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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

물 위에 핀 사색

작성자박미정|작성시간26.06.11|조회수16 목록 댓글 0

물 위에 핀 사색

흐르지 않는 물결 속에서 만난 삶의 고요

물은 모든 것을 비춘다. 하늘도 비추고 나무도 비추며, 때로는 사람의 마음까지도 비춘다. 사진 속 작은 개망초 한 송이가 잔잔한 수면 위에 떠 있다. 꽃은 크지 않지만 그 존재감은 결코 작지 않다. 고요한 물 위에 드리운 그림자와 어우러져 마치 한 폭의 수묵화를 보는 듯하다.

도시의 소음과 바쁜 일상 속에서 우리는 늘 무언가를 향해 달려간다. 더 높이, 더 빠르게, 더 멀리 가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힌 채 살아간다. 그러나 자연은 종종 우리를 멈춰 세운다. 이 작은 꽃 한 송이도 그렇다. 아무 말 없이 물 위에 떠 있으면서도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조용히 묻고 있다.

개망초는 화려한 꽃이 아니다. 장미처럼 눈길을 끌지도 않고, 난초처럼 귀하게 대접받지도 않는다. 길가에서 흔히 만나는 들꽃이다. 하지만 자세히 바라보면 누구보다 성실하게 계절을 살아내고 있다. 뜨거운 햇살도 견디고 비바람도 견디며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을 묵묵히 꽃으로 피워낸다.

사진 속 물은 잔잔하다. 흔들림이 없기에 꽃을 품을 수 있고, 그림자를 담을 수 있다. 사람의 마음도 마찬가지다. 욕심과 걱정으로 가득 차 있으면 세상을 제대로 바라볼 수 없다. 마음이 고요할 때 비로소 자신을 비추고 타인을 품을 수 있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꽃보다 더 짙게 드리운 그림자다. 실체보다 그림자가 더 크게 보이는 모습은 우리의 삶을 닮아 있다. 우리는 종종 현실보다 걱정을 크게 만들고, 사실보다 두려움을 더 크게 키운다. 그러나 물 위에 비친 그림자는 결국 그림자일 뿐이다. 바람 한 줄기에도 사라진다. 꽃은 여전히 그 자리에 남는다.

철학자들은 삶의 지혜를 먼 곳에서 찾지 않았다. 자연 속에서 답을 얻었다. 꽃 한 송이와 물 한 웅덩이만으로도 인생을 이야기할 수 있었다. 오늘 사진 속 개망초 역시 우리에게 같은 이야기를 건넨다. 화려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남보다 늦어도 괜찮다고, 그저 자신의 자리에서 꽃을 피우면 된다고 말이다.

여름으로 가는 길목에서 만난 작은 풍경 하나가 마음을 붙든다. 물 위에 핀 꽃은 세상을 향해 소리치지 않는다. 대신 고요함으로 말한다. 어쩌면 진정한 아름다움은 화려함이 아니라 평온함에 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잠시 걸음을 멈추고 꽃 한 송이를 바라볼 수 있는 여유 속에 숨어 있는지도 모른다.

물 위에 떠 있는 작은 개망초는 오늘도 말없이 피어 있다. 그리고 그 고요한 풍경은 바쁜 삶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때로는 흐르지 않는 물결 속에서 자신을 들여다보라고 조용히 속삭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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