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문제의 원인
오늘날 노인을 둘러싼 각종 다양한 문제는 상호작용하여 노인의 일상생활에 영향을 주고 있다. 따라서 노인 문제를 논의할 때는 그 문제의 원인을 명확하게 규명함으로써 노인 문제의 해결 방안을 제시할 수 있다고 하겠다. 이러한 관점에서 앞에서 정의된 사회 문제로로서의 노인 문제의 개념을 바탕으로 노인 문제의 원인이 무엇인가를 규정하고자 한다.
노인 문제의 원인을 사회현상과 관련하여 설명하는 이론으로는 대체로 네가지의 이론 기능주의 이론, 갈등주의 이론,상호작용주의 이론,그리고 교환주의 이론등이 있다. 본 절에서는 각각의 이론에 관한 설명은 생략하고,본서의 기본 입장이라고 할 수 있는 기능주의적 관점에서의 현대화 이론을 중심으로 논의하고자 한다.
우선 노인 문제에 관한 기능주의적 관점은 Turner(1991:62)에 의하여 주장되는 것으로 노인 문제의 원인을 개인에게 보다는 사회의 일부 기능, 구조 또는 제도에 있다고 보는 것이다. 그에 의하면,사회는 여러 부분의 체계로 구성되어 있고,이러한 체계들이 기능을 원만하게 수행하면서 상호 연계되고 통합되어 있다고 주장한다.이와 같은 관점에서 많은 수의 노인들이 사회에서 수행하는 기능이 그 사회체계의 유지아 발전에 공헌하지 못하게 되거나, 또는 그 사회가 노인들의 새로운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하게 되는 상태를 가리켜 노인무제라고 하는 것이다. 환언하면, 많은 수의 노인들이 사회에 대하여 역기능적(dysfunctional)으로 되고 있는 상태가 노인문제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이러한 노인 문제의 원인은 사회화, 즉 사회변동에 적응 시키는데 실패하거나 노인들의 새로운 욕구의 변화에 대응하는데 실패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Sullivan 등의 연구(1988:34)에 의하면, 노인 문제의 중요한 원인은 사회가 노인들에게 물질적, 사회적 및 심리적 보상을 적절하게 제공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논하고 있다.
이러한 기능주의적 관점을 바탕으로, 현대 산업사회에서의 노인 문제의 원인을 보다 포괄적이며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는 이론이 바로 현대화 이론(moderrnization theory of aging)이다.
Cowgill과 Holmes(1972:1~13), Cowgill(1974:127), Cowgill(1986) 등에 의하면, 대부분의 국가에서 노인 문제가 사회문제로 정의 되어 등장하게 된것은 현대화 과정, 좁게는 산업화 과정이 진행된 이후부터라고 논의되고 있다. 이때 현대화(modernization)는 보건 의료 기술의 발전, 경제적 생산기술의 발전, 대중교육의 확대, 그리고 도시화를 중심으로 발전된 전반적인 사회 변화를 의미한다. 이러한 네 가지의 대표적인 현대화 요인들은ㄴ 다시 인과적으로 다른 요인들을 유발시킴으로써 오늘날 산업사회에서의 노인의 지위를 약시키게 되었다도 논하고 있다. 특히 현대화의 정도가 높을 수록 노인의 지위는 낮아지게 된다는 것이 이들이 주장하는 현대화 이론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즉 현대화의 네 가지 요인들은 노인의 지위를 약화시킴으로써 노인문제, 즉 여가 시간및 역할 상실의 문제, 수입 감소에 따른 경제적 의존 문제, 건강 보호의 문제, 그리고 사회 심리적 소외 고립의 문제를 직접적 또는 간접적으로 초래 시키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설명은 최성재의 연구(1995:26~328)에 의하여 보완적으로 발전 되었다.
이와같이 현대화의 요인들에 의하여 노인 문제가 초래되는 과정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장인협,최성재,1987 22~25).
1. 보건 의료 기술의 발전은 사망률을 감소시키고, 이는 출생률의 감소와 더불어 노인인구를 상대적으로 증가 시키고, 세대간의 직업 경쟁에서 노인은 젊은이에게 뒤지게 되고 결국은 퇴직을 감수하게 된다. 퇴직은 할일을 없어지게 하여 역할 상실의 문제를 초래하게 된다. 또한 사망률의 감소는 평균 수명을 연장 시키고, 따라서 노년기의 여가 시간을 연장시키고 있다. 이리하여 연장된 여가 시간은 역할이 없거나 모호하게 되고 여가 활동도 뚜렷하게 없는 역할 상실과 여가 시간의 문제를 발생시키게 된다.
2. 경제적 생산 기술의 발전은 노동자의 수요를 감소 시키고 노인은 직업상의 기술이 젊은이에 비하여 뒤짐으로써 경쟁에서 불리하게 되어 생산의 현장에서 밀려나는 퇴직을 감수하게 된다. 퇴직으로 수입이 감소되고 자녀에게 의존하게 되는 경제적 문제가 초래된다. 퇴직 후 신체적 노화로 촉진되는 건강 약화와 질병은 감소돤 수입 때문에 의료 진료를 통하여 충분히 해결할 수 없게 되고, 또한 핵가족화와 가족원 수(family size)의 감소로 인하여 노인이 가족으로부터 부양을 받는 것도 어렵게 되는 건강보호 및 수발의 문제가 발생된다.
3. 대중 교육의 학대로 인하여 후세대인 자녀가 교육을 많이 받게 됨으로써 신세대는 후세대보다 교육 수준에서 뒤지고 지식도 상대적으로 쇠퇴하게 된다. 이로 인하여 세대간에 가치관의 차이가 생기게 되고 대화도 어렵게 되어 결국 노인은 가족과 사회에서 소외되고 고립되는 감정을 느끼게 되거나 실제로 소외되고 고립되는 사회 심리적 문제가 발생한다.
4. 도시화는 지역간의 이동과 핵가족화를 촉진시켜 세대간에 지리적으로 거리를 멀어지게 하는 한편, 도시화는 계층간의 이동도 촉진시켜 사회 심리적으로 거리감을 생기게 하여 결국은 노인이 자녀 세대로부터 소외되고 고립되는 문제가 초래된다.
따라서 노인 문제의 전반적인 원인은 보건 의료 기술의 발전, 경제적 생산 기술의 발전, 대중 교육의 학대, 그리고 도시화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현대화라고 규명 할 수 있다. 또한 이들 원인의 성격이 개인적 차원이기 보다는 사회적 차원이므로 노인문제가 사회 문제가 사회 문제로서 명확하게 재규명될 수 있는 것이다.
한편, 현대화 이론과 유사한 입장을 보이고 있는 E.W. Burgess(1960)는 서구사회에서의 노인문제의 원인은 다음과 같이 열거하고 있다.
1. 가정 생산에서 공장 생산에로의 전환
2. 농촌형의 생활 양식에서 도시형의 생활 양식에로의 전환
3. 대조직의 출현
4. 자동화와 여가 시간의 증가
5. 학대 가족의 붕괴와 핵가족화
6. 평균 수명의 연장 등을 들고 있다.
또한 이들 여섯 가지의 요인이 초래시킨 노인문제는
1.여가의 연장
2.생활의 보장과 불안의 모순
3. 가족 부양의 감퇴
4.공적 부양에의 이행
5. 소외와 고독
6. 역할의 상실 등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우리나라 노인문제의 양상
1960년대부터 본격화된 현대화에 따른 산업화, 도시화, 핵가족화, 소가족화, 여성의 사회적 참여 증대, 전통적 노인 부양 의식의 약화, 그리고 인구의 고령화 등에 의하여 우리나라에서도 노인문제가 사회적 관심사로 서서히 부상하게 되었다. 그러나 1970년대 이후에 가서야 우리나라에서 노인문제가 사회 문제로 정의되어 등장하기 시작하였다.(현외성,1983:27).또한 노인문제에 대한 제도적 대책이 마련되기 시작한 것은 1981년의 노인복지법 제정 이후이며, 아직도 노인복지 제도가 미비된 2000년대에 이르러서도 노인 문제의 양상은 더욱 다양해지고 심각성이 더해가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노인들이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고통, 즉 노인문제의 양상은 흔히 "사중고"로 표현된다. 즉 수입의 급격한 감소에 따른 빈곤 문제,노화에 따른 건강보호문제,역할상실에 따른 무위문제,그리고 사회 심리적 갈등에 따른 소외문제 등이 가장 일반적인 노인문제로 제기 되고 있다. 더구나 21세기 이후에는 또 다른 새로운 유형의 다양한 노인문제가 등장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현재의 노인문제 또한 해결되기보다는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하겠다. 본 절에서는 이들 노인문제의 양상을 간략히 살펴보고자 한다.
1) 빈곤 문제
특히 노인의 빈곤문제는 매우 심각하여, 2002년 현재 65세 이상 전체노인의 약 9.0%가 절대빈곤층인 생활 보호 대상자이다.(보건복지위원회, 2003). 이를 상대적 빈곤 개념(중위소득 50~60% 수준 이하의 소득)을 적용한다면, 전체 노인의 dr 30.0% 이상이 빈곤층이 된다. 참고로 이가옥 외의 연구(1994)에 의함녀, 60세 이상 전체 노인의 3.9%만이 공적 연금과 토직금을 주 수입원으로 생활하고 있는 반면에 44.3%는 자녀의 지원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이만우(2002)의 연구에서도, 전체 노인의 49.9%가 자사의 경제ㅔ상태를 나쁜 편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자신의 근로소득이 주수입원인 노인은 전체 노인의 23.3%, 연금, 퇴직금이 주수입원인 경우는 2.5%에 불과하며, 나머지 대부분이 자녀의 보조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으로 국민연금이 2008년에 가서야 본 궤도를 진입하게 된다고 하여도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이 35%(40년 가입의 경우 60%가 되도록 설계되어 있음)에 불과하며, 현행 절대빈곤 노인을 위한 생활보호비용과 경로연금을 합하여도 최저생계비 대체율이 75%미만인 현실을 고려하여 볼 때 2010년까지도 노인의 빈곤문제가 획기적으로 해결되리라고는 기대하기 어렵다.
2) 건강보호문제
또한 신체적 및 정신적 노화로 인하여 허약노인 또는 장애노인의 수가 급증하고 있다. 65세 이상 노인의 상병률은 69.3%로 비노인층의 2~3배 높고 치료기간도 훨씬 길기 때문에 노인의 건강보호 부담이 높게 된다(이선자,허정,1985). 2001년 현재 전체 노인의 42.6%가 질병이나 장애로 인하여 타인의 도움이 필요하며, 전체 65세이상의 노인의 1.3%가 하루종일 누워지내는 상태에 있따.(선우덕 외,2001). 특히 치매노인의 수는 2000년 28만명, 2010년 43만명, 2020년 62만명으로 추정되고 있으나, 가족부양체계의 약화와 사회적 부양체계의 미비 등으로 인하여 이들의 보호에 많은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3) 역할의 상실(무위)문제
한편 우리나라 민간기업 부문에서의 퇴직연령은 일반적으로 55세이므로 정년퇴직 후의 실제적 노년기는 평균 18세 이상을 연장된다(한국경영자총협회, 1988). 그러나 노인 자신의 여가에 대한 사회화의 부족, 여가시설가 프로그램의 미비 등으로 인하여 연장된 노년기는 ‘축복의 기간’이기 보다는 ‘고통의 기간’이 되고 있는 현상이 또 다른 형태의 노인문제가 되고 있다. 따라서 대다수의 노인들은 TV시청이나 라디로 청취, 신문 책보기, 친구 친척모임참여, 화투, 장기, 바둑, 집안일, 잡담 등의 단순한 ‘역할없는 역할’만을 수행하고 있을 뿐이다. 실제로 60세 이상의 노인들 가운데 여가활동을 전혀하지 않거나 거의 참여하지 않는 노인ㄷ르이 70%이상이 되며 이들 가운데 사회봉사활동 참여자는 10%이내가 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초성재, 2003). 한편 2001년 현재 65세 이상 노인인구 가운데 취업노인은 31%이며, 이들 가운데 8%만이 임금 취업자이다.
4) 소외문제
지금까지 언급된 빈곤문제, 질병문제, 무위문제 이외에도 대다수의 노인들은 사회,심리적, 갈등으로 인한 소외문제를 겪고 있다. 특히 세대간 교육수준 및 가치관의 차이, 가족내 노이늬 지위저하, 그리고 핵가족화로 인하여 노인은 가족들로부터 심리적 소회감가 고독감을 경험하게 될 뿐만 아니라 노인유기 및 학대를 경험하리도 한다. 임종권 외의 연구(1985)는 우리나라 노인의 약 80%는 자녀들과 가치관의 차이를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고하고 있으며, 한국갤럽조사연구소의 조사(1990) 결과 60세 이상 노인의 47.8%는 고독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고하고 있다. 이와같은 소외문제는 노인의 자녀와의 별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된다(공세권 외, 1987). 1998년 현재 전체 노인가구의 20.1%가 노인독신가구, 21.6%가 노인부부가구로서 전체노인의 41.0%가 자녀와 별거하여 생활하고 있다.(한국보건사회연구원,1998). 더구나 노인의 고립 및 소외문제는 앞으로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까지 논의된 노인문제들은 시간이 지나고 현대과학이 발달하고 경제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자연히 해결되는 것은 결코 아니다. 그리고 21세기 이후에는 또 다른 유형의 노인문제가 끊임없이 등장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21세기 이후의 노인문제를 예방하고 해결하기 위해서는 현행의 노인문제에 대한 확고한 대책을 지역사회 및 국가적 차원에서 정비하고 강화함으로써만이 미래의 노인복지를 기약할 수 있다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