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미예수님!
“예수님께서 열두 제자를 가까이 부르시고, 그들을 보내셨다.”
오늘 독서와 복음 말씀은 하느님께서 왜 우리를 당신의 자녀, 제자로 선택하셨는지,
그리고 그 선택에 우리는 어떻게 응답하며 살아가야 하는지를 묵상하게 합니다.
먼저 제1독서에서 하느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을
“나의 소유”, “사제들의 나라”, “거룩한 민족”으로 부르십니다.
이는 이스라엘이 다른 민족보다 우월하다는 뜻이 아니라,
오히려 하느님의 사랑을 세상에 드러내는 도구가 되라는 부르심임을 의미합니다.
이어서 제2독서에서 바오로 사도는 그 선택의 뿌리가 어디에 있는지를 알려줍니다.
즉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선하거나 의로워서 먼저 사랑하신 것이 아니기에,
주님의 선택은 우리의 공로가 아니라 하느님의 자비에서 시작됨을 알려줍니다.
그리고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주님의 사랑과 자비로 불리움 받은
열두 사도들의 이름을 일일이 부르시고,
당신의 사명을 나누어 주시며 세상으로 파견하십니다.
오늘은 복음의 제자들처럼 주님의 자비로 제자로, 자녀로 부르심을 받은 우리들이
어떠한 자세로 이 세상에서 그 사명을 살아가야 하는지 몇 가지 살펴볼까 합니다.
먼저, 우리는 언제나 하느님의 사랑 안에 머물러야 하겠습니다.
그 사랑은 어떤 사랑이겠습니까? 오늘 제2독서의 바오로 사도가 증언하듯이
우리가 죄인임에도 불구하고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하여 돌아가시며
증명해 주신 죄인들에게 대한 한 없고 조건 없는 사랑을 의미합니다.
우리보다 먼저 신앙을 살아가신 성인들의 삶을 보면
그들은 먼저 하느님의 사랑에 깊이 사로잡힌 사람들이었습니다.
성인들은 하느님의 사랑 안에 머무르며 하느님의 자비로운 시선을 느끼고,
그리고 그러한 그분의 사랑과 자비 안에서 자신을 바라볼 수 있었습니다.
하느님의 사랑을 잊으면 신앙생활은 숙제요, 의무가 되지만,
하느님의 사랑을 기억하면 신앙생활은 참된 기쁨이 됩니다.
따라서 우리는 매일의 삶 속에서 먼저 “주님께서 나를 사랑하신다.”는
사실을 기억하며 그분 안에 머물러야 하겠습니다.
두 번째로, 우리는 그분 사랑 안에서 예수님의 마음을 닮아야 하겠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목자 없는 양들처럼 시달리며 기가 꺾여 있는 군중을 보시고 가엾은 마음을 가지십니다.
이처럼 예수님께서는 사람들의 겉모습보다 그들의 내면을, 마음을 보셨고,
그들의 잘못보다 그들의 아픔과 상처를 먼저 보셨습니다.
이것이 바로 예수님의 자비와 연민의 눈 길입니다.
우리도 신앙생활을 하면서 남을 판단하기보다는 이해하려는 마음을,
비난하는 마음보다 품어 주는 마음을 청해야 하겠습니다.
성숙한 신앙인은 사람들을 평가하는 사람이 아니라
사람들의 아픔을 함께 짊어지는 사람입니다.
그때에 우리의 마음은 점점 예수님의 마음을 닮아가게 될 것입니다.
세 번째로, 우리는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 안에서 사랑을 실천해야 하겠습니다.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파견하시며 다른 나라나 이방인이 아닌
먼저 “이스라엘 집안의 길 잃은 양들”에게 가라고 말씀하십니다.
이는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의 출발점이 멀리 있는 누군가가 아니라
바로 내 곁에 있는 사람이어야 함을 알려줍니다.
왜냐하면 가장 가끼이 눈에 보이는 형제를 사랑하지 못하면서
멀리 있는 형제나 보이지 않는 하느님을 사랑한다고 말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가족 안에서 먼저 사랑하며 화해하고, 공동체 안에서 먼저 이해하며,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손길을 내밀며 사랑을 실천해야 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삶으로 복음을 증언해야 하겠습니다.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수확할 것은 많은데 일꾼은 적다.”고 말씀하십니다.
이는 오늘날에도 세상은 여전히 사랑과 희망, 위로를 갈망하고 있는데,
말보다는 행동으로 복음을 실천하며 살아가는 일꾼들이 부족하는 말씀입니다.
우리는 각자의 자리에서 복음을 살아내도록 파견된 사람들입니다.
부모는 가정에서, 교사는 학교에서, 직장인은 일터에서 말입니다.
따라서 우리가 복음 때문에 의롭고 정직하게 살아갈 때,
어려움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을 때, 미움 대신 용서를 선택할 때,
이기적인 삶이 아니라 희생과 봉사의 삶을 통하여
세상은 하느님의 얼굴을 보고 복음이 살아있음을 체험하게 될 것입니다.
이처럼 복음 선포는 특별한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평범한 일상안에서 복음을 실천하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오늘도 목자 없는 양들처럼 지친 세상을 바라보시며
우리를 부르십니다.
그리고 당신의 사명을 우리에게 맡기십니다. “가서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여라.”
이번 한 주간, 하느님 사랑 안에 머물며 예수님의 마음으로
먼저 사랑하고, 먼저 용서하며, 먼저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그럴 때 우리를 선택하신 하느님의 뜻이 우리 삶 안에서 드러나고,
우리를 통하여 또 다른 이들이 하느님의 사랑을 만나게 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열두 제자를 가까이 부르시고, 그들을 보내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