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호와증인들이 사용하는 **신세계역 성경(New World Translation, NWT)**은 다른 대부분의 한글 성경 번역본들과 비교할 때 여러 면에서 독특하며, 특히 여호와증인의 고유한 교리들을 지지하는 방향으로 번역되었다는 비판을 많이 받습니다. 이는 원문 해석 및 번역 원칙에 대한 신학적 차이에서 비롯됩니다.
다른 교단이나 학계에서 신세계역이 여호와증인의 교리를 합리화하기 위해 번역되었다고 보는 대표적인 구절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예시):
- 개역개정: 태초에 말씀이 계시니라 말씀이 하나님과 함께 계셨으니 말씀은 곧 하나님이시니라
- 신세계역: 시작에 말씀이 계셨다. 말씀은 하느님과 함께 계셨으며, 말씀은 한 신이었다. (또는 '신과 같은 분이었다')
- 문제점: 원문 그리스어에서 '하나님'에 관사(the)가 없는 것을 근거로 'a god'(한 신)으로 번역하여 예수 그리스도가 유일하신 하나님(God)과 동등한 신성을 가진 존재가 아닌, '신과 같은' 또는 '신적인' 피조물이라는 여호와증인의 교리를 반영합니다. 이는 삼위일체 교리를 부인하기 위한 핵심적인 번역입니다.
- 개역개정: 그는 보이지 아니하는 하나님의 형상이시요 모든 피조물보다 먼저 나신 이시니 만물이 그에게서 창조되되 하늘과 땅에서 보이는 것들과 보이지 않는 것들과 혹은 왕권들이나 주권들이나 통치자들이나 권세들이나 만물이 다 그로 말미암고 그를 위하여 창조되었고 또한 그가 만물보다 먼저 계시고 만물이 그 안에 함께 섰느니라
- 신세계역: 그는 보이지 않는 하느님의 형상이며 모든 창조물 가운데 처음 나신 분입니다. 다른 모든 것이 그분에 의해 창조되었기 때문입니다. 하늘에 있는 것이든 땅에 있는 것이든, 보이는 것이든 보이지 않는 것이든, 왕좌나 주권이나 정부나 권위이든, 다른 모든 것이 그분을 통하고 그분을 위해 창조되었습니다. 또한 그는 다른 모든 것보다 먼저 계시며 다른 모든 것이 그를 통해 존재하게 되었습니다.
- 문제점: 원문에 없는 '다른'(other)이라는 단어를 여러 번 삽입하여 만물이 그리스도에 의해 창조된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 자신이 '모든 창조물 가운데 처음 나신 분'으로서 먼저 창조된 후 '다른 모든 것'을 창조했다고 해석될 여지를 만듭니다. 이는 예수 그리스도가 피조물이 아닌 창조주 하나님이라는 교리를 부인합니다.
- 개역개정 (딛 2:13): 복스러운 소망과 우리의 크신 하나님 구주 예수 그리스도의 영광이 나타나심을 기다리게 하셨으니
- 신세계역 (딛 2:13): 우리가 위대한 하느님이자 우리의 구원자 그리스도 예수의 영광스러운 나타남이라는 복스러운 희망을 기다리는 동안에 그렇게 하게 하십니다.
- 문제점: 원문 그리스어 구문은 '우리의 크신 하나님이자 구주이신 예수 그리스도'라고 읽는 것이 문법적으로 자연스럽습니다. 이는 예수 그리스도를 '크신 하나님'으로 명확히 지칭하는 구절로 이해됩니다. 그러나 신세계역은 이를 '위대한 하느님'(성부)과 '우리의 구원자 그리스도 예수'(성자)를 분리하여 번역함으로써 예수 그리스도의 신성을 부인합니다. 베드로후서 1:1도 유사하게 번역됩니다.
- 개역개정: 아들에 관하여는 하나님이여 주의 보좌는 영원하며 주의 나라의 규는 공의의 규이니이다
- 신세계역: 그러나 아들에 관해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하느님은 당신의 왕좌입니다 영원무궁토록. 그리고 당신의 왕국의 홀은 공의의 홀입니다.”
- 문제점: 성부가 성자에게 직접 "하나님이여"(오 데오스)라고 부르는 부분을, 왕좌가 하나님이시라는 식으로 번역하여 성자의 신성을 부인하고 성부와 성자의 관계를 다르게 해석합니다.
- 개역개정: '성령' (인격적인 존재를 지칭하는 명사)
- 신세계역: '성스러운 영', '활동력' (인격이 아닌 하나님의 '힘' 또는 '에너지'를 의미하는 용어 사용)
- 문제점: 성경 전체에서 성령을 인격적으로 묘사하는 많은 구절들(말씀하시고, 가르치시고, 인도하시고, 근심하시고 등)이 있지만, 신세계역은 성령을 '하느님의 활동력'으로 일관되게 번역하고 인격적인 행동 묘사를 피하거나 무생물에 대한 묘사처럼 번역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는 성령의 인격과 신성을 부인하는 여호와증인의 교리를 반영합니다.
- 이 외에도 '십자가'(Stauros)를 '고통 기둥'(torture stake)으로 번역하거나, 특정 구절에서 원문에 없는 단어를 삽입 또는 삭제하여 자신들의 교리에 맞추려는 시도들이 비판의 대상이 됩니다.
결론적으로 신세계역은 원문 번역에 있어서 다른 주류 번역본들과 다른 해석과 어휘 선택을 하는 경우가 많으며, 이러한 선택들이 여호와증인의 독특한 신학, 특히 그리스도의 신성 부인, 성령의 인격 부인, 멸절론 등의 교리를 뒷받침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졌다는 비판이 일반적입니다. 대부분의 성서 학자들은 신세계역의 이러한 번역이 원문의 의미를 정확하게 반영하지 못하고 교리적 편향성을 강하게 띤다고 평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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