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네상스 음악의 특징
일반적으로 1450년에서 1600년 사이를 르네상스(Renaissance)시대라고 일컫는데, 팅토리스(Johannes Tinctoris, 1435~1511)는 새시대로 구분한1430년을 르네상스의 시작으로 잡는다. (그리고 다음 시대의 새양식을 의미하는 모노디 발생년도인 1600년을 르네상스의 대략적인 종말로 봄.) 르네상스라는 말은 재탄생을 의미하는 것으로 고대를 다시 살린다는 의미로 해석되지만, 음악에 있어서 르네상스는 고대와는 상관없는 새로운 음악의 양식과 형식, 그리고 새로운 작곡기법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것은 3화음을 사용하는 모방양식의 음악이라고 정의 할 수 있는데, 중세와는 다른 협화음 개념의 변화 즉 3도와 6도가 4도, 5도, 그리고 옥타브와 동등한 위치를 갖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협화음으로 중요하게 인식되기 시작하였음을 의미한다. 르네상스 음악의 특징을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
1. 짜임새
짜임새(texture)에 있어 르네상스의 음악은 폴리포니(polyphony), 즉 모방대위법적인 짜임새로 각 성부가 동등한 위치를 차지한다. 이러한 기법을 사용하는데는 모방점(point of imitation) 을 이용하는데 3성부에서 6성부 또는 그 이상의 성부들이 사용되었다.
* <Point of imitation>은 하나의 멜로디가 모방의 형식으로 각 성부에 전개되는 것으로 한 성부에서 다른 성부로 계속 이어지는 푸가의 기원과 관계가 있다.
* Thomas Tallis의 <Spem in allium>같은 작품은 40성부일 정도로 많은 성부의 곡들도 있음.
2. 가사
가사(text)는 작곡의 분위기와 무드를 창조하였고, 음악의 형식이나 템포를 결정하는 근거로서의 중요한 역활을 하였다. 이를테면 르네상스 모테트(motets)나 안템(anthems)에 있어 시편 81편 1-4절이 가사라면 그 음악은 종지(cadence)와 함께 네 개의 다른 부분으로 나누어 지고, 그 가사의 분위기에 따라 노래의 템포나 무드가 결정되었다.
* 가사의 의미에 대한 표현력, 즉 가사에 제시된 분위기와 인상을 음악적으로 생생하게 표현하려는, word-painting(가사를 음악으로 그림그리려는)을 추구하였다.
3. 교회의 합창단
당시 교회의 합창단은 현재의 혼성합창단이 아닌 소년들이 cantus성부(현재의 소프라노)를 담당하였는데, 이미 4세기부터 이들을 위한 훈련(*)을 실시하였다. 알토파트는 어린아이들이나 카운터 테너(counter tenor)가 담당하였고 테너와 베이스는 성인남자들이 담당하였다. 합창단의 수는 교회의 상황에 따라 달랐지만 교황교회와 왕실교회의 일지에 의하면 12-16명이 최소의 인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재정적인 능력에 따라 이것은 변동이 있었다. 특히 결혼식 같은 특별한 행사에는 합창단과 기악연주자들이 상당수 고용되었다(*). 마드리갈(madrigal)이나 샹송(chanson)과 같은 세속음악의 경우, 이 시기의 그림을 통해 보면 연주자들은 각 파트가 독창으로 구성된 작은 규모로서 합창단과 같은 큰 규모의 연주그룹은 존재하지 않았다.
* 소년들의 성악훈련은 스콜라 칸토룸(Scholar Cantorum)에서 행해졌는데, 스콜라 칸토룸은 때로는 고아를 교육하는 의미의 <Ophanotropia>라고 불리기도 했다.
* 라소(Orlando di Lasso, 1532-1594)의 경우 60명의 합창단원과 30명의 악기 연주자를 보유하고 있었는데, 이는 르네상스 시대의 연주 단체중 최대의 규모라고 할 수 있다.
4. 기보체계
르네상스 시대의 기보체계는 1600년경 현대의 기보체계로서의 골격을 갖추었다. 빠르기의 표시는 전혀 없었으며, 강세나 프레이징(phrasing)을 위해 필요한 어떠한 지시도 찾아볼 수 없었다. 음표는 흰색(white notation)이었으며, 현재 사용하고 있는 마디에 대한 개념조차 없었을 뿐만 아니라 일정한 4/4 혹은 3/4박자의 강세도 없었다. 각 성부가 따로 기록된 큰 악보에는 한 성부에 몇 명씩 모여서 하나의 악보를 읽어야 했고, 때로는 즉흥연주로서 또는 장식음이나 무지카 픽타(musica ficta)로서 악보에 기록되지 않은 것 까지 연주자가 읽어야 했다. 특히 도리안(dorian)선법의 종지에서 인위적인 이끔음 <도#>이 생겨날 수 있고 '악마의 음정'아라고 불리는 증4도와 이명동음인 감5도를 피하기 위해 시를 자연스럽게 b으로 만드는 반음계적 변화가 허용되었다.
* 무지카 픽타<msica ficta>는 원악보에 기재되어 있지 않은 올림표, 내림표를 연주 즉석에서 연주가가 사용하도록 남겨두는 관습으로, 이 관습은 중세때부터 그레고리오 성가에 이미 적용되어 왔다.
5. 악기
당시의 악기들로는 오르간(organ), 비올(viol). 피페로(piffero), 트롬본(trombone), 레우토(leuto), 코르넷(cornetto), 돌짜이나(dolzaina), 스토르타(storta), 리베키노(ribechino)등의 악기가 있었지만 악기와 성악연주 간의 구분이 없었다. 성악성부를 악기로 연주하면서, 성악성부의 약한 부분을 악기가 보충해 주는 역활을 담당하거나 특별한 행사에서 화려함을 위해 악기를 추가시켜서 연주하였을 것이다.
르네상스 시대의 악보는 반주파트가 없고 모두 무반주로 보이기 때문에 르네상스 시대를 아 카펠라(a cappella) 음악의 전성기(The golden age of a cappella music)라고 부른다. 하지만 여러 가지의 기록으로 볼 때 대부분의 교회나 세속연주에서 합창에 악기를 동시에 사용하였다. 이것은 당시의 아 카펠라 연주가 규칙이 아니고 단지 하나의 이상이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러나 악기를 쓰지 않고 연주를 할 수 있는 능력과 음향이 허락되는 곳은 악기를 쓰지 않았다. 예를 들어 로마의 교황이 다니던 성 시스틴 성당은 악기를 전혀 쓰지않고 무반주로 연주하는 교회이다. 이 성당이 유명세에 비해 합창좌석이 너무 좁아 악기를 쓰기 어려웠다는 견해도 있으나, 르네상스의 이상적인 소리는 악기를 쓰지 않는 아 카펠라 음악이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 leuto: 류트, /piffero:구멍이 6개이고 키가 없는 간단한 플루트, /flauto: 플류트, /storta: serpent,관(管)이 뱀처럼 꾸부러져 있는 옛 코넷의 일종. /ribechino: rebeck, 7현악기의 일종. 바이올린처럼 활로 연주함.
* 참고서적 : 박신화 교수의 '합창에 관한 질문과 응답(합창 Q & A)' 및 박미경씨의 '르네상스 시대 음악의 연주실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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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윤재(바오로)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10.10.16 르네상스 시대 대표적인 장르로는 종교음악으로 미사와 모텟, 세속음악으로 샹송과 마드리갈이 있다. 대표적인 작곡가 듀파이(Guillaume Dufay), 오케겜(Johannes Occkeghem), 죠스캥(Josquin des Prez), 라소(Orlando di Lasso)등은 미사와 모텟의 종교음악과 샹송을 주요 작품으로 남겼고, 빌래르트(Adrian Willaet), 데 로레(Cipriano de Rore), 마렌치오(Luca Marenzio), 게슈알도(Carlo Gesualdo), 몬테베르디(Claudio Monteverdi)등은 마드리갈에서, 로마의 팔레스트리나(Giovanni Pierluigi Palestrina), 스페인의 빅토리아(Tomas Luis de Victoria) 등은 아름다운 종교 음악을 남겼다.