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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의 지우개

작성자민송|작성시간23.08.08|조회수5 목록 댓글 0

용서의 지우개

 

누군가를 미워하기 전에

나 자신이 먼저 미워질 때가 있다

웃자란 미움을 쓱쓱 지우는

용서의 지우개를 잡으면

 

바람은 한쪽 편만 들지 않고

햇살은 세상을 

고루고루 비출 테고

단비는 나만 비켜 갈리 만무하다

 

한 생을 바람결에 휘둘리다

갈기갈기 찢겨야

아름다울 수 있던 흰 갈대를 보라

 

지워도 지워지지 않고

밀어내도 밀리지 않은 

그 센 바람결에 차라리 

너울너울 춤을 추고 있더라

 

애써 지우려 하지 마라

애써 밀어내려 하지 마라

 

내가 용서하지 않았으나

무덤덤하던 저 세월이

어느새 모두 용서를 하였더라

세월이 용서의 지우개 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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