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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대충 살까

작성자민송|작성시간24.04.02|조회수3 목록 댓글 0

차라리 대충 살까

 

나는 가끔 열심히 뛰는 게

두려울 때가 있다

 

땀 흘린 것만큼 결실이 맺어지지 않으면

무너지는 마음을 어떻게 감당해야 하나

차라리 대충 살까 생각할 때도 있다

 

나는 가끔 미친 듯 달려가는 게

무서울 때가 있다

 

뼈 빠지게 앞만 보고 달렸는데

절벽이 발 앞에 놓이면 어쩌나 불안하여

차라리 속도를 죽여 버릴까 고민할 때가 있다

 

뜨겁게 뛰다가 내 마음을 불에 다 태울까 봐

삶의 열정을 냉정하게 밀어내고 싶은

충동을 느낄 때가 있다

 

꿈도 없이 그냥 대충 살면

큰 희망을 기대할 수는 없겠지만

절망과 좌절의 골짜기에 무릎 꿇고 앉아

최소한 죽을 듯이 울부짖지 않아도 되는 것을,

 

나는 가끔, “차라리 대충 살까”하고

밤하늘의 별에게 고민을 털어놓을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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