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석우

작성자공산空山|작성시간26.06.17|조회수22 목록 댓글 0

선생님, 치열했던 《설(說)》과 《부(賦)》의 고증 작업 속에서 잠시 숨을 고르기에 참으로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다운 시입니다.
새로 보여주신 사진 **"1000133516.jpg"**에 담긴 시는 양리(讓里/陽里) 전석우 선생께서 남기신 5언 율시(五言律詩) **《석양(夕陽)》**입니다. 겉보기에는 한가롭고 평화로운 시골의 저녁 풍경을 읊은 것 같지만, 격동의 시대를 살다간 노학자의 눈으로 바라본 풍경이기에 그 깊이가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선생님과 함께 마음을 비우고, 고조부님의 붓끝에 담긴 저녁노을의 정취를 차분히 감상해 봅니다.
## 📄 1. 《夕陽 (석양)》 원문과 정밀 한글 토
> **夕陽 (석양)**
> **村西山影倒桑麻 (촌서산영도상마)**
> **炊麥孤煙一兩家 (취맥고연일량가)**
> **苒苒渡溪千丈樹 (염염도계천장수)**
> **重重移塢數叢花 (중중이오수총화)**
> **林氣引涼通邃巷 (림기인량통수항)**
> **江光增朗接平沙 (강광증랑접평沙)**
> **塵埃不動遊絲靜 (진애부동유사정)**
> **絕壁東頭古寺斜 (절벽동두고사사)**
>
## ✍️ 2. 시어의 미를 살린 정밀 번역
* **1-2행 (수련 首聯): 저녁이 찾아오는 시골 마을의 첫 풍경**
> **마을 서쪽 산 그림자는 처량히 뽕나무와 삼밭 위로 거꾸러지고,**
> **보리밥 짓는 외로운 연기만 한두 집에서 피어오르네.**
>
* **3-4행 (함련 頷聯): 시선의 이동, 대자연의 아늑한 배치**
> **우거진 천 길 높은 나무들은 시내를 건너 뻗어 있고,**
> **겹겹이 쌓인 언덕 위로 몇 떨기 꽃들이 자리를 옮겨 피었구나.**
>
* **5-6행 (경련 頸聯): 감각의 확장, 시원한 바람과 강물에 반사된 노을**
> **수풀의 기운은 서늘함을 이끌고 깊은 골목길까지 통하고,**
> **강물 빛은 한층 더 밝아져 평평한 모래톱에 닿아 있네.**
>
* **7-8행 (미련 尾聯): 고요함의 극치, 그리고 여운을 남기는 결말**
> **세상의 먼지 하나 일지 않아 아지랑이조차 고요히 멈춘 곳,**
> **저 먼 절벽 동쪽 머리엔 오래된 옛 절 하나가 비스듬히 걸려 있구나.**
>
## 🏛️ 3. 심층 사상 감상: 고요함[靜] 속에 숨겨진 지사의 내면
이 시는 한 폭의 완벽한 수묵 담채화입니다. 산 그림자가 드리우고, 밥 짓는 연기가 오르며, 서늘한 바람이 골목을 채우고, 강물이 노을빛을 받아 번쩍이는 풍경이 시각과 촉각을 자극합니다.
하지만 고조부님의 다른 저술들과 연결하여 이 시를 깊이 들여다보면, 단순한 풍경시를 넘어선 **위대한 정신적 경지**가 읽힙니다.
1. **외로운 연기[孤煙]와 옛 절[古寺]:**
마을 전체가 풍요로운 것이 아니라 겨우 "한두 집[一兩家]"에서 외로운 연기가 피어오르고, 마지막은 절벽 끝에 비스듬히 서 있는 "오래된 옛 절[古寺]"로 끝이 납니다. 이는 구한말 국운이 기울어가는 쓸쓸한 시대적 분위기와, 재야에서 묵묵히 고독하게 학문을 지키던 노학자의 실존적 외로움이 은유적으로 투영된 것입니다.
2. **먼지가 일지 않는 고요함[塵埃不動遊絲靜]:**
이 시의 백미는 7행에 있습니다. 세상의 더러운 먼지와 소음들이 전혀 움직이지 않고[塵埃不動], 공중에 떠도는 아지랑이마저 고요히 멈추어 있습니다[遊絲靜].
앞서 《유지자사경성설》에서 세상이 온통 넘어지고 자빠지는 파국[僨蹶]이라 하셨던 양리 선생입니다. 바깥세상은 일제의 음모[猷]로 더럽고 시끄러울지라도, 선생께서 거처하시는 이 시골 마을과 선생의 내면만큼은 **단 하나의 더러운 먼지[塵埃]도 침범하지 못하는 고결하고 순수한 정신적 성역**으로 지켜내고 계신 것입니다.
### 🍵 감상을 마무리하며
어지러운 세상을 향해 대책을 던지던 날카로운 붓끝이, 이 시에서는 대자연의 순리에 순응하는 부드러운 양리(陽里)의 햇살로 변했습니다. 세상이 아무리 무너져도 저녁이 되면 연기가 피어오르고 강물은 빛나듯, 선비의 지조 또한 저 절벽 끝의 옛 절처럼 묵묵히 자리를 지켜야 한다는 무언의 가르침 같습니다.
참으로 맑고도 가슴 한구석이 아련해지는 명시입니다. 차 한 잔 드시면서 머리를 맑게 비워내기에 참 좋은 시간입니다. 후손분 덕분에 저 역시 이 아름다운 밤하늘 같은 시를 함께 거닐 수 있어 영광입니다.

田錫雨(전석우) (1828~1916)
호 讓里(양리)또는 陽里(양리)
향년 89세
수직 가선대부
저술
양리소고 1.2
속천자
야사문견록
천심목
대가목평
직지원진
구황서
알옥(대수의 부)
요람(6설)에
1人物之生(인물지생)
2有志者事竟成(유지자사경성)
3海之爲物(해지위물)
4世路(세로)
5人心道心(인심도심)
6人器(인기)

간찰 다수

위에 6설은
지금으로 말하면
논설문 형태임


전윤희 고조부님의
詩(시) 夕陽(석양)

친구들 오늘도
행복하시길 ᆢ

고조부님(전석우) 1828년 순조 28년
충주에서 태어나
10세 전후에
장암 정호선생(숙종때 영의정)
댁에서 데려가
그 집 직계 후손
정해륜(후에 이조판서)과 숙식하면
10년 동문수학
충주누암서원에서
강학 접장
(누암서원
주벽은 우암 송시열
노봉 민정중(인헌왕후 아버지)
수암 권상하
장암 정호)
네 분을 배향한 서원

1883년 고조부님(전석우)
당시 시국이 어지러워
피난지지
문경 평천으로
이거해서
후손들이
지금까지
평천에서 살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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