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만 마스터하면 당신도 소통왕이 될 수 있습니다!
### [주제 1: 칭찬하는 법! 따로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인지심리학자 김경일입니다.
우리가 함께 대화를 나누다 보면 유난히 기분이 좋아지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중 대표적인 유형이 바로 상대방의 장점을 잘 캐치하는 사람입니다. 자기 앞에 있는 사람의 장점을 발견해 낼 줄 알고 그걸 칭찬하면서 다른 사람의 기분도 좋게 하고, 덩달아 그 그룹의 분위기도 좋게 만들거든요.
그렇다면 그 반대의 경우는 어떨까요? 상대방의 단점만 얘기하고 장점이나 잘한 일에 대해서는 눈감아 버릴 때, 그런 사람들과는 얘기하기 싫어지잖아요. 그런데 "내가 바로 그런 사람이다, 남을 칭찬하는 게 너무 어렵다" 이렇게 고민을 토로하는 분들이 의외로 정말 많습니다. 깊은 고민을 하면서도 입 밖으로 칭찬의 말을 꺼내기 힘든 이유는 대체 뭘까요? 궁금하시죠? 스스로도 알기 어려운 당신의 숨은 심리를 확실히 읽어 드리겠습니다.
가장 중요한 이유는 칭찬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못 하시기 때문이겠죠. 어떤 분들은 칭찬 자체가 별로 좋은 영향을 못 미친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고, 어떤 분들은 나의 칭찬이 오히려 아첨이라거나 사탕발림을 하고 있다고 오해를 받을까 봐 칭찬에 인색하실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심리학자로서 무언가에 '인색하다'라고 표현할 때의 정의는, '해도 효과가 없을 거다'라는 예측이 깔려있기 때문입니다. 돈에 인색하다, 투자에 인색하다, 심지어 휴식에 인색한 분들도 계세요. 휴식을 취해도 별로 좋아질 게 없다고 생각하는 분들이죠.
그런데 최근에 이렇게 칭찬에 인색한 분들께 꼭 알려드리고 싶은 연구 한 편이 발표됐습니다. 스탠퍼드 대학의 심리학자 에스윈 자오 박사를 비롯한 연구진의 논문입니다. 연구진은 서로 10년 정도 알고 지낸 지인들을 실험에 참가하도록 했습니다. 그리고 자기 파트너, 즉 친구에게 지금까지 얘기해 주지 않았던 상대방의 장점과 칭찬을 세 가지 작성하도록 했습니다.
그다음, 이 세 가지 칭찬을 들었을 때 상대방이 얼마나 기분이 좋을지, 혹은 어색해하거나 민망해할지 이어질 상황을 예측해 보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칭찬을 받은 당사자에게는 자기가 받은 칭찬에 어떤 감정을 어느 정도로 느꼈는지 물어봤습니다. 연구진은 이 실험을 통해 칭찬하는 쪽의 예상과 칭찬을 받는 당사자가 느끼는 실제 감정을 비교해 본 것이죠.
연구 결과는 어땠을까요? 칭찬을 하는 쪽은 자기가 한 칭찬이 받는 사람을 얼마나 기분 좋게 하는지에 대해 과소평가했습니다. 거기서 그치는 게 아니라, 칭찬받는 사람이 쑥스러워하거나 민망해할 것에 대해서는 반대로 과대평가했습니다.
이 결과가 의미하는 바는 정말 명확하죠. 우리는 우리가 하는 칭찬이 주는 좋은 영향력을 과소평가하고 있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칭찬에 인색할 필요가 없는데도 스스로를 인색하게 만들고 있다는 거죠. 칭찬에 인색해서 고민이시라면, 칭찬을 통해 상대방이 얼마나 기분 좋아질지 상상해 보세요. 상대방을 기분 좋게 하고 분위기를 좋게 만들고 싶다면 억지로라도 입을 떼어서 칭찬을 하는 겁니다.
그런데 이 칭찬 중에서도 더 좋은 칭찬은 분명히 존재합니다. 어떻게 칭찬해야 할지 모르는 분들은 효과가 떨어지는 칭찬을 해놓고는 '자 봐, 칭찬은 별 의미 없어'라며 일종의 자기 충족적 예언을 하기 쉽습니다. 그렇다면 좋은 칭찬은 뭘까요?
어떤 좋은 일이나 긍정적인 결과가 있을 때 그냥 "잘했다"라고만 칭찬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이분들이 어떻게 칭찬해야 할지를 가장 잘 모르는 유형입니다. 그냥 잘했다고만 하는 게 아니라, "이거 어떻게 했어?"라고 물어보는 게 더 좋은 칭찬입니다. 저는 제 주변 분들께 잘했다는 의미는 오히려 표정으로 보여주고, 말로는 "이거 어떻게 했어?"라고 물어보라고 조언합니다.
"이거 어떻게 했어?"가 최고로 좋은 칭찬인 이유는 누군가를 그저 잘했다고 칭찬해 버리면 그 상황은 거기서 종료되기 때문입니다. 상대방은 "감사합니다" 외에 더 할 말이 없거든요. 그런데 "와, 이거 참 좋은데 이거 어떻게 했어?"라고 칭찬하면 어떨까요? 그 뒤로 대화가 이어질 수 있습니다. "아, 제가 이번에는 이런 면을 좀 신경을 썼고요, 이 과정에는 가중치를 더 줬습니다"라는 구체적인 대화가 나올 수 있겠죠.
칭찬을 잘하는 또 다른 방법은 의도하지 않은 행동에 대한 칭찬을 하라는 겁니다. 보통 우리는 내가 시킨 일이나 내가 부탁한 일을 상대방이 잘해줬을 때만 칭찬하려고 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지시한 일만 잘해왔을 때 칭찬을 하면, 일을 하는 사이에서 책임감이나 자율성이 높아질 가능성이 별로 없습니다. 반면 명시적인 지시나 명령이 없었을 때 행한 좋은 일에 대해 칭찬을 하면 굉장히 효과적입니다. 칭찬받는 상대방은 의도하지 않은 행동에 대해서도 칭찬을 듣는 것이므로, 그 순간 마음속에 자율성을 가지게 됩니다.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을 가지게 된다는 거죠. 이 자율성을 가지느냐 가지지 않느냐는 너무나도 중요합니다.
많은 직장인께서 주위 사람들에게 가지는 아쉬움 중 하나가 '일을 잘하려고 하는 게 아니라, 일을 잘한다는 소리를 들으려고만 한다'는 점인데, 바로 여기서 문제점이 해결됩니다.
실제로 이런 칭찬의 큰 효과를 저는 청소년 회복지원 시설에서 분명하게 본 적이 있습니다. 경험이 많은 보호사나 교정 감독관들께서는 적정한 선에서 칭찬을 멈추는 경우를 자주 봅니다. 제가 곁에서 보기엔 칭찬에 조금 박하신 것 같아서 이유를 물어보기도 했죠. 그랬더니 그분께서 이렇게 대답하시더라고요. "이렇게 시키는 일 잘해왔을 때 너무 열심히 칭찬하면, 오히려 자기들끼리 뒤에서 저를 비웃습니다. '저 양반 시키는 일 잘하니까 좋단다' 하면서요."
그런데 제가 그 감독관 분과 대화를 나누고 있을 때, 옆으로 나이가 좀 지긋하신 할머니 한 분이 식자재 상자를 들고 지나가시더라고요. 그때 마침 저희 부근에 있던 청소년 한 명이 그 할머니를 부축해 드리고 식자재 나르는 걸 도와드렸습니다. 그러면서 츤데레처럼 "아니, 이런 걸 뭐하러 굳이 직접 나르세요?"라고 한마디 덧붙이더군요. 그걸 본 감독관님께서는 그 청소년 옆으로 슬쩍 지나치면서 이렇게 얘기하셨습니다. "너 보기보다는 괜찮은 데가 있는 친구구나." 정말 지나가듯이, 그 청소년의 의도치 않은 선행을 칭찬해 준 것입니다.
나중에 후일담을 들었는데, 그 청소년이 시설을 나가면서 그때 그 감독관께서 스치듯 하셨던 칭찬이 자기 기억에서 오랫동안 떠나지 않았다고 솔직하게 얘기해 줬다고 합니다.
인간에게는 자기가 어떤 결과를 바라고 시도했을 때 받는 피드백보다, 결과에 큰 기대가 없는 상태에서 한 행동에 대한 피드백에 더 많은 영향을 받는 경향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자기가 별 뜻 없이 베푼 친절에 상대방이 매우 고마워하면, 스스로 더 많은 의미를 부여하고 그 상대방에게 계속해서 더 좋은 행동을 많이 하게 됩니다. 그러니까 결국 의도하지 않은 행동에 대한 칭찬은 아주 좋은 칭찬이 될 수 있다는 겁니다.
여기까지 들으시고 어떤 식으로 칭찬하는 게 좋은 건지는 분명히 알겠는데, 그걸 언제 해야 할지 타이밍을 모르겠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계실 겁니다. 대체 어떻게 하면 적재적소에 맞는 칭찬을 잘할 수 있을까요? 그 답을 찾기 위해 질문을 드려보겠습니다.
야구를 잘하고 싶으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요리를 잘하고 싶으시면요? 답은 간단합니다. 많이 해봐야 합니다. 속으로만 아무리 생각하면 뭐 하겠습니까? 많이 해봐야죠. 여러 번 시도를 해봐야 '이런 칭찬을 했을 때 분위기가 이렇게 되는구나', '저 사람은 이런 식의 칭찬에 더 긍정적인 영향을 받아서 더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는구나'라는 걸 알 수 있게 됩니다.
"저는 칭찬에 인색한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를 고민하시면서 이 영상을 보는 분들은 이미 남을 칭찬하고 싶은 마음이 가득한 분들입니다. 이제 그걸 입 밖으로 꺼내 보십시오. 칭찬에 인색한 사람이 처음 칭찬을 할 때는 서로 어색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새로운 걸 시도할 때 처음부터 잘 되는 건 아니잖아요. 안 하던 칭찬을 하는 일도 마찬가지입니다. 처음에는 오히려 내가 민망하고 상대방도 쑥스러워할 수 있죠. 하지만 이걸 열 번, 스무 번 반복했을 때는 분명히 달라집니다. 받는 누군가에게 엄청난 힘이 되고, 나에게도 긍정적인 힘이 되는 선수환의 구조는 반드시 올 것입니다.
---
### [주제 2: "라떼는 말이야~"를 좋아하는 사람의 심리]
몇 달 전 싸이월드가 복원되면서 그 시절 사진첩과 일기장을 다시 보며 추억에 잠기는 게 유행이 되었죠. 지금 보면 흑역사로 느껴지는 경우도 분명히 있지만, 많은 분들이 옛날 사진들을 다른 SNS에 게시하면서 과거 나의 모습을 그리워하더라고요.
실제로 우리는 친구를 만나서 과거 이야기를 할 때 즐겁습니다. 친구를 만나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면 대화의 반 이상은 예전에 함께했던 일들일 것입니다. 만약 그 친구가 학창 시절 동창이라면 더더욱 그렇겠죠. 옛날 얘기는 해도 해도 재미있고, 심지어 군대 얘기조차 재밌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점점 "나 때는 말이야"라고 과거를 얘기할 때만 즐거워지고 그 시절을 그리워하게 되는 걸까요? 최신 연구를 통해 과거를 그리워하는 사람들의 심리를 읽어드리겠습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정말 많은 변화가 일어났고 여러 가지가 새롭게 정착되고 있습니다. 그중 주목받는 키워드가 바로 '뉴트로(New-tro)'입니다. 이제는 너무 익숙한 용어인데, 복고(Retro)를 새롭게(New) 재해석해 즐기는 트렌드를 뜻하죠. 수많은 기업들이 뉴트로 상품을 내놓고 있고 고객들은 이를 엄청나게 소비하고 있습니다. 요즘 같은 위기 시절에 복고가 더 사랑받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단순한 우연일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닙니다. 위기 시절에 복고가 사랑받는 건 심리학적으로도 상당한 근거가 있습니다. 복고의 핵심에는 '추억'이 있고, 추억은 과거의 것이지만 미래의 에너지도 만든다는 연구들이 다수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즉, 우리는 과거의 기억을 떠올리면서 미래를 살아갈 힘을 낸다는 거예요. "나 때는 말이야"라고 말하는 것들이 스스로에게 힘을 주는 일이 된다는 뜻입니다.
정말 유명한 사회심리학자인 토머스 길로비치는 사람들에게 "예전에 했던 일 중 어떤 것을 주로 후회하는가"를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나이를 먹을수록 '하지 않은 일'에 대한 후회가 '한 일'에 대한 후보다 훨씬 크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심지어 실패했던 일이라고 해도 말이죠. 그러니까 무언가를 했던 일은 실패했거나 결과가 나빴다 하더라도 결국 추억이 됩니다. 군대 생활이 힘들었어도 추억이 되는 이유가 바로 무언가를 '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했던 일을 이야기하는 것은 후회보다는 만족 쪽에 더 가까운 심리 기제가 됩니다. 무언가를 다시 하게 만드는 에너지로 연결되기도 쉽고요.
최근 추억이 우리에게 아주 강력한 신체적 영향도 미친다는 연구가 발표됐습니다. 중국과학원과 산둥사범대 공동 연구진이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연구진은 실험 참가자들에게 어린 시절의 만화, 게임, 불량식품 사탕 같은 향수를 자극하는 사진을 보여주었습니다. 이와 동시에 덥게 느껴지는 열 자극(통증)을 가하면서 그때 느끼는 고통의 정도를 fMRI로 측정했습니다. 그리고 대조군으로 현대적인 물건이나 풍경 사진을 보여주면서도 똑같이 측정했죠.
어떤 차이가 관찰되었을까요? 어린 시절의 추억을 불러일으킬 만한 사진을 볼 때 통증을 훨씬 덜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추억이 우리가 느끼는 물리적인 고통까지도 줄여줄 수 있다는 걸 실험으로 밝혀낸 거죠.
왜 과거의 추억을 소환하는 게 에너지가 되고 고통을 이겨내는 힘이 될까요? 우리가 추억을 떠올릴 때 단순히 그리움만 느끼는 게 아니라, 그 과거를 다시 한번 경험하고 싶은 소망이 생기고 바로 그 소망이 미래를 위한 힘이 되기 때문입니다. 향수(Nostalgia)가 에너지를 만든다는 이 역설적인 현상을 오래전부터 연구해 온 학자가 있습니다. 영국 사우샘프턴 대학의 심리학자 제이콥 율 교수가 그 주인공인데요.
율 교수 연구진은 참가자들의 절반에게는 '아, 그때가 좋았다'라고 할만한 추억을 떠올리게 했고, 나머지 절반에게는 특정한 일상적 기억을 떠올리게 했습니다. 그다음 두 그룹 모두에게 다양한 과제를 부여했습니다. 그중에는 나 혼자 열심히 하면 되는 일도 있었고, 공동의 목표를 위해 다른 사람과 협동해야 하는 협력 과제도 있었습니다.
결과는 어땠을까요? 긍정적인 과거 추억을 떠올렸던 사람들은 협력적인 과제에 훨씬 더 적극적으로 참여했고 수행 결과도 더 좋았습니다. 그런데 재미있게도 이러한 향수 자극 효과는 나 혼자 하는 과제에 대해서는 거의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이 결과가 말해주는 바는 명확합니다. 과거에 다른 사람들과 함께 보람을 느끼며 무언가를 성취했다는 기억을 되새기면, 미래의 협력을 위해 큰 힘을 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효능감'이라고 부릅니다.
뉴트로와 복고 시리즈의 최대 소비자 중 하나가 바로 그 시절을 전혀 경험해보지 못한 지금의 10대와 20대입니다. 정말 재미있는 현상이죠. 저 역시 초등학생, 중학생인 두 딸과 함께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를 그렇게 열심히 보게 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그 시대를 경험하지 못한 세대가 왜 좋아할까요?
정신분석학자 자크 라캉은 "인간은 타자의 욕망을 욕망한다"라고 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타자의 회고도 회고할 수 있습니다. 즉, 나의 선배나 부모 세대의 기억도 얼마든지 소환해서 소비할 수 있다는 것이 인간의 독특한 측면입니다. '우리 선배 세대가 그때 즐거웠다는데 대체 뭐가 왜 즐거웠을까?' 하면서 그 즐거움을 찾아가는 거죠. 이는 거울 뉴런(모방 뉴런)을 가진 인간이기에 가능한 행위이기도 합니다. 모방은 선배 세대가 느꼈던 즐거움을 한방에 배우는 정말 효율적이고 절묘한 기제입니다.
아무리 추억이 좋다 하더라도, 후배들 앞에서 기피 대상인 "꼰대 라떼 선배"가 안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먼저 후배들이 싫어하는 선배의 특징을 알아야 합니다. 진짜 라떼 선배는 후배들 얘기는 안 듣고 자기 얘기만 주구장창 하는 사람입니다. 반면 후배들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필요한 조언을 해주는 사람은 과거 이야기를 꺼내도 꼰대 소리를 듣지 않습니다. 후배에게 조언이 필요하겠지 싶어 혼자 착각해서 자기 잘나갈 때 이야기만 늘어놓고 "내가 이렇게 잘했으니 너도 나처럼 해"라고 강요하기 때문에 뒤에서 라떼 선배라고 욕을 먹는 것입니다.
사실 과거와 비교해서 요즘 세대가 결코 덜 치열하게 사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자격증, 점수, 행동 지표 등을 보면 우리 때보다 훨씬 낫습니다. 저 같은 50대 초반의 중년들이 친구들과 만나면 "야, 우리가 요즘 애들이랑 같이 경쟁 안 해서 너무 다행이다"라는 이야기를 하곤 합니다.
그렇다면 선배 세대만의 차별점은 무엇일까요? 바로 과거로부터 쌓아온 '노하우'가 분명히 있다는 것이고, 그 노하우로 더 잘 협력해 보았다는 경험입니다. 그걸 전해 주고 싶다면 후배들에게 이야기할 때 인정할 건 인정하고 시작해야 합니다. "야, 너희들은 진짜 대단하다. 나는 네 나이 때 너만큼 못했어. 이건 정말 확실히 느껴." 이렇게 리스펙을 보여주면서, '나'의 영웅담이 아니라 '우리 조직이 어떻게 협력해서 성공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는 게 좋습니다. 무조건 "이렇게 해"가 아니라 "이런 길도 있단다"라고 알려주는 거죠. 협력했던 다른 사람이나 상황은 다 빼놓고 오직 '나'만 내세우니까 좋은 조언도 듣기 싫어지는 겁니다. 내가 아니라 '우리'가 이렇게 협동을 잘했던 것을 중심으로 이야기하면, 굉장히 겸손해 보이면서도 후배들이 들을 때 꼰대 짓이라고 느끼지 않을 가능성이 훨씬 높습니다.
우리는 어떤 선배한테 제일 많이 배울까요? 바로 '몰랐던 것을 솔직하게 인정하는 선배'입니다. "아, 나도 그때 우리나라가 이렇게 변할지 진짜 몰랐지. 이 순간이 이렇게 될 줄 전혀 상상 못 했어"라고 솔직하게 말하는 선배를 보면, 오히려 그 선배와 함께 미래를 같이 상상해 보고 싶은 느낌을 가집니다. 이제 선배가 되셨거나 후배들과 일하셔야 한다면, "나도 예측하지 못했다, 나도 몰랐었다"라는 이야기를 흔쾌히 해주셔야 합니다. 이런 선배를 보면서 후배들은 미래에는 더 많은 변화가 있을 거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게 됩니다. 우리가 "내 그럴 줄 알았어"라며 다 아는 척하는 선배들을 싫어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제가 최근 많은 선배 세대들에게 드리는 말씀이 있습니다. "우리보다 후배들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물어보면 대부분 이렇게 얘기하십니다. "요즘 애들은 도전을 많이 안 해봤어." 저는 그 말에 꽤 동의합니다. 하지만 요즘 세대는 우리보다 고민이 훨씬 더 많은 세대입니다.
저는 제가 태어났을 때 집에 TV, 냉장고, 세탁기가 처음 들어온 날을 기억합니다. 저희 집에 처음 온수가 나온 날조차 기억합니다. 제 딸들은 분명 저보다 그런 물질적인 고생을 덜 합니다. 하지만 저보다 훨씬 더 많은 고민을 하고 있죠. 왜일까요? 저희 시대까지만 하더라도 어느 길로 가야 하는지 목표가 꽤 잘 보였습니다. 그게 바로 개발도상국 시절의 이점이기도 하죠.
선진국이 되었다는 것은 무슨 뜻일까요? 내 앞에 놓인 길이 선명하게 규정되어 있지 않다는 뜻입니다. 지금의 후배 세대들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고민은 '어떻게 가야 하는가'의 답을 스스로 내려야 하는 첫 번째 세대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나보다 고생은 덜 했지만 나보다 고민은 훨씬 더 많은 후배들에게 이렇게 얘기해 줘야 하지 않을까요? "너희들이 참 고민이 많겠구나." 그러면 후배들 역시 고생을 더 많이 해본 선배 세대들에게 이런 느낌을 가질 수 있겠죠. "그래, 우리 선배들은 고민해 볼 겨를도 없이 고생을 많이 강요받은 시대였겠구나." 우리보다 더 고민이 많은 후배 세대와, 우리보다 더 고생을 많이 한 선배 세대가 서로에 대한 존중감을 가진다면, 그 조직과 사회는 가장 이상적으로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입니다.
---
### [주제 3: 코로나 팬데믹, 아이의 심리를 지키는 올바른 방법]
"내가 어른이기 때문에 전혀 걱정할 필요 없어, 내가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 부모의 이러한 생각은 오히려 아이들로 하여금 무력감에 빠져 쉽게 포기하게 만들거나, 크게 분노하는 극단적인 반응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습니다. 팬데믹 스트레스로부터 우리 아이를 지키는 올바른 대화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팬데믹이 닥쳤을 때 가장 먼저 문을 닫은 곳이 학교와 유치원이죠. 다수의 인원이 한 공간에 모여 접촉하는 곳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방역 조치였습니다. 그런데 이런 기간이 길어지면서 "우리 아이가 많이 달라졌어요"라는 이야기를 정말 많은 분들이 하고 계십니다. 달라진 모습 중에 어떤 게 있는지 체크해 볼까요?
식습관의 변화 (이식증이나 거식 등)
야경증 같은 수면 장애
분리불안이나 지나친 의존성 눈에 띄는 증가
짜증이나 공격성
이런 증상들 중에 한두 개만 있어도 벌써 아이가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증거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다면 아이들을 팬데믹 스트레스로부터 벗어나게 해주는 방법 몇 가지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아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대상은 누구일까요? 부모님입니다. 동시에 팬데믹이라는 상황보다 아이에게 더 큰 영향을 미치는 환경 역시 부모입니다. 그러니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 우리 아이가 힘들어해요"라는 말에서 '우리 아이'를 '부모인 나'로 바꿔보시면, 이 상황을 훨씬 더 정확히 볼 수 있는 출발점이 됩니다. "내가 많이 달라졌구나, 내가 많이 힘들어하는구나"로 문제를 바꾸어 직시해야 합니다.
부모가 어른이기 때문에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그릇된 신념을 가지지 않아야 하고, 아이에게도 그렇게 믿게 만들 필요가 없습니다. 특히 책임감 있고 아이를 많이 사랑하는 부모님들이 "내가 어른이니까 전혀 걱정할 필요 없어"라며 무조건 안심시키려고만 하십니다. 하지만 이는 아이들로 하여금 자기가 감당할 수 없는 큰 문제가 생겼을 때, 쉽게 포기해 버리거나 반대로 크게 분노하는 극단적 반응을 불러일으킬 수 있습니다.
사실 이런 현상은 가정에서만 일어나는 게 아닙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어떤 기업의 전 CEO께서도 가장 후회되는 일을 여쭤봤더니 이렇게 말씀하시더군요. "나만 어른이라고 생각했던 게 가장 후회된다. 직원들 모두 독립적인 인격체인데 말이다." 가정도 마찬가지입니다. 결코 피할 수 없는 하나의 역경과 고난이 닥쳤다는 것을 아이에게도 분명히 인식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이 세상에서 부모가 모든 걸 다 해결해 줄 수 있는 슈퍼맨 같은 존재가 아니라는 걸 알려줄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죠. 즉, 아이의 자기주도성을 키워줄 수 있는 계기로 삼을 수 있습니다.
아이들은 팬데믹 상황의 위기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요? 어린아이들이라 잘 모를까요? 아닙니다. 어찌 보면 아이들이 가장 정확하게 알고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아이들은 문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때문입니다. 착시 현상도 아이들이 어른보다 가장 적게 느낀다는 연구가 있습니다. 어른들은 예전 경험을 새로운 것에 자꾸 끼워 맞춰 보려고 하기 때문에 착시를 느끼지만, 순진하고 백지 같은 아이들은 불필요한 과거 경험을 억지로 끼워 맞추지 않기 때문에 현실을 더 정확하게 봅니다. 그러므로 "아이들이 아무것도 모른다"라며 숨기는 것은 스트레스로부터 아이를 지키는 데 좋은 방법이 아닙니다. 아이들은 실제로 굉장히 똑똑하며, 문제를 제대로 볼 줄 압니다.
미국의 발달심리학자 알리슨 고프닉 교수는 "모든 아이들은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영리하다"라는 중요한 말을 남겼습니다. 어른들이 '아이들은 요정도밖에 안 돼'라고 생각하는 것보다 아이들은 훨씬 더 많이 알고 있고 많이 볼 수 있습니다.
두 번째로 우리는 보통 스트레스나 위기 상황에서 아이들이 어른보다 더 취약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취약하다'는 표현은 좋은 접근이 아닙니다. 아이들은 취약한 게 아니라 어른보다 더 '예민하고 민감한' 것입니다. 취약하다고 생각하면 자꾸 숨기거나 과보호하려고만 해서 무언가를 알려주지 않으려고 합니다. 그러면 안 됩니다. 우리가 느끼는 불안을 아이들도 똑같이 느끼고 있습니다. 다만 더 예민하고 민감하기 때문에 어른보다 더 강하게 느낄 뿐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스트레스로부터 아이를 지키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서로 상의하는 대화를 나누는 것입니다. "그런 문제는 없어, 너는 몰라도 돼, 아무 일도 안 일어나"라는 거짓 안심을 들으면서 아이들은 속으로 더 힘들어하고 불안해질 수 있습니다. 그것보다는 이런 대화 방법이 좋습니다.
"엄마 아빠는 지금 상황이 이렇다 보니 마음이 좀 떨리네. 야, 너는 어떠니?"라고 물어보는 거죠. 그러면 아이가 솔직하게 얘기할 겁니다. "엄마, 저 사실 요즘 잠도 잘 안 오고 무서워요. 어떻게 해야 하나요?" 이렇게 대화가 시작되면 마음이 떨리는 부모와 잠을 못 자는 아이 사이에 심리적인 중간 지점이 생깁니다. 한 배를 탄 운명공동체가 되는 것이죠. "그러면 우리 힘을 합쳐서 조금 더 편안하게 잘 수 있는 상황을 같이 만들어 보자"라는 상의가 가능해집니다. 나보다 더 많이 예민하고 민감할 수 있는 아이에게 부모가 느끼는 감정을 솔직히 공유해 주고, 아이가 '부모님과 내가 같은 운명공동체구나'라고 느끼게 만들면서 같이 문제를 해결해 나갈 때, 뜻밖의 좋은 해결책들을 도출해 낼 수 있습니다.
집안에서 아이가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아 답답해할 때 이를 덜어줄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요? 아이가 에너지를 발산하지 못해 답답해할 때, 많은 전문가들이 "밖으로 나가서 운동을 시키라"고 조언합니다. 하지만 '운동'이라는 단어를 어른들의 기준에서 레저나 스포츠에만 국한시키는 것은 큰 문제입니다. 그렇게 한계를 두면 아이들의 활동 기회를 스스로 제한하게 됩니다.
아이들의 운동 중에 최고는 바로 모든 종류의 장난입니다. 인터넷에 '장난'이라고 검색해 보면 세상의 온갖 기상천외한 헛짓거리들이 다 나옵니다. 싱크대 밑에 침대 매트릭스를 깔고 놀기 같은 엉뚱한 행동들이죠. 왜 인간을 비롯한 고등 동물들은 아무런 이득도 생기지 않는 장난을 끊임없이 치며 살아갈까요? 고등 동물로 갈수록, 인간에 가까워질수록 장난의 종류는 많아집니다. 인간을 규정하는 가장 중요한 특징 중 하나가 바로 장난이며, 장난을 통해 자기 안의 에너지를 발산한다는 점입니다.
특히 장난을 치면서 아이들은 '까르르' 하고 웃게 되는데, 인간은 이렇게 웃을 때 가장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고 스트레스를 해소합니다. 아이가 답답해한다면 부모가 그동안 아이에게 얼마나 많이 "장난치지 마!"라고 외쳤는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층간소음에 해당되는 행동만 제외한다면, 아이가 집안에서 치는 헛짓거리와 장난을 얼마든지 마음껏 하게 해줄 수 있어야 합니다. 잊지 마십시오. 아이들의 운동 중에 최고는 바로 장난입니다.
정리하자면 첫째, 부모가 아이 앞에서 모든 걸 해결하는 슈퍼맨인 척하지 말 것. 둘째, 평상시보다 아이와 좀 더 허심탄회하게 감정을 공유하고 상의하는 대화를 나눌 것. 셋째, 집안에서 아이가 마음껏 장난을 칠 수 있게 해 줄 것. 아이가 자주 하는 장난을 부모가 같이 해보시면서 아이들의 답답함을 풀어주십시오. 그러면 아이와 함께 어떤 위기 상황이 오더라도 보다 지혜롭게 헤쳐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
## 📌 핵심 요약 정리
### 1. 칭찬의 심리학과 올바른 방법
칭찬의 영향력 과소평가: 사람들은 자신의 칭찬이 상대방에게 미치는 긍정적 효과는 낮게 평가하고, 상대가 민망해할까 봐 불안해하는 경향이 있어 칭찬에 인색해집니다.
최고의 칭찬, "어떻게 했어?": 단순히 결과만 두고 "잘했다"라고 하는 칭찬은 대화를 단절시킵니다. 과정과 비결을 묻는 "이거 어떻게 했어?"라는 질문형 칭찬이 상대를 가장 고무시키고 구체적인 대화를 이어가게 만듭니다.
의도치 않은 선행에 대한 피드백: 지시하거나 부탁한 일 외에, 상대방이 의도하지 않게 행한 자발적 선행이나 행동을 슬쩍 칭찬해 줄 때 인간은 가장 깊은 인상을 받으며 강력한 '자율성'과 '더 잘하고 싶은 동기'를 얻게 됩니다.
### 2. "라떼는 말이야" 복고(뉴트로)의 심리와 꼰대 방지법
추억은 미래의 에너지: 위기나 팬데믹 시절에 복고(뉴트로)가 유행하는 이유는 과거의 추억을 소환하는 행위가 물리적 고통을 감소시키고 미래를 살아갈 힘(효능감)을 주기 때문입니다.
후배 세대에 대한 리스펙과 솔직함: 요즘 세대는 과거보다 스펙이 뛰어나지만 선명한 정답이 없는 선진국 사회에서 가장 많은 '고민'을 떠안고 사는 세대입니다.
꼰대가 되지 않는 대화법: 과거 이야기를 할 때는 '나'의 영웅담이 아닌 '우리 조직이 어떻게 협력했는지'를 이야기해야 하며, 과거 선배 세대 역시 '예측하지 못했고 잘 몰랐었다'는 사실을 솔직하게 인정할 때 후배들은 소통하고 싶은 매력을 느낍니다.
### 3. 위기 상황 속 자녀의 심리를 지키는 양육법
부모의 감정 직시: 아이의 스트레스 증상(수면 장애, 짜증, 분리불안)을 해결하려면 먼저 부모 스스로가 처한 불안과 스트레스를 인정하는 것부터 출발해야 합니다.
슈퍼맨 콤플렉스 내려놓기: 부모가 모든 문제를 다 해결할 수 있는 척 아이를 과보호하거나 현실을 숨기면 안 됩니다. 아이들은 생각보다 매우 영리하고 현실을 정확히 봅니다. 감정을 솔직히 공유하고 '운명공동체'로서 함께 문제를 상의해 나갈 때 아이의 자기주도성이 길러집니다.
아이 최고의 운동은 '장난': 아이들은 레저나 스포츠가 아닌 온갖 엉뚱한 '장난(헛짓거리)'을 치며 까르르 웃을 때 가장 많은 스트레스 에너지를 발산합니다. 층간소음을 유발하는 것이 아니라면 집안에서의 장난을 적극적으로 허용하고 부모가 함께 놀아주어야 아이의 심리가 건강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