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미국 증시는 장중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였네요.
이란의 미국 헬기 격추 소식, 데이터센터 개발업체 크루소의 와이오밍주 프로젝트 중단 소식(but 전체 계약 용량은 확보), 5월 CPI 경계심리로 장 중반까지 급락을 했습니다,
그러나 이후 트럼프의 미-이란 협상 임박 발언, 메모리 수요 호조 전망 등에 힘입어 낙폭을 축소하면서 혼조세로 마감했습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도 한 때 8.6%대까지 폭락하기도 했지만, 1.9%대 약세로 끝나면서 장 중 폭락분을 상당부분 만회했네요.
2.
이제 시장은 오늘 밤(9시 30분) 예정된 미국의 5월 CPI에 집중할 예정입니다.
최근 증시 조정의 빌미는 연준의 금리인상 우려였으며, 이번 물가 지표를 통해 연준의 정책 경로 베팅이 수정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Fed Watch 상 연준의 첫 금리 인상시기는 올 12월 FOMC로 형성)
5월 중순 4월 CPI 쇼크에도 이를 간과했다가 급락을 맞았던 경험도 5월 CPI 경계심리를 높이는 요인입니다.
일단 5월 헤드라인과 코어 CPI 컨센서스가 각각 4.2%(YoY vs 4월 3.8%), 2.9%(YoY vs 2.8%)로 형성됐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이미 시장에서도 선제적으로 물가 상승 압력을 대비하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미-이란 합의문 초안이 수용 단계에 들어가면서 “호르무즈 해협 개방 -> 유가 하락 -> 에너지 인플레이션 완화”를 유도할 수 있다는 점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처럼 인플레이션 눈높이가 높아진 상황 속에서 5월 CPI가 컨센에 부합만 하더라도, 증시 중립 수준으로 소화되지 않을까 싶네요.
3.
오늘 국내 증시는 미국 증시의 장중 낙폭 축소, 미-이란 협상 기대에 따른 WTI 90달러 하회 소식에도,
전일 8%대 폭등에 따른 단기 차익실현 물량, 5월 CPI 경계심리 등 상하방 요인이 혼재되는 하루를 보낼듯 합니다.
이를 고려 시, 힘겹게 복구한 코스피 8,000pt 내외에서 수급 공방전을 벌이며 변동성 장세를 보일 듯 합니다.
이렇듯 어제 코스피가 단기 V자 급등을 연출하면서 직전일(8일)의 폭락분을 대부분 만회했지만,
“8일 -8.3% -> 9일 +8.2%”와 같은 폭등락세를 연출하고 있다는 점은 시장 참여자들의 현기증을 유발하고 있습니다.
4.
코스피200의 미래 변동성을 측정하는 지표인 VKOSPI도 91pt로 2009년 4월 집계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네요.
무엇보다 VKOSPI 90pt에서 이론상 산출되는 일간 예상 주가 등락률이 +/- 5.7%인데 반해, 지난 2거래일간 현실 속에서는 +/-8%대 등락률을 보인 점이 이례적입니다.
미래의 예상 변동성(+/- 5.7%)을 실제 변동성(+/- 8%대)이 추월한 것이며, 이는 드문 케이스에 해당되기 때문입니다.
VKOSPI를 산출하고 거래하는 파생상품 시장조차, 이미 극단적인 가격 변동성을 프라이싱했는데도,
실제 주가 변동성을 따라가지 못할 만큼 최근 지수 변화가 무질서해졌음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과거에도 예상 변동성보다 실제 변동성이 높았던 시절이 있었으나, 대부분 VKOSPI가 역사적 평균 밴드인 15~25pt 내에서 발생)
5.
현물, 레버리지 ETF 수급의 대부분이 주도주인 반도체에 집중이 되고, 이들 반도체의 코스피 영향력이 높은 환경이 지속되는 한, 이 같은 무질서한 가격 움직임과 빈번하게 마주할 듯합니다.
하지만 이미 경험했듯이, 이익 모멘텀과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은 구간에서 발생하는 변동성을 매도로 반등하는 것의 실익이 크지 않았다는 점을 상기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전일 급반등 국면에서 반도체, MLCC 등 주도주 실적 모멘텀이 우위에 있는 주식과 자동차, 로보틱스 등 내러티브 모멘텀이 우위에 있는 주식 간의 성과 편차가 컸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입니다.
적어도 이번주 남은 기간 동안 출현할 수 있는 변동성 증폭 환경에서 마켓 타이밍 전략을 실행하는 것보다는 기존 주도주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유지하는 것이 현실적인 접근이 아닐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