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어제 한국일보 오피니언 코너의 소설가 이기호씨의 '길위의 생각'-바이크의 매력-편을 보고 이륜자동차 운전자에 대한 편견에 대한 항의를 했던 실버셰도 장재준입니다.
어제의 항의에 이어, 오늘 이기호 작가의 회신을 받았습니다.
저는 울분을 삭이며 글을 썼지만, 단 한사람이라도 우리의 취지와 절실함을 알아 주었으면 하는 마음으로도 글을 썼습니다.
글을 쓰는 사람들은 자신의 글에 대해 강한 자존심을 갖기 마련인데, 다소 강한 문구가 있었음에도 이기호 작가는 생각보다 겸손한 사과와 정정 기고를 약속했습니다.
우리의 취지와 정당한 생각을 잘 설명한다면 이렇게 이륜자동차에 대해 무지한 사람도 어느정도는 공감할 수 있게 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앞으로 저 자신도 감정을 다스리며 차근차근 이륜자동차에 무지한 일반 대중들에게 어필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는 다짐을 해 봅니다.
이번 일로 이기호라는 문학가와 생각을 공유했고, 다음주에는 이륜자동차 운전자들이 불합리한 제도에 대해 이런 움직임이 있다는 기고가 나갈 것을 생각하니, 가슴 뭉클한 느낌도 듭니다.
모두 관심 가져 주시고 격려 해 주시는 이륜자동차 동지 여러분이 계셔서 가능한 일이리라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이륜자동차의 자유로운 통행을 위하여-
이상, 실버셰도였습니다.
-----------------------<이기호 작가의 회신>-----------------------------
장재준님,
이기호입니다.
먼저, 제 글을 읽고 논리적인 비판의 글을 보내주신 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본디, 이런 반박 성격의 글은 감상적으로 흐르기 쉬운데(저 역시 그런 오류를 자주 저지르곤 합니다),
끝까지 글의 기조를 잃지 않으시고, 조목조목 비판해주신 점, 감사하게 생각합니다(그런 님의 글 때문에 이런 답장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먼저, 한국일보에 연재되고 있는 '이기호의 길 위의 이야기'에 대한 성격을 먼저 말씀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제 이름을 걸고 연재하고 있는 그 글은, 팩트를 다루는 기사가 아닌, 한 개인의 감상을 다루는 글입니다.
팩트가 아닌 감상과 감수성에 의지한 글인지라, 사회에 있는 이러저러한 견해 중, 제 개인적 견해에 대해 솔직한 의견을
피력하는 코너이지요(사실, 그런 성격 때문에 제가 그 연재를 시작하기로 한 것이었죠).
이러저러한 견해 중, 그 중 한 가지로 제 입장을 밝히다 보니, 본의 아니게 타인에게 상처를 주기도 하고, 또 제 자신이 그 상처의 주인공이 되기도 합니다.
사실 그것은 이기호라는 한 개인의 감상,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데, 언론이라는 매체가 갖는 속성상, 심화 확대되는 경우가 종종 있는 거 같습니다
그런 사실을 먼저 이해해주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어제 쓴 그 글은, 사실 tv뉴스 보도를 접하고 쓴 글입니다.
제가 가진 팩트는 그것이 전부였지요. 여의도 일대에서 열린 집회와, 뉴스 기자의 멘트, 그것이 전부였습니다.
그리고 그 화면을 보고 느낀 제 감상의 일부를 적은 글이, 바로 그 글이었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려서 그 글을 쓸 때, 저는 분명 호의적이지 않았습니다.
헌법소원이 기각된 이유가 무엇일까, 그것에 대해 고민도 해보았습니다. 장재준님께서는 tv뉴스 보도를 보면서 어떤 생각을 하셨는지 모르겠지만, 제가 느끼기에 tv뉴스보도는 '고속도로 통행 허가'에 국한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니, 저 같은 일반인이 보기에, 동호회분들의 집회는 오직 그것만을 위해, 그것만이 전부인 것으로 오해받기에 충분했을 거라 생각됩니다. 그리고 저는 그런 견해의 일부를 글로 옮긴 것이지요.
그리고 오늘, 장재준님의 메일을 받았습니다.
이것저것 제가 미처 챙기지 못한 내용들을, 님의 메일을 받고 알게 되었습니다.
장황하게 이런저런 설명을 드리지 않고 바로 말씀드리자면,
제 표현이 거칠었던 점에 대해서는 깊이 사과를 드립니다.
그리고, 장재준님께서 피력해주신 내용들에 대해서는
다음주 '길위의 이야기' 코너를 통해서 독자들에게 전달하도록 하겠습니다(이번 주 연재분은 모두 나간 상태입니다).
사실, 글을 쓰는 입장에서
자신의 글의 허물을 인정하고, 정정한다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닙니다.
그것이 개인의 감상과 연관되어 있는 경우, 더 그렇지요.
그래서 고민도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하는 것이 제 스스로에게 더 정직해지는 것이라 판단했습니다.
장재준님께서 제게 알려준 사실을 외면하는 것이, 제 자존심을 더 상하게 하고 다치게 할 것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합리적인 비판과 지적에 대해서는 언제든지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님께서 해주신 아픈 비판이, 계속 가슴에 남았습니다(다른 사람들은 주로 욕으로 비판을 하거든요..)
그 점,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사실, 메일 말고, 길위의 이야기를 통해 바로 말씀을 드릴까, 하다가
답장을 기다리실 거 같아, 성급한 마음에 미리 이렇게 보내드립니다.
제 여물지 않은 글 때문에 상처받으신 동호회 여러분들께도
대신 사과를 전해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장재준님께는 다시 한 번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앞으로도 종종 메일을 주시기 바랍니다.
소중한 인연으로 기억하겠습니다.
날씨가 예사롭지 않네요.
꽃샘추위에, 몸도 마음도 건강하시길.
---------[ 받은 메일 내용 ]----------
제목 : 안녕하세요. 이기호 작가님.
날짜 : Mon, 05 Mar 2007 20:25:02 +0900 (KST)
보낸이 : "은빛그림자"
받는이 :,
댓글
댓글 리스트-
작성자대금사랑 작성시간 07.03.06 막혔던 속이 뻥 뚤리는 기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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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리챠드겡 작성시간 07.03.06 두분다 정말 멋진 분이시네요...^^ 잘못된생각을 지적하고 이해시키고, 잘못된 생각임을 인정하고 사과하시고 두분다 정말 멋진 분들이십니다... 저는 이글을 읽고 여러 회원님들의 노고에 감사드리는게 회원님들의 노고에 대한 작은 보답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 입니다... 작은 노력들이 모여 태산도 움직 일 수있는 큰힘이 되길를 간절히 소망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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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야누스(김영호) 작성시간 07.03.06 이 기회에 소설가 이기호님도 우리 이륜차 문화에 영입시켜봄이 어떠하신지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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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인천]조대철 작성시간 07.03.07 편견에 휩싸이지않은 언어표현의 아름다움..두분에게서 느끼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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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거시기머시기 작성시간 07.03.07 여러말이 필요없네여.장재준님...한잔하고 싶어지네요...전라도 하고도 광주오심 연락함 주시죠...음식 좋은데서 한잔하시게요.구구절절 멋있읍니다. 이기호 작가님도 아직 살아있는 싸나이구만요...두분... 아직 우리사회는 희망이 있네요...두분 광주 오심 꼭 연락함 주세여...존말할때...두분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