아버지-?..
경택-진이 아버지요. 노름쟁이 매형 말이에요오.
아버지-(신으며)불쌍한 눔으루 생각햐..
경택-예에.불쌍하지요....그런데 그 불쌍한 눔/아니 불쌍한 매형이/... 왔어요 아부지.
아버지-?.......(머엉하니 보는)...
경택-손 끊구 정신 차렸대요..정신 차리구 보니까 자기가 한짓이 아마 많이 후회되나봐요...엄마 제사....참석두 할겸 아부지한테 사죄두 드릴 겸 왔다는데요..
아버지-......니 누이는 뭐랴.
경택-누이 아직 몰라요......누이가 들여노라 그러겠어요? 생난릴 필텐데...
아버지-......그래서.... 어디 있는데..
경택-밖에 ..큰형하구 얘기하구 있어요.
아버지-.........
경택-.......(아버지 보는).
아버지-........(한 화면에서)
경택-....손 털었대요...거지 꼴은 아닌 거 같어요... ㅎㅑ.
경택-.....무나는 아버지가 책임지실뀨?
아버지-들어오랴.
경란-..야아...
S#거실
경택-(나와 사방 살피면서 현관 쪽으로)
S# 여자들 방
경란-(밑화장 하면서/골동품 거울 앞에 놓고)술 깨면 사과할 거에요...팔이 안으루 굽는다구 형제들이니까 그냥/오빠한테 더 좀 신경 좀 써주면 얼마나 좋을 까 그런 맘에서 그러는 거에요.
인애-두 무릎 아래 두 손찌르고 고개 틀고 앉아서)
경란-나만 해두 같은 여자 입장에서 꽁생원 오빠하구 사는 언니 힘든 거 반짐작은 하지만/(아예 화장하던 손 내리고 돌아보면서)우리끼리 말이지만 오빠가 답답은 하잖어요. 이건 무슨 남자다운 박력이 있길 한가 분위기가 있기를 한가..하나하면 하나 밖에 모르는 사람하구 살기/ 언니두 엄청 갑갑했을 거에요..더구나 언니같이 화려한 성격에.
인애-?(돌아보며)내가 뭐가 화려해요? 아니에요? 월급쟁이 마누라가 곧 죽어두 메이커만 입구 살었으면 오빠두 할만큼은 한 거네요.
인애-메이커 입기 시작한 게 얼마나 됐다구 그런 소리 해요.시집 온 날부터 작은 서방님 작은 아가씨 등록금에 하숙비에/ 지금 아파트 차구 앉은 게 이제 겨우 육년 째에요.(하다가 새삼) 아니 고모두 우리 신세 안 졌다구는 말 못할 처진데 말을 어떻게 그렇게 해요오?
경란-장남이 아우들 치다꺼리 당연한 일 아니유?
인애-당연한게 어딨어요 . 성진 아빠가 무슨 소년 가장이었어요?
경란-체신 공무원 월급 뻔하잖아요. 아버지 대신 맏이가 동생들 학비 좀 댔기로서니 뭘 그렇게 생색내구 그래요. 난 쥐뿔두 받은 거두 없지만서두.
인애-(어처구니 없이 보는)....(없다는 거 봐)
경란-(한 화면에서)그리구 언니가 댔수? 왜 언니가 생색이에요?
인애-나 오빠 안사람이에요.오빠 월급에서 나간 거는 내 꺼 나간 거구 오빠가 진 빚은 내빚이기두 한 거에요.... 왜 저렇게 불안초조 설렁탕두 못 먹구 다니는데요..퇴직금 말구 손에 쥔게 너무 없어서 겁이나 그러는 거라구요. 오빠 불쌍한 사람이에요
경란-?(입 딱 벌리는)....(우리 때매란 말야? 불쌍한 게 뭔지 알기나 해?).....(보다가) 그만 둡시다. 더 계속하다가는 감정만 더 상하겠수. 그만두자구요...
인애-......
경란-(대충 머리 퍽퍽 손질하고 불끈 일어나 나간다)
S#주방 거실
경란-(나오면서 쭝얼거리는)콧구멍 막혀 귓구멍으루 숨쉬게 생겼네..돈 좀 부서졌으면 그래 뭐. 이 땅 다 누구 차진데/
혜자-(혼자 안자 족발 뜯다가)아버님 땅 파신대요? 팔긴 뭘 팔어. 불쌍해? 불쌍한 거 아는 사람이 서방알기를 개털루 알어? 얘들은 왜 안오구
혜자-?......(듣으며 땅 소리한 거 아닌가?)
S#안방
경란-(문 퍽 열면서 )속 썩여어(하다가)....???.....
무길-(아버지 경환 경택과 앉아있다가 올려다 보며)진이 엄마 나왔어...
경란-(말이 안나와서 입이 뜨금뜨금 벌어지면서/붕어처럼).....아니..아니 ....아니 여기가 어디라구 들어와 앉었는 거야 저 화사아앙앙?
경택-엄마 제사 모시러 왔대요.
경란-(오버랩의 기분)울엄마 제사랑 당신이랑 무슨 상관인데에에/
경환-(오버랩)아버지가 들어오라셨어. 조용히 넘어가.
경란-(풀석 쭈그리고 앉으면서)아부지이(강력하게)
경환-상관따지지 마.제사 상에 절하러 왔다는데 하라면 돼.
경란-울엄마가 왜 이 남자 절을 받냐구우. 울엄마 속을 얼마나 썩여줬는데 누가 반갑단다구우.
아버지-(오버랩/ 조용히)속은 썩였지만 그래두 죽는 날까지 못내 안타까와 했어. 그라지 말어.
경란-.....(아버지 보다가 안되겠다 남편 팔 잡아 일으키려 하면서)일어나요.나가서 나하구 얘기합시다.(안 일어나려고 버둥거리며 경택 잡는 무길)일어나 일어나아아.! 난리칠 거 뭐 있어. 절만하구 가겠다는데!
경란-오늘은 절만하구 가구 다음에는 뭐할 건데. 알지두 못하구 그래 진짜..밀구 들어와 앉을라구 그런다구.....벌서 반년 째 치근덕거리구 다니는 거란 말야..
경택-?...뭐 누나 오늘 첨 보는 거 아유 그럼?
무길-아냐 가끔 만나구 지냈어.
경택-?
경환-가끔?
무길-예 보름에 한번 꼴은 만나서 밥두 먹구 영화두 보구(경란 황당해 미치겠고).
경란-여보오!
무길-(씨익 웃는)그래 알었어 더 말 안하께
경란-(다시 잡아 끌며)나가 빨리 나가나가.
경환-니가 나가...만나서 밥먹구 영화보구 다닌다면서 펄펄 뛸게 뭐있어.
경택-글세 말유.
경란-안 만나주구는 못 배기게 난릴 치는데 그럼 어떡해/동네 남부끄러 몇번 나가줬더니 아주 떴다봤다 (남편 보며)밥 다 된줄 알구 그라는 거지?숟가락 들구 퍼먹기만하면 될 거 같어서?
무길-밥은 벌써 먹는데 뭐.(중얼거리듯)
경란-??(더 황당/무길 어깨 퍽 갈긴다)
경택경환-?(서로 보고)
아버지-...(묵묵히)
경란-이 인간이 진짜아? 알구/ 인정하구 잘 대해 줘요...단지 앞으루를 못믿어서 이러는데.... 그거야 뭐 시간이 지나면서 믿게 될 거구 저 정말 화투장 안 쥔지 일년이 넘었어요...우리 어머니...(머뭇머뭇 어렵게)노농약 잡숫구 넘어가시는데..내가 죽일 놈이구나...정신이 번쩍 들더라구요...다행이 돌아가시지는 않었지만 지금두 속을 버려서 고생하세요.
경란-말은 번드르르 나는 약 안 먹어서?..연탄 불 펴놓구 거품 안 뿜어서?
무길-그러니까 내가 죽일 놈이라구우.
아버지-그래서 생업은 뭘해서 먹구 사는겨.
경란-그런 거 물을 거 뭐 있어요 아부지.
아버지-거 참 시끄러워 죽겄네.너 얘 좀 치워.얘기를 할 수가 없잖어.
경란-(오버랩의 기분)뭘해 먹구 살든지 죽든지 그딴 거 물을 거두 알 거두 없어요 글쎄 아부지.(아버지 말에 일어나 끌러내려는 경택 뿌리치면서)나 이사람 안 믿어요 콩으루 메주 쑨대두 안 믿구 내 이름이 한경란이래두 안 믿어요 그러니까/아 왜 이래래.
경택-말씀을 못하시겠다잖어어.
경란-말씀하실 거 없다니까 정말?
아버지-(오버랩 좀 화나서)우리가 무길이 당장 받어들인댜?우리가 받는다구 너 싫은데 살 껴? 엄마 제사 참석하러 왔다니까 참석하구 가게 하면 되는 거 아녀.진이 애빈데 진이 외할머니 제사에 참석 못할 건 뭐여..
경란-....
아버지-사람이...속을 때 또 속더라두 진심으루 뉘우쳤다면 뉘우친 사람으루 받어 주는 게 도린겨. 아무리 죽을 죄를 진 죄인이래두 니 에미 제사 보러 왔다니까 나는 반갑구 고마워.
경란-(야단 맞고 있다가 중얼쭝얼)잔머리 도사 그거 노리구 온 건데 뭐.
경택-나가 나가. 일단 나가..(누나 등 밀어 나간다)
무길-(눈치보고 있다가)..죄송합니다..저 사람 잘못이 아니에요...저는 이 대접두 너무 ...황송합니다.
경환-그래서 뭐하구 사냐구.
무길-친구하구 영양보조식품 총판/(하고는 저만큼 옆에 들고 들어온 큰 봉투 집어 아버지 앞에 내밀면서)이거 아버님 좀 드셔보세요. 저녁에 주무시기 전에 한 봉씩만 드시면 그렇게 좋다네요..표고버섯에서 추출한 엑기스를 과립으루 만든 건데...이게 암두 고친o대요,...값두 무지 비싼 거니까 신통찮게 생각마시구 꼬박꼬박 드세요. 일주일만 드셔 보시면 컨디션 달라진 거 스스루 느끼실 수 있을 거에요...
아버지-그려 고마워.먹어 볼껴.
무길-예 흐흐흐흐흐
경환-외판 사원야 뭐야.
무길-아이 아니에요.이 나이에...영업 전반적인 일 하면서/ 세일즈 사원 교육두 하구...제가 원래 말이 좋기 때문에 하하 ...흐흐흐흐
S# 거실
경란-(팔짱 끼고 소파에 앉아서)
경택-(옆에 앉아 옆으로 보며).....
혜자-(물 한 잔 갖다 준다/눈치 보며)
경란-(받아서 벌컥벌컥 마시고 내리면서)어이구우우우우 웬수. 증말..
경택-노름버릇 빼면 나무랄 데 없잖아.
경란-나무랄 데 너머 없지이이.(그려 그래서)
경택-만나면..돈은 누가 써....매형이 써?
경란-밸 빠졌니? 돈까지 써가며 그 짓하게...
경택-으응 돈은 매형이 쓰는구먼.
경란-매형 매형 하지 마 야.누가 매형이야.
경택-....외로웠수?
경란-?....
경택-남자 필요해?
경란-미친 녀석.
경서-(하품하며 나온다)어이..( 얼굴 쓱쓱/빈 상 보고)뭐야 끝난 거야?나 빼 놓구 한 거야?
경택-(일어나며)시계 봐라.시계는 장식이냐?
경서-(시계보고)어 아니구나..깜박 졸았네...어어 양치하구 씻어야지 (화장실로 움직이며)애들은 왔어요?
.경택-기다리는 애들은 안오구 대신 매형이 오셨다..
경서-?(돌아보며)....누가 와?
경택-매형,
경서-(누나 잠깐 보고)우리한테 매형이 어딨어.
경택-(주방으로 움직이며)전 매형..전 매형 오셨다구/
경서-?....
경택-(돌아서 보며)아부지하구 기셔..신수 훠언하다 야.(하고 주방으로)
경서-전 매형이 여길 무슨 볼일루 와.
경택-엄마 제사상에 절하러 왔대.(아내 엉덩이 스윽 만지면서 냉장고로)
혜자-뭐 줘요.(경택은 대꾸없이 냉장고 열고 뭔가 지범거리고) 돌아가신 거에 반은 책임져야 할 사람이 염치없이 여기가 어디라구
경란-(오버랩)아무리 미워두 야 그렇게 잡지는 마라. 수십년 당뇨를 왜 허서방이 책임지니.
경서-속을 얼마나 썩여드렸는데에.
경택-(주방에서 뭐가 우물거리며 나오면서)너 말 조심해애...누나/ 매형하구 데이트 중이랜다.
경서-?.......뭐라구요?(경란 보는데)
경란-(이미 불끈 일어나 남자들 방으로 가면서)내가 미쳐 미쳐.
경서-뭘 해요?
경택-데이트...너는 데이트두 모르냐? 거기다 아부지 대환영야. 초치지 말구 가만 있어.(하는데)
경주-(들어오면서)경주 왔습니다아아.
혜자-(주방에서 내다르며)어서 오세요 아가씨...저녁 어떡하셨어요? 먹었어요/괜찮아요. 작은 오빠 /(아는 척)
경택-웰컴.
경주-세째 오빠 술 먹구 깨는 중이구나. 얼굴이 말해.(안방 족으로)
경서-쪽집개다.
경택-술보다두 경서 전기 먹어 그래/.
경주-?응?(안방으로 가다가 돌아보며/무슨 말?)
경택-들어가 봐.들어가 보면 너두 전기 먹을 거다.
경주-(찡그리고)아부지 방에 누전 되는데 있어?
경택-들어가 보라구.
경주-(아부지 경주 왓어요.
아버지-E-그려 들어와.
S# 안방
경주-(들어오면서)일해 놓구 오느라구 늦었/...?....
무길-흐흐 나야 처제...
경주-?.....(오빠 보고 아버지 보고에서)
S# 집 전경(밤)
S# 마루 주방
@ 젯상 가까운데 모든 제사 음식 바구니들 다 나와 있고 경란과 혜자 한 접시 씩 담아 경택과 경환에게 넘기면 남자들 자리 잡아 놓는 중이다. 인애는 밥 뜰 그릇과 탕그릇들 챙기고 있고/주방에서.
@ 모두 정장..
아버지-...(보고 있는데)...
경택-(과일이든 약과든 /받아 옮기다가 미끈하면서 거의 엎을 뻔)
아버지-야야야야 늬들 비켜. 허서방 더러 하랴.
경환경택-?(서로 보고)
경서-?(아버지 보는/세 아들 위에)
아버지-E- 허서방이 잘햐...허서방 시켜.
무길-(좋으면서 무안하고)
경란-아 왜 허서방이 해요. 아들들 두구.
경주-(옆에서 뭔가하면서 언니 기색보는)
아버지-허서방이 제격이야...자네 나서.
무길-예 장인어른...(여자들한테서 받아 들어 옮긴다)
@ 음식 받아 옮기는 솜씨가 상당히 유연하면서도 정중한...
아버지-....(흡족한)...
@사이....
경란-(형 쿡쿡 찔러 담배나 피고 오자는)
경환-(그냥 있으라는 눈짓)...
경서-....(보다가 김새서 남자들 방으로 가는)
아버지-어디 가.
경서-차릴려면 꽤 걸리잖어요. 성진이두 아직 안왔구요.
아버지-그려...허서방하구 채려 노께 이따 나와.
@경환 경택 서로 보구 슬스머니 빠져서 경서 따라 방으로)
S# 남자들 방 이거.
경환-(쓰게 웃으며)무길이가 제대루 하잖아.
경서-제대루가 별거에요? 누나 문제에 대해서 우리 삼형제 의견조율 좀 합시다.
경서-조율은 무슨/ 뭐 어떡하자구..
경란-데이트하구 있대잖어.
경서-밸두 없어 정말..뭐 더 바라볼 희망이 있어 데이트야 데이트가..
경환-정이 남었으니까 그러는 거겠지. 그거 날리구 또 거리루 나앉구 싶대요?
경환-끊었대. 고스톱 방 가 털어널걸요?
경택- 아무리 설마
경서-우리 집 식구는 이게 문제에요. 우리 한씨네 설마설마에 누나 인생 이십년 죽쑤게 했어요. 일찌감치 이 삼년에 못살게 했어야 하는 건데
경환-(어버랩)지가 헤질려구 들지를 않았지.
경서-헤지라구 강력하게 밀어부친 사람은 있었구요.
경택-너 있었잖아.
경서-우리 식구들 맘에 안들어요 정말.
경택-그럴 게 아니구 남녀는 너 /..나이 들수록 서로 필요한 존재야. 젊을 때보다 더 필요한 게 짝이란 말야... 아부지 보기 너 좋으니? 이 구석에서 홀로 얼마나 외롭구 쓸쓸하시겠냐 말야.
경서-차라리 아버지한테 마나님이나 한 분 얻어줘요.
경환-아버지가 하신대야 말이지. 마누라 애 딸려 유학 보내놓구 독수 공방이 오년이지. 어림이나 있는 소리야? 이 놈은 신부됐어야 하는 놈인가봐.어떻게 그러구 살지? 난 그러구 사흘두 못살어 야. 여자 생각 안나? 뭐 해결하는 상대가 있는 거야 아니면 고장이 나버린 거야.
경서-(쓸데 없는 소리한다는 반응/그런 말 자체가 무시되는)
경택-누나 조건을 보자...나이 이미 끝나버렸어, 몸은 절구통이야 누가 좋다구 데려가니. 데이트라두 해주구 도루 살자는 매형이 고마운 거야 경서야. 나는 솔직히 고맙다. 형은 안 그러우?
경환-버릇만 고쳤다면 없는 거 보다는 있는 게 백 번 났지. 경란이한테 잘하잖아 또.
경택-아 잘하지 잘해애. 우리 한씨네는 맨발루 뛰어두 못 따라가지이 마누라한테 잘하는 걸루느은.
경서-어이그어이그, 세상에 제일 어리석은 게 똑!같은 잘못 되풀이하는 거에요.
S# 거실 주방.
@ 상차림 거의 끝나가는 중이고
무길-(촛대에 초 꽂으면서)어머님 모시구 나오셔야죠..
아버지-어 그래...(방으로)....
무길-....(상 둘러 보면서)......(있다가 음식 바구니들 혜자한테 집어주면서 바닥 닦고 있는 아내 돌아보며 비죽이 웃는).....
경란-(닦으며)왜 웃어 왜 웃어.
무길-흠흠 참 대단한 사람이야...안보구 어떻게 알어어.
경란-발바닥에 흙묻히구 사는 게 억울하지 내가.
무길-흠흠 담배 한 대 피구 들어오께.
경란-들어올 거 없어.그냥 차타구 사라져 버려.
혜자-형니임.
경란-(걸레 바구니에 넣어 한 구석으로 치우고 주방으로).....
무길-(조금 소리내어 웃고으며 현관으로)
경주-(커피 마시면서 움직이는 언니 보다가)어떻게 된 얘기야.
경란-뭐가..
경주-형부우....너무 뜬금없잖아....전혀 소식 없다 웬일이냐구 홍두깨처럼.
혜자-에이 그동안 쭈욱 데이트 하셨었대요.
경주-?
경란-?..(혜자 보는)이거야 원 쭈욱은 무슨 쭉이야 쭉이.
혜자-(얼른 모른척 돌아서고)
경주-데이트?
경란-....
경주-형부랑 데이트를 했단 말야?
경란-시끄러 조용해. 나두 하자면 너한테 할말 많어.
경주-(보는)
경란-내가 등신같어?
경주-무슨 말하는지 모르겠다아.(거실로 나가는)
S# 안방
아버지-(아내 사진 앞에 쭈그리고 앉아서)..........성진이가 아직 안 왔어...얼추 다 왔댜......무길이가 왔어.....지말루는 완전히 손씻구 돈벌이 착실하게 하구 있댜......믿어야 좋을지 어쩔지 모르겄어.........끄으응 (일어나며)그려 잠을 못자서 그런지 고단햐....(사진 집고 손바닥으로 유리 닦듯 하면서)...나가자구....자알 많이 먹구 가...
S# 거실..
아버지-(나오는데)
무길-(들어오며)성진이 도착했습니다 장인 어른.
아버지-그려?
경란-아들 도착했대요(인애에게)
인애-(일하면서).....
경란-아직두 골나 있는 거유?
아버지-애들 나오라구 햐 ..
혜자-네에...(남자들 방으로 뛰고)
경주-언니 뭐 골낼 일 었어요?
경란-얘기하자면 길다..국솥 이제 거두 되겠어요.(하며 거실 쪽으로 움직이는데)
무길-(앞서 들어오며)아버님 기뻐하세요.손주 며느리 감두 같이 왔네요..
아버지-이잉?
인애-(주방에서)?
경주-결혼할 애 있었어요?(경란 혜자도 띵)
인애-(거실로 나오는데)
성진-(앞서 들어와서 뒤에)들어와....
인애-(나서며)어딜 들어와...들어오지 마..내 나갈테니까 들어오지 말라구.
경란-언니이.
성진-들어와 괜찮아 들어와.
인애-(현관으로 내달으며)어딜 들어오냐구.
경환-(조금 전에 경택 경서와 같이 나와 있다가 오버랩)내가 데려 오랬어.(경택 경서 영문을 알듯모를 듯 형보고/한 화면)
인애-?(돌아본다)
경환-들어와 들어와라 초희야...
인애-여보...
성진-(초희 잡아끌어 들이면서 오버랩의 기분)각오했잖아. 바보처럼 굴지 말아.
초희-(글려 들어와 서고)
성진-올라가.
초희--
성진 -먼저 올라가라구.
경란-올라와 올라와 초희/초희라구 했지?초희씨.
초희-(올라오고) 한사람 데리구 왔어요..
인애-(오버랩의 기분)성진아.
성진-죄송해요 엄마 (해놓고)..(모두에게).이름은 초희구요 저 근무하는 병원 간호사에요...엄마 아부지 다 반대시지만...아버지는 저주실 걸루 믿구... 작은 아버지 고모들 한 자리 다 모이시는 기회 안 놓칠려구...제 맘대루 이렇게 ...했습니다. 죄송합니다...
경란-왜 반대해? 인사드려. 할아버님.
초희-(목례)
성진-작은 아버지 둘째 작은 아버지.
경란-어 잘왔어요 잘 왔어.
인애-너 나좀 보자.(아들에게)
성진-(엄마 보는)
인애-(아들 손 잡아 끌며)이리 들어와.
아버지-제사 지내야지 어딜 데리구 들어가.
인애-아버님 저 얘하구 햐....(사진 놓으려 움직이며)촛불 당겨...향 부치구
무길-(얼른 사진 놓는 아버지 돕고) 당긴다)......
무길-(향 맡고)
경란-메하구 탕 올려 얼른(주방으로 뛰며)
경서-약주 갖구 오구요.
경란-어 그래애..
인애-(다른 사람들 움직이는 것과 상관없이 아들 노려보는 눈에 눈물이 가득하다)......
성지-(자신도 어쩔수 없는 심정으로 보며)....
초희-(옆에서 죄인이고)
인애-(휭하니 여자들 방으로 들어가 버린다)
아버지-....(들어가는 며느리 보면서 착잡한).........
S# 마당에서 집(밤)
S# 거실
@ 진행되고 있는 제사. 남자들 절 구부린데서 일어나는 음복해.
무길-예..(술 조금 먹고 비우고 잔 채우고 돌려서 놓고 일어나는데)
경란-(슬그머니 양복 뒤 아래단 당겨 펴준다)
경주-?(옆으로 보고)
경란-(딴전 치고)
무길-(동시에 잠간 뒤 돌아보는 듯하고/다같이 절로/
@여자들은 인애만 빼고 다같이 뒤에 서 있고....
성진-(나서서 무릎 꿇고 음복하고 술 따르는)
@@@ 장손이 사위보다 순서가 앞인가요????
S# 여자들 방
인애-(입 꽉 다물고 혼자 울고 있는)......
S# 집 전경
@ 마루 문 현관문 열리고 있는/불도 꺼지고
S# 거실
@ 촛불만 켜져 있고 어두운데 앉아 있는.....
@아무도 아무 말 없이......
경란-(그틈을 비집고)몇살야?(속삭이는)
초희-여덟이에요.(작게)
경란-어이구우우 나이배기네...동갑 아냐?
무길-아 조용히 해...잡수시는 중이잖어어어.(작게 야단치는)
경란-(약간은 찔금/자신도 모르게 나이스하게/)알았어어.(했다가 아차/퉁퉁)자격두 없는 사람이 기어들어서는
S# 마당.....
@ 그 상태로 한참동안 두었다가 불 환하게 켜지면서 누군가에 의해 문 닫아지는
S# 거실
@ 상 두 개 놓고 남자들 여자들..인애는 빠져 있고...
@ 모두 묵묵히 먹는......남자들......
경주-(별 관심없이 먹고)
혜자--(초희 살피느라 바쁘고)
경란-(초희한테 뭔가 집어주고 하면서)
초희-..(주눅들어 죽겠다)...
경서-그러니까 요컨대 아버지는 떼넘길 수 있을 거 같으니까 그렇다 치구 엄마 허락 받을 일이 난감했던 차에/제삿날 빌어 우리한테 다 보이면서 기정사실화 하자 그거니?
성진-다같이 좀 도와 주셨으면 해서요..
경택-흥흥..요오상한 날이구먼 요상한 날이야. 하하 아부지 그렇쥬?
경서-그런데 너 우리는 아무 권한 없는 사람들이다...직접 느이 아버지 엄마가 허락하셔야지 우리 의사는 소용없어. 의견을 말할 수는 있지만 가부 결정은 우리 권한 밖이다.아..
성진-네 알아요...
경서-형은 허락한 거에요?
경환-허락이구 뭐구 처음부터 내 의사는 펼 기회두 없었다. 즈 엄마 난리지 애 녀석 반대루 난리지 /틈바구니에서 골만 아팠어...
경란-그러니까 반대유 찬성이유. 태도를 분명히 해요.
경환-나보다 오래 살 녀석 하구 싶은 대루 하는 게 정석 아니겠니. 지가 살 사람 선택이구.
경택-형수는 왜 난리치는 거유.
경환-흥흥 함부루 얘기하면 속물 근성이구....품위있게 얘기하면 아들 하나 공들여 키웠는데 .....자기 기대에 못미친다 싶어 실망스러 그러는 거구..
경란-요새두 의사하구 결혼하려면 열쇠 다섯 개 준비해야 하니 성진아?
성진-전 그런 여자 의심들어서 싫어요 고모...
경주-무슨 의심?
성진-멀쩡한 딸 내노면서 뭐가 꿇려 몇억씩 싸발라 보내나 수상해서요.
경란-낄낄 혹시 유전 병 있는 각시 아닌가 싶어서?
혜자-뭘 그렇게 생각해애? 몇억씩 싸들고 오면 빨리 자리 잡구 좋지. 유전 병 없는 딸두 있는 집에서 의사 사위 보면 다 그런다드라.
경택-그래애 혜자는 돈만 싸들구 오면 덮어놓구 다 좋을 거다 다. 머리가 둘 달렸어두 오케이 할 걸?
경주-부모님은 계셔?
초희-..엄마만 계세요...
성진-아버지 일찍 돌아가셨어요.
혜자-엄마가 뭐 일하시는 있나?
초희-서점 하세요.
혜자-어 서저엄..점잖은 거 하시네... 어디서?
초희-동네서요..
혜자-으응.대학은 나왔어?
초희-네..
경란-그러니까 병원에서 만난 거구나.
초희-...네...
혜자-너무 암전 떤다. 으흐흐흐흐. 실제는 안 이럴 텐데...
성진-주눅 들어서 그래요. 밝아요. 일 아주 잘하구요...
인애-(어느 틈에 나와 서서) 아직 멀었니?
성진-(잠깐 보고)..조금만 더 먹구요... 저 배 고팠어요..
인애-(들어가려고 돌아서는데)
혜자-탕국 아주 맛있는데 조금만 잡수세요 형님.
인애-(그냥 들어가고).... 뒤통수 갈겼는데 엄마 가만 넘어가겠다.
성진-....(먹으며)네에...
경서-얼마나 사겼니.
성진-오년 됐어요.
경란-오래 됐네에.
무길-여보 나 탕국 좀 한 번 더 줄래요?
경란-먹을 거 많은데 왜 국으루 배를 채워요...(일어나는 혜자 말리며)나둬 내가 하께.(주방으로 움직이며)국두 억세게두 좋아하니까 암튼...
무길-(괜히 헤식게 웃는/둘러 보며)...
S# 전경 인서어트
S# 안방 펴 손으로 들어가기 좋게 해주면서)일직 주무셔유. 아부지 얼굴이 꺼매. 고단하신개벼.
아버지-그려 고단햐....(옷 벗은 것 경란 개키고/아버지는 내의 바람으로 자리로 들어가 앉는다).....(앉아서 우두커니)
경란-?(문득 보고)뭐 필요한 거 있어요?
아버지-아녀......
경란-.......(보다가)그럼유.
아버지-아녀....(눕는다)
경란-....(보다가 이불 잘 여며주고).......(보며)
아버지-......(눈 감고)
경란-작년 다르구 금년 다르지유?
아버지-.....
경란-고집 피지 말구 오빠네루 올라가세요오..
아버지-......
경란-에?
아버지-수족 아직 멀쩡 햐. .....어디 올라 가겄어?.... 여기가 편햐....
경란-.....(보며 있다가 아버지 다리 주무르기 시작.)......
아버지-놔둬 괜찮어....
경란-주무세유...
아버지-성가셔 나가봐.....
경란-(멈추고)그럼 주무세요.......(일어서 문으로 가서 열다가 시선 문 짝에.....처음부터 붙어 잇던 것이고 처음 보는 것도 아니다)
@누짝에 붙어 있는 세필 붓글씨.
1-가스불은 잠갔는가.
2-문은 잠갔는가.
3-똘이 밥은 주었는가-
4-세탁기 빨래는 꺼냈는가.
5-빨래는 걷었는가.
@기타 등등 있을 수 있는 항목 첨가 요망
경란-(문짝에 등기대며 자는 아버지 족으로 돌아서는데 눈물이 투투투툭 떨어진다).........하아아아.....(하며 그대로 주루룩 바닥에 두 다리 세우고 앉으면서 눈물 닦아내는).....
S# 거실
@ 과일과 차 놓고 가족들 앉아 있고 자유롭게 잠깐.
인애-(나와서)언제 들어올 거야.
성진-....(보고) 예 들어가요(하며 일어서며 눈짓으로 초희 일으킨다)
초희-(일어나는데)
인애-너는 들어올 거 없어. 안 들어와두 돼...(하고 들어가고)
성진-(일어선채).....(바닥 보며)
초희-(일어서 성진 보면서)
다른 사람-.....(앉아서)
한 화면에 다같이...... (다음으로)
『 은사시나무』3부
S# 집 전경(밤)
S# 마루
@ 모두 우두커니 앉아서/한동안 긴 사이....
경란-..왜 이렇게 조용한 거야....
@ 아무도 대답없고....
경서-좀 들어가 보죠.(형 보며)
경환-.....
경서-뒤루 빠질 일 아니에요. 형님 며느리문제 아니에요..
경환-둘이 알아서 하겠지...나는 중립이야.(일어나며)한잔 하자..
경택-그럽시다.(같이 일어나며)술상봐.
혜자-(일어나며)알았어요.
경환-(앞서고)
경택-(따르다 돌아보며)너 안 일어나? 매형두 들어오구요..
무길-어...(일어나는데)
경서-(일어나 현관으로)
경란-어디가?
경서-바람 좀 쐬구요. 띠잉해요..
경택-춰 뭐 걸치구 나가...
경서-..(그냥 현관내려서는데) 입구 나가 감기 들어.
경서-아무 거나 주세요.(상의 받아들고 나가고)
무길-(남자들 방으로 돌아서는데)
경란-술 먹지 마. 자러 나가얄 거 아냐.
무길-?...
경란-음주 운전할 거야?
무길-아무데서나 자지 뭐.
경란-어디서 자 잘 데두 없는데?
무길-아 그 전에두 다 잤어. 별걱정 다해.(하며 남자들 방 쪽으로)
경란-착각하지 마 그 전이 아니구 그후야. 나가서 자.
무길-(돌아보며)당신 나가서 자구 싶어?
경란-?...머머머머 내가 미쳐.
무길-걱정마 아무 데서나 자께...마루 넓은데 무슨 걱정야.(하고 방쪽으로)
경란-재워준다는 사람 누군데!(무길 그냥 들어가고)...(무안해서 괜히 경주보면)
경주-(조용히 차만 마시고 있다).....
경란-....(좀 보다가 여자들 방 쪽 돌아보며)뭐 종이에 써서 얘기하구 있나아?(혜자는 술상 보고 있고) 걸친다)
경란-너는 왜애?
경주-나두 띠잉해...(현관으로)
경란-(왜 다들 저래.괜히 고개 한번 걋둥하고 먹을 것 하나 집어 올리며)바늘 방석이지?(초희보며)
초희-....
경란-시어머니 재목이 반대하면 해두 문제야. 결혼 전 반대보다 더 끔직할 수두 있지........(눈치 보듯 하고)자신 있어?
초희-....(그냥)...
경란-아 그런데 정말 이상하네에에?(돌아보다가 술상 들고 나오는 혜자 보고 일어나며)내가 갖다주께.
혜자-그러세요.(상 넘기고)
경란-(상 받으며)너무 조용하니까 진짜 불안하다.
혜자-(같이 돌아보며)네에..
S# 여자들 방
인애-(단정하게 앉아서 고개 틀고 눈찌그려 감고 하염없이 소리죽여 울고 있다)....큭..큭큭..큭.......큭큭큭....(얼굴이 거의 눈물로 다 젖어 있다시피)
성진-...........(속이 찢어지면서도 시선 안 떼고 보면서).......(엄마 앞에 클리넥스 통).....
인애-......(가슴이 무너지는 소리죽인 울음)......
성진-.............(목소리는 잠겼지만 물러설 생각은 없다 조용히)그만 하세요.......
인애-.....
성진-......(가만히 보며)
인애-(수습해야겠다/다 잡고 휴지 몇 장 뽑아 얼굴 닦으며....너한테 이렇게.... 무시당하구/ ...이런 기막힌 대접 받게 될줄은 정말 꿈에두 몰랐다......
성진-(보며)......
인애-늬 엄마 등신 만들어 놓구 좋아?... 기쁘니? 시간 낭비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초희 더 이상 서럽게 만들구 싶지 않았구요. 상관없구.
성진-엄마가 만들어논 내 인생 설계 /도저히 수용 못해요..
인애-(조금 터지듯)그래서 좋은 혼처 다 싫다구/
S# 방 밖.
혜자-(문에 귀대고 듣고 있다)
인애-E- 고작 밥만 먹는 홀어머니 외딸야? 내가 나 위해서 이러느냐 말야 이녀석아. 애 똑똑하구 재기발랄해/집안 좋아/유학보내준대
성진E-엄마아.(왜 그러세요)
인애E-(연결)아들없는 집에 너 들어가면 니가 아들인데/
성진E-(오버랩)그게 나랑 무슨 상관이에요. 내가 싫은데에.
S# 방안
인애-...(잠간 보다가 반격처럼)그럼 선은 왜 보러 나갔어.
성진-소원이니까 나가기만 하라 그랬잖아요. 그쪽에 미안한 일이니까 안하겠다는데 기어이 나가라 그러셨잖아요.
인애-사랑? 너 사랑을 믿니?. 늬 아버지하구 나는 사랑 안하구 결혼했는줄 알어?
성진-사랑은 씨앗이나 묘목같은 거에요. 끊임없이 마음 써 돌보지 않으면 말라죽어 버리죠.. 사랑이 믿을 수 없는 게 아니라 엄마 아버지는 사랑을 죽여버린 거에요..
인애-뭘 안다구 나 가르쳐 건방진 녀석아. 부부 평생 사는 건 니가 알구 있는 거 보다 훨씬 복잡하구 미묘한 거야. 알기나 해?
성진-저는 복잡하게 생각 안해요. 내가 선택한 단 하나 내사람/날마다 편안한 마음으루 잠들게 끝없이 애끼면서 그렇게 살 거에요. 이 어리석은 것아.
성진-......(그냥 보면서)
인애-(새삼스레)도대체 뭐에 홀려서 그러는 거냐구우/뭐 보잘 거 있다구우.
성진-....(보며)
인애-(밀어부치는)너만한 조건이면 얼마든지
성진-(오버랩의 기분)결혼의 첫째 조건은 엄마....마음(마음강조)이에요...내 마음이 초희를 원해요. 초희 마음은 저를 원하구요.
인애-당연하겠지 어디서 너같은 봉을 잡아.
성진-모욕하지 마세요. 내가 더 좋아해요.
인애-......(노려보다가)벽창호같은 눔.
S# 집 밖....(밤)
@ 긴 나무 그네에 나란히 앉아서
경주-으흐흐흐 저번에 진짜 잘본다는 사주쟁이한테 가서 사주를 봤는데 오빠..나 /사주에 관이 세 개나 있어서 결혼하기 진짜 어렵다 그러드라.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면서 댁은 결혼하기 진짜 어렵습니다 어려워요 어려워요 그러드니 그냥 연애나 실컨하래.
경서-관이 뭔데. 작가/ 나하구 일 같이 하는 작가 있어. 걔 곧 결혼하거든? 약혼자 사주를 넣었는데 글쎄 그 남자는 사모관대를 세 번 쓸 사주라드라...
경서-세번 장가간다구? 낄낄거리구 웃기는 했는데/ 영 찜찜한 모양이더라. 그저껜가는 심각한 얼굴루 죽구 미치는 거 보다는 도망가는 여자가 그중 나니까 결혼 깨 버릴까부다구.
경서-그런 게 뭐 다 헛소리지.
경주-헛소리길 바래...결혼두 못해 보구 죽긴 싫거든
경서-만나는 사람 없니?
경주-없어...
경서-그럼 사주쟁이 말대루 연애라두 실컨 해...
경주-놈이 없어.으흐흐흐.........(어둠보고 잠시 있다가)그런데 오빠..(돌아보며)올케언니는 괜찮은 거니?
경서-뭐가...
경주-아니이..저번 세현이 생일 나알.. 해피버스데이 전화했는데에...
경서-그런데
경주-왜 있지...뭐라구 꼭 집어서 이거다 할 수는 없는데 전해지는 느낌...별루 안 반가와하는 거 같은 느낌....
경서-...피곤했겠지.
경주-피곤하다구 해서 그 동안 주욱 유지됐던 관계에 있는 정감까지 빠지지는 않거든...그런 게 없는 느낌이더라구...으음 전화 끊구 생각해보니까 언제부턴가 조금씩 달라졌던 거 같아. 뭐랄까 식는 거 있지 물이 식는 거처럼 그렇게....(하며 보는)
경서-....(그냥 어둠 보며).....
경주-뭐....있어?
경서-?....뭐가 있어. 없어.
경주-오빠한테는 안 그래?
경서-아니.
경주-나한테 뭐 삐진 거 있나?...그렇더래두 이상해. 삐지면 삐진다구 얘기할 사람이잖아.
경서-글쎄... 오버한 거 아냐?
경주-...그런가?
S# 거실
혜자-(바닥에 앉아있는 초희 쪽으로 오면서)오늘 안에 안 끝나겠다.
초희-(혜자 보는)
혜자-(두 다리 세워 모아 잡고 앉으면서 초희보며)잘난 아들 둔 입장에서는 저러실 수두 있어. 아가씨 조건이 너무 그렇다아..
초희-...
혜자-간호사 일은 계속할 거야?
초희-네 그럴 거에요. 군대는 언제 간대?
초희-좀 천천히 갈 건가봐요.
혜자-결혼하구 나서?
초희-네.
혜자-그런데 그 결혼 죽어두 안된다시니 일 났네.. 뭐 눈밖에 난 일 있어?
초희-그저 다...못마땅하신가봐요.
혜자-그렇겠지...욕심에 안 차는데 뭐는 이쁘게 보일라구....아우 피곤해 죽겠는데 누울 자리두 없구...(엉금엉금 소파로 가는데)
@경서와 경주 들어온다.
혜자-(얼른 일어나며)안 추우세요?
경주-어 기분 좋게 쌀쌀해요.
경서-(오버랩의 기분으로)아직두 안 나왔어요?
혜자-오늘 안에 안 끝나겠어요.(하는데)
성진E-(버럭 터지는)네에! 끝까지 하겠어요!
모두-?
성진E-끝까지 할 작정으루 데려왔어요! 엄마가 뭐라시든 상관 안해요!!! 방 쪽으로 움직이는)
S# 여자들 방
성진-(연결)할만큼은 했어요.더 이상은 안해요. 지쳤어요!.
인애-(소리 눌러서)어디서 악을 써. 사람이 몇인데 악을 써..
경서-E- (오버랩)성진아.(야단치는 건 아니고)
인애- 저리 가세요.
S# 방밖. 여기서 너 젤 쫄짜 군번야. 혼나구 싶어?
인애-E-참견하지 말구 비키세요.
경서-너 그러다 작은 삼촌한테 맞어.. 애 답답하게 만들지 말구 잘 해 보세요 형수님.
S# 방안.
인애-(다시 시작한다)애 먼저 보내..보내구 얘기하자구.
성진-같이 갈 거에요.
인애-? 장애인이 돼두 쟤는 나 떠날 애 아니에요.
인애-방정맞게 무슨 입방정이야.(질색/야단치는)
성진-그걸 믿어요 엄마. 그 걸 믿는데 엄마 정말 왜 이렇게 속상하게 해요 네에?
인애-애 보내구 얘기하자구.
성진-......(보며)
인애-..그래서 그 친구는 수술받구 어떻게 됐는데.
성진-...(감정 수습하며)다행이 양성이라 순조롭게 회복되구 있어요...우리 모두 식장에서 쓰러진 게 운 틴거라구 해요.
인애-...(아들 안보는채/그래도 다행이구나).
S#남자들 방
경택-(화면 시작과 동시에)아 좀 가봐요오..(경서 경주 다 들어와 있다)
경환-(무길에게 따러 주면서).....
경택-나 참...무슨 아버지가 이래애. ...아 가서 형수 편을 들든지 애 편을 들든지 양단 간에
경란-(오버랩)오빤 성진이 편여.
경환-(경란과 동시에)둘 다 내가 필요하질 않아...필요하면 부를텐데 안 부르잖아. 즈이끼리 해보라 그래애.
경란-아 왜 그루. 가장이잖아아. 가서 빨리 교통정리 하구 애 풀어노라구.
경환-난 척하지 말구 술이나 마셔.
경택-.....(형 보다가좀 올라서)아 왜 그러구 살어어.
경환-(오버랩으로 술잔 탁 놓으면서/올라서)못나서 이러구 산다 왜애!(눈 질끈 감는)
경택-?....(다른 사람도 찔끔하도록)
경란-(경택 직신하고)
경택-아 왜 역정은 내요오(꼬리 내리는)누가 뭐랬다구...
경환-.....
@ 분위기 썰렁.
경란-(경택과 눈 맞추고 흘기며 구박주는)
경택-(제스츄어 만으로 내가 뭐 어쨌는데에)
무길-(경란 건드린다)
경란-?
무길-(나가자는 눈짓)
경란-(입으로만)어디이.
무길-(고개짓으로 나가자구우)
경란-(흘기며 입만으로 가만 있어어어.
경환-(눈 지그려 감은채)
경주-나 한잔 더줘.
경서-(술병 들어 따르며 형보는)...
S# 다시 여자들 방
성진-....(보다가)나는 엄마/ 저한테 이럴 자격 없다구 생각해요.(차갑게)
인애-?...뭐??
성진-아버지하구 이혼하구 엘에이루 가실거잖아요.
인애-......늬 아부지가 그래?
성진-두 분 말씀하시는 거 들었어요.
인애-니 아버지가 이민은 안간다잖아.
성진-이민을 왜 가셔야 하는데요.
인애-할일없이 술이나 마시면서 사느니 외삼촌 신문사에 들어가면 생활은
성진-(오버랩)아버지 안가실 거 알잖아요.
인애-그 옹고집을 누가 말려.
성진-엄마 /아버지.... 버리구 싶은 거에요.
인애-.....(보는)
성진-삼십년 산 아버지 버리는 엄마 말...나 안들어요...
인애-버리는 게 아니라 합의한 거야. 늬 아버지두 나 필요없대.
성진-엄마같은 아내 필요없죠.(일어나며)
인애-뭐야?
성진-(묵살하고)우리 월요일에 혼인신고 하구 합쳐요.
인애-?????(오직 황당할 다름)
성진-올라갈께요.(나간다)
인애-.....(숨만 몰아쉬어지면서....어떻게 할지를 모르겠다)
S# 거실
초희-(나오는 성진 보고 일어난다)
혜자-얘기 잘 됐어?
성진-아니요.....(남자들 방 쪽으로 가서)아버지.
@ 잠시 사이 두었다가
경택-(문 열며 )그래 들어와 들어와라.
성진-(들어간다)
S# 남자들 방
성진-(들어오는데)
경란-이겼니? 허락 받았어?
경택-(경란과 힘께)앉어 우리 집 장손 앉어(앉으며) 너두 한잔 해.
성진-(오버랩의 기분)아니에요 저 내일 새벽 근무에요 올라가야 해요.
경란-이 밤에에?
성진-아버지.
경환-그래 말해.(하며 마시는)
성진-..죄송해요. 월요일에 혼인신고 일요일에 식 올려요..
경환-.....(안보는채)
경란-?...(이 사람 저사람 두리번 거리며)얘 좀 봐. 너 니 엄마랑 안하구 싶었는데 /초희가 너무 힘들어해요...할짓이 아니에요.
모두-(경환에게 시선 집중)
경환-......
성진-아버지라두 와 주시면... 좋구요.. 안 오신대두.
경환-.(오버랩)운전 조심해서 올라가...(일어나며)천천히 가 천천히....(아들 앞으로 가 어깨에 팔 두르며)나는 가께...
성진-(터지는 울음 이 악물며 아버지 한 어깨에 이마 붙인다)....
경환-....(잠시 있다가 슬며시 떼어내며 문으로 밀듯이)...(나가는 부자)
S# 거실
@ 나오는 부자 뒤로 적당히 나오는 방안 어른들
경환-(돌아보며)애 가는데 뭐하러 나와 나올 거 없어.
경란-장손인데에에 대접해 줘야지이.
성진-할아버진 못뵙구 가요.
경환-됐어 말씀드리게..
성진-이리 와.
초희-(성진 옆으로)
성진- 저 먼저 올라가요 그럼.(친척들에게)
경주/경란/무길-(각각)그래/운전 조심해./배웅은 제가 하죠 제가 하께요.
경환-아냐 내가 나가.(먼저 앞서며).....
성진-인사드려.
초희-(목례하고)
둘-(나가는)
경란-(기다렸다가 무길 잡아 당기며)사둔 집에는 못 데리구 가 암튼.아무데나 나서기는.
무길-아 나 형님 안나가실 줄 알었지이.
S# 현관밖.
경환-(앞 서 나오고)......
두아이-(따라 나오는).....
@ 성진 자동차 세워져 잇는 곳까지 ..묵묵히...
성진-(리모콘으로 차 문 열면서)들어가세요.
경환-그래.(하고)후우우우우우.......(내 뿜고)초희야......(하고 또 침묵)
초희-(보며)......(기다리다가) 네에..(말씀하세요) 깨달을 수 있는 일이거든...
초희-저 때문에 불편하게 만들어드려서....죄송합니다..
경환-가.(아들 돌아보며)
성진-...(운전석 옆자리로 돌아 문 열고)타.
초희-그럼.(하고 고개 숙여 인사하는데)
경환-(손 내밀며)악수 한 번 하자.
초희-(그 손 잡는다)
경환-(잡고)....(왠지 뭉클하는)..전석 못난 꼴 보여두....잘 봐 주는....착한 아내였으면 좋겠다..
초희-죽을 힘을 다하겠습니다...
경환-(손 놓고 )그래 (끄덕이며)
성진-(초희 태우고 운전석에)... 아이 벨트 매고
경환-(아이들 보면서).....
@화안하게 켜지는 라이트..
경환-(조금 비켜주고)
@ 출발하는 자동차...
@경환 옆을 돌아서 꽁무니로 빠지는 자동차...
경환-.....(보며)
@ 멀어져 가는 자동차.
S# 거실
모두-(방에 있는 인애도 부담이 되고 느닷없는 일이 좀 그렇기도 해서 )......
경주-(혼자만 신문 들여다보고 )......
@ 경택 경서 소파에 적당히/무길 혜자-쭈그리고- 경란-두 손 무릎 아래 찔러놓고- 바닥에 앉아 있고
경주-(문득 일어나며)커피 필요한 사람...
무길-어 나두 줘.
경란-(힐끗보는)
무길-뭐어.
경서-내꺼두 만들어.
경주-알았어...(커피 준비시작하는)
경란-배고플 텐데....
혜자-차려다 드려 볼까요?
경택-지금 밥이 넘어 가?
무길-안 넘어가죠오..
사이-....
경택-9나지막히/좀 은밀한 기분)그런데 우린 식장에 가 줘야하는 거지?
무길-아 그럼요 당연하죠 형님.
경란-허씨 아자씨 좀 빠지세요. 아자씨 나설 자리 아냐아. .
무길-.....(무색하고)
경란-누구 무서워 못가. 가야지.
혜자-우리는 이달에 차 바꾸구 가게 히타 바꾸구 여유 없는데에..
경택-?(아내 보는데)
경란-언젠 그 집에 여유 있었던 적 있어?(미워서)
혜자-이달에는 정말
경택-입 못 닫어?
혜자-거짓말 아니잖어어. 차 바꾸는데 천만원이나 들어가구 히타두 그게
혜자-(그만두고)
경란-강아지 판돈 꿔주께 삼부 이자만 내.
무길-이 사람 형제간에 이자는 무슨
경란-모르면 가만 있어요 엉? 야박하게 형제간에 이자 챙겨?
경란-형제간에 오부 내라는 사람이에요 저 사람.
경택-?(아내보는데)
경란-나는 근거 없는 소린 안하네.
경택-언제 그랬어.
혜자-우리 돈 아니구 장미네서 돌려줄려구/장미네는 그렇게 받는단 말예요.
경택-어이그으으(하며 달려드는데)
경서-왜그래요.(막는다/경택 앉은자리가 혜자한테 경서보다 멀리)쓸데없는 소린 왜 해요.
경란-아 우리 다 아는 사실이잖아아.
혜자-그러는 형님은 뭐 강아지 한 마리 키워보라구 준 적 있어요?
경란-?
경택-강아질 왜 줘.
혜자- 수미가
경택-(오버랩)수미가 필요하다면 누나한테 돈 주구 사다 줘. 누구 강아질 탐내 이 여자가.
경주-(커피들고 오며)강아지 꽁짜는 곤란하죠오오. 언니 생업인데...
혜자-말이 그렇다는 거에요.(하는데)
인애-(가방 들고 서울 갈 차림으로 방에서 나온다)
모두-(돌아보는)
인애-(그냥 현관으로)
경란-(일어나면서)뭐하는 거유?
인애-나 먼저 올라가요.(신발 장 열면서)
경란-말두 안돼. 언니이.(내달으며)
인애-속 불편해서 더는 못 있겠어요. 먼저 올라가요.
경란-(가방 집어들며)이러지 말어요. 여기 언니 맘 이해 못하는 사람 아무두 없구 자식 내맘대루 되는 부모두 천지에 없는 모양입디다.(신신는 인애 팔끼고 끌어올리려 하면서)올라와요 올라와.
인애-(밀어내면서)이리 내요.
경란-언니 언니이(여전히 애 쓰면서)
인애-(조금 터지면서)이리 내요 글쎄.. 가구 싶어요 이리 내요. 현관으로 움직이며)어이 참 형수 이러면 안되는 거 아니에요? 아무리 속이 상하셔두 어떻게 혼자 가신다구 나설 수가 있어요 이 밤중에.형은 어떡하구요.
인애-차편 있잖아요.
경택-누가 차편 얘기에요? 아부지한테 뭐라구 말씀드려요..형수님 맏며느리 아니세요?맏며느리가
인애-(오버랩)맏며느리 노릇 제대루 못해서 미안해요.주세요 고모.
경서-형수님.
인애-나 한씨네 사람들 얼굴 보구 싶지 않아요..여기 누구 한 사람 내 편 있어요?
경란-아니 언니(시작하려는데)
경주-(오버랩)가구 싶으면 가라 그래. 사정할 거 뭐 있어. 맏며느리구 뭐구 상관없다는데.(커피 쟁반 놓으며)
경택-야!(야단치는)
경주-(여자들 방쪽으로 움직이며)언젠 뭐 그렇게 믿음직한 맏며느리였수? 붙잡지 마아.
인애-맏며느리 노릇 못한 게 뭐가 있어요 내가.
경주-(돌아보며)네에 .귀찮아귀찮아 하면서 그 동안 애 많이 쓰셨어요.이제는 그것두 하기 싫다는 거 아니에요? 왜요 오빠 실직자라서요?
경택-너 왜 그래!
경주-(하다보니가 열난다/언성을 높일 필요는 없음))우리 다 그렇게 우스워요? 우리 오빠 우스워요?우리 아버지두 우습구요? 언닌 뭐가 그렇게 대단한데요.
경란-경주야아.
경주-그러는 거 아니죠오...아무리 별 볼일 없어두 시집은 시집이에요. 왜 언니 편이 아무두 없는데요. 언니가 씨를 그렇게 뿌렸어요 모르시겠어요?
아버지-E-왜들 이래
모두-(돌아보고 황당한)....
아버지-(파자마에 화장실 갈려고 나왓던 참이다)무슨 일이야..
모두-....
아버지-경주 왜 그래. 대체 무슨 일이냐구.
경주-(그냥 여자들 방으로 들어가 버리는데)
무길-아니 저 별일은 아니구요 아버님..(아버지 곁으로)아주머니가 내일 일찍 서울에 중요한 약속이 있다구
인애-(경란에게서 가방 빼내는 위에)
무길-E-먼저 올라가신다는데 밤길에 위험하다 차라리 새벽에 동트면 움직이는 게 좋겠다 지금 막 서루 그러는 중이에요 하하하..
무길-(인애 쪽 보며).아 그렇게 하세요.(하다가 버엉)...당신 뭐해.
경란-몰라 놔둬.
경택-어어이 참.(하며 잡으려고 나가는)
S# 집 밖.
경택-(자동차 쪽으로 가는 인애 쫓으며)형수님 형수님.
경환-(저족 의자에 앉아 담배 태우고 있다가 돌아보는 위에)
경택-E-아 진짜 이러지 마세요. 성진이 녀석은 녀석이구 (그쪽보며 경환 일어선다)
경택-(잡고 달랜다)이러지 마세요.(인애는 입 꾹 다물고 벗어나려 하는)하루 밤만 참으세요. 아 형하구 같이 올라가셔야지 야밤에 혼자 이게 뭐에요.
경환-(저만큼 다와와 서서)왜 올라간대? 좀 어떻게 해요. (형수 팔 잡은 채)모양새 너무 그렇잖아요.
인애-(오버랩)아파요.이것 좀 놔요.(정말 아파서 소리치듯)
경택-?..(해서 손 놓고)
인애-(놓여지자 마자 빠르게 움직여 운전대 옆자리 문 열고 가방 집어 넣고 문닫고 운전석으로 움직이는데)
경택-혀엉.(뭐해).
경환-(오버랩)기어이 이래야겠어?
인애-(운전석 문 열다가 돌아보며)도대체 애한테 무슨 말을 어떻게 해 논 거에요.
경환-무슨 말을 뭐얼..
인애-비겁하게 자식한테 중상모략이나 하구
경환-무슨 중상모략을 해.(좀 올라서)
인애-당신같은 사람한테 바친 삼십년 세월이 너무너무 한심하구 허무하구 억울해요.
경환-(오버랩)그래?피차 일반야. 나 역시 그래.
인애-......(노려보다가 자동차에 올라 문 꽈앙 닫는다)
경택-?혀엉.
경환-놔둬.
경택-놔두면 어떡해.
경환-놔둬.(그동안 시동은 걸리고)
경택-어이 참.(차에 붙으며)형수님형수님 (하는데 )
@ 거칠게 출발하는 바람에
경택-(펄쩍 뒤로 물러서고
경환-(담배 꺼내문다)
경택-....(가는 차 보다가 형 돌아보며)아 그러니까 좀 들어가 보랬잖아요.
경환-(불 붙인다)
경택-....(보다가)아부지 나오셨어요.
경환-....(묵묵히 담배만)
S# 거실
아버지-.....(바닥보고 있는)......내일 산소들 가야하는데 무신 약속이 있다는겨...(아무도 안 보는채)
경란-(경서 잠간 보고)...사실은 아부지 그게 아니구 그 아가씨두 지맘대루 데리구 왔더라구요.
아버지-...(그대로/그건 감지하고 있다)
경서-지맘대루 데리구 와 인사시킨 거두 형수님으로서는 못 마땅한데 이 녀석이 다음 주 일요일루 결혼식 날짜 잡아 놓구
아버지-?....(보는 위에)
경서E-일방적으루 /통고형식으루 그래놓구 올라갔거든요... 몹시 언짢으시죠오. 실망두 크구 화두 많이 나구
아버지-(오버랩의 기분)큰애는 어디 있는겨.
경서-성진이네 배웅하러 나가서 아직 안 들어왔어요.
경란-성진이두 방금 떴어유 아부지.
아버지-왜 그렇게 반대를 하는겨.
경란-욕심이쥬 머.,
아버지-......(가만히)...
E-전화벨
경서-(받는다)네에...어 그래 누나 .
경란-나?(하고 받는다)여보세요?..어 왜...왜 밥을 안먹어.
아버지-(일어나고 다같이 일어나고/경란의 통화는 통화대로/아버지 화장실로) 한 두끼 굶어두 돼. 밥 멕일려구 애 쓰지 말구 야구르트나 멕여 봐...어 그래...그러엄 다 지냈지..다 끝났어...그래..문 잘 잠갔어?..그래..그래 끊어...(전화 끊는데서)
경환-경택-(들어온다).....
모두-(돌아보는)
경란-왜 둘이만 들어는겨?
경환-(남자들 방 쪽으로 움직이고)
경란-엉?
경택-아 보구 몰라요?
경란-아니 남자들 둘이 여자하날 못 잡었어?
경택-아 몰라.(소파로 가 벌렁 누으면서)야 뭐 덮을 거 좀 내와.
혜자-왜 여기서 누워어.
무길-들어가 누워. 내가 여기서 자께.
경택-매형이 들어가요.나 답답해요....
아버지-(화장실에서 나온다)
모두-(돌아본다)...
아버지-(안방으로)
S# 안방
아버지-(들어와 자리에 앉아서)...........(우두커니 앉아 있다가 아내 사진으로 시선).......(중얼거리듯)편안한 놈이 한 눔두 읍서.....,한 눔두 읍서....(우두커니 그러고 있다가 눕기 시작한다)
S# 집 전경(밤)
S# 거실
경택-(소파에서 잠들어 있고)
혜자-(남편이 잠든 소파에 엎드려 바닥에서 졸고 있다)....
S# 여자들 방..
경주-(엎드려서 문고판 같은 책 보면서)뭐얼..
경란-(팔둑에 로션 바르면서)빨리 자백햐 이 지지배야... 내 이번에 아주 자백 받을라구 벨르구 왔다는 거 아냐. 수미엄마 들어오기 전에 빨리 털어 놔.
경주-털어놀 거 없어.
경란-이혼남이니?
경주-?(돌아 보지는 말고)
경란-아니면 상처한 눔야?
경주-뭐가아.
경란-이 지지배가 증말? 너 오피스텔로 끌어들이는 녀석 있는 거 다 안다구.말 안할 거야?
경주-그런 거 없어. 넘겨짚기 좋아하다 팔 부러져.
경란-너 저번에 김치 담아갖구 갔을 때두 나 왜 안 들여놨어. 그 전전번에두 그랬구.
경주-피곤해서 잔다구 했잖아.
경란-그때 안에 누구 있었어 야. 누구 등신여?
경주-생사람 잡지 말구 일 끝낫으면 잠이나 자요 피곤하지두 않어?
경란-너 당황해서 디디거렸잖어 지비배야.
경주-그런 적 없어...알아주는 상상력이라니가 암튼 내놔. 빨리 내놓구 아부지 걱정 덩어리 면해 이것아.
경주-......
경란-애가 달려있는겨?
경주-....
경란-애까지 딸려 있으면 좀 곤란한데...전실자식 키우는 자리에 가는 건 좋달 형제 없을 거다 아마.
경주-...
경란-몇이나 달려 있는데...하나?...둘?....셋이니?
경주-그런 거 없어 언니. 무슨 전실자식까지 나오구 그래. 아무두 없다니까.
경란-히익/(경주 쪽으로 돌아앉으며)혹시 유부남 아냐 너?
경주-?
경란-아니면 왜 그렇게 잡아 떼에. 있는 거 확실한데에.
경주-(벌덕 일어나 앉으면서)대체 무슨 근거루 확신하는 거야. 아무두 없다니까아.
경란-있잖아아.
경주-없어어어어. 없다구 없어없어.
경란-......(보는/진짜 없어?)
경주-있으면 왜 안 내놓겠어. 벌서 내놨지.
경란-유부남이니까 못내놓는 거 아니냐구.
경주-.....(보는)
경란-부적절한 관계니까아.
경주-내 사생활야 언니. 형부 문제나 신경써.내 일은 내가 알아서 할테니까.
경란-어머머 얘 진짠가부네에?너 진짜 유부남하구 노는 거 아녀?
경주-(오버랩 기분)유부남 아냐. 이혼남야...애가 넷이나 있어. 됏어?
경란-야아아아 하나두 많은데 네엣?......아니 그 남자는 알만 깠다니? 그런데 애를 넷식이나 난 여자랑 왜 헤진겨?....엉?
경주-그만 얘기할래.
경란-(오버랩)너 당장 끝내. 그 자식 그거 인간성이 아주 형편없는 눔여. 자식을 넷이나 나 준 여자랑 이혼한 눔 그거 볼 거 읍다 너. 자식이 넷이면 아닌 말루 여자가 아무리 개차반이라두 애들 봐서 이혼은 하는 게 아녀. 애덜 생각을 해야지이이 응? 안 그려? 당장 끝내. 걱정마.
경란-....?..언제.
경주-오늘...오늘 끝내구 왓어. 미치겄네..
경주-....(도로 눕는)
경란-야 니 방송국에서 건질만한 눔 그렇게 읍냐?....잘난 여자는 연하두 잘 낚더구만 누구 없어?(하는데)
무길-E-여보(마루에서 자는 사람들 대문에 소리 죽여서)
경란-?...왜애.
S#거실
무길E-잠깐 나와 봐.
경란-(문 열고)왜 속살거리구 그래? 왜애..
무길-잠간 나가서 바람이나 쐬자구.
경란-잠잘 시간에 그리구 춘데 무슨 바람이야...
무길-형님이랑 처남 술 마시구 있는데 잘 수가 있어야지.
경란-아 그럼 같이 마셔...
무길-둘 다 아무 말 안하구 숨통 막혀 술두 안 받어..
경란-둘 다 벙어리야?
S# 남자들 방
경서-.....(마시고 형한테 술잔 놓아주고 따른다)......
경환-.....(술잔 내려다 보면서).......
경서-......(가만히 형 보는)...
경환-.......
경서-(술상으로 시선 내리며)형만 재미없는 거 아니에요.....
경환-뭐가..
경서-형수 말이에요...
경환-(술잔 들어 한 모금 마시고 내리고)....(또 묵묵히).....
경서-사람 차암 재미없어요....관계라는 거두 참...별볼일 없는 거구......사람들이 ....언제 이렇게들 망가졌는지 모르겠어요.....이기적이구 무책임하구....몰인정하구 뻔뻔스럽구....
경환-(문득 돌아보며)허서방 어디 갔니.
경서- 좀 전에 나갔어요...
S# 집밖.
S# 무길의 자동차 안
@ 경란 껴안으려 애쓰는
경란-(밀어내면서)미쳤어어어. 누구 나오면 어떡할라구
무길-나오기는 무가 나오와아 나올 사람 없어어..
경란-아이 차암?
무길-가만 잇어어어 가만 있으면 되잖아아.
경란-받자아하니까 아주 싸구려 취급야. (밀어내며) 떨어져어. 얘기나 하자더니 이게 얘기야아? ...(무길 손이 기어들어오는지)아아/싫다니까아?(손 때리며)
무길-얘기는 나중에 하면 돼애. 가만 있어어.
경란-점잖지 못하게 이게 뭐야아. 엄마 제사 모신 날 이러는 거 아니잖어어.
무길-장모님두 좋아하실 거야.당신 딸 이렇게 사랑하는데 싫어하실 게 뭐야.(하다가 손 물려서)아아아악.
경란-덤벼. 닥치는 대루 물어줄테니까 덤비라구
무길-하아아아(아파서)
경란-덤비라니까? 덤벼.
무길-개 어멈이라 그러니 정말 독하게 문다. 피나는 거 아냐 이거?응((물린데 들여다 보고)(룸 라이트 켜며)당신 광견병 주사는 맞었어?
경란-? 허/내가 개야?
무길-어 참 개는 아니지..피는 안나네...(쓱쓱 비비고 돌아보며)당신두 싫지는 앉잖아.
경란-주책 떨지 말구 할 얘기 없으면 나 들어가 잘겨.(내릴 테세다)
무길-(잡으면서)특별하구 좋잖아아
경란-들키면 무슨 개망신인데에.
무길-망신은 무슨 내 마누라 데리구 내 차에서
경란-누가 당신 마누라야 누가.
무길-아 아버님두 허서방 허서방 하시는데
경란-(오버랩)정신 차려. 아부지 허서방허서방 하구 애들 매형 형부하니까 다 끝난 거 같어? 여보세요 왜 이러세요. 당사자는 납니다...소란 떨기 뭐해서 눈 깍 감구 참어주니까 아주 /서울 가면 국물두 없어 만나 주기나 할 거 같어?
무길-.....(보며)
경란-아 징그러 왜 그렇게 능긍맞게 봐아?
S# 남자들 방...
경환-......(술잔 비우고 잔 경서 앞에 놓는데)
경서-술상내려다 보는채).혀엉.......
경환-(술병 놓고 본다)......
경서-..
경환-?......뭐.
경서-세현 엄마.....딴 사람 생긴 거 같아요...
경환-?.......
경서-......
경환-설마아...
경서-...... 감정적으루 서먹해질 수두 있구
경서-그런 거 아니에요.
경환-?.....딴 사람 생겼다구 본인이 그래? 여름에 나/.. 갔다가 나흘만에 온 적 있죠.
경환-...병원 일 때매 온 거 아냐?
경서-사람이 변했더라구요....전하구 달라져 있었어요...대하는 태도며 말하는 거며.....아무 거두 없이...의무만 하는 거 같은 느낌 있죠 왜...
경환-글세 너무 오래 떨어져 있으면
경서-그런 거 아니라니까요... 도착한 날 한밤중에 자다 일어나 보니까 거실에서 혼자 소리 죽여 전화를 하구 있는데....그랬어요...예사 전화가 아니드라구요.
경환-.......(보며)안 물어 봤어?
경서-모르는 척하구 일정 당겨 들어왔어요....
경환-그냥 그렇게 들어와 찝찝해서 너 어덯게 살어. 내가 추태부리게 생겼구....형 나는/ 실패하구 싶지 않아요.
경환-....(보며)
경서-남 못 줘요....헤지자는 소리 할까봐 전화할 때마다 떨어요..
경환-나두 못났지만 너두 참 못났다...
경서-.....
경환-누가 보내는 돈으루 공부하구 있는데 그래...애까지 딸려 유학보내는 거 누구나 하는 짓야?
경서-잠시 방황할 수두 있다구 생각해요.
경환-뭐?
경서-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은 아니에요.
경환-야
경서-...
경환-얌마
경서-내가 그 사람/ 많이 사랑하는 모양이에요.
경환-.....(보며)
경서-헤지자 그럼 ..죽여버리구 말 거에요....
경환-.....(보며)
경서-(쓴웃음)지금 마음은 그래요...
경환-(고개 옆으로 틀면서)후우우우우우우(답답한 숨 토해내는)
S# 차안.
@ 엉겨붙어 있는 두 사람..
S# 남자들 방
경서-(경서 한손 눈에부치고 울고 있는/간간이 호흡만 새는)
경환-(술상 문께 치워놓고 이부자리 펴는 중이다)야..야 누워...취했어..자. 응?(건드리며)
경서-스으으으으(숨과 울음 들이마시는)
경환-(어깨 잡아서 쓰러트리면서).......(
경서-(쓰러트려져서)....
경환-(바지 벗기는)
경서-(벗기도록 도와주면서)응응응응....
경환-(상의 벗기는)
경서-응응응응..
경환-(덮어주는데)
경서-(울면서)지가 나한테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요 형..응? 어떻게 이럴 수가 있냐 말야아
경환-다시는 입 밖에 내지 마....괜히 난리나..
경서-(불끈 일어나 앉으며)이 시. 나는 왜 술만 들어가면 울구 싶으냐구우시이..
경환-.....(보다가 측은해서 동생 어깨 안아 두드리면서).......
경주-잉잉잉잉..잉잉잉잉....
S# 거실
@ 한동안 사이 두었다가
경환-(술상 들고 나와 주방으로 갔다 놓고 되돌아 나오다가 문득 멈추어 바닥 내려서 보면서)........(우두커니....있다가 움직이려다가 경택 내외 보고 그쪽으로) 경택아..얘 경택아(좀 건드리면서)
경택-어?...어...(하고 깨서는 엎어져 있는 아내 흔들며)이 사람.여보여보.
혜자-(깬다)응..어 왜 뭐줘요.
경환-들어가 자.왜 방 두구 왜 그래. 제수씨두 들어가 자요.
혜자-네에 안녕히 주무세요..(아웃)
경택-(상관없이 얼굴비비며)어어어 잤네에..(일어난다)또 딴 일 벌어진 건 없죠?
경환-없어..
경택-술 또 마셨수? 냄새나.(하고 움직이는데)
경환-야 잠깐 있어....(냉장고로 가서 물병 꺼내고 컵 하나 집어서 나와 경환 주며)갖구 가.
경택-어.(받아들고 남자들 방으로)......
경환-....(잠시 보다가 마루문 현관문 문단속하는).......
S# 집 밖,
경란-(웅크리고 집으로 움직여 오면서)어림없는 소리 마. 천하없어두 한 집에서 사는 건 안해.
무길-쓸데없이 여관비 내면서
경란-(집보고 깜짝)어머 불 꺼졌어 여보. 문 잠그구 다 들어갔어어.어떡해애.
무길-삼초전에두 켜져 있었어. (하고는) 아아아아아 신라에 바암이여어어어
S# 거실
경환-(거실 불끄고 아버지 방으로 가다가)?...(현관으로 가서 문 여는)
무길-(노래 경환 움직임과 상관없이 계속하다가 문 열리자 헤헤 들어온다) 형님이셨어요?아직 안 주무셨어요?
경환-안 춰?
무길-예 싸알쌀 한데요? 기온이 팍 떨어졌나봐요...들어와 뭐해.
경란-(시침 뻑/들어오며)밤낮 씨두 안 먹히는 얘기/체.(하고 여자들 방으로)
무길-헤..하하하 흐..
경환-어이 자.(안방으로)
무길-네 주무세요..
S# 안방
경환-(들어와서 어둠 속에서 조용히 이부자리 꺼내- 조심조심 아버지 깰까봐-펴고 이부자리 위에 앉아서 우두커니).........(언제까지라도 그러고 있을 듯)......
아버지-눕지 왜 그라구 있는겨..
경환-...안 주무시구 계세요?
아버지-(일어나며)늙은이 잠 젓들리면 쉬이 안와.....(스탠드 켠다)...
경환-.....(보며)
아버지-금방 잘겨?
경환-아뇨..왜 그러세요.
아버지-침침햐. 불 좀 켜....
경환-(일어나 전체등 켠다)
아버지-자꾸 침침해져 자꾸...
경환-....(앉으며 보는)
아버지-(담배 그릇 당긴다)...
경환-(얼른 라이터 들어 켜주고)
아버지-(불 당기는)......
경환-.....(아버지 보는).....
아버지-성진이 눔은 으떻게 된겨.
경환-에미가....극구 싫다네요..
아버지-....자식 이기는 부모 어딨어....저 좋다는데 말려봤자 기운만 빠지구 지 마음이나 다치지 쯔쯔쯔쯔....
경환-....
아버지-(한 모금 내뿜으며)섭섭하게 굴어두.....그러려니 하구 살어....
경환-(보는/한 화면에서)
아버지-에미는 에미대루 또.... 할말이 많을껴....
경환-...예에..
아버지-세상에 지가 나쁘다는 사람 봤냐?...읍서어....저 마다 다...저는 잘못한 게 하나두 읎구...저마다 다 지 인생만 불쌍하구....다아 딴 사람이 나 몰라 주는 게 섭섭한겨.
경환-....(바닥으로 시선 내리며).....
아버지-술은 좀 줄여...(아들 돌아보며)..뭐 존 거라구 술을 그렇게 먹어댜...
경환-많이 먹지는 않어요.
아버지-누가 좋댜...경란이두 걱정햐...
경환-...에에.. 안됐다는 이두 읎구.....뭐 때매 뭐 위해서 그라구 살었나아아....참 헛김 빠지는 일이지만 그게 인생여...너남 할 거 읎이 누구나 다 그려...
경환-.......(가만히 보며)
아버지-그런 거려니이....그저 이런 거려니이 하구....끌탕말구 담담하게 살어....몸 상하구 마음 상할 거 읎어...섭섭할 거두 분할 거두 읎구.....섭섭해 하려거던....한 평생 너머 많이 수고만 하게하구 ...서글픈 마음 밖에 받는 게 없는 인간으루 너를 만들어 내보낸 ....하늘에다 섭섭해 햐 .
아버지-(두 사람.마주 앉지는 말고 아버지가 한 무릎 앞/아들 한 무릎 뒤옆)나는 다시 태어나두 사람은 안될껴....나무루 태어나구 싶어....은사시나무루....
경환-......(가만히 보며)
아버지-재미읎는 거 그만 살구 얼렁 떠나구 싶은데..그거두 마음대루 안되는 일이구 ....두구두 못생긴 게 부모라....북망 갈 날 코앞에 두구두 니덜이 걱정여.
경환-...(시선 내리며)죄송해요 아부지.. 잘 못햐.
경환-.....
아버지-(아들 쪽으로 고개 조금 틀면서)나 죽으면 경란이 몫이 니덜 생각보담 많을껴.....
경환-...(보는)
아버지-그거때매 형제간 의나지 않게 역할 자알 햐. 특별히 부탁하는겨.
경환-알어들었어요 아부지.
아버지-.......(가만히)
경환-.......
아버지-.......
부자-....... F.O
S# 집 전경 (아침)
@ 혜자 밥상 하나 들고 나와 놓고/무길 바닥에 어지러진 것 한 편으로 치우고/경택/좀 큰 상들어다 놓고 목에 건 수건으로 귓구멍 닦아내고
경란-(쟁반에 반찬들 들고 나와 큰상에 놓기 시작하고)
혜자-(쟁반 들고 나와 작은 상에 반찬 놓고)...
경택-경주 안 일어났어?
혜자-(늘어놓으며)일어났어.(작은 소리로)
경택-기집애가 /가만 앉어서 똑딱똑닥 받어먹기만 하구 저러니까 시집을 못가지 저거.
경란-얘 걔두 피곤하구 슬퍼.내버려 둬.
경택-뭐가 슬퍼.
경란-아 시집 못가구 있는 게 슬프지이...(두 여자 다음 일을 위해 주방으로)
경주-(나오면서)굿모닝/안녕 /화장실 비었어?
경택-경서 들어가 있어.
경주-(어 (도로 들어가려)
경택-상차리는데 어딜 들어가.
경주-경서오빠 있다면서/가방 먼저 챙기려구(하고 방으로 들어가는데)
경서E--으애액 으애액/(칫솔질하면서 구역질하는)
경택-저 저식은 저거..
무길-왜 그러죠? 과음했나?
경택-아 쟤 칫솔질 하면 저래요.
무길-아 그럼 간이 나쁜 거야...간 체크하라 그래애.
경란-(다른 쟁반 국 쟁반 들고 나오며)혀바닥 딲는다구 칫솔을 목구멍까지 디리밀어서 그래. 구역질 안할 재간 없어.
경서-E-왜액..왜애액..
경택-야 대충 해둬어 밥상 나왔어 임마아..
무길-저 간이 나쁜 건데에에/
경란-자기가 의사해라. 아니라니까아? 경서야 빨리 나와아.
경서-E-나가요오.
경란-오빠아...아침 먹어요오.
경환-E-그래 알었어어.
S# 안방.
경환-(아버지한테 폴라 스웨터 입혀주고 있다).....
아버지-.....누구 꺼야...
경환-경서가 갖구 온 거 같아요...(세트로 가디건까지...가디건 집으며)물건이 그래요. 따듯하겠어요.
아버지-홀애비아닌 홀애비 그눔두 닥하구우우..
경환-...(목 언저리 만져주며 보는)...
아버지-그래두 다 됐댜. 이번에는 끝낸댜.
경환-네에..
아버지-경주년은 무슨 기미 읎는겨?
경환-별 소리 못들었어요...
아버지-답답한 물건.....(하고 일어나려 궁둥이 들썩하는데)
경환-저기요 아버지...
아버지-?.....
경환-저...내려와 있으면 어떨까 하는데요.....
아버지-....왜....
경환-그저 ..그러구 싶어서요...서울에 뭐 딱히 할 일두 없구..(남아 있는데)
아버지-(오버랩의 기분)그러지 말어...여기 내려와 있기에는 아직 일러...오기 부리지 말구 에미 잘 다독거리면서 잘 하구 살어.(하고 일어나 나간다)
경환-(따라 일어서 나가는 아버지 보며).....
S# 거실
경란-성진이 잘 도착했다는 전화 왔수?
경환-아니.
경란-나쁜 눔. 벌컥 뒤집어놓구 갔으면 전화라두 해얄 거 아냐. 잘 도착했다 죄송하다.
경택-그눔두 속상하지이이.
경란-언니는.
경환-....
경란-운전경력 십년에 잘 갔겠지 뭐..
경택-(오버랩 뜬금없이)저기요 아부지...진짜 여기 이러구 계실 게 아니라 서울루 옮기시는 문제 심각하게 한번 생각해 보세요...
경란-어디 가 계시구...오빠네 더더구나 썰렁하구 뭐
경택-(오버랩)그래서 생각해 봤는데요 /
아버지-필요읎어. 혼자 사는데 지장읍는데 뭐하러 서울엘 가. 아파트 하나 만들어서 파출부 아줌마 한 사람 부르구 아버지 혼자 사세요. 그러면 되잖아요?
경택-그거 괜찮겠다아.그럼 우리 아부지 보러 다니기두 편하구 응? 오빠.
경환-(그냥 아버지 보는)
경택-서울가시면요 아부지 티비두 수십개가 나와요.케이블 티비가 잇어서 하루 왼종일 영화만하는 채널두 있구요 아 바둑채널두 있어요 아부지.
경란-반찬 해 나르기두 좋구 그리구 일주일에 하루는 다같이 모여 밥두 먹구요.
경택-애들두 보시구 좋잖아요 네? 편찮으시면 경서가 제까닥 뱡원으루 모실 거죠 /입원실 없는 게 어딨어요. 들어 있는 환자 내 쫓구라두 아버지 병실은 있지 너 왜 암말 안해. 답답해서 못 사세요.
경택-이 자식 초치는데는 좌우간..
무길-집 사람하구 합치면 장인어른 제가 모시구 살어두 되는데요.
아버지-쓸데없는 소리들 말구 어이 먹구 느이 어머니한테나 가봐...바짝 춰진댜...얼렁얼렁 하구 올라가 들..
경택-아부지
아버지-(오버랩)나는 새소리 바람 소리 안 듣구는 못 살어. 서울 좋다 소리하는 거 들어봤어? 사람 살 데 아녀......아 그리구 늬 엄마하구 평생을 보낸 여기를 어떻게 떠....이 구석 저구석....니 엄마가 다 배어 있는데...,그 사람 쓸쓸해서 안도ㅑ.
자식들-.....(아버지 보며 잇는데)
혜자-어머님은 차암 행복하신 분이에요...돌아가시구두 저렇게 사랑을 받으시니 얼마나 행복하세요.. 봐두 좋은 분들이었어.
경란-흐흥 참 평생 골골하는 아내 우리 아부지처럼 떠받들구 산 양반 안 흔할껴..딸 팔자는 엄마 닮는다는데 나는 어떻게 된 게 그런 건 안 닮구 사고뭉치 만나 오그랑쪽박인가 몰라.
무길-당신은 우선 아프지를 않잖어어어..
경란-?(흘기고)
혜자-흐흣/....
S# 집 밖.
모두 다 타고 있다/각각.
경택-(운전석 유리 문으로)그럼 제가 먼저 출발하께요.
아버지-그려.
경택-해 바뀌어 구정에나 뵙겠네요.서울 올라오시구 싶으면 언제라두 오세요. 지가 때깔나게 모시께요.
경란-아부지 춰. 얼렁 떠.(제 차에서)혜자-아버님 그럼..
경택-(유리 열고)경서 너 산소가는 길 알지?
경서-왜 그래애.(운전석에서) 헤매잖어.
경란-오빠 있잖어 빨리 떠.
경택-오케이 갑니다 아부지.
아버지-가아.(부웅 경택 차 뜨고)
무길-(제 차에서)아버님 건강하십시오.
아버지-(끄덕이며) 그려. 나가고
아버지-너두 어이 타..
경환-감기 조심하세요..
아버지-걱정 말구...
경환-(자동차로)
경서-(운전석에서)오늘은 산책하지 마세요. 갑자기 추워져서 감기 들기 십상이에요..
아버지-알었어 하라는대루 하께..
@ 경서 경환 마저 부우우웅/...나가는.....
아버지-.........(보면서)...........
@멀어져 가고 있는 차들...
아버지-........(한정없이 보다가) 똘아아....돌이 어디 있는겨어....
S# 청소하는 아버지/..정지화면으로///
S# 쓰레기 봉투 들고 집에서 나오는 아버지...정지/
S# 낙엽 태우는 아버지......정지.....
S# 똘이 데리고 산책하는 아버지.....정지.
S# 티비 켜놓은 채 앉아서 졸고 있는 아버지....정지..... 은사시 나무 슾사이로 보이는 집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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