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도 늙는다..아침 첫발에 '악' 소리 나면 '족저근막염' 의심
40~60대 중년층서 발생위험↑
아침 첫발 디딜 때 통증 심해
자가운동, 증상 개선 큰 도움
족저근막염은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할 수 있지만 보통 발을 오랫동안 사용해온 중년층에서 발생확률이 높다. 특히 족저근막염은 증상이 오래되면 치료가 어려워지는 만큼 관련 증상을 숙지하고 의심 즉시 빨리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무릎관절만 세월의 영향을 받는 건 아니다. 발 관절에도 차츰 퇴행성변화가 찾아와 발의 모양이 달라진다. 보통 10년마다 앞발의 넓이는 3~4mm, 둘레는 6~7mm씩 서서히 증가해 발의 아치는 평평해지고 발 앞쪽 부분은 넓어진다고 알려졌다. 또 나이 들면 얼굴 살이 빠지는 것처럼 발바닥의 쿠션 역할을 해주는 지방층도 얇아진다. 이러한 변화들로 인해 중년기에는 잦은 발 통증은 물론, 발 질환이 한두 가지쯤은 찾아올 수 있다. 그중에서도 대표적인 질환이 족저근막염이다.
■여러 가지 요인 복합적으로 작용
족저근막은 발바닥의 맨 밑에 위치한 두껍고 강한 콜라젠성분의 섬유띠로 발에 가해지는 충격을 흡수하면서도 발의 아치 구조를 유지해준다. 또 체중이 실린 상태에서 아킬레스건과 함께 발을 들어올리는 데 도움을 줘 보행 시 발의 움직임에 아주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하지만 오랫동안 발을 사용하면서 족저근막은 미세하게 파열됐다 회복되는 과정을 반복, 만성염증이 생긴다. 이에 40~60대에서 족저근막염이 발생할 확률이 높다. 하지만 운동을 많이 하거나 납작하고 평평한 신발을 즐겨 신는 등 생활습관도 영향을 미쳐 20~30대 젊은층에서도 흔히 발생할 수 있다. 또 요족 또는 편평족 같은 족부변형이 있거나 당뇨, 류마티스, 통풍, 관절염 등도 족저근막염 발생에 영향을 미친다.
■아침에 걷기 시작할 때 통증 가장 심해
족저근막염은 그 특징이 비교적 뚜렷하다. 아침에 첫발을 디딜 때 또는 의자에 앉아 있다 첫발을 디딜 때 멈칫할 정도로 날카로운 통증이 발생하는 것.
강동경희대병원 정형외과 안정태 교수는 “특히 아침에 일어나 걷기 시작할 때 통증이 가장 심한데 밤에 자면서 족저근막이 수축됐다가 아침에 걷게 되면 다시 갈라지고 벌어지기 때문”이라며 “▲발바닥 아치 중앙부가 주로 아프거나 ▲걷고 나서 통증이 심해지는 경우 ▲가만히 휴식을 취하고 있을 때도 발바닥이 아프면 꼭 정확한 진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족저근막염은 중년 여성에서 발생률이 높은데 이들에선 단순 피로골절(뼈에 질환이 있거나 외상을 입지 않았지만 반복적인 자극에 의해 뼈에 스트레스가 쌓이면서 발생한 골절)이나 지방패드 위축증(발의 쿠션역할을 해주는 지방층이 얇아지는 것)과 혼동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필요 시 추가 검사를 시행해 족저근막염 발생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초기에 치료해야 개선효과↑…꾸준한 운동도 중요
족저근막염은 6개월 이상 증상이 오래되면 치료 성공 가능성이 낮아진다. 따라서 의심될 때 빨리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 후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비교적 일찍 병원을 찾은 편이라면 생활습관개선, 뒤꿈치 충격을 줄이는 깔창 등의 쿠션, 보조기 착용 등의 방법으로 치료할 수 있다.
안정태 교수는 “체외충격파치료를 하거나 증상 호전이 없는 경우 스테로이드주사를 맞기도 하는데 주사치료는 족저근막 파열 등 오히려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어 숙련된 정형외과 의사와 반드시 상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킬레스건의 유연성을 회복하는 자가운동 역시 큰 도움이 된다. 벽을 미는 자세에서 아픈 발을 뒤로 빼고 뒤꿈치를 바닥에 정확하게 붙인 상태로 10~15초 정도 벽을 미는 동작이다. 이때 종아리 뒤쪽에 당기는 느낌이 나도록 무릎을 쭉 펴는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정수 교수는 “이러한 자가운동을 꾸준히 실시하면 80% 이상의 환자에서는 12개월 내에 특별한 치료 없이 족저근막염이 자연 호전될 수 있다”며 “다만 다른 만성질환을 동반하거나 이것의 일부증상으로 족저근막염이 발생한 경우 치료가 잘되지 않을 수 있어 담당의료진과 치료계획을 긴밀하게 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생활 속 관리도 매우 중요하다. 특히 낡아서 충격 흡수가 잘되지 않는 신발은 과감히 버린다. 여성은 하이힐을 피하고 쿠션이 충분한 신발을 신는 것이 좋다. 조깅이나 마라톤 등 족저근막에 자극을 가하는 운동은 사전 준비 없이 무리하게 해선 안 된다. 또 발 역시 무릎처럼 체중을 지탱하기 때문에 적정체중을 유지해야 한다. 신발은 발의 크기가 오후에 커진다는 점을 고려해 오후 늦게 구입하고 가장 긴 발가락 끝에서 안창의 끝까지 엄지손가락이 들어갈 정도로 여유 있는 것을 고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