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자유광장☆

[스크랩] 후지산에서 가미코우지까지

작성자ironman(조헌상)|작성시간15.08.31|조회수112 목록 댓글 1

7월 28일

04:30분 기상.네시간도 못잔 것 같다. 여명이 시작 되는데 난생 처음 들어보는 새 소리. 이런 표현이 맞을 것 같다. “영혼을 깨우는 새 울음소리” 이렇게 아름다울 수 가 있을까?

지난저녁부터 쏟아지던 비는 그치고 아침 준비를 하기 위해 물을 구하려고 주변을 둘러봐도 물이 없다.

그러던 중 주차장 한쪽 팻말 그림에 곰 네 마리가 그려져 있는데, 여기가 그 경찰관이 이야기 하던, 곰이 수시로 출몰한다던 그 주차장 인 것 같다. 도로를 가로질러 가보니 화장실이 있는데 여기에도 수도 시설이 없다.

화장실 한쪽에 물이 들어있는 페트병 몇 개가 있어서 수통에 옮겨 담고 몇모금 마시고...사진도 찍어서 카카오 톡으로 가족들에게 보냈다. 일본사람들은 참 사려 깊게도 화장실에 물이 없는데 마실 물을 준비해뒀다고...

용서 하시라....이 문맹을....이 물은 이 화장실에 물이 없으니 용변을 본 후에 이 물을 부어서 처리하라는 물 이었던 것을....

08:00 바이크에 짐을 모두 싣고 숄더백에 비상식 물 0.5리터 카메라 오버트라우저에 빵3개 과자 1봉 스틱 두자루....주차장을 지나칠 까봐 주차장 이름을 포스트잇에 그려가지고 셔틀버스를 기다림.

08:30버스 승차 후 약 30분간 멀미를 느낄 정도로 굴곡진 도로를 올라가 해발 2400m에서 하차.

5합목(고고메) 산장에서야 휴대폰이 열림. 이곳저곳으로 카카오톡 연락을 취하느라고 산행이 지체됨. 0.5리터 커피와 빵을 천천히 먹으며....글리코겐과 카페인의 힘 이라도 좀 빌리려고^^

09:45분 산행 시작. 해발 고도가 높아서 그런지 초반부터 숨쉬기가 불편했으나 한 십여분 천천히 걸으니 이내 적응 되는 듯함.

각 합목마다 신사가 있으며 느낌에 후지산은 우리나라 태백산이나 계룡산 정도 되는 신성시 되는 산이 아닐까 한다.

한 시간을 걸어 6합목(로쿠고메) 운해장산장 도착.

한번의 평지도 없이 희운각에서 중청 까지의 경사를 계속 올라감. 마주 내려오는 사람들은 모두가 활짝 웃으며 곤니찌와 하고 인사한다. 여기서부터 만년설 빙하가 나타나고 수목 한계선으로 나무가 사라지고 이름 모를 풀만 나타남.

각 합목마다 적어도 3~4백명을 수용 할 수있는 커다란 산장이 있고 식당을 운영한다.

화장실은 모드 1회사용에 200엔을 내야하며 물 또한 1리터에 2~300엔을 줘야 한다.

화장실에서 나온 오물들은 헬기로 운송하여 처리를 하며 물은 빗물을 받아서 정수하여 처리를 하므로 그런 것 같다.

7합목 신나나고메 의 산장에서부터 8합목은 뻔히 보이는데도 불구하고 도데체 거리가 줄어들지 않는다.

올라간다는 생각 없이 본능적으로 흐느적거리며 천천히 올라가는데도 불구하고 나를 추월하는 사람은 하나도 없다. 길은 온통 잿빛 화산재와 화산석만 있고....

8합목 히찌고메 3250m 도달하기 전부터 고산병 증세가 나타남.

속이 울렁거리고 당연히 호흡은 거칠어지고 안정시에도 맥박이 120회를 상회한다.

어제 잠을 세시간반 정도만 자서 그런가 정신을 차릴 수가 없다.

평소에 등산 스틱을 거의 쓰지 않고 산행을 했었는데 옥영이의 조언에 따라 스틱을 가져오기를 너무 잘했다.

비틀거리며 한걸음 옮길 때 마다 큰 힘이 되어준다. 아니 스틱이 없었으면 적어도 쉰 번은 넘어졌을 것 같다.

그래도 본능적으로 마음속으로 복복보를 세어가며....100복복보마다 한숨을 돌리고(약 200m) 얼마를 올랐을까? 9합목이 눈 앞에 보이는데도 불구하고....

일본에 이런 말이 있는데. “후지산은 꼭 가봐야 되는 산이고 두 번 가면 바보다”라는 말이 이해가 간다. 어떻게 이토록 한번도 내리막은 불구하고 평지도 없는 오르막이....

9합목 만넨유기산소(만년설 산장)3460m에서 분화구로 가는 길에 정상처럼 보이는 봉우리옆으로 얼마를 올라갔을까?

14:00 9합오적?에 도착 여기서 후지산 정상은 왼쪽으로 거의 평지나 다름없는 길을 500m정도 가면 되나 나는 오른 쪽으로 분화구 주변을 한바퀴 돌기로 함. 한 시간 정도 걸린다고 하는데 거센 바람과 개스 그리고 산행 시작부터 그랬지만 오락가락 비 가 반복된다.

사진을 찍으려고 개스가 걷히기를 기다리고 몇 컽 찍고 기다리고...이동하고...

16:00하산 시작....고산 증세는 많이 가셨지만 저하된 체력으로 넘어지지 않게 신경을 써가며 하산.

해가 지기 전에 하산 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무게를 줄이려고 헤드랜턴을 일부러 가져오지 않았지만, 조금 걱정이 됨. 기본을 안지킨 결과는 매우 썻다.

6합목부터 헤드랜턴 없이 암흑속을 더듬어 하산 주차장에 3분 모자란 20시에 도착. 운전기사에게 내 바이크가 있는 주차장을 써 놓은 포스트잇을 보여주니 왜 거리에서 내리냐고 고개를 갸웃거린다.

20:30분 주차장 도착. 어둠속에서 곰을 경계하며? 배낭속의 짐을 풀으려다가 생각을 바꿔서 시급한 물을 구하러 바이크를 타고 아랫동네로 무작정 내려감. ....편의점에서 도시락을 사먹고 물을 사가지고 다시 주차장으로 가려다가 제목이 근사한 도로 이정표 高霧高原이라는 이정표를 보고 그곳은 시원 할 것 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에 우측으로 방향 선회.

바이크로 한시간 이상을 간 것 같다. 해발고도 700m인데 무슨 공원이라는 곳은 안나오고 목책만 둘러진 곳만 보인다. 얼마를 돌아다니다가 도로변 커다란 휴게소 옆에 흙으로 된 주차장 같은 곳에다 23:00경 텐트를 침.

나중에 보니 우리 나라 대관령 목장쯤 되는 곳이다.

지독하게 피곤하다. 비는 내리고....

 

7월29일

09:00 기상. 몸이 흐느적 거린다. 도데체 여기가 어딜까?

휴게소에서 도시락을 사먹고 지도를 보고 북알프스 카미코우지를 향해서 11:30분 출발.

지독하게 날씨는 덥고...37도....바이크의 온도계는 최고인 47도. 네비게이션이 도로의 열기와 습도 로 인해서 먹통이 되었다. 휴대폰도 역시 완전 먹통. 바이크를 세우고 만져 봤지만 전혀 살아날 기미가 안보인다. 너댓시간을 가다가 휴대폰 보조 배터리로 바꿔서 껴보니....하느님 감사합니다.....

어느 큰 도시에서 몇군데 대형 마켓을 들어가 사람들에게 물어물어 내비게이션을 찾아보았으나 못찾고 자동차 용품점에서 어렵게 12000엔 짜리 네비게이션을 구입. 그런데 이게 2분마다 꺼진고 손으로 화면을 건드려야 켜지기를 반복. 바이크 운전하랴 네비게이션 만지랴....좌회전 을 하려고 하면서 무심코 우측 차선을 들어갔다가 마주오는 차와 정면 충돌 직전에 인도로 달려 들어가 충돌 모면 하기도. 거액의 도로 통행료를 내며 고속도로로 진입. 히라유를 거쳐 가미코우지로 올라가는 터널 입구를 자나쳤다가 다시 뒤돌아 내려와서 독도를 해보니 여기가 가미코우지로 들어가는 입구. 터널입구에서 철문으로  잠가놔서 다시 뒤로 ....

히라유로 돌아옴.

시영주차장 앞에 있는 상점을 겸한 숙소에 스미마셍 하고 주인을 불렀더니 오른쪽 커튼을 친 온천에서 거시기를 덜렁 거리며 나와서 잠깐 기다리라고 한다. 눈치100단이어서 의사소통이 잘되고? 무척 편하게 신경을 써준다. 하루 3000엔....저녁도 먹으라고 하는데...배는 엄청 고팠지만 사양하고는 엄청 후회했다. 온천욕을 하고 간단히 빨래도 하고나니 벌써 24:00 오늘도 지독하게 피곤한 날이다.

다음검색
스크랩 원문 : 전원산악회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Peter Kim | 작성시간 15.09.02 내 건강하면 이런 투어에 꼭 동참하고 싶은데.... 부럽구먼!!
    재밋게 잘 봤어요...
댓글 전체보기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