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아는 사람인가?

작성자박카스乃|작성시간12.04.13|조회수938 목록 댓글 0

태아는 사람인가?


간혹 '우리나라 법(法)에서는 태아가 사람이 아닌 것으로 본다'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결론부터 말한다면, 우리나라 法은 태아를 사람으로 보고 있습니다.  (조금 딱딱한 내용입니다. 천천히 읽어 주십시오)

 

법학에서 태아가 사람인가, 아닌가는 최고 상위법인 헌법(憲法)에 의하여 판단되어 집니다. 헌법은 한 나라의 법질서 중에서 가장 강한 효력을 가지고 있으며, 이에 위반되는 하위 법률은 '위헌법률심사'를 거쳐 그 효력을 상실하게 됩니다.

 

물론 우리 헌법에서 태아가 사람인가, 아닌가 하는 생명권에 관한 직접적인 명문조항은 없습니다. 다만, 헌법 제10조에서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가진다]라는 명문 조항을 두고 있을 뿐입니다. 그러므로 태아가 '인간'에 속하는가는 판례와 학설에 따라 판단해야 합니다. 결론적으로 우리나라의 판례와 학설은 모두 '태아가 사람이다'라는 데에 일치하고 있습니다.

 

대법원 판례(1985.6.11. 84도 1958)는 다음과 같이 판시하고 있습니다.

『인간의 생명은 잉태된 때로부터 시작되는 것이고 회임된 태아는 새로운 존재와 인격의 근원으로써 존엄과 가치를 지니므로 그 자신이 이를 인식하고 있던지 또 스스로 방어할 수 있는지에 관계없이 침해되지 않도록 보호되어야 함이 헌법(憲法)아래 국민일반이 지니는 건전한 도의적 감정과 합치되는 바이다』

학설(學說) 역시 태아가 사람이라는 데에 동의하고 있습니다.

 

  • "생명이 수태(受胎)로써 시작되는 것이라면 태아도 생명권의 주체가 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서울대학교 헌법학 권영성교수).  
  • "기본권능력은 민법상의 권리능력보다도 광범위하여 사자(死者)와 태아(胎兒)에게도 기본권능력이 인정되는 경우가 있다"(서울대학교 헌법학 김철수교수). 
  • "생명권이 보호되는 헌법질서 내에서는 이른바 '보호가치 없는 생명', '생명가치 없는 생명'이라는 개념이 정책결정의 동인(動因)이 되어서는 아니된다"(연세대학교 헌법학 허영교수)

 

이와 같이 볼 때 우리나라 헌법적 시각은 '태아가 사람이다'라는 데에 일치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우리나라 법은 태아가 사람이 아닌 것으로 본다'라고 생각을 하게 되었는가?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중에 한 가지는 아마도 헌법을 도외시한체 하위법인 법률에서 그 해답을 찾으려 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먼저, 민법(民法)은 제3조에서 [사람은 생존(生存)한 동안 권리(權利)와 의무(義務)의 주체(主體)가 된다]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규정에 의해 사람은 출생(出生)한 때로부터 권리의무능력을 취득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아직 출생하지 않은 태아는 권리와 의무의 주체가 될 수 없고, 따라서 사람으로 취급될 수 없다'라는 결론에 이르게 됩니다.

 

민법은 권리(權利)의 주체(主體)가 될 수 있는 지위 또는 자격을 가리켜「권리능력(權利能力)」또는 「인격(人格)」이라고 합니다. 이 권리능력 또는 인격은 자연인(自然人)이 향유하는 데에는 이론(異論)이 없습니다.

 

그런데 민법에는 예외적인 상황들이 있습니다. 즉, 자연인이라 할지라도 일정한 경우 그 권리능력이 제한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미성년자, 한정치산자, 금치산자와 같은 경우입니다. 뿐만 아니라, 법인(法人)은 사람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자연인과 똑같은 권리능력을 부여하고 있습니다(법인실재설).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금치산자와 같이 권리능력이 상당부분 제한되기도 하고, 사람이 아닌 법인을 사람과 똑같이 취급하는 이유는 민법이 '재산(財産)과 가족(家族)'에 관한 법률이기 때문입니다. 즉, '재산과 가족'관계에 있어서는 비록 사람일지라도 권리능력이 제한되기도 하고, 생명체가 아닌 법인일지라도 사람과 똑같이 취급되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태아의 경우는 어떨까요? 태아는 그 법(민법)적 지위가 불안한 상태에 있습니다. 즉 자연 유산, 사산(死産)되는 경우가 있을 뿐더러, 쌍생아, 세 쌍생아 등이 출산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한 남자 아이가 태어날지, 여자 아이가 태어나게 될지 불확실한 상태에 놓여 있습니다.

 

아직 출생하지 않았기 때문에 '재산(財産)과 가족(家族)'관계에 있어서 일정한 권리능력을 취득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태아는 출생을 완료했을 때(전부노출설)에 비로서 '재산과 가족'에 대한 권리능력을 향유하게 됩니다.

 

그렇다고 해서, 태아에게 전혀 권리능력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이 원칙을 관철한다면, 태아에게 불리한 경우가 생깁니다(예컨대, 父가 사망한지 몇 시간 후에 출생한 者는 상속권이 없는 것이 되고, 태아로 있는 동안에 부가 살해되었다고 하더라도 출생 후에 손해배상청구권이 없다는 결과가 됩니다). 본래 출생의 완료로써 권리능력을 인정하는 것은, 그 증명이 용이(容易)하다는 관점에서 그렇게 하고 있는 것이며, 태아는 출생의 완료까지는 보호할 값어치가 없다고 해서 그런 것은 아닙니다. 여기서 각국(各國)의 민법은 태아가 출생한 경우를 생각하여, 그의 이익을 보호하는 규정을 두고 있습니다.

 

이에는 일반적 보호주의(一般的 保護主義)와 개별적 보호주의(個別的 保護主義)가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개별적 보호주의를 취하여,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의 청구(民法 762조)』,『호주상속(988조)』,『재산상속(1000조 3항)』,『대습상속(990조, 1001조)』,『유증(1064조)』,『사인증여(562조)』등에서는 그 문제의 사건시에 태아임에도 불구하고 자연인과 마찬가지의 권리능력이 있는 것으로 간주됩니다

 

그러므로, 민법 제3조에서 [사람은 생존한 동안 권리와 의무의 주체가 된다]라고 규정한 것은 '재산과 가족'관계에 있어서 자연인과 마찬가지의 권리능력을 부여하지 않는 다는 것일 뿐, '태아가 사람인가, 아닌가'라고 하는 것과는 무관합니다.

형법은 흔히 어떤 행위가 범죄(犯罪)이고 이에 대한 법적 효과로서 어떠한 형벌(刑罰)을 과할 것인가를 규정하는 법규범이라고 정의됩니다.

 

그렇다면, 형법상 사람으로 되는 시기는 언제일까요. 민법에서 태아가 전부노출되었을 때(전부노출설)에 권리능력을 취득하는 것과는 달리, 형법에서는 진통이 시작되면 사람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진통설, 판례, 통설). 즉, 규칙적으로 진통을 수반하고 분만을 개시한 때로부터 태아를 사람으로 보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진통중인 태아를 살해하면 더 이상 낙태죄가 아니라, 살인죄로 처벌을 받게 됩니다. 환언하면, 출생 여부와 관계없이, 진통이 오기 전에 낙태하면 낙태죄로, 진통이후에 낙태하면 살인죄로 처벌 받게 됩니다. 다른 범죄와는 달리 생명을 보호하는 범죄라고 할지라도 낙태죄는 아직 태어나지 않은 태아의 생명을 보호하는 범죄라는 면에서 살인죄와 구별됩니다.

 

민법과 형법은 각각 전부노출설과  진통설에 따라 사람으로 간주되는 시기를 달리 하고 있습니다. 왜 법률간에 이런 상이한 차이가 나타나는 것일까?  법률(민법과 형법)은 태아가 사람인가 아닌가에 대한 판단은 유보하고, 다만 재산과 가족관계에서 권리능력을 향유할 수 있는가를 평가하거나, 또는 태아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보장하는 헌법질서하에서 사람의 생명과 신체는 바로 인간의 존엄가치를 기초지우는 것으로 가장 중요한 법익입니다. 태아의 생명은 헌법에서 보호하고자 하는 중요한 법익입니다.

 

뿐만 아니라 '태아는 사람이다'라는 것은 굳이 헌법이 아니라도 자연법상 당연히 인정되고 있습니다. 즉, 헌법에서 태아가 사람이라고 규정하면 비로서 사람이 되고, 사람이라는 명문규정이 없으면 사람이 아닌 것으로 취급되는 것은 전혀 아닙니다(주의). 헌법 제37조 1항의 [국민의 자유와 권리는 헌법에 열거되지 아니한 이유로 경시되지 아니한다]라는 조항에서도 알 수 있듯이 생명권이나 환경권 같은 경우는 비록 헌법에 열거되어 있지는 않지만 당연히 인정되는 기본권입니다.

 

또한 태아의 비인간화에 대한 주장은 1970년대의 상황에 따른 것으로서 이는 의학적으로 태아가 독립적 생명체임이 밝혀진 1980년대 이후에는 더 이상 논란의 가치가 없습니다. 오래 전부터 낙태에 대한 논의가 활발한 서구사회나, 세계적인 낙태찬성론자 조차도 '태아는 사람이다'라는 데에는 의견이 일치하고 있습니다. 즉, '태아는 사람이다'라는 전제하에 낙태찬성에 대한 나름의 견해를 보이고 있습니다.

 

호주제폐지 문제를 다루면서 여아낙태가 언급되는 과정에서  낙태에 접근했고 거기서 여성단체의 매우 잘못된 '낙태관'을 보게 되었습니다. 낙태자료를 분석하고, 낙태예방, 낙태와 관련된 잘못된 상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접하게 됩니다. 부정확하고 근거없는 자료와 통계, 비상식적, 비논리적인 사고로 낙태반대, 또는 낙태찬성을, 심지어 여아낙태는 반인권적이며 남아낙태는 여성의 인권을 위해 필요한 조치일 수 있다고 궤변에 가까운 주장하는 분들이 소위 이 사회에 여성을 위해 일한다는 여성단체 리더들중에도 꽤 있다는 사실입니다.

 

낙태가 사회적으로 무관심한 상태에 있고, 일부 자료와 개인적인 경험만을 바탕으로 정리하기 때문에 잘못된 상식이 퍼져 있는 것 같습니다. 각자의 가치관과 논리에 따라 낙태찬성, 또는 낙태반대를 주장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잘못된 상식은 낙태논쟁에서 배제되어야 합니다.

 

네티즌들께서도 일부자료만을 읽지 마시고, 가능한 한 많은 자료를 골고루 보십시오. 낙태반대나 낙태찬성, 어느 한 편의 글만 읽지 마시고, 상대방의 이야기에도 가슴을 열고 귀 기울이십시오.

 

'태아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낙태'는 사람을 죽이는 '살인'입니다.

낙태는 '범죄' 그 자체인 것입니다. 그러나 현실은 여성인권의 떳떳함으로 포장 되어 아무렇지도 않게 한해 무려 200만에 가까운 생명들이 "여성인권'을 위해 죽어가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런 잘못된 '여성인권'이라는 편견과 아집으로부터 벗어나야 하며 잘못됨을 수정 할 수 있어야 합니다.

 

 

헌 법

제10조【인간의 존엄성과 기본인권보장】모든 국민은 人間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不可侵의 基本的 人權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
 

형법 제27장 낙태의 죄(주: 김일수, 『형법각론(제3절 낙태의 죄)』 )

제269조【낙태】① 婦女가 약물 기타 방법으로 낙태한 때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1995.12.29 개정〉
② 부녀의 촉탁 또는 승낙을 받아 낙태하게 한 자도 제1항의 형과 같다.〈1995.12.29 개정〉
③ 제2항의 죄를 범하여 부녀를 상해에 이르게 한 때에는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사망에 이르게 한 때에는 7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1995.12.29 개정〉

제270조【의사등의 낙태, 不동의낙태】① 의사, 한의사, 조산사, 약제사 또는 약종상이 부녀의 촉탁 또는 승낙을 받아 낙태하게 한 때에는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1995.12.29 개정〉
② 부녀의 촉탁 또는 승낙 없이 낙태하게 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③ 제1항 또는 제2항의 죄를 범하여 부녀를 상해에 이르게 한 때에는 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사망에 이르게 한 때에는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1995.12.29 개정〉
④ 제3항의 경우에는 7년 이하의 자격정지를 병과한다.


모자보건법

제14조【인공임신중절수술의 허용한계】① 의사는 다음 각호의 1에 해당되는 경우에 한하여 본인과 배우자(사실상의 혼인관계에 있는 자를 포함한다. 이하 같다)의 동의를 얻어 인공임신중절수술을 할 수 있다.

1. 본인 또는 배우자가 대통령령이 정하는 우생학적 또는 유전학적 정신장애나 신체질환이 있는 경우
2. 본인 또는 배우자가 대통령령이 정하는 전염성질환이 있는 경우
3. 강간 또는 준강간에 의하여 임신된 경우
4. 법률상 혼인할 수 없는 혈족 또는 인척간에 임신된 경우
5. 임신의 지속이 보건의학적 이유로 모체의 건강을 심히 해하고 있거나 해할 우려가 있는 경우
② 제1항의 경우에 배우자의 사망, 실종, 행방불명 기타 부득이한 사유로 인하여 동의를 얻을 수 없는 경우에는 본인의 동의만으로 그 수술을 행할 수 있다.
③ 제1항의 경우에 본인 도는 배우자가 심신장애로 의사표시를 할 수 없는 때에는 그 친권자 또는 후견인의 동의로, 친권자 또는 후견인이 없는 때에는 부양의무자의 동의로 각각 그 동의에 갈음할 수 있다.

제28조【형법의 적용배제】이 법의 규정에 의한 인공임신중절수술을 받은 자와 수술을 행한 자는 형법 제269조 제1항, 제2항 및 동법 제270조 제1항의 규정에 불구하고 처벌하지 아니한다.

모자보건법 시행령

제15조【인공임신중절수술의 허용한계】① 법14조의 규정에 의한 인공임신중절수술은 임신한 날로부터 28주 이내에 있는 자에 한하여 할 수 있다.
② 법 제14조 제1항 제1호의 규정에 의하여 인공임신중절 수술을 할 수 있는 우생학적 또는 유전학적 정신장애나 신체질환은 다음과 같다.
1. 유전성 정신분열증
2. 유전성 조울증
3. 유전성 간질증
4. 유전성 정신박약
5. 유전성 운동신경원 질환
6. 혈우병
7. 현저한 범죄경향이 있는 유전성 정신장애
8. 기타 유전성 질환으로서 그 질환이 태아에 미치는 위험성이 현저한 질환
③ 법 제14조 제1항 제2호의 규정에 의하여 인공임신중절을 할 수 있는 전염성 질환은 태아에 미치는 위험성이 높은 풍진, 수두, 간염, 후천성면역결핍증 및 전염병예방법 제22조 1항의 전염병을 말한다.


의료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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