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토요 걷기를 갔다 온 다음 날은 무척 힘들다. 그래도 올해는 후기를 작성하기로 마음먹었다. 잔상이 남아 있어야 기억을 더듬을 수 있다. 계절이 옛날보다는 한 달이 일찍 가는 것 같다. 연화도 수국 만개 날짜를 우리가 원하는 날짜에 잘 맞출 수가 없다. 그래도 연화도는 많은 이야기가 숨어있는 섬이다. 그냥 가면 밋밋할 것 같아 미션을 준비했다. 인생 자체가 미션이라 하는데 이번 연화도 트레킹에 수국과 불국 정토를 상징하는 사진과 창의적인 점프 샷, 숨겨진 하트 바위 찾기와 연화도 삼행시를 짓도록 공지했다.
6시 30분 여객 터미널에 도착했는데 사람이 너무 많았다. 당일 연화도에 입도한 사람이 300여 명이란다. 예약한 명단을 주고 표를 받고 거제 회원 5명은 현장 발권했다. 선표를 나눠 주는 데 몇 분이 발급이 안 되어서 다시 또 발권하고 배에 올랐다. 누워서 가는 객실은 입추의 여지가 없었다. 여러 산행 단체가 버스를 타고 와서 배를 타고 연화도로 이동했다. 우리는 충분한 시간이 있기 때문에 늦게 출발하기로 했다. 천천히 화장실도 가고 또 충분히 인사도 하고 몸도 풀면서 천천히 올랐다.
연화봉에 오르는 길은 아주 가팔랐다. 그래도 숲 속 길이 많았다. 오랜만에 오르는 가파른 산길은 무척 힘들었다. 올라가다가 뒤를 돌아보니 우도의 보도교와 가두리 양식장 등 바다 풍경이 절경이다. 연화봉 정상에 있는 관음상을 친견하고 그곳에 용머리가 잘 보이는 전망대가 설치되어 있었다. 그늘에서 충분히 휴식을 취하고 가져간 간식도 나눠 먹었다.
보덕암으로 내려가는 길 양옆으로 수국이 많은데 많이 피지는 않았다. 보덕암의 화장실은 절벽 위에 세워진 건물로 세면대에서 바라보는 용머리는 절경이다. 이 화장실 풍경은 대한민국 어디에도 없는 가장 전망 좋은 화장실이다. 마당에 내려서 용머리를 바라보면서 사진을 찍었다. 미션을 위하여 여러 각도의 자세를 취하면서 회원들은 사진을 찍었다.
다시 고갯길로 올라 간식을 먹고 출렁다리 방향으로 향했다. 하트 바위가 분명 어디 있었는데 정확한 위치가 기억나지 않았다. 이쪽인지 저쪽인지 계속 가면서 확인했다. 그런데 하트 바위는 보이지 않았다. 연화도 출렁다리를 건넜다. 출렁다리를 건너서 동두마을로 가는 길과 전망대 가는 갈림길이 있다. 우리는 전망대까지 가기로 하고 전망대로 이동했다. 전망대에서 바다를 바라보니 하트 바위가 있었다. 하트 바위는 용머리 끝부분 전망대 아래에 있었다. 소나무가 가려서 선명하게 나오지 않았지만, 분명한 하트 바위다. 사랑 바위인 하트 바위 사진을 찍고 동두마을로 내려왔다.
마을로 내려오는 길은 숲길인데 데크 작업을 해놨는데 마지막 부분은 데크가 빠져 있었다. 예산이 부족했는지 또는 사유지라서 못 했는지 알 수 없다. 바닷가 몽돌밭으로 내려서 마을로 올랐다. 예전 기억으로는 돌담이 굉장히 높은 집이 있었는데 세월이 흘러서 보이지 않았다. 마을 버스정류장은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섰다. 일단 우리는 그늘을 찾아서 점심을 먹었다. 점심을 먹고도 마을버스가 쉼 없이 20여 분 간격으로 사람을 싣고 날랐으나 줄이 줄어들지 않았다. 그래서 그냥 걸어가기로 마음먹었다. 차를 따라 걷는 길은 수국이 만개해 있었다. 오히려 산길보다 차도를 가면서 수국을 더 잘 볼 수 있었다. 좀 힘들지만, 꾸역꾸역 걸어서 연화사까지 왔다. 연화사에서 휴식을 취하고 선착장까지 내려왔다.
선착장에 있는 카페에서 시원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셨다. 좀 쉬다가 우도 가는 교량을 보기 위해서 가파른 계단을 올랐다. 고개를 오르니 우도 가는 보도교가 잘 보였다. 바로 옆에 경치 좋은 카페가 있었다. 15시 50분 배를 타고 통영항으로 돌아왔다. 크린 워킹 쓰레기를 모으고 다음 걷기인 제222회 일정을 공지하고 해산했다. 아침에 거제 회원들의 선비 결제한 카드 금액이 잘못되어 다시 터미널에서 확인하고 정산했다.
아열대화 현상으로 인하여 계절이 약 한 달 빨리 가므로 어쩌면 걷기 방학을 7, 8월로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대신에 겨울이 겨울답지 않기 때문에 겨울 방학을 없애고 1년 중에 여름에만 방학을 할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작년에 6월 경주 남산에서 너무 더워서 혼이 난 적이 있다. 올해도 해파랑길 10코스는 경주 구간이다. 날이 좀 선선했으면 좋겠다.
회원들이 많이 즐겨 주고 참여해 주어서 감사하다. 미션도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걷기가 더욱 풍성해졌다. 시상을 어떻게 할지 고민이다. 행사를 마치니 요즘은 며칠 동안 후유증이 있다. 하루빨리 극복해야 할 것이다. 모든 것이 구분이 잘 되면 좋으련만 잔상이 오래가기도 한다. 그렇게 저렇게 세월도 흐르고 삶도 좀 더 윤택해졌으면 한다.
함께한 이 28명
윤순희, 조미해, 우양희, 남수진, 김은정, 박원옥, 김정미, 김찬수, 이경희, 엄금숙, 고혜순, 박계수, 임선옥, 조경남, 이보래화, 김은희, 임명애, 박말숙, 김정숙, 김정숙(y), 강미영, 송경선, 배정순, 김지선, 윤영옥, 김용재, 홍종진, 이희영
삼행시 장원
김찬수
연꽃위에 피어난 부처님의 자비속에
화를 다스려 내 마음 속의 온화함이 가득하네
도를 닦는 마음으로 연화도 걸으니 우리들은 행복미소가 저절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